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17700 제주도에서 잡혀 해체당한 100년 전 고래 어떤 누리집에서 본 일제강점기 엽서 사진. 제주 서귀포 '사업장'에서 고래를 해체하는 모습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뭐 제주도가 최근 들어 남방돌고래니 뭐니 해서 유명하지만, 이 사진은 그 전부터도 고래가 제주 바다를 적잖이 지나곤 했음을 보여준다. 저게 무슨 고래인지 모르겠는데, 배에 줄무늬가 있는 걸 보면 흰긴수염고래 뭐 그런 종류이려나? 이건 여담인데, 제주의 바다는 고을, 마을마다 경계가 나뉘어있었다. 여기는 우리 바다 저기는 너네 바다 이런 식이었는데, 재밌는건 서로 바다를 '덜' 가지려고 싸웠단다. 왜냐? 표류민이나 고래가 바닷가에 떠밀려오면 어느 쪽 구역이냐에 따라 그 책임이 그 마을에 떠넘겨졌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간혹 가다 죽은 고래가 떠밀려오면 저렇게 해체쇼를 벌이기는커녕 도로 밀어내버리는.. 2024. 1. 19. AI가 구현한 추몽 포르쉐는 龍이 아닌 dragon "(왕께서) 세상의 자리(왕위)를 즐기지 않으시니 (하늘이) 黃龍을 보내어 내려와서 왕을 맞이하였다. 왕께서는 홀본忽本 동쪽 언덕에서 용 머리를 발로 딛고 하늘로 올라가셨다[不樂世位, 因遣黃龍來下迎王, 王於忽本東[岡], 履龍首昇天]." - 중에서 *** Editor's Note *** 요새 강군이 AI 그림에 재미를 붙인 듯해서 저 명령어를 넣어 AI에 관련 그림을 주문해 보라 했더니 저리 나온댄다. 우리가 원하는 모습과는 좀 거리가 멀어 기대를 충족한다 하기는 힘들지만 이에서 우리는 의외의 면을 본다. 저 AI한테 입력된 용은 龍이 아니라 dragon이다. 이는 내가 항용 지적하듯이 龍과 dragon은 전연 별개임을 다시금 확인한다. 아주 간단히 정리하면 동아시아 龍은 이른바 선신善神 계열이고, 가뭄에.. 2024. 1. 18. 저출산 시대, 결혼 자체가 폭파 대상 아닌가? 워낙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니, 올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관련 공약이랍시며 내세우며 이것으로 유권자 표심을 잡겠다 난리인 모양이라, 하긴 뭐 이 문제가 워낙에나 심각한가? 듣자니 여당에서는 아빠 출산휴가 1개월을 준다 하니, 야권에서는 신혼 부부한테 1억원을 대출한다 하고, 더 나아가 육아휴직을 자동으로 발동케 하고 인구부를 신설하겠다 하는가 하면,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150만에서 210만원으로 올린다 하거나, 8∼17세 자녀당 월 20만원을 주겠다 하는 모양이라 비단 총선용이 아니라 해도 나는 이런 모든 저출산 대책이라는 것들이 하나를 잊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지금 젊은 세대가 출산을 두려워하는가? 아니면 다른 더 큰 이유가 도사리는가? 물론 이것이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하는 진부한 논란.. 2024. 1. 18. 에도시대 사무라이의 성誠과 경敬 일본 막말에는 신센구미[新選組, 신선조]라는 무사집단이 있다. 이들의 상징으로 나오는 것 중에 성이라는 글자가 쓰인 깃발이 있다. 일본 우에노 공원에 가면 왠 뚱뚱한 아저씨가 강아지를 한 마리 데리고 있는 동상이 있는데, 사이고 다카모리西郷隆盛다. 일본 메이지유신의 삼걸이라 불리는 인물인데 이 동상을 보면 그 동상에는 위와 같은 사이고 다카모리 글씨가 써 있다. "경천애인敬天愛人"이다. 일본의 사무라이, 부시武士들은 에도시대를 거치면서 성리학의 윤리철학에 영향을 크게 받게 되었다. 위에 예를 든 "성"과 "경"은 모두 성리학 심성론의 중심적 개념이다. 인격의 수련에 있어 중심에 놓아야하는 행동 규범이고, 또 한시라도 살아가는 데 몸에서 떼어 놓아서는 안되는 신조이기도 하다. "성"과 "경"은 성리학이 없.. 2024. 1. 18. 문화재청장으로 직행한 중앙일보 기자 정재숙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8월 30일, 교육장관에 유은혜, 국방장관에 정경두, 여성장관에 진선미를 내정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하면서 차관급 인사도 같은날 아울러 했으니 방사청장에 왕정홍, 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 양향자를 임명하면서 아울러 문화재청장에는 정재숙을 앉혔다. 촛불정국에서 거져먹기로 권력을 가져가면서 개막한 문재인 시대 첫 문화재청장은 문화재관리국 시대 이래 문화재청에서 행정통으로 잔뼈가 굵은 김종진金鍾陳이었으니, 실은 이 초대 문화재청장 인사가 뜻밖이라는 말이 있었다. 저 자리를 두고 친 특정 종교 성향 두 교수가 열심히 경쟁한다는 후문이 있었고, 그에 이럴 때마다 언제나 특정 종단이 개입했으니, 그런 이전투구에 느닷없이 3등으로 추천되었다는 김종진이 청장을 먹어버렸으니 말이다. 그런 김종진 시대.. 2024. 1. 18. 꼴랑 사개월 놀고 취직한 춘배 김충배가 팔자 없는 백수생활 청산하고 서울 강서구립 허준박물관장으로 갔다. 나보다 딱 한 달 먼저 작년 9월에 백수가 되었으니 같은 백수라고 맞먹는 꼴이 구토났지만 참았다. 어디 자발백수에 강요백수가 어깨를 나란히 한단 말인가? 있을 수 없는 모욕이었다. 준비된 백수가 아니었기에 맘이 편했겠는가? 아무튼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다 저 자리를 찾아갔으니 잘된 일이다. 기초자치단체 박물관 사정이야 말하지 않아도 짐작하리라 믿거니와 그래도 잘해내리라 믿는다. 왜? 춘배잖아? 다만 몇 가지 신신당부를 했으니 그건 먼 훗날 기회가 닿으면 이야기하려 한다. 이로써 은옥이는 불과 사개월만에 생이별을 하게 되었다. 저 온옥은 임의단체라 춘배가 명함용으로 판 페이퍼컴퍼니다. 내가 하도 그 부소장이라 했더니 진짜로 내가 그.. 2024. 1. 18. 왜 신라 무덤 유물이 압도적인가 도굴꾼 때를 타지 않은 무령왕릉은 백제 왕과 왕비가 죽어 어떤 방식 혹은 껴묻거리와 더불어 장송葬送했는지를 적나라히 보여주었으니, 그것이 출토한 유물은 왕과 왕비 합장릉이라 해서 적지 않은 수량을 자랑하지만, 문제는 동시대 신라 무덤에 견주면 그 수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새발의 피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 무령왕 부부릉 출토품이 많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이것도 상대성에 지나지 아니해서 동시대 혹은 그 어간 아래위로 위치하는 동시대 황남대총이나 천마총을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를 빚게 된다. 왜 이런 부조화가 빚어질까? 실로 단순한 이 질문을 나는 고고학도가 던지는 모습을 못 봤다. 왜일까? 나는 그게 궁금해 죽겠는데 저들은 왜 넋놓고 딴 데만 파고 있을까? *** previous artic.. 2024. 1. 18. [2023 대만풍경](7)국립고궁박물원 남원南院 ② <조선왕조와 청 궁정예술의 만남>과 <경태람(景泰藍)>특별전 from 장남원 고궁박물원 남부 분원 전시도 만만치 않았다. 그 중 두 가지는 기억할 만한데 하나는 전시로 명나라 경태년간에 급격히 발달하게 되는 과정과 훗날 청대까지 복고하고 개발하면서 중국 최상의 금속공예로서 자리한 소위 칠보기법(Cloisonné)에 관한 것이었다. 공예분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놓치기 아까운 전시다. 내내 황제들을 욕(?)하면서 봤다. 북원에서 열린 도자기 법랑채 기법도 실은 황실 공예로서 발달한 이 금속기법과 밀접한 연원관계에 있다. 當期展覽 - 國立故宮博物院南部院區特別展覽 謎樣景泰藍 景泰藍是指在金屬胎上以金屬絲勾勒圖樣,再反覆填燒琺瑯釉,打磨而成的作品。此項工藝又稱掐絲琺瑯,於元代(1271-1368)自拜占庭經伊斯蘭地區,傳入中國。十七世紀south.npm.gov.tw 또 하나는 전시였다. 사행이나 .. 2024. 1. 18. 추모왕의 승천과 나주 정촌고분 금동신발 "(추모왕이) 세속의 왕위를 달갑게 여기지 않으시니 (하늘이) 黃龍을 보내어 내려와서 왕을 맞이하였다. (이에) 왕은 홀본忽本 동쪽 언덕에서 용 머리를 발로 딛고서는 하늘로 올라가셨다. [不樂世位, 因遣黃龍來下迎王, 王於忽本東[岡], 履龍首昇天]" 광개토왕비가 정리한 추모왕 죽음이다. 왜 황룡인가? 왜 '리용수履龍首'인가? 이거 그림으로 누가 한번 그려봐라. 어떤 모습 나오는지? 보여? 금동신발 신고 신선 되어 하늘을 나르는 추모왕 모습 보여? 금동신발....이거 도교말고는 접근할 방법이 없다. 금동신발과 환두대도 모두 도교 신학의 발상이다. 한국문화사 구명에 도교는 불교보다 중요하다. 한데 도교를 아는 놈이 없네....(2017. 1. 18) *** 나주 정촌고분 백제 금동신발이 저 추모왕 승천 이야기.. 2024. 1. 18. 《나만 못본 구라파 유람기》 (번외) 문재인 정부 문화재청장과 국립중앙박물관장 인선 유럽 체류 한달간 나는 고국과는 절연하다시피 했으니 마누라한테도 며칠마다 나 여기 있다고 보내는 카톡 메시지가 전부였다. 그래도 내내 나를 괴롭힌 것이 있다면 단연 저 인사였다. 박근혜 탄핵정국에 느닷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권이 그랬듯이 문화 부분 인사는 제일로 더딘 편이었다. 7월 14일 내가 파리로 떠날 때까지만 해도 문화재 관련 투 톱인 저 두 자리 후임자를 임명하지 못했다. 이렇게 되자, 박근혜 정부가 임명한 문화재청장 나선화는 역대 최장수 문화재청장이라는 기록을 엿가락 늘이듯 나날이 쌓아갔다. 이제나저제나 했지만, 오늘내일이라 했지만, 공식 발표가 나지 않은 상태에서 떠났다. 그러다가 마침내 파리 체류 사흘만인 17일, 국립중앙박물관장에 배기동 한양대 교수가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 2024. 1. 18. 이시다 미쓰나리石田三成의 大一大万大吉 이시다 미쓰나리石田三成(1560~1600)라는 사람이 있다. 히데요시의 심복으로 그가 죽은 후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대항하여 세키가하라 싸움에서 서편의 주동자로 싸우다 패하여 멸망한 사람인데 이 사람 가문이 위와 같다. 무늬로 만들기 마련인 일본의 가문 문장과 달리 이 사람은 한자로 가문을 만들어 썼다는데, 大一大万大吉로 그 풀이는 all for one, one for all 하면 크게 길할 것이다. 라는 뜻이라는 게 일반적이다. 한문 문장의 수준이 당시 전국시대 무장의 한자 인식 수준을 이야기 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선 중국 바이두에서는 이렇게 뜻으로 풀어놨다. 另一种说法是,“大一大万大吉”的六字纹的含义是:“一”读作“かつ”,与“胜”字谐音;“万”(よろず)代表着万年的繁荣;而“吉”是吉利的文字。在这三个字前.. 2024. 1. 18. 기자릉 가짜라 했다가 쫑크 먹은 연경재 성해응 19세기의 문인 홍길주가 남긴 글 중에 이런 얘기가 있다(어디에서 읽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아니었나 싶다). 고증학에 밝은 연경재 성해응이 어느 날 어떤 자리에서 "평양의 이른바 기자릉은 가짜일세."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옆에 있던 이양천이란 이가 발끈하며 가로되, "우리나라에는 오직 기자 한 분만이 계시거늘, 그대는 이제 그마저 잃어버리게 하려 하는가? 대체 무슨 심산인가?" 성해응은 더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 저 기자릉은 없어진지 오래라고 한다. 북쪽에서 50년대 후반쯤 발굴(?)을 했더니 벽돌무더기만 나오더란다. 그래서 그 김에 없애버렸다고. 2024. 1. 18. 오랜만에 이규보 선생 한 손에 술잔 들고 한 손에 붓을 쥐고 코 끝에 향기 나듯 붓 끝에 시가 절로 2024. 1. 18. 서랍속에만 있었던 토황소격문? 토황소격문은 명문임에는 틀림없지만, 이 격문이 정말 격문으로 쓰이긴 했는지는 의문이 있다. 황소의 난 당시 최치원은 고병의 막하에 있었는데 고병은 황소의 난 당시, 필자의 기억으로는 조정의 강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도 거병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토황소격문을 날릴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왜냐. 고병은 황소 잡으러 출정한 적이 없기 때문에... 최치원은 자신의 저작이 당서 예문지에 실릴 정도로 당에서도 높게 인정받던 문인이라 할수 있는데, 그건 그거고. 과연 토황소격문이 정말 격문으로 쓰였느냐. 이 격문은 최치원이 초를 잡아 두고 고병이 농땡이 치는 통에 정작 격문은 날리지도 못하고 오히려 최치원의 서랍 속에 있다가 문인들 구전으로나 알려진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 그리고. 필자가 알기로.. 2024. 1. 17. 이윤기 선생과 안정효 선생 먼저 나는 이 두 분과 면식이 전혀 없다는 것을 밝혀둔다. 이 분들의 활자화한 저작에만 의존하여 전적으로 필자의 느낀 바를 적어보겠다. 이윤기 선생은 번역가로 알려져 있고 안정효 선생은 소설가라고 하는데 (사실 이 분은 번역도 많이 했다), 두 양반 모두 영어가 한 쪽에 걸려 있다는 점에서 매우 닮았다. 먼저 이윤기 선생에 대해 써 보자면 필자가 이 분의 저작을 처음 접한 것은 "장미의 이름"이었다. 필자는 소설류는 왠만하면 (필자가 읽을 수 있는 외국어라면의 뜻이다) 원서를 구해 읽어보려는 편인데, 장미의 이름은 움베르토 에코가 쓴 이태리어 원전은 당연히 그 말을 모르므로 손도 못댔고, 영어판을 구해 읽다가 일주일만에 두 손 발 다 들었다. 일단 영어가 어렵고 이런 것을 떠나서 그 책 뒤에 숨어 있는 .. 2024. 1. 17. THE HERITAGE TRIBUNE 개설 6주년에 즈음하여 THE HERITAGE TRIBUNE이 2018년 1월 18일로 개설 6주년을 맞는다. 그 출발을 보니 그날 나는 다음과 같은 글로 개설을 알렸으니 시신 도굴 미천왕, 그 영광과 비극 시신 도굴 미천왕, 그 영광과 비극기사) 시신 도굴 미천왕, 그 영광과 비극 “고조가 아니라 증조다 기사 내용 수정 바람 미천왕은 광개토대왕의 증조부임 미천왕의 아들이 고국원왕이고 고국원왕의 둘째아들이 광개토대왕의 아historylibrary.net 이는 새로 쓴 글이 아니라 기간 내가 쓴 기사 중에서 뭔가는 출범 표시는 내야겠고 해서 할 수 없이 과거에 긁적인 글을 단순히 옮긴 것이었으니, 그래도 저것으로써 출발이었다는 표식을 삼은 것이다. 6년을 지나면서 THE HERITAGE TRIBUNE 또한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 2024. 1. 17. 보리에 현미, 그리고 일즙삼채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지독한 구두쇠였다고 한다. 천하를 잡은 후에도 그가 먹은 밥은 보리에 현미를 섞어서 짓고, 반찬으로는 일즙삼채였다고 한다. 여기서 일즙이라고 하면, 국이 한 종류, 삼채라고 하면 나물이 세 종류라는 뜻이 아니라 여기서는 반찬을 통틀어 말한다. 따라서 보리에 현미를 섞어 지은 밥에 국 하나, 반찬 세 가지를 먹었다는 뜻이겠다. 당시 모든 전국시대 영주가 이런 밥을 먹었던 것은 아니고 화려한 식사를 즐긴 이도 많았는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이런 검소한 식사는 꽤 유명했던 모양으로 요즘도 일즙삼채하면 심플한 정식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조식을 주는 비즈니스 호텔에 묵으면 나오는 아침밥이 바로 일즙삼채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여기서 밥을 백반이 아니라 보리밥+현미였다는 점만 다르겠다. 가끔.. 2024. 1. 17. 정비석 자유부인(정음사, 1954)의 대문 화교회花交會 가을-. 맑게 개인 일요일 아침이었다. 소장파 한글학자 장태연張泰淵교수 댁에서는 지금 막 아침식사가 끝난 판이었다. 두 아이들은 어느새 밖으로 놀러 나가고, 장 교수는 동저고리 바람으로 밥상머리에서 조간신문을 읽고 있다. 교수 부인 오선영吳善英 여사는 빈 그릇들을 한데 겹쳐놓고, 식탁에 행주질을 하면서 "당신 오늘 집에 계시죠?" 하고 남편에게 물었다. 그리나 남편은 대답이 없다. 마침 신문에는 철자법 간소화 문제에 대한 문교 당국의 담화가 발표되어 있어서, 장 교수는 그 기사를 읽기에 여념이 없있던 것이다. 육이오사변이 일어났다는 신문 호외에도 별로 놀랄 줄을 모르던 그였것만, 한글에 관한 일이라민 일단짜리 신문기사에도 천하가 뒤집히는 듯한 중대성을 느끼는 장 교수였다. 2024. 1. 17. [독설고고학] 고분 vs. 무덤 이쪽 업계에 몸담다 보면 실로 당연하게 여기는 기본 용어조차 한 발짝 물러서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말 천지라 고분古墳이라는 말도 그렇다. 이 말 대뜸 알아듣는 이 몇명 안 된다는 심각성을 더는 방치할 수는 없다. 그에 대한 마뜩한 한국어가 없다면 모를까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만한 말이 있음에도 관성과 타성에 젖어 무덤이라는 말이 있음에도 굳이 고분이라는 말을 쓰야는지 모르겠다. 물론 지구상에 완전히 같은 말은 없다. 그런 점에서 고분과 무덤이 같을 수는 없다. 고분은 글자 그대로는 무덤 중에서도 오래된 것을 지칭하니 더더구나 거리가 있다. 하지만 신라 무덤이라 해도 하등 문제될 것이 없음에도 굳이 일본사람 찌꺼기 흉내내어 신라 고분이라 하는 것도 문제라 신라시대 무덤은 누가 봐도 오래된 무덤이지 글타면 신.. 2024. 1. 17. [지증왕의 아버지를 찾아서] (3) 모든 혼란을 해결한 화랑세기와 상장돈장 앞서 제시한 화랑세기와 상장돈장 계보는 지증의 두 아버지를 둘러싼 모든 문제를 단칼에 해결한다. 첫째, 기보와 습보는 별개 인물이다. 기보는 내물왕비 보반이 실성왕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다. 이 점에서 유의할 점이 기보를 삼국유사에서 “눌지왕의 동생”이라 한 대목이다. 눌지왕의 동생이라 했지 결코 내물왕의 아들이라 하지 않았다. 눌지는 내물왕과 보반 부인 사이의 소생이다. 기보와는 어머니(보반)가 같은 형제다. “눌지왕의 동생”이라는 삼국유사 언급을 우리는 지금까지 아버지(내물)가 같은 인물로 간주했다. 하지만 왜 삼국유사가 기보를 일러 “눌지왕의 동생”이라 굳이 했겠는가? 반면 습보는 내물왕과 보반 부인 사이에서 난 세 아들 중 복호의 아들이다. 복호가 성명聖明이라는 여인에게서 낳은 아들이 습보다. .. 2024. 1. 17. 광개이목廣開耳目, 이찰만방以察萬方 전한前漢 말기 문사文士 유향劉向이 찬한 설원說苑 중 제1편 군도君道, 즉 임금이 가야할 길 첫 머리다. 진晉 평공平公이 사광師曠한테 물었다. “임금이 가야 할 길은 어떠오”. 대답하기를 “임금의 길은 맑고 깨끗이 하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는 데 힘쓰고 어진 사람을 발탁해 일을 맡기며, 귀와 눈은 널리 펴고서 만방을 살피되, 세속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측근들한테 휘둘리지 않아야 하며, 탁 가슴을 연 채 멀리 바라보면서 홀연히 서야 하고, 신하들이 한 일을 잘 살펴서 신하들에게 군림하는 일이니 이것이 바로 임금 노릇하는 요체입니다.” 평공이 말하기를 “옳습니다” 晉平公問於師曠曰:「人君之道如何?」對曰:「人君之道清淨無為,務在博愛,趨在任賢;廣開耳目,以察萬方;不固溺於流俗,不拘繫於左右;廓.. 2024. 1. 17. 이전 1 ··· 173 174 175 176 177 178 179 ··· 84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