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撰, 역주나 번역은 저술이요 창작이다 '撰(찬)'이라는 말은 편찬한다, 저술하다는 뜻이다. 동한東漢시대 문자학도 허신(許慎)은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이 글자를 수록하면서 풀기를 "오로지 가르치는 것이다. 말씀[言]이 뜻이고, 巽이 소리인 형성자다[專教也. 从言巽聲]"라고 했거니와, 이를 통해 허신 시대에 통용한 이 글자 일반적인 의미가 교수敎授에 있었음을 본다. 글을 쓰거나 짓는 일을 흔히 '撰述(찬술)'이라 하거니와, 이 합성어다가 등장한 시점은 정확히 추적하기는 힘드나, 아주 오래된 것만은 분명하다. 현재 우리한테 통용하는 관념에 의하면, 撰은 문학작품으로 볼지면 이른바 순수창작을 말한다. 하지만 전통시대 撰이라는 말이 고래로 자기 작품이 아닌 남의 작품을 편집하거나, 혹은 그것을 주석注釋하거나, 나아가 현대어 혹은 다른 문화권 말로 번.. 2019. 3. 3.
버들 정 꽃 생각에 옷깃이 가득하고 한시, 계절의 노래(287) 초봄 두 수[初春二首] 중 둘째 [송] 항안세(項安世, 1129~1208)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춥지도 덥지도 않게풍경이 좋아짐에 취한 듯 졸린 듯봄 마음 깊어지네 연초록과 진홍색이한 점도 없지만 버들 정과 꽃 생각이절로 옷깃에 가득 하네 不寒不暖風色好, 似醉似眠春意深. 嫩綠深紅無一點, 柳情花思自盈襟. 봄은 어디서 오는가? “저 건너 저 불탄 오솔길”에서 오고, “푸른 바다 건너서” 오고,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에 실려 온다. 당나라 두보는 “봄은 다시 모래톱 가에서 돌아온다(更復春從沙際歸)”(「낭수가閬水歌」)라 했고, 송나라 구양수는 “바람이 봄을 하늘에서 데려온다(風送春從天上來)”(「춘첩자사春帖子詞」)라 했으며, 송나라 진조(陳造)는 “봄은 땅속 깊은 곳에서 온다(.. 2019. 3. 3.
동풍 불면 얼음은 조심해서 밟을지니 한시, 계절의 노래(286) 초봄 절구 세 수[初春三絶] 중 셋째 [宋] 여도(呂陶, 1028~1104)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궁벽한 산 어둔 계곡몇 겹으로 깊숙한데 한 나무에 동풍 불어쌓인 음기 흩어지네 이로부터 얇은 얼음더 신중히 밟을지니 세상 길 평소에도이미 두려워 떨었다네 窮山幽谷幾重深, 一樹東風散積陰. 從此薄氷尤愼履, 世途平日已寒心. 며칠 간 이번에 출간한 《원본 초한지》를 다시 집중해서 읽느라고 한시 연재를 쉬었다. 독자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다. 다시 계절의 노래를 독자 여러분께 들려드린다. 겨울은 초목이 쇠락하고, 산천이 얼어붙고, 동물이 칩거하는 계절이므로 흔히 어둠, 냉기, 죽음, 침잠, 곤궁 등을 표상한다. 그런 겨울 뒤를 잇는 계절 새봄은 겨울과 반대 되는 이미지를 뽐낸다. 이 .. 2019. 3. 3.
경주란? 언제건 그리고 시도때도 없이 아름다운 도시 부어라 마셔라 해도 오바이트와 배불림이 없는 데 왜 오지 않느냐, 왜 늦게 왔느냐, 왜 가느냐도 따지지도 않는 곳 그곳을 일러 우리는 경주라 한다. 나는 네게 경주이고 싶었다. 사꾸라 만발한 월암재, 가로등 아래 벌소리 윙윙하는 그 월암재의 봄을 너에게 주고 팠다고 토해 본다. 2019. 3. 3.
떡 본 김에 지낸 제사 서울시립과학관 (2) 문화유산은 엄마 젖가슴 같아야 한다 "관찰을 코딩하고 호기심을 조각하다" 서울시립과학관 건물엔 이런 구호가 보인다. 뭔가 있어 보이긴 하는데 무슨 말인진 모르겠다. 놔두자..다 뜻이 있겠지. 겉은 으레 요새 신식 건물 전형이며 규모 역시 아담한 편이라 여겼는데 들어서니 아주 널찍하다. 들어서기 전, 이윤탁 묘소를 둘러보며 한창 동영상까지 촬영하는데 모르는 번호가 뜬다. 또 보험광고인가 해서 께름칙했지만, 그래도 받았더니 대뜸 "김태식 부장님이시죠. 저는 시립과학관 누구라 합니다. 관장님 연락받고 전화드립니다 운운" 과학관을 들를까 말까 했다. 무엇보다 시간이 애매했기 때문이다. 폐관 시간 가까우니 이 시간에 들르면 민폐 관폐다. 부러 전화까지 온 마당에 들리지 않을 수 없어 과학관을 들어서는데 이미 저쪽에서 알아보곤 전화한 그 선생이 나를.. 2019. 3. 2.
남월국왕묘南越國王墓, 서한의 유물과 서한시대 유물은 다르다 2007년 광동성廣東省 광주廣州 남월국南越國 문물 답사는 나한테는 여러 가지를 일깨운 기회였다. 남월국은 그 태동 시기, 태동 주체, 멸망 시점이 위만조선과 일란성 쌍둥이다. 남월국 창건주 조타는 산동성 출신으로 남월국에서 독립해 남월국을 세웠다. 현지 민족과의 복합세력이 구축한 왕조로 100년간 지속하다가 기원전 111년인가 한 무제에게 멸망당하고 그 땅에는 7군이 설치되었다. 위만조선 역시 이와 판박이라, 아마도 북경 일대 출신일 가능성이 많은 위만이 기자조선으로 망명해 처음에는 그 서쪽 방 100리를 분봉받았다가 이내 군사 쿠데타로 집권해 위만조선을 열었으니, 그러다가 역시 100년만에 한 무제에게 망하고는 그 땅에 4군이 설치되었다. 남월국을 정벌한 장수가 그대로 위만조선 정벌군 상층부를 형성했으.. 2019.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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