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20056 고려와 광해군이 실리외교라는 낭설에 대하여 흔히 역사를 업業으로 주물하는 사람들한테 노골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이것이라, 얄팍한 역사지식으로 짐짓 그것이 21세기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하는 외교 노선이라 주장하며 설레발을 치거니와 거란 여진이 패권을 잡은 시대 고려, 그리고 신흥 강국 만주 여진족이 세운 청이 노쇠한 한족 기반 명나라와 대치할 적에 광해군이 보인 행보를 실리외교라 하면서 그것을 쳐받들면서, 강국에 쌓인 한국이 지향해하는 외교노선이 바로 저에서 교훈이 있다면서 曰, 그것을 본받으라 한다. 저 중에서도 광해군이 이상하게 과대포장되어 한때 뜨기도 했으니, 특히 노무현시대가 그러했으니, 이 시대에 아마 광해를 주인공 혹은 그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드라마 혹은 영화가 극성을 구가했을 것이니, 노무현 자신도 내 기억에 광해를 자신의 롤 .. 2024. 3. 1. 용인 ‘선장산(禪長山)’의 위치 오류 용인 석성산(471m) 북쪽에 해발 349m의 비교적 낮은 산 정상부에 석성이 남아 있는데, 바로 할미산성(노고성)이다. 석성산성과 할미산성은 직선거리로 2km가 채 안되는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보고 있다. 석성산은 ‘석성산’ 또는 ‘보개산’으로 불렸음을 조선후기 여러 읍지와 고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문제는 할미성이 위치한 산의 이름이다. 현재 여러 지도에는 할미산성이 위치한 산의 이름을 ‘선장산(禪長山)’으로 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산의 이름이 선장산으로 표기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 1920년대 수치지형도에서도 할미산성이 있는 고개의 이름을 ‘백현(栢峴)’이라고만 표시하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수치지형.. 2024. 2. 29. 조선총독은 과연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었는가? 1910년, 일본 메이지明治 43년 8월 29일 이른바 한일합방조약에 따라 일본은 조선통치를 전담할 현지 기관으로 조선총독부를 설치한다. 다만 시급성 때문에 기존 조선통감부와 그 소속 관서官署를 존치하는 한편 기존 통감을 조선총독 업무를 맡겼다. 나아가 대한제국 정부에 속한 여러 관청도 조선총독부 소속 관서로 간주되어 당분간 존치케 했다. 그러다가 제반 준비가 완전히 갖추었다고 판단한 한 달 뒤, 동년 9월 30일 ‘조선총독부 및 소속 관서 관제’를 공포하고 10월 1일자로 이를 시행했다. 공포와 시행이 하루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이에 육군대신이자 자작인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이날짜로 이날 조선총독 겸임을 명받는 한편, 정무총감에는 야마가타 이사부로가 임명되었다. 바로 이 날짜가 훗날 매년 10월 1일을.. 2024. 2. 29. [박물관 현황과 연혁] 동백지구 개발의 적자 용인시박물관 용인시박물관은 인구 백만을 상회해 이른바 특례시가 된 경기 용인시 유일한 공립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태생 배경으로 따지면 바로 앞에서 살핀 송파책박물관과 비슷한 개발에 따른 기부채납 형식이지만 사정은 조금 다른 구석이 있어, 이 경우는 동백 택지개발지구사업을 진행하면서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지어 용인시에다가 기부채납함으로써 역사에 이름을 드러낸다. 이런 대규모 국책 사업지구에서 이런 기부채납 박물관이 더러 생기는데, 용인시박물관은 같은 구역 안 동백도서관과 더불어 같이 세트로 기부채납되었다. 그런 까닭에 본래 이름이 동백문화유적전시관이었고 나중에 용인문화유적전시관이 되었다가 2018년 현재의 간판으로 바꿔 단다. 전시관이라면 박물관과 비슷한 문화시설이지만 한 단계 낮은 시설로 치부하는 경.. 2024. 2. 29. [202401 독일풍경..마지막] (11)베를린 ⑤ 베를린 돔 from 장남원 서울 사람들이 평생 남산타워에 몇 번이나 갈까. 63빌딩에는 몇 번이나 올랐을까. 베를린 사람들도 그럴 것 같다. 용기를 내서 돔 꼭대기에 올라가기로 했다. 높이 133m 웅장한 건물 280여개 좁고 가파른 계단을 숨도 쉬지 않고 올라가야 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Berlin_Cathedral Berlin Cathedral - Wikipedia Lutheran church in Berlin Berlin Cathedral bells ringing The Berlin Cathedral (German: Berliner Dom), also known as the Evangelical Supreme Parish and Collegiate Church, is a monumenta.. 2024. 2. 29. 풍곡 성재휴 부채 그림 여러분 마음에 봄 향기를 보내고자, 달빛 아래 매화 부채를 사뿐 부쳐드립니다. 풍곡豊谷 성재휴成在烋(1915-1996) 화백 솜씨인데, 이분이 즐겨 그리는 현대적 산수화나 파격적 쏘가리보담도 격이 한층 높아 보입니다. 1985년 작이니 풍곡이 고희를 살짝 넘긴 시점, 이분으로선 전성기 작품이군요. 2024. 2. 29. 산송山訟을 쓸어버린 조선총독부 묘지규칙 4. 묘지규칙[221] 1) 종전의 폐풍 조선은 예로부터 묘지 존중의 관념이 깊었는데, 여기에는 여러 미신이 수반되어 선조의 묘지가 좋고 나쁨에 자손들의 화복이 결정된다는 풍수설이 견고하여 뿌리 뽑을 수 없는 관념으로 굳어졌다. 따라서 풍수가가 가리키는 묘지는 전 재산을 바쳐서라도 이를 얻으려 하였고, 얻을 수 없으면 남의 토지라고 해도 그것을 범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심한 경우에는 타인의 분묘를 발굴發掘하여 자가自家에서 사용하는 경우도 적 지 않았다. 이로부터 범죄자가 속출하고 항상 분쟁이 끊이지 않았으며, 묘지와 관련된 민사 소송에서는 가산을 탕진하면서도 이를 다투었다. 그 결과 분묘가 도처에 산재하 여 풍속·교화 및 위생에 해를 끼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양호한 경지를 황폐하게 하고 민력民力.. 2024. 2. 29. 일본 문화를 바라보는 창, 우키요에 [다짜고짜 홍보] 판리 지음, 홍승직 옮김, 아트북스 2022-2023년 이 책 번역에 매달렸습니다. 중국 사람이 일본의 우키요에를 연구하여 책을 내서, 중국어 번역자인 제게 맡겨지게 되었습니다. *** 역자 팔보 홍승직 선생이 자신이 번역한 책을 이리 소개한다. 좀 더 자세했음 싶다. 2024. 2. 29.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던져진 내 삶 내가 거의 매일 그리 분량이 많지는 않으나 이것저것 글이랍시며 긁적이는 이유는 쓰지 않으면 글쓰기 능력이 무디어진다 생각해서다. 그러다 보니 벌려놓은 일은 많고 진척이 더딘 편이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으면 한달이면 단행본 두 책 분량은 나오리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내가 태어난 까닭이 이 일을 하기 위함은 아니었다. 나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세상에 던져졌을 뿐이다. 한때는 영문학도를 꿈꾸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단념하고 말았으며, 기자는 내가 생각한 인생 목록엔 전연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 한데 어찌하다 보니 이 길로 들어섰고 또 어찌하다 보니 어느날 기자가 되어 있었다. 기자는 평생한다는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이 또한 뜻대로 되지 않아 어쩌다 보니 반백인 지금 거의 절반을 이 일에 투신했.. 2024. 2. 29. 한문협회장에 김창억 전국 92개(2024.2.1. 기준) 고고유산 조사연구 전문기관 연합회인 사단법인 한국문화유산협회(한문협) 제11대 회장으로 김창억⾦昌億 재단법인 세종문화재연구원 원장이 취임한다. 임기는 2024년 3월 1일부터 2026년 2월 28일까지 2년. 1965년 6월 10일 생인 김 회장은 1988년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학부를 졸업하고 2001년 동 대학원 석사, 2019년 일본 동아대학東亞⼤學 대학원 종합학술연구과總合學術硏究科 박사를 각각 취득했다. 매장문화재 조사 분야에 투신하며 2009년에는 (재)세종문화재연구원을 설립해 2024년 현재 그 원장과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 착하다 순하다 이런 평가가 압도적인데, 이것이 한문협 회장으로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모르겠다. 욕 많이 먹을 텐데 상처나.. 2024. 2. 29. 조선총독부 시정25년사가 정리한 3.1만세운동 2) 시국에 대한 조치 1914년(大正 3) 8월 구주전쟁이 발발함에 따라 일본제국은 독일 및 오스트리아-헝가 리제국과의 국교를 단절하였고, 선전宣戰의 조칙이 내려졌다. 이에 데라우치 총독은 특 별히 유달諭達(8월 24일)을 발표하여 관내 일반 관민에게 고하였다. 여기서 충실히 성의 聖意를 받들어 봉공奉公의 정성을 다하고, 제국의 위무威武1)를 신뢰하여 냉정하게 본업 에 힘쓰며, 유언비어를 경계하여 인심의 동요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일반 인민에게 경거망동을 깊이 경계시키는 한편, 신문·잡지 등의 기사에 대 해서는 경무총감부를 통해 엄중히 단속하게 하였다. 당시 인심이 다소 흥분되는 조짐이 있었지만, 교주만膠州灣의 함락(1914년 11월 7일 開城)과 함께 민심이 완전히 평온하게 .. 2024. 2. 29. [국내 박물관 현황과 연혁] 아파트재건축 기부채납으로 탄생한 송파책박물관 서울 송파구립인 송파책박물관은 박물관이라면 으레 상상하는 그런 전형의 박물관은 아니다. 분명 박물관이라 했지만, 실제 그 현장 양상을 보면 언뜻 도서관인지 박물관인지 구분이 쉽지 않고, 더욱 정확히는 사람들한테는 박물관보다는 도서관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한 게 아닌가 한다. 그렇지만 박물관에서는 한사코 박물관임을 주창한다. 우린 뼛속까지 박물관임을 각인하려 한다. 그래서 더 전시회도 많이 하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도서관이면 어떻고 박물관이면 어떤가? 모로 가건 바로 가건 서울만 가면 장땡이다. 이용객은 많다. 그럴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인구 60만을 상회하는 초거대 기초자치단체 송파구가 운영하는 유일한 박물관이요, 또 그것이 자리한 데도 인구 초밀집 지역이니, 같은 박물관이라 하지만 같은 송파구에 위치.. 2024. 2. 29. 60언저리에서 40-50을 돌아보며 (2) 이미 한 꼭지 글을 남겼지만-. 60 언저리가 되어 40-50 시대의 나에게 조언을 하나 하자면, 이것 저것 여러 군데를 파는 것은 좋지만 전체적으로 스토리는 반드시 서로 연결되어 큰 주제로 귀일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필자가 60이 되어 지금까지 연구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다 보니 일관된 연구주제 안에 포괄하여 설명할 수 있는 논문이 대부분이었지만, 개중에는 뜬금없는 주제로 동떨어진 논문도 전혀 없었다고 할 수 없겠다. 필자가 이런 논문들을 60이 되어 돌아 보니, 이런 논문들은 결국은 다 시간 낭비에 가까왔다는 생각이다. 40-50대는 왕성한 호기심으로 이것저것 손대어 연구해보는 시기이긴 한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반드시 그런 작업들 사이의 연관성, 보다 큰 주제 안에 포괄하여 위치시키는 노력을 게.. 2024. 2. 28. 감악산에 오른 날 2004년 무렵인가? 내가 백산학보에 진흥왕 순수비가 제왕이 산상에서 지내는 제왕의 천신제인 봉선의 기념물이라는 기념비적인 논문을 발표할 적에 주변을 살폈더니 의외로 비봉 순수비 현장을 가본 적 있는 고대사학도가 가뭄에 콩나듯 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현장에 가보고, 그에서 천길 낭떠러지 암반 꼭대기에 선 기념물이 소위 진흥왕 순수비임을 알면 이를 두고 추사 이래 지껄인 소리들이 다 개소리임을 단박에 알겠거니와 그것을 보고 그 비봉 꼭대기에 오르고서도 선학들이 한 말을 앵무새 되뇌이듯 지껄일 수는 없다. 비봉 올라 눈이 있거든 보라. 더 오를 곳도 없으니 이곳에 올라 진흥왕은 하늘과 접신했다. 어제 내가 감악산에 올랐다. 이 감악산비에 대해선 나 역시 진흥왕 봉선비임을 의심했지만 가서 본 적.. 2024. 2. 28. 제 정신으로 글쓰는 나이의 한계는 75세 인생의 역작을 남긴 거장들 프로필을 보면 대략 제 정신으로 글을 남기는 나이의 한계는 75세 전후이다. 아주 예외적으로 80이후에도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긴 한데, 이런 경우 과연 그 자신의 정신적 노동의 결과물이기만 할것인가, 조금 의심한다. 옆에서 많이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그 나이에는 불가능할 것이라 본다. 따라서 독립적으로, 의미있는 글을 남길 수 있는 나이의 한계는 필자가 보기엔 75세 전후이다. 그 후에는 아마 글을 남겨도, 회고조 이야기 외에는 어려울 것이라 보며, 정신적 생산성의 한계는 그 즈음일 것이라 본다. 거기에 맞춰 남은 삶도 설계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2024. 2. 28. 한성백제박물관이 공개한 방이동 52번지 한성백제 우물 몽촌토성 인근 서울 강남구 방이동 52번지 한성백제시대 목조우물 발굴 소식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거니와 그 후발로 한성백제박물관에서 나무 부재와 토기 등은 보존 처리 작업 후, 한성백제박물관으로 이관할 예정이라 전했거니와 저 발굴은 문화재청이 허가하고 시행은 한국주택토지공사 서울지부가 하고 실제 조사는 중부고고학연구소라는 민간기관이 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실은 직접 저에 관여할 법적 근거가 어디에도 없다.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이 점을 추후 해명해 보려 한다. *** previous articles *** 꼬다리를 딴 방이동 한성백제 우물의 그릇들 꼬다리를 딴 방이동 한성백제 우물의 그릇들 이번에 한성백제시대 목구조 우물이 발견됐다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52번지 일원은 그 중대성을 논하려면 위선 지도를.. 2024. 2. 28. [비형랑과 화랑세기] (4) 전군殿君의 조건과 예외 모계 혈통이 만드는 사자私子와 사녀私女 《화랑세기》에 보이는 용어들에 대한 개념 정의는 계속 다듬는 중이다. 특히 친족 관련 용어에 대한 개념 정리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번에 다른 전군과 사자 사녀, 그리고 이에서는 다루지 못했지만 사매私妹 같은 개념에 대한 정리는 궁극으로 내성사신內省私臣에 대한 실체를 파헤치는 지름길이라고 나는 본다. 내성사신은 내가 간단히 언급했지만 이는 忠하는 대상이 王이 아니다. 내성사신은 왕의 모후를 비롯한 왕실 여성들에게 忠하는 臣이다. 公과 私를 엄밀히 구분한 신라의 시스템을 엿보게 한다. 그만큼 전군이며 하는 개념들이 중요하다. 용수와 용춘의 전기가 모두 수록되었을 《전군열기殿君列記》는 그 명칭으로 보아 왕자들 열전이다. 《화랑세기》 전편에 걸쳐 등장하는 전군殿君은 원칙으로는 아버지가 왕인 왕자 중에서도 왕위 계.. 2024. 2. 28. 경주 사천왕사와 명랑법사의 문두루법, 밀교를 의심한다 아래는 내가 연합뉴스에 몸담은 무렵 같은 제목으로 2006년 11월 2일 기사화해서 송고한 글이라, 이는 실상 기사보다는 논문이었다. 이 글이 간간이 인용되곤 해서 전재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문두루법은 흔히 불교 계통 푸탁거리 계열 밀교 전통으로 보지만, 철저히 도교에서 비롯한다는 것이다. 도교를 모르면 안 된다. 내가 보는 밀교는 그 대부분이 인도 전통이랑은 눈꼽만큼도 관계없고 도교다. 이는 문두루법을 분석하면 그 처절한 실상이 고스란하다. 더 간단히 말한다. 사천왕사는 불교가람이면서 도교사원인 도관道館이었고 명랑법사는 불교승려이면서 도교승려이기도 했다. 내가 틀린 말 하는 거 봤어? 경주 사천왕사와 명랑법사의 문두루법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신라 왕실(혹은 조정)에서 직접 관리한 성전사원.. 2024. 2. 28. 꼬다리를 딴 방이동 한성백제 우물의 그릇들 이번에 한성백제시대 목구조 우물이 발견됐다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52번지 일원은 그 중대성을 논하려면 위선 지도를 꽂아야 한다. 참고로 나는 평면도보다는 위성지도를 선호한다. 아래가 그 지점이다. 보다시피 풍납토성에서는 좀 멀지만 몽촌토성에서 아주 가까운 지점에 위치한다. 석촌동고분군과도 인접한다. 뭐 볼짝없다. 왕경王京이다. 한성기 백제 최중심지는 생활공간으로는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이고, 죽은 자들을 위한 공간으로는 석촌동고분군이라, 그것들이 포위한 지점을 위치하는 저곳에서 드러난 백제의 흔적은 말할 것도 없이 왕경 위례성의 흔적이다. 어찌 사람이 성 안에만 산단 말인가? 저런 성은 왕족을 위한 배타하는 공간이라, 일부 정부기구도 들어가 있었겠지만, 여타 사람들은 모조리 성을 벗어난 지점을 도시를 이룩하.. 2024. 2. 28. 강남, 천오백년 황무지의 미스터리 강남江南은 강 남쪽이라는 뜻이라, 지구상 어디건 강 남쪽에 위치하는 땅은 이리 부르지만, 한국에서는 특화해서 한강이 관통하는 서울 남쪽 땅, 개중에서도 잠실을 중심으로 그 언저리 서울 동부지역을 지칭한다. 이 강남이 주는 이미지는 이상 야릇해서 간단히 졸부와 등치하니, 그러면서도 20세기 대한민국 엘도라도라 할 만하다. 그런 강남을 그렇게 묘사한 영화도 있고, 그런 강남을 무대로 장대한 드라마를 써내려간 대중가수도 있거니와, 그런 강남이 순전히 고고학적 발굴성과에 기초하기는 하나 이상야릇한 또 하나의 측면이 있으니, 느닷없이 졸부로 출현했다가 느닷없이 그런 위상을 상실하고서는 이후 물경 천오백년간이나 황무지로 방치되었다는 사실이 기이하기만 하다. 물론 이 강남이라 해서 저 기간에 다 버려진 것도 아니요,.. 2024. 2. 28. 다시금 대두하는 칠피갑옷의 국적 문제 이 칠피갑옷은 글자 그대로는 옻칠을 입힌 미늘 장식 갑옷이라는 뜻이라, 옻칠은 오래 가는 까닭에 상대적으로 다른 유물에 견주어 오래남고, 또 옻칠이 주는 특유한 감성이 있어, 이번에 부여 관북리유적에서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발굴했다는 백제 말기? 칠피갑옷은 상태가 썩 좋지 아니하나, 이와 흡사한 공주 공산성 출토 칠피갑옷은 그것이 습지에서 바로 출토한 까달에 뺀질뺀질한 윤기가 난다. 연구소도 그런 말을 했듯이 이번 관북리유적은 여러 모로 공산성 출토품과 유사하다. 문제는 이에서 대두한다. 공산성은 이 칠피에 글자들이 적혀 있어 그것을 만든 시점이 내 기억에 645년인가?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멸망하기 전이라 여러 모로 골치를 주었다. 이 공산성은 660년 여름인가에 나당연합군에 함몰되는데 왜 그 이전에 만.. 2024. 2. 28. 이전 1 ··· 262 263 264 265 266 267 268 ··· 95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