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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이야기를 쓰는 이유 나는 정통 사학과 출신도 아니고, 더욱이 민속학과 출신도 아니다. 학부는 박물관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행정을 했고, 졸업과 동시에 바로 취직한 데는 박물관과는 더욱 거리가 먼 곳이었다. 어느 정도 회사 일이 손에 익으니, 쉬는 날이면 혼자 답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지금에서야 ‘답사’라고 하지만 그때 나에게는 ‘답사’라는 개념도 없었고, 그냥 고등학교 한국사시간에 배운 곳들을 더듬으며 다니는 여행? 정도였다. 아는 게 없으니, 보아도 크게 감흥은 없었지만, 그래도 막연히 좋았다. 수백, 수천 년 세월을 견디고 그 자리에서 한결 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는 모습들이 좋았다. 그 안에, 정말 개미만큼 작은 내가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전공자는 아니어도 마음 한 켠에는 늘 이쪽(?)을.. 2020. 7. 3.
지방학예사들의 백태(2) 수달님 드실 물고기 잡아야 현직 기자 정재숙이 문화재청장으로 직행한 직후다. 한국고고학회라는 데서 그가 문화재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을 문제삼으면서, 그 임명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준비한 적이 있다. 그 성명은 내가 초안 단계에서 저네들 회원끼리 돌린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첫째 누가 썼는지 문장은 조리가 전연 없고, 둘째 그 논리가 대체 무엇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으니, 아무튼 그 성명이 주창한 요지는 정재숙이 문화재 전문가는 아닌 까닭에 문화재청장에는 적격이 아니라는 요지였다. 기자가 공직으로 바로 진출하는 데 대한 반감이 없지 않고, 그런 까닭에 그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를 나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그의 공직 곧바로 진출을 비판하는 견해 자체는 존중하고 싶다. 정재숙은 언론계에서는 이른바 문화전문.. 2020. 7. 3.
학예사들의 백태百態 2018년 9월 10일 17시 58분. 공식 퇴근 개시 정확히 2분 전 ○○시청 학예사 ○○○한테 전화가 걸려온다. 천연기념물로 보이는 새가 한 마리 낙오했으니, 와 보란다. ○○시청 공무원 중에 천연기념물을 취급할 사람은 오직 한 명이다. 새가 문화재라니? 그 새가 천연기념물이라면 다르다. 문화재는 학예사가 취급하기 때문이다. 다만, 야근 때문에 현장으로 출동하지는 못했다. 보니, 문제의 낙오한 새는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었다!!!! 설악산 보호구역을 사는 산양. 천연기념물이다. 이 놈들이 근자 보호구역을 탈출해 서울 용마산 공원에 출현하는 일이 있었거니와, 이 놈들이 태백산맥을 따라 남하해서는 원주 산기슭에 출현하기도 한다. 그런 산양이 어찌 된 셈인지 원주에서 죽었다!!! 새는 들고나 다니지, 박종수를.. 2020. 7. 2.
세밀가귀細密可貴, 귀한가? 귀하게 여기는가? 오늘 문화재청이 일본에서 고려나전국화넝쿨무늬합을 돌려받았다며, 기자들 불러다 놓고 대대적으로 선전 홍보했거니와, 그것이 갈 자리는 국립중앙박물관장이라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배기동 국립박물관장이 그 실제 작업을 주도하는 국외소재문화재단과 동석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고려나전칠기는 무엇보다 그 희귀성에서 가치를 인정받거니와, 그 가치를 설명하는데 오늘 문화재청 보도자료는 세밀가귀細密可貴 라는 말을 동원했다. 그 보도자료에서 있듯이 이 말을 다른 데서도 썼는지 알 순 없지만,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이라는 책을 출전으로 삼거니와, 12세기 남송에서 고려에 사신으로 다녀간 서긍이라는 사람의 고려 견문풍물기다. 약칭 고려도경이라 하는 이 책은 조심할 점이 있거니와, 그 내용은 그 자신이 직접 견문한 것과.. 2020. 7. 2.
Return of Goryeo Mother-of-pearl Lacquerware 꽃무늬 영롱한 희귀 고려 '나전합', 일본서 돌아왔다 | 연합뉴스 꽃무늬 영롱한 희귀 고려 '나전합', 일본서 돌아왔다, 임동근기자, 문화뉴스 (송고시간 2020-07-02 09:00) www.yna.co.kr The Return of Goryeo Mother-of-pearl Lacquerware - Press release on the Goryeo Lacquered Box Inlaid with Mother-of-pearl Chrysanthemum and Scroll Design returned from Japan, scheduled to be shown to the public in December 2020 - The 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of Republic of.. 2020. 7. 2.
용산역 인근 하자마구미[間組] 경성사무소 경부선 한강철도교와 한강인도교를 공사한 하자마구미[間組] 경성사무소 건물이다. 현재는 주식회사 광일光一이란 데서 쓴다. 지번은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42길 13 블로그 같은 데를 보면 이와 다른 지번이 소개되던데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하는 근대건축을 하는 김란기 선생 전언을 문맥에 따라 약간 내가 손질한 설명이다. 하자마구미[間組]는 러일전쟁 발발 전인 1903년 경성영업소를 설치하고 식민지 인프라를 구축한 기업이다. 1990년 하자마구미가 펴낸 《하자마구미 100년사》에 따르면 이 회사는 1940년 조선총독부 철도국이 발주한 당시 고양군 은평면 수색리에 경성조차장 건설에 참여했다고 한다. 당시 철도국은 한반도 철도 물동량이 크게 증가하지만 경성역(현 서울역)과 용산역은 규모가 협소하고 확장할 여지가.. 2020.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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