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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기후, 그리고 솔방울이 황소불알 만한 이탈리아 소나무 로마라 해 봐야 나는 이전에는 잠깐씩, 그것도 한여름만 경험했을 뿐이니, 그런 한여름은 우리랑 진배없이 쩠지만, 다만 습기는 우리보다 훨씬 덜한 편이었다고 기억한다. 그리고 그 한여름 비다운 비라고는 구경조차 하지 못했으니, 건조하기 짝이 없고 그런 형편에다 나무나 풀 모두 가시가 발달하고, 뻣뻣하기 짝이 없어 이곳은 매마른 사막기후 아닌가 막연히 의심했다. 그러면서도 로마 혹은 이탈리아를 특징하는 식생대 중 하나인 소나무가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삼아 저리 자랄 수 있는가 못내 의심을 떨칠 길 없었다. 그렇다 해서 내가 저걸 깊이 파봐야겠다 이런 형편도 아니니, 무엇보다 일상이 아닌 까닭에 어 이상하다 하는 정도로 흘려버리고 말 뿐이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문턱에 한달을 생활하며 .. 2023. 12. 7.
대따시 뚜껑돌 출현한 진주 원당고분군 경남 진주시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알린 고고학 발굴소식 중 하나로 제목과 같은 내용이 있으니 이르기를 ‘진주 원당고분군’에서 가야고분군 최대 뚜껑돌(개석) 발견 - 향후 정밀발굴조사 통해 진주지역 가야문화의 역사·정체성 확립 기반 마련 - 이라 하거니와, 내용인즉슨, 진주시가 추진하는 진주시 일반성면 운천리 일원 ‘진주 원당고분군 시굴 및 발굴조사’ 결과 현재까지 확인한 가야고분군 중 출토 사례 중 최대 규모 뚜껑돌이 발견됐다는 것이려니와, 이 뚜껑돌을 한자어로는 개석蓋石이라고 쓰기도 한다. 왜? 한국고고학 고질은 쉬운 말을 어렵게 써 놔야 지들 전문성이 두드러진다 생각하는 까닭이지 딴 이유 없다. 이번 조사는 진주시가 추진하는 2023년 가야문화재 조사연구 지원사업 일환이라 하는데, 이를 위해 .. 2023. 12. 7.
여행 마무리는 후가공 땜질공사로 비몽사몽하면서 그간 한달 여행에서 이곳저곳에 싸지른 글들을 후가공하는 중이다. 사진이 엉뚱하게 첨부된 것들은 빼고 새로 넣어야 하며, 또 그것을 공유한 공간에서도 후가공을 해야 한다. 키워드를 달아야 하며, 해시태그도 보완해야 한다. 오타를 바로잡는 일이야 기본이지만, 이건 하도 많아서 에랏 놔두는 것 천지다. 이래서 애초 생산시점에서 최선을 다하는 일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후가공 공력을 그만큼 줄이는 까닭이다. 귀국 즈음해 찍은 사진들은 여념 없음을 기화로 다운로드도 하지 못했다. 이러다 하루이틀 넘기면 생평을 썩고 말며, 그리하여 이내 영원히 망각으로 딜리트해버리고 마는 일을 한두 번 겪지 않았기에 바로바로 정리한다 하지만 말처럼 녹록치마는 않다. 그건 그렇고 왜 이리 많이 싸질렀던가? 네이버 블로그.. 2023. 12. 7.
해리 포터 영화를 찍었다는 이탈리아 문화부 도서관 이탈리아 문화부 도서관 Collegio Romano 라는 데라는데 같은 문화부 건물에 입주한 이크롬 조유진 선생이 이곳에서 회의가 있었는지 소개하는데 풍광이 멋들어져 전재한다. 영화 해리포터 로케 중 한 곳이랜다. 더블린 트리니티칼리지 롱룸 Long Room이라는 도서관도 저 영화인지 다른 빅히트 영화 촬영지라 해서 유명하고 거긴 내가 가 본 데라 기시감이 있어 보니 그 엇비슷한 느낌을 준다. 관공서 건물이라 관람엔 제한이 있을 법한데 어떤지 모르겠다.. 저 문화부 건물은 테베레강변 서안에 있는데 자주 지나치기는 했지만 저런 도서관이 있는 줄은 몰랐다. 떠난 직후 알려주는구나. *** 테베르강변 문화부 건물은 문화부 소속기관들이 입주한 데이며, 문화부 본부는 베네치아 광장에 있다 한다. 그렇다면 아마 이.. 2023. 12. 7.
범중엄 악양루기岳陽樓記 嗟夫!予嘗求古仁人之心,或異二者之為,何哉?不以物喜,不以己悲。居廟堂之高,則憂其民;處江湖之遠,則憂其君。是進亦憂,退亦憂;然則何時而樂耶?其必曰:「先天下之憂而憂,後天下之樂而樂」歟!噫!微斯人,吾誰與歸? 아! 나는 일찍부터 옛 어진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보았는데, 아마도 앞서 든 두 가지 예와는 다른 듯 하니 무엇 때문일까? 그들은 외부의 사물을 보고 기뻐하지 않으며, 또한 자신의 개인적인 일로 슬퍼하진 않기 때문이다. 조정의 높은 직위에 있으면 백성들을 걱정하고, 물러나서 멀리 강호에 거처하게 되면 임금을 걱정했다. 그러니 조정에 나아가서도 걱정, 물러나서도 걱정이었으니 어느 때에나 즐거울 수 있었겠는가? 틀림없이 하는 말들은 "천하의 근심은 누구보다도 먼저 근심하고, 천하의 즐거움은 모든 사람이 즐거워한 뒤에 즐긴다.. 2023. 12. 7.
시차적응하려 참는 졸음 시차가 8시간가량 나는 유럽은 보통 갈 때보다 올 때가 한시간빈가량 빨라진다. 비행기가 편서풍을 등지는 까닭이다. 요새는 우크라이나 전쟁통에 병기가 돌아가는 까닭에 비행시간이 길게는 두 시간가량 늘어났다고 들었다. 로마로 들어갈 때는 13시간이 걸린 비행시간이 돌아올 때는 두시간 정도인가가 단축됐다. 보통 짧은 여행이라면 이 시간차가 아주 커서 돌아올 때는 금방 오는 느낌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 한달 하루만에 복귀하는 바람에 그 단축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가는 데 비즈니스석을 이용했지만 벵기서 나는 잠을 잘 자지 못힌다. 장거리 비행이 누구나 고역이겠지만 나는 체질상 더 고역이다. 그래서 장거리 비행은 언제나 두렵다. 복귀하는 길엔 단 한 숨도 자지 않았다. 한데 벵기가 인천에 기까워지면서 졸음이 쏟아.. 2023. 12. 6.
한국문화는 역시 지지고 담궈야 김치만 담겠는가? 몸뚱아리도 담가서 뿔캐야 직성이 풀리니 이 전통이 근대에 생겼건 말건 한국문화를 특질하는 요소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유럽에서 제일로 아쉬웠던 점이 반신욕이다. 제법 큰 호텔에 투숙했다면 사정이 달랐겠지만 일반 가정집 아파트를 빌린 생활에서 그런 호사를 요구할 수는 없다. 이럴 줄 알았더래면 시장 나가서 대형 다라이라도 사서 담글 것 그랬다는 후회가 밀려든다. 못할 것도 없다. 뜨거운 물이 펑펑 쏟아지는 판국에 무얼 걱정하리오. 혹 유럽살기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고려했으면 한다. 귀국하자마자 담갔다. 아주 푹, 고추까지 익으라고. 2023. 12. 6.
후방 및 남방항렬 사회의 이질성 이병도 선생은 한국사 초두의 여러 정치체를 서북항렬 (고조선 낙랑) 후방항렬 (부여 고구려) 남방항렬 (삼한) 으로 나눈바 있다. 이 중에 소위 후방항렬과 남방항렬은 삼국지를 보면 사회 조직에 있어 모종의 이질성을 간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여 고구려에는 부체제가 있지만, 남방항렬은 부체제보다는 소국의 중층적 연합, 소국 수장의 체계화와 그 정점의 왕의 존재 같은 모습을 띤다. 부여 고구려가 갖는 이러한 사회조직의 이질성을 우리는 흔히 "반농반유목"이라 하여 일종의 유목사회적 성격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부여-고구려의 후방항렬 사회와 삼한으로 상징되는 남방항렬 사회의 이질성은 잡곡농경과 도작 농경사회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유목적 요소가 아니다. 2023. 12. 6.
한국사에서 농경을 어떻게 볼 것인가 지금은 도작농경을 "본격적인 농경의 시작"으로 보고 이 시각을 한반도와 남만주 지역 등 부여에서 삼한까지 한국사의 모든 주체에 적용한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신석기 이래 농업을 보는 시각은 위와 같다. 황하유역 이북의 잡곡농경지대, 양자강 이남의 도작농경지대, 그리고 그 사이 지역 (회하일대)의 점이농경지대 (양쪽이 혼합)이다. 한반도는 다를까? 한반도 남단의 도작농경지대, 한반도 북부와 남만주 일대의 잡곡농경지대, 그리고 평양과 한강유역의 점이농경지대로 설정하고 농경의 시작과 발전을 각각의 시각에서 서술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농경의 개시와 확산을 도작 농경 하나만을 놓고 보는 일본과는 분명히 다른 시각인데 이런 입장에 서야 한국사의 농경의 기원과 발전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다고 본다. 2023. 12. 6.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91) 연재를 마무리하며 나는 지금 로마 피우미치노공항에서 조금 뒤 출발할 인천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이 글을 쓴다. 마음자세? 거창한 그딴거 없다. 퇴직할 때 딱 그 마음처럼 되도록이면 내가 좋아 내가 보람찾고자 하는 일을 하려 할 뿐이다. 맘대로 잘 안 될 거란 거 안다. 하지만 이제는 한 번쯤 그리 방향은 잡아뵈야지 않겠는가? 두고 가는 것도 있고 붙이고 가는 것도 있다. 벵기가 뜨려 하니 더 쓰지는 못하겠다. 하긴 더 쓸 말도 없다. 이걸로 시덥잖은 연재기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2023. 12. 6.
웃기는 짜가 원반던지기 소유권 논쟁 독일, 히틀러가 샀다 伊에 반환된 고대 조각상 재반환 요청 2023-12-05 00:09 '원반 던지는 사람' 조각상 논란 중심에…伊 장관 "죽어도 안돼" https://m.yna.co.kr/view/AKR20231204154200109?section=search/news 독일, 히틀러가 샀다 伊에 반환된 고대 조각상 재반환 요청 | 연합뉴스(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독일의 국립박물관이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가 구입했다가 이탈리아에 반환된 고대 로마 조각상을 다시 돌려달...www.yna.co.kr 그제 저녁 먹은 신 특파가 저런 소식을 타전했다고 남산 자락 안중근기념관 이주화 군이 알려준다. 보니 오늘이라 공교롭게도 나는 방금 저 원반던지기상을 다시 보고 막 나온 중이다. 다시라 한 까닭은.. 2023. 12. 6.
부여와 고구려를 한국사에 포함하려 한다면 지금 처럼 한국사에서 도작의 개시와 본격적 농경의 시작을 일치시키는 일본 농업사적 시각에서 벗어나야 부여와 고구려사가 한국사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 도작의 개시와 본격적인 농업의 시작을 일치시킨다면 도대체 부여와 고구려는 그럼 무엇이라는 것인가? 부여와 고구려는 도작이 없었다. 고구려는 도작의 맛을 본 것은 대동강 유역을 손에 넣으면서부터다. 부여와 고구려, 이 두 형제문명은 명백히 잡곡농경에 기반한 것으로서, 한국사의 농업사 기술에서 지금처럼 도작과 본격적 농업의 개시를 일치시키는 시각은 교정되어야 옳다. 이러한 시각은 야요이시대에 도작이 건너가면서 비로소 농경이 본격화한 일본의 시각을 한반도에 그대로 연장한 것으로, 그렇기 때문에 도작농경에 기반한 한반도 중부 이남의 문명만 선택적으로 설명할 .. 2023. 12. 5.
한국사에서의 잡곡농경 한국사에서는 농경의 획기를 도작농경의 시작으로 잡는 것 같다. 도작 농경 이전에도 잡곡농경이 있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 잡곡농경은 고도의 농경이 아니고 수렵채집등 부수적인 생산기법이 있어야 유지되는 초보적 수준의 농경으로 보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해 본다. 중국의 경우 이른바 진령-회하선을 경계로 그 이북의 잡곡농경권과 이남의 도작농경권이 오랫동안 병립하면서 존재한 것으로 본다. 황하유역은 잘 아는 것처럼 도작농경문화가 아니다. 그럼에도 찬란한 중국문명의 맏형 노릇을 했다. 우리는 부여와 고구려가 한국사의 한 축을 담당한 문명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잡곡농경 그 자체에 대해서는 아직 이해의 정도가 깊지 않은 것 같다. 부여와 고구려 시대의 잡곡농경과 신석기 시대의 잡곡농.. 2023. 12. 5.
괜한 동질감을 유발하는, 다시 만난 똥배보살 그리스 여신들께서도 이러셨다는데 괜히 이랑 맹글 생각하지 말고 살면 된다. 그렇다고 똥배 때문에 쫓겨났단 말은 못 들었다. 하긴 이 비스무리 영국박물관 비너스인가 올렸더니 중년 여성들이 특히 기시감에 좋아하긴 하더라. 나? 저랬다가 요새 홀쭉이 됐다. 로마 팔라초마시모국립박물관 Palazzo Massimo 에서 아참 이 똥배보살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다. 그녀가 목욕하는 장면을 포착한 것으로 아마도 bc 3세기 중엽 무렵 그리스 청동조각을 모본으로 삼아 하드리안시대 로마에서 대리석으로 복제한 것으로 본댄다. 2023. 12. 5.
넋놓고 바라보는 불알맨들 로마 팔라초마시모국립박물관 Palazzo Massimo 에서 이 박물관을 대표하는 양대 걸작이라 견주건대 국립중앙박물관 금동미륵반가사유상 두 분과 비슷하다. 2023. 12. 5.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90) 천둥번개가 틀어버린 last day 이변이 없는 한 저녁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오늘은 오스티아 Ostia 라 해서 로마 서쪽 해변에 위치한 로마시대 도시유적 방문으로 짰다. 어제 휴관일이라 허탕을 친 까닭에 더 모름지기 보고 가야한다는 욕망이 컸다. 하지만 께름칙한 점이 있었다. 오전 내내 비 예보라 막상 첵아웃하고 길을 나서는데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진다. 할 수 없이 방향을 틀고는 비도 피할 겸 피라미데 역으로 숨어들어 테르미니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한데 이조차 녹록치 아니해 80년대 신도림역 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몇대를 보내야 탈 여지가 생길지 모르겠다. 여긴 서울이 아니다. 밀어주는 사람도 없다. 이럴 땐 볼짝없이 시내 박물관 미술관이나 쳐박히는 게 제격이다. 가서 원반 던지기나 봐야겠다. 한데 이조차 녹록치는 않고 .. 2023. 12. 5.
평양의 지리적 의미 평양이 가지고 있던 의미는 여기가 잡곡농경과 도작의 접경지대였다는 데 있다. 잡곡농경이라는 건 도작의 부차적 보조수단으로서의 잡곡재배가 아니라 도작 없이도 완결성을 갖춘 잡곡 농경을 말하는 것이다. 삼국지 동이전에 "오곡에 맞다"고 할 때의 그 오곡. 이것이 바로 발해만 주변과 남만주 일대의 잡곡농경을 말하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부여와 초기 고구려는 이 잡곡농경에 기반하여 일어났다. 대동강유역은 산동반도에서 요동반도까지 줄줄이 이어진 섬을 타고 넘어 들어와 남하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비옥한 땅으로 여기는 도작도 가능하여 도작과 잡곡 농경이 만난 최초의 지역일 가능성이 높고, 고구려도 이 지역으로 손을 뻗치면서 비로소 잡곡과 도작 두 가지 농경을 모두 포괄하는 정치체로 성장했다고 할 수 있겠다. 고구려가 만.. 2023. 12. 5.
연천 군남대 예정지 발굴현장의 까만머리 back to 2010 2010년 3월 25일이 아닌가 한다. 연천 홍수조절용 군남댐 건설 예정지 발굴현장이다. 수자원공사 의뢰로 고려문화재연구원이 발굴했을 것이다. 병모 선생이 중앙일보 이경희를 비롯한 일군의 기자를 앞세워 놓고 열심히 발굴성과를 설명하지만, 나는 혼자 놀았다. 왜? 나는 대가大家라 설명을 들을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저 발굴과 관련한 내 보도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일부는 연합뉴스가 제공하며 일부는 연합뉴스에는 안 보이고 그것을 인용한 다른 보도에 보인다.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는 뜻일 터다. 군남댐 유적이 출현한 2009~2010년 무렵만 해도 이미 기자 김태식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있었다. 당시 이미 나는 문화재업계 기자 생활 10년을 넘어서고 있었으며, 그에 따른 환멸 같은 것들이 이는 시.. 2023. 12. 5.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89) 주방을 청소하며 로마시간 저녁 8시가 다 되어 간다. 내일 오전이면 비워야 하는 까닭에 한달간 찌든 때를 나름 벗긴다고는 벗겼다. 다만 하나 미안한 점은 밥솥으로 쓴 냄배가 좀 탔다는 사실이다. 그런 대로 세월의 깊이를 말해준다 하고 퉁치고 만다. 이런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다면 대한의 건아라 하겠는가? 밥솥은 쓰지 않았고, 밥은 일일이 냄비에 가스불로 해 먹었다. 로마 체류한 날은 하루 두 끼를 이런 식으로 했다. 덕분에 수십년 전 자취생활 기억도 새록새록하다. 그때도 밥 하나는 잘 했다고 기억하거니와, 여기와서는 가속도가 붙었으니, 이런 식으로 밥해먹고 산다 했더니 마누라 왈, 이젠 내보내도 되겠다 하신다. 찌든 주방 때도 닦는다고 닦았다. 단백질 공급한다고 괴기도 가끔 사다가 부쳐 먹었으니, 방식이라 해 봐야 이렇다.. 2023. 12. 5.
연구가 누락된 자리엔 발견 보고라는 독초가 자란다 주로 문화재업계, 특히 고고학 이야기인데, 이 고고학계 흐름을 보면, 뭔가 새로운 계발이라 할 만한 연구는 가뭄에 콩나듯 한지 오래라, 매양 같은 타령만 곡조만 바꿔가며 일삼으니, 이전에는 맨 토기타령만 일삼는가 싶더니, 그에 덩달아 요새는 축조기술 타령이라는 새로운 요물이 등장해 맨 똑같은 이야기를 무한 반복재생 중이다. 지겨워 죽을 지경이다. 무슨 축조기술이 거대한 것이 있다고, 성벽 만드는데 들어간 기술, 무덤 만드는 데 들어간 기술 이제 더 새롭게 나올 것도 없다. 나와본들? 누가 쳐다보기라도 한단 말인가? 논문 편수는 많은데, 맨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라, 무슨 새로운 잡지 새로운 호 발간됐다 해도 쳐다보고픈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연구가 빠진 자리엔 독초가 자라기 마련이라, 맨 새로운 유적 발.. 2023. 12. 5.
대언론사 홍보 보도자료는 반드시 내야 한다 요새 대국민 홍보 측면에서 언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도로 좁아진 것은 두 말이 필요없으니 과거엔 언론을 거쳐 홍보했지만 sns가 범람하는 시대에 그것도 거추장스럽고 또 그러한다한들 언론이 그 소식을 다뤄준다는 보장도 없으니 언론 비중이 점점 그 지위를 상실해가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에 따라 그러한 홍보를 담당할 요원을 채용하는 기관에서도 요새는 홍보라면 아예 sns 홍보를 말하는 줄로만 알며, 더구나 그렇게 채용한 홍보요원들도 으레 그렇게 홍보를 sns의 그것으로 동일시하곤 한다. 이에서 적지 않은 문제가 돌발한다. 지금 나는 모름지기 홍보는 언론을 거쳐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 그 과정은 모름지기 겪어봐야 한다는 말을 한다. 왜 모름지기 보도자료를 써봐야 하는가? 거기엔 육하원칙이 있기 때문이.. 2023.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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