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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문화재단상(2) 붕괴와 고사가 이상異常은 아니다 《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문화재 단상(2) 붕괴崩壞와 고사枯死가 이상異常은 아니다 이 연재를 쓰는 지금(March 8, 2016) 나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한양도성 성벽 일부가 붕괴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듣건대, 또 보건대, 인왕산 구간 성벽 일부에 배부름 현상이 나타나고 개중 한 군데가 무너져 내렸단다. 얼마 전에 봄비 답지 않은 폭우가 쏟아졌으니 아마도 그 여파이리라. 때마침 해빙기지 않는가? 문화재 현장에서 이런 붕괴는 비일非一하고 비재非再하다. 그때마다 나는 이를 이상(abnormal)이 아니라 정상(normal)으로 봐야 함을 역설했다. 왜 무너지는가? 무너질 만하기에 무너지는 것이다. 무너지지 않으면 버텨낼 재간이 없기에 무너지는 것이다. 살고자 무너지는 것이다. 함에도 많은 현장에서 .. 2019. 3. 10.
선운사 도솔암에 올라 동백더러 말했노라 전북 고창 도솔산 선운사 도솔암에 올랐다. 7년전 이맘쯤 찾은 일이 있다. 암반에서 흘러나오는 물로 목을 축인다. 앞과 뒤로 암산이 병풍으로 둘러쳤으니 제사상만 차리면 된다. 마애보살 마주하고선 빈다. "호철이 장가가게 해주세요" 같이 배례하던 할매가 반응한다. "어째 나랑 같은 처지인갑소" 천근만근 몸뚱아리 질질 끌고는 올핸 기필코 보내고 말리라 다짐한다. 지장보살 마주하고선 단디 당부한다. "지장아, 나와바리 잘 지키레이. 예수쟁이들 움직임 심상치 않데이" 절경이라, 비자나무 바위 부여잡곤 질긴 삶 이어간다. 아래쪽 동백은 요지부동 아가리 콱 다물었는데 유독 도솔암 동백은 만발이다. 그래..어쩌다 보니 예까지 왔더라. 2019. 3. 9.
백로, 거미, 아지랑이, 그리고 달팽이 한시, 계절의 노래(295) 사물 관찰[觀物] 둘째 [宋] 백옥섬(白玉蟾, 1194~1229) / 김영문 選譯評 새벽 백로 배 불리려개울 지키고 저녁 거미 생계 위해집을 빌리네 구속 없는 아지랑이허공 달리고 가쁜 숨 없이 달팽이는벽 위 밭가네 曉鷺守溪圖口腹, 暮蛛借屋計家生. 不羈野馬空中騁, 無喘蝸牛壁上耕. 시를 감상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우선 시인의 생애와 사상 등 작품 외적 요소를 철저하게 조사하여 시를 감상하는 방법이 있다. 흔히 역사적·전통적 접근법으로 불리는 이 방법은 작품 밖의 다양한 상식에 치중하다 정작 시 내면의 구조나 풍경을 놓치기 쉽다. 이에 반발하여 구조주의나 신비평에서는 시가 시인의 손을 떠나는 순간 텍스트로서 독립성을 가진다는 데 주안점을 둔다. 이들은 텍스트를 받치는 구조나 시.. 2019. 3. 9.
서울시립과학관, 노원에서 서울로! 내가 서울시립과학관을 논하면서 당장 지도를 첨부하는 까닭은 지금 이 과학관이 처한 묘한 위치를 말하고자 함이다. 이는 내가 이 과학관 털보관장 이정모 형한테 직접 들은 말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현장 방문에서 절실히, 그리고 적실히 확인한 것이기도 하거니와, 다름 아닌 지정학적 위치다. 저 과학관이 위치한 노원을 지금은 당연히 서울이라 하지만, 불과 20년 전만 해도 서울의 오지와 같았으니, 시계추를 거꾸로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저긴 한양이 아니었다. 경기도였다. 그냥 노원이었다. 노원은 한자가 蘆院이어니와, 院은 요즘으로 치면 고속도로 휴게소가 있는 마을이라 역참이었다. 서울시립과학관은 명칭이 명확히 보여주듯 시립市立이니, 이는 시가 발기했단 뜻이 아니라, 시가 세웠다는 뜻이며, 단순히 세운데서 한 발 .. 2019. 3. 9.
미스월드 vs. 블랙아웃 베네수엘라 나는 남미를 밟은 적 없다. 다만 남미하면 몇 가지가 떠오르니, 첫째 막추픽추둘째 갈라파고스 셋째 이구아수 폭포 그리고 넷째가 미스월드 혹은 미스유니버스 가 그것이라. 실재와 얼마나 부합하는지는 모르나 이 넷째가 나한테는 중요한데, 미스월드 혹은 미스유니버스라 하면 언제나 자동빵 나한테는 베네수엘라다. 환영인지 아닌지는 자신이 없지만, 베네수엘라가 언제나 저들 자리를 가져갔다. 그런 베네수엘라가 요즘 난장인 모양이다. 대통령이 둘인가 어쩐다나 말 그대로 개판이라, 난리블루스를 추어대는 모양이다. 미스월드 미스유니버스 찾아 언젠간 베네수엘라 가려 했더니 글렀나 보다. 정국혼란에 블랙아웃까지 빈번이 일어나 기자들이 폰으로 기사를 쓰는 모양이다. 2019. 3. 8.
문화재위원 박양우 8일 개각 인사에서 문재인 정부 두번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로 박양우 전 문체부 차관이 지명되었다. 초대 도종환 장관은 현직 재선 국회의원이라, 오래 재직한 편인 데다, 차기 총선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라, 이번 개각 대상에 포함될 것이 확실했으니, 그러는 와중에 후임으로는 박 후보자와 더불어 또 다른 정치인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내가 아는 한, 박 후보자는 개각 하마평 초창기에 가장 유력한 대안 중 한 명이기는 했지만, 마침 그때 제1차관이 역시 문체부 출신인 김용삼 차관으로 교체된 직후라, 그리 되면 장관, 제1·2차관까지 모조리 문체부 출신인 점이 한계라는 말이 나온 데다, 정치역학 구도상 우상호 의원이 강력한 대안으로 대체되는 것이 아닌가 했더랬다. 대략 1주일 .. 2019.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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