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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9) 볕이 든 날에는 청소에 빨래 https://www.youtube.com/watch?v=LYUrPqaG11Y 이거 들으며 집안 대청소 중이다. 아마 로마 또한 파리랑 마찬가지였다는 말을 들은 듯한데, 오랜만에 동쪽 티볼리 동산에서 오른 해가 남쪽 EUR로 가면서 비추는 볕이 고맙기만 한 날이다. 우중충하고 간간이 비 때리는 날만 겪다 이렇게 볕이 나니 이럴 때는? 딴 거 없다. 청소랑 빨래가 제격이다. 저짝 창문 너머 햇볕이 스며든 대리석 바닥을 보니, 그간 내가 밥한다고 혹은 딴짓하다고 부산뜬 부엌을 중심으로 오물이라 할 만한 것들이 제법 보여, 보이는 대로 줍고는 밀대로 쏵 밀어버린다. 아파트는 양쪽 창문을 열어두고 환기한다. 건물이라고 사람하고 다를 리 있겠는가? 바람을 쐬야지 않겠는가? 이참에 파리 다니는 길목에 촬영한 사진들.. 2023. 11. 26.
강의도 젊은이가 낫다, 폼나게 사라지자 주말 내내 보수교육을 다녀왔다. 면허유지를 위해 평점을 해가 가기 전에 받아야 해서 꼬박 이틀을 계속 강의를 듣고 있었다. 이번에 강의를 들어보니 재미있는 부분이-. 대략 40대 후반-50대 초반 정도 젊은 교수들이 정말 강의를 잘한다. 해야 하는 것만 딱 이야기 하고 또 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에 강의로서는 베스트다. 원숙함과 에너지 모두 최절정 시기인 셈이다. 반면에 이보다 나이가 올라가면 강의 수준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강의의 진행도 더디고 한 이야기도 반복한다. 문득 이렇게 강의를 듣다 보니 내 강의도 그렇겠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연구만 젊은 친구들이 나은 것이 아니라, 강의도 낫다. 그걸 나이가 들면 인정 못할 뿐. 요즘 거듭 생각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이 세상에서 제일 바보가 젊은이와 경쟁하려.. 2023. 11. 26.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8) 추위와 쟁투한 3박4일 파리 외출 파리 외출 삼박사일을 청산하고 지금은 다시 로마다. 파리가 하도 추워 오돌오돌 떨었으니 속히 로마 복귀를 희망한 이유가 이곳이 아지트이기도 하려니와 아무래도 기온 사정이 한층 이곳이 나은 곳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웬걸? 로마쪽 기상 사정도 만만찮아 수은주가 곤두박질했은니 춥기는 마찬가지다. 이곳 한기는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다 하나 참으로 재수없게 춥다. 암튼 이쪽 추위는 기분 나쁘다. 그래서 들어오자마자 뜨끈뜨끈한 숭늉으로 부러 온몸을 적셨다. 그러고 보니 하도 걸어다녀 온몸이 만신창이라 이럴 땐 온천욕이닌 반신욕 생각이 간절하다. 애초 파리는 계획에 없었다. 구미가 더는 땡기는 데가 아닌 까닭이다. 하지만 어찌하다 보니 기회가 주어져 쏜살처럼 다녀왔다. 그러고 보면 많이 경험하지는 않았지.. 2023. 11. 26.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7) 곤혹스런 경조사, 아들놈을 대타로 이런 비교적 장기 외유에 곤혹스런 일이 경조사라, 떠나는 날이 하필 어머니 생신이라 집사람과 아들놈이 챙기는 바람에 아들로서는 차마 못할 짓을 했고 또 일부 지인 경조사는 미리 경조사비로 땜질했지마는 그럴 수 없는 자리가 있으니 오늘은 경주에 사는 고향 형님 오세윤 사진작가가 아들 장가 보내는 날이라 부조금은 일찌감치 했지마는 그냥 넘길 수 없어 아들놈이 대타로 갔다. 마침 내일은 울산 사촌형님 딸 치우는 날이라 겸사겸사 집사람이 대동해서 두 건을 다 처리한다. 그래도 군말없이 따라주는 아들놈이 고맙기 짝이 없다. 이참에 아버지 제사까지 넘기고 싶으나 그건 차마 하지 못할 일인 듯 해서 나 죽으면 모든 집안 제사는 없앨 작정이다. 이런저런 경조사 소식이 들리는데 한편으로는 내가 챙기지 못해 몹시도 신경이.. 2023. 11. 26.
인상파 한 세대 먼저 태어난 불행 화가 루이 장모 Louis Janmot, 고흐랑 너무 대비하다 루이 장모 Louis Janmot (1814~1892)는 화단과 시단에 수많은 대가가 명멸한 19세기를 온전히 살다 간 사람이라 그 기라성 사이에서 어찌 이름을 온전히 드러낼 수가 있었겠는가 싶기도 하다. 화단에서는 그보다 딱 한 세대 뒤에 태어나는 후배들이 혁명을 일으켰으니 화가로서의 그는 참말로 때를 못 만났다 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가 명성을 구축 혹은 구가할 무렵 이미 미술사조는 바뀌어 그는 여전히 종교화가 색채를 벗어나지 못한 구세대 화가이지 않았나 싶은데 내가 아는 게 없으니 순전히 감으로 때려잡을 뿐이다. 1814년생인 그에 견주어 마네가 1832년, 세잔이 1839년, 모네가 1840년, 르누와르가 1841년, 고갱과 고흐가 각각 1848년과 1853년산이니 그가 딱 한 세대 뒤에 .. 2023. 11. 26.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6) 늙으면 일찍 나타나는 이유 파리 오를리공항발 로마 피우미치노행 비행기를 타려고 좀 일찍 나선다는 것이 물경 세 시간이나 일찍 나타나는 바람에 공항서 빈둥빈둥거린다. 내가 어울리는 그룹 중에서 유독 칠십대 어간인 뇐네가 양태 보면 모름지기 약속시간보다 빠르면 한 시간, 늦어도 삼십분 전엔 나타나선 어디냐 닥달질이다. 내가 저 형님 나이대는 아니지마는 갈수록 저에 가까워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시골로 내려가면 더 해서 어디 놀러간다 해서 버스 대절해놓으면 물경 두세 시간 전에 악속장소인 마을회관에 나타나서는 뇐네들이 왜 안 나타나냐 괌을 질러댄다. 이를 꼰대라기도 하는 모양이고 초조 조바심이라고도 하는 모양이라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나이 먹어가며 점점 내가 그리되어 간다. 왜 그런가? 나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마는 내 경우 보통.. 2023. 11. 26.
미어터져 돌아선 오르세 고흐, 실패를 모르는 흥행보증 수표 누구나 그렇겠거니와 나 역시 떠밀려 박물관 미술관 관람하는 일을 질겁 기겁한다. 무엇보다 나는 그 공기가 싫다. 질식할 듯한 까닭이다. 마련하는 쪽에서야 이를 대박이라 하며 비록 그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를 비롯해 신경쓸 일이 그만큼 늘어나겠지만 전시장을 가득 메운 관랑객보다 더 으쓱한 일은 없다. 예정에도 없던 오르세미술관이 파리 막판 일정으로 추가된 까닭은 빈센트 반 고흐 특별전이 열리며 그 자리를 참관했으면 싶었기 때문이다. 결과만 말하면 박물관은 들어갔지마는 고흐 전시실은 들어서지 못했다. 하도 줄이 길어 내 순서 기다리다간 똥줄이 터질 판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로마행 비행기 시간이 간당간당이라 나로선 과감히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다 해서 크게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아니한다. 어차피 들어선다.. 2023. 11. 25.
반가사유상 만나러 파리서 호출하는 로댕 파리 마지막날 일정 두 개 중 첫번째가 여기라 엥발리드 광장 귀퉁이를 정좌한다. 열시 개장 직전이라 몇몇 참지 못한 사람이 보인다. 나 역시 그에 포함된다. 이곳 역시 이전 방문에는 미룬 곳이라 굳이 찾았다. 전문박물관을 국가가 운영하는 양태를 보면 로댕이 장사가 되기 때문 아니겠으며 그러니 나 같은 사람도 불러들이지 않겠는가? 만나보자 반가사유상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데 생각을 너무 오래하지는 않는가? #로댕미술관 #로댕박물관 2023. 11. 25.
루브르가 선사한 노트르담 대성당 사흘전 파리 도착과 더불어 여장을 풀고서 가장 먼저 달려간 데가 노트르담 대성당이었으니 왜 그리했느냐 혹 묻는다면, 2019년 그것이 불타 내리는 장면을 생방으로 지킨 기억이 하도 생생한 것도 있고 그래도 이쪽 업계 종사자로 밥 빌어먹고 사는 얄팍한 사명감 때문이었다고 나 자신한테 변명해둔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두어 번 따로 정리하겠거니와, 그런 나에게 새로운 관련 소식이 날아들었으니 이번 여행에 나를 거의 전적으로 도와주는 친구가 지금 루브르박물관에서 노트르담성당 관련 특별전을 개최 중이라는 사실을 귀띔한다. 그래서 애초 계획에 없던 루브르행으로 급히 선회했으니 마침 주말을 앞두고 저녁 여섯시부터 아홉시반까지 야간 개장을 하고 또 입장료도 할인해준다기에 특별전 관람을 포함하는 티켓까지 엎쳐서 끊어 해.. 2023. 11. 25.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5) 어쩔 수 없는 습성, 답사로 돌변한 휴식 여행 이리 될 줄 모른 건 아니로대 막상 그리 되고 보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자괴감이 없을 수는 없다. 예고한 대로, 또 나 자신한테 약속한 대로 이번 여행은 폼페이 빼고선 특별한 목적지가 없는 휴식 여행이었다. 32년에 걸친 직장 생활을 청산한 마당에 나한테 이런 선물 정도는 있어야겠다 생각해서 결행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 다가 해당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나 역시 휴식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다. 그러니 아무 하릴없이 하루를 늘어지게 잔다는 것도 나 자신이 용서할 수 없어 이제 막바지를 치닫는 이번 한달간 여행에서 단 하루도 어딘가를 찾아 떠나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를 쉰다는 게 억울해서였다. 뭔가 손해본단 생각이 치밀어 오른 때문이었다. 그래서 박물관 미술관 기타 문화재현장이라 할 만한 곳들을 .. 2023. 11. 25.
졸라한테 욕 졸라 먹은 에펠탑, 모든 위대한 유산은 dark하다 야간관람에 맞추어 루브르가 폐관하는 아홉시반을 맞추어 나서 귀가하는 길에 겨울 바람 매섭기만 한 파리 센강 어느 다리를 건너며 새삼하게 야간 조명한 에펠탑 보며 몇 컷 담으며 그에 격발하여 몇 자 긁적인다. 저 탑 익히 알려졌듯이 파리엑스포기념물이라 지금은 파리만 아니라 프랑스라는 국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라고는 하지마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여전히 흉물일 수도 있으니 저걸 세운다 했을 때, 그리고 그것이 막상 모습을 드러냈을 적에 잘한다 박수친 놈 단 한 놈도 없으니 그 유명한 당대 문필가요 지식인이었던 에밀 졸라 역시 졸라 씹어돌렸으니 그 맥락 볼짝 없어 첫째 돈이 썩어 도느냐? 둘째 저것이 흉물 아니면 무엇이냐? 였으니 이런 시각이 보편이었다. 우리가 위대한 유산이라 해서 칭송해마지 않는 것으로 에펠.. 2023. 11. 25.
다시 오기 싫었던 루브르박물관 여긴 왔다 하면 개고생하는 데라서 다시 올 생각은 없었다. 자칫하다 길 잊어먹고 또 너무 많은 전시품에 기가 질리는 까닭이다. 왕궁을 그대로 박물관으로 전용했으니 오죽이나 큰가? 보름이 가까워졌는지 아니면 갓 지났는지 모르겠다. 루브르에서 뜨는 달이라고 모나리자 달이겠는가? 같은 북반구지만 이쪽이 위도가 높을 뿐 큰 차이는 없어 이태원 달이랑 마찬가지로 봐서 대과가 없다. 하루에, 것도 한나절에 박물관 미술관을 두 군데 본다는 건 미친 짓이다. 더구나 나이 들어서는 이래선 더더구나 안 된다. 그곳이 루브르건 루브르 할애비라도 마찬가지라 이젠 다 때려치고 엑키스만 안내하는 곳만 가고 싶다. 일일이 내가 찾아다니기에도 숨이 차다. 더구나 갈수록 이젠 큰 박물관 미술관이 증오스럽다. 모든 박물관 미술관은 삼십.. 2023. 11. 25.
오랑주리서 만난 길쭉이 모딜리아니 중고등학교 미술시간에 조우한 서양화가 중에서 유독 모딜리아니가 기억에 남는데 이 양반 그린 인물은 일부러 그랬을 텐데 유난히 목이 길었다. 이후 길쭉한 것만 만나면 모딜리아니 모딜리아니 했으니 내가 유별나게 그에게 혹닉했기 때문이겠는가? 저런 어린시절 기억이 다 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저 길쭉이 모티브를 어디에서 영감받은 것일까가 못내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걸 따로 궁구할 이유는 없이 덮어놓고 지나가고 말았다. 오늘 일정에 오랑주리가 추가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몽마르트서 하도 실망하고는 뚜벅뚜벅 걸어내려오다가 이전엔 찾지 않은 데를 가자 해서 고른 데가 오랑주리였으니 말이다. 예약을 하지 않은 게 패착이었으니 밖에서 오돌오돌 떨면서 입장순서를 기다리는데 비름빡에 모딜리아니 특별전 .. 2023. 11. 25.
명상도 배가 불러야 하는 법, 허기에 굴복한 오랑주리 모네 수련 그래 위선 크니 대작이라 해둔다. 대작大作이 별건가? 덩치가 큰 작품을 대작이라 하니깐 말이다. 이런 비름빡을 장식한 똑같은 작가 똑같은 연작 전시실이 하나 더. 있다. 잇대어 붙여놨는데 클로드 모네가 말년에 아마도 창작열도 떨어지고 뭔가 새로운 걸 구상하기엔 기억력 정력 감퇴로 불가능해지니 그래 집에 있는 수련이나 그려 보자 캐서 그린 것이 이거 아니겠는가? 만사 귀차니즘 발동한 소이가 빚어낸 대작이겠다 싶다. 솔까 waterlillies 수련이라 하니깐 아 수련인갑다 하지 수련인지 아니면 노망난 늙은 화가 개수작인지 어찌 알겠는가? 그러고 보면 수련처럼 보이는 형체가 화면에 따라 도드라지기도 한다. 솔까 이게 유명하다 하니 유명한갑다 하지 덩치 빼고 특별히 유명해야 할 마뜩한 이유도 찾기 어렵다. 나.. 2023. 11. 24.
2017년 부여...심상육 선생과 함께 일본에서 나오는 단행본 편집을 하다 보니 문득 부여 심상육 선생과 함께한 기생충 샘플링 사진이 눈에 띈다. 2017년. 이미 6년이 지났다. 이제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 뛰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심상육 선생께서 부여에서 참 많이 도와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뜻을 표한다. 2023. 11. 24.
[삼한시대론] (2)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마한은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3세기 무렵까지 한강 유역과 충청도·전라도 일부를 점유한 세력이다. 당시 한반도 남쪽에 등장한 진한, 변한과 함께 삼한(三韓)을 이뤘다." 어느 호남 지역 저 시대에 걸치는 무덤을 문화재로 지정하는 문서에 보이는 한 대목인데, 이것이 일반화한 삼한 통념이다. 하지만 개소리다. 후한서 삼국지 동이전 아무리 읽어봐도, 마한이고 나발이고 없다. 어디 있는가? 있다면 대봐라. 망한 마한, 혹은 삼한을 구성했다가 그것이 형해화하고 남은 그 옛날 78개 그들의 제후국만 있을 뿐이며, 마진변한진한은 형체도 없다. 그들 이름이 저들 문헌에 나온다 해서 저들이 있었다고 보는가? 호남 마한론은 개소리며 개사기다. 북한의 정식 명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이라 해서 조선왕조가 지금도 존속한.. 2023. 11. 24.
몽마르트, 프랑스 문화제국주의의 표상(2) 세계 3대 개사기의 선두주자 위선 저 말에 글타면 세계 3대 사기, 더 구체로는 3대 관광사기단은 무엇이냐 물을 테니 열거하건대 1. 독일 로렐라이 언덕 2. 코펜하겐 인어상 3. 파리 몽마르트 언덕 을 말한다. 공교하게 나는 1999년 로렐라이를 필두로 이후 이천년대 초반 어느 시점 코펜하겐, 그리고 2023년 11월 24일 몽마르트에서 그 사기단 관람에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로렐라이엔 언덕은 없고 과수원만 무성한데 라인강만 무심히 흘러갔을 뿐이니 하도 당시만 해도 한국관광객이 들이닥치는 통에 현지 음식점에선 나훈아 노래가 흘러나왔고 반주 맞추어 일행들과 노래방 노래나 실컷 부르다 돌아섰다. 돌아서며 이 슈베르트 씹새를 외쳤다. 인어공주인지 할매는 내가 갔을 적에는 마침 만들어진지 백수십년만인가 만에 처음으로 해외 출타, 구체.. 2023. 11. 24.
[삼한시대론] (1) 춘추전국시대와 삼한시대 (편집자주) 그간 이곳저곳에 싸지른 삼한론을 정리하고자 한다. 삼한 전체론은 아니다. 개중 몇 가지 핵심을 적출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과거 韓, 혹은 三韓 일원이었던 신라와 백제 중 인근 小國들을 병합해간 과정은 신라에 비교적 상세하고, 백제는 거의 기록이 망실됐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와 백제본기를 종합할 때, 그리고 삼국지 위서 한전과 후한서 동이전 한전을 결합할 때, 마한 변한 진한의 삼한 중 마한이 종주국이었던 듯하니, 그런 마한은 박혁거세~온조왕 시대에 멸망하고 만다. 혹자는 삼국지와 후한서 기록을 들어, 후한시대 혹은 삼국시대에 삼한이 실체로써 존재했다고 말하나, 내가 누누이 말했듯이 삼국지와 후한서를 봐도, 마한을 필두로 하는 삼한은 이미 정치체로서, 혹은 연맹체의 두목으로서의.. 2023. 11. 2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4) 안남미 조리법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이 안남미는 네버 에버 결단코 전기밥통에 앉히면 안 된다. 내가 여러날 실험해본 결과 물은 한국쌀과 대비해서 조금 많이 넣어야 하며 불조절을 잘해야 한다. 안남미는 근간에서는 그 특유한 씹히는 맛을 아직까진 완전히 극복하는 데는 나로선 실패했지만 그런 대로 근처에는 갔다. 가마솥은 외국서는 구하기는 힘드니 처음에는 화력을 좀 세게 했다가 서서히 줄여나가야 하며 특히 끓기 시작하는 시점에는 불 세기는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 화력을 계속 센 상태로 유지하면 바닥은 다 타버려서 그 타버린 건 누룽지가 아니라 숱이다. 뜸들이기는 원천으로 안된다지만 내 경험으로는 된다. 그렇다 해서 낱알 심까지 우리네 쌀 같이 되지는 않는듯 하지만 이젠 나로서는 그것마져 극복했다. 까불어 봤자 지가 쌀이.. 2023. 11. 24.
Among School Children BY WILLIAM BUTLER YEATS 대략 30년 전쯤, 이 시를 접하고는 도끼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했다. W. B 예이츠 학교 어린들 사이에서 라는 시다. 예순살에 국회의원으로서 어느 아일랜드 학교를 시찰하면서 그때 감회를 썼다. 굉장히 철학적이며 사변적이다. 왜 그를 일러 20세기 최고 영어시인이라 하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시 번역은 여러 군데 보이는데 불만이 적지 않아 후일을 기약하며 위선 급한 사람들은 그걸 참고하라 떠넘긴다. Among School Children BY WILLIAM BUTLER YEATS I walk through the long schoolroom questioning; A kind old nun in a white hood replies; The children learn to cipher and to.. 2023. 11. 24.
일본의 소위 율령국가 일본사에서 율령국가라는 이름으로 부르지만, 사실 이것은 일본사에서 부르는 이름이고 한국사나 중국사의 입장에서 보자면 율령국가는 중국식 왕권의 전통 왕조를 뜻하는 이름이다. "율령"국가라 하지만 율령이건 뭐건 법령 없이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겠는가? 율령국가에서 중요한 것은 율령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율령이 왕권하에서 집행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기에 일본의 왕도(수도)는 중국식 왕도의 체제를 그대로 받아 들여왔고, 소위 육국사라고 하지만 일본서기를 빼고 나면 나머지 5개의 역사서는 전부 중국식 실록의 체제다. 당대에 이미 정형화한 중국식 실록의 기록 방식을 그대로 수입해서 벤치마킹 한 것이 곧 일본 육국사의 다섯개 역사서라는 점이다. 따라서 일본사에서는 이를 육국사라고 부르지만, 한국사의 입장에서는.. 2023.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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