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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268

2020 한국고고학과 경자 10적 庚子十賊 인문학 중에서도 고고학은 뭉칫돈이 오가는 희유한 분야다. 여타 자연과학에 견주어선 덩치가 작다? 하겠지만 작년 기준 발굴조사비용이 3천억원대다. 웬간한 자연과학을 능가한다. 돈이 오가는 데는 구더기가 끓기 마련이라, 이런 큰시장에서 왜 대학에 돌아오는 게 없냐는 아우성이 교수들을 중심으로 팽배하기 마련이다. 물론 분탕질 일삼는 그들은 그네들 요구가 정의임을 내세운다. 불합리 부정의와 싸우는 민주투사라 가장한다. 명분을 만드는 셈이다. 그런 때가 있었다. 산하 박물관을 주축으로 대학교수들이 고고학 발굴로 돈벌이를 한 때가 있었다. 불과 20년전이었다. 그러다가 주도권이 민간법인으로 넘어갔다. 돈벌이 혈안이라는 비판에 시달린 그네 대부분은 재빠르게 이 흐름을 읽고는 민간법인으로 갈아타기도 했다. 설립자본은 .. 2020. 7. 31.
베네치아 선상에서 만난 자매가 주고간 비타민C 배 타고 어디론가 가는 길에 로마로 향한다는 서른살 스물여섯살 한국 자매와 잠깐 얘기하다 헤어지는데 건강 챙기라면서 비타민C 두 봉다리를 주고 간다. 나는 줄 것이 없어 마음만 보낸다. 요새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럽 장기 여행이 붐이란다. 공교롭게 내가 이번에 만난 젊은 친구들이 다 그랬다. 저 시절없이 지난 나는 해직이란 축복에 비로소 그걸 실행하고 있으니 담번 해직은 더욱 알차게 맞이할 것으로 본다. (2017. 7. 31) *** 참 감동이었다. 이제는 길거리 가다 마주친다 해도 얼굴조차 알아볼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나 그 맘씨만큼은 계속 가슴 한 켠을 맴돈다. 그네 자매가 혹 이 글을 보거더랑 연락이나 주었음 싶다. 하나 또렷한 건 자매라 했지만 그리 닮은 듯 하지는 아니했다는 점이다. 2020. 7. 31.
선택받지 못한 책 출판을 담당하는 우리 공장 문화부에선 보도자료로 송부한 출판물을 매주 월욜에 필요한 사원들이 가져가라고 내놓는다. 잠시 성시盛市가 이뤄지고 나면 아무한테도 선택받지 못한 책만 남는다. 이 책은 신간 소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출판 담당 책상에서 보이기에 내심 저건 내가 가져갔음 했더랬다. 어제 경매에 나왔는데도 선택받지 못한 채 그 자리에 남아 있어 퇴근길에 내가 거뒀다. 선택받지 못한 책은 사장되고 만다. 이런 교양서가 누군가한테도 간택받지 못했음이 나는 못내 가슴 아프나, 그래도 나한텐 필요한 책이다. 요행이라 할까? 몹시도 씁쓸하다. (2018. 7. 31) *** "게르만족의 침공이 거듭되고 로마제국이 멸망할 무렵 단 하나의 기관, 즉 교회가 파국에서 살아남아 라틴어 문화권의 영속을 보장.. 2020. 7. 31.
[독설고고학] (8) 족보없는 분류 명명의 참사 호우壺杅 1946년 박물관에 의한 발굴조사 결과 출토한 청동그릇이다. 보다시피 뚜껑과 몸통 분리형이고 뚜껑엔 꼭지가 있다. 똥구멍에 해당하는 바닥엔 이런 글자들을 돋을새김했다. 乙卯年國罡上廣開土地好太王壺杅十 마지막 十은 글자가 아닌 부호라는 논란이 있지만 나머지는 이론이 없는 판독이라 을묘년 광개토왕 호우 란 뜻이다. 이 그릇에 한국고고학은 꿀먹은 벙어리다. 호우壺杅 라는 글자 때문이다. 호우란 壺 & 杅, 혹은 壺之杅지만 물건이 하나이므로 이 경우 무게중심은 말할 것도 없이 杅다. 다시말해 壺杅란 모양은 壺인 杅라는 뜻이다. 우杅란 물을 담거나 국을 끓이는 그릇이란 뜻이다. 결국 호우壺杅란 모양은 壺인 물(국) 그릇[杅]이란 뜻이다. 壺는 모양, 杅는 기능에 따른 그릇 구분인 것이다. 한국고고학은 왜 등신인가?.. 2020. 7. 30.
[독설고고학] (7) 세금의 분류와 토기의 분류 조세, 곧 세금은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세 가지로 분류하곤 한다. 첫째 과세 주체가 누구냐에 따른 분류니, 중앙정부가 주체인 세금을 국세라 하고, 지자체가 주체인 세금을 지방세라 한다. 두번째는 세수의 용도에 따라 특정한 목적을 동반하지 않고 그냥 나라 발전을 위해 내는 보통세와 특정한 목적을 위해 납부하는 목적세로 구분한다. 세번째는 조세의 독립성 여부, 곧 다른 세금에 부가되는 것인가 아닌가에 따라 독립세와 부가세로 나뉜다. 저런 세금은 다시 하부에서 여러 기준에 따라 분류하거니와 예컨대 국세는 다시 국경을 기준으로 그 안에서 징수하는 경우를 내국세라 하고 국세청이 징수를 담당하며, 국경에서 징수하는 경우를 관세라 하며 관세청서 징수한다. 우리가 이에서 착목할 점은 분류는 철저히 준거를 따른다는 점이.. 2020. 7. 30.
한국에 갇힌 한국고고학 뉴스라는 관점에서 보면 세계시장에 먹히는 한국 혹은 한반도 기사는 현재로서는 딱 두 가지다. 1. 김정은 2. BTS 그렇다면 이를 한국은 효율적으로 팔아먹는가? 유감스럽게도 그러지 못한 듯하다. 김정은은 세계 유수 통신사나 일본 언론이 대개 선도하고, BTS는 자체 소비한다. 시장이 아주 작기는 하나, 틈새 시장은 있다고 본다. 나는 한국고고학 역시 강력한 상품 중 하나라 본다. 이렇게 찾아보면 어디 한두군데겠는가? 다만 이런 틈새시장 중 한국고고학을 보면, 이건 뭐 지들끼리라 이게 상품이 되는 줄도 모르며, 그것을 어찌 장사해야하는지도 모른다. 첫째, 영어 까막눈이요, 둘째, 세계와 소통할 줄도 모르며 셋째, 그 학적 수준이 프리머티브이기 때문이다. 고작 한다는 일이 일본 애들 불러다 놓고 노닥거리면.. 2020.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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