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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講經이란 무엇인가? 강경講經은 글자 그대로 경전을 입으로 읽는 행위를 말한다. 전통시대에는 경전을 대개 저런 식으로 공부했다. 단순히 읽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원문을 달달 외웠다. 외운 것을 시험하는 일을 배강背講이라 했다. 등을 진 채 책을 보지 않고 왼다 해서 이리 부른다. 어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당문화 관련 행사에서 아마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강경팀 리더다. 난 저런 강경 모습 처음인데, 언뜻 보면 불경 강독이랑 흡사하다. 저 모습이 조선시대의 그것인지 단안은 하지 못하나, 조선시대 이래 단절없이 이어진 전통이고 보면 이를 통해 강경을 유추하는 데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2019. 5. 7.
송은이 시집가던 날 여송은 온양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난리가 났습니다. 그렇게 한사코 결혼은 안 할 거라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더니, 돌연 결혼 발표를 했습니다. 그동안 "저 시집갑니다." 라고 말하기 민망스러웠지만, 좋은데 어떡합니까! 아직 제 신랑 될 분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큰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집안도 좋고, 아버지 어머니 성품도 좋고, 이제 곧 나랏일도 앞두고 있다 합니다. 수줍게 "그래서 얼굴은 어떠하신가요." 라고 물으니, 남자답게 생겼다고만 하십니다. 이 말이 퍽 못 미더워 눈썰미 좋은 남동생을 시켜 얼굴을 보고 오라고 했습니다. 남동생 말로는 얼굴은 희고, 입술은 붉으며, 눈빛은 또렷이 살아있고, 풍채도 좋아 누가봐도 멋진 남자라고 했습니다. 내심 흐뭇한 마음에 저는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온양민속박.. 2019. 5. 7.
이팝 아래서 하염없이 눈물만 안경이 없으면 책은 읽을 수도 없고 썬구리 끼지 않으면 여름날 낮엔 다닐 수도 없고 그런 날 이팝나무 아래선 하염없이 눈물만 질질 흐르며 버스나 쟈철을 타서 앉지 않으면 힘이 든다. 궤장几杖은 70이 아니라 50에 하사해야 한다. 지난 오년간 일어난 신체변화인데 기억나는 것만 적어둔다. 2019. 5. 7.
주자가례의 비극: 왜 우리 조상들은 미라가 되었나 (2)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우리나라 미라의 경우 다른 나라 미라와 구별되는 특이한 점은 인공적인 방부처리에 의해 만들어진 미라가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자연적인 환경에서 형성된 미라도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자연적인 미라-. 라고 하지만 이렇게 아무런 인위적 처리 없이 미라가 만들어지는 상황은 크게 보아 딱 두 가지다. 첫째는 아주 건조한 환경이다. 지구상에는 이런 극도의 건조한 환경하에서 박테리아가 제대로 번식할 조건도 충족하지 못하여 사람이 그대로 미라화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중국 신강성 타클라마칸 사막에는 이처럼 보존상태가 완벽한 미라가 종종 발견된다. 이런 미라 존재는 일찍이 이 지역을 조사한 서구 탐사반에 의해서도 알려진 바 있어 사람들에게 꽤.. 2019. 5. 7.
Great Hall of Peace and Light of Gosansa Temple, Hongseong 홍성 고산사 洪城高山寺大光寶殿 홍성 고산사 대광보전 洪城高山寺大光寶殿 Located on the lope of Mt. Cheongryongsan at Muryang-ri, Gyeolseong-myeon, Hongseong County Chungcheongnam-do Gosansa is a small Buddhist temple. This building, Treasure No. 399 of Korea is the centerpiece of this temple. On the center front of the building there is a signboard called '大光寶殿 Dae-Kwang-bon-jeon 대광보전'. It means literally a treasure-like house or hall of great .. 2019. 5. 6.
나 시관試官임 어쩌다 서당과 연이 닿아 그제는 그와 관련한 발표를 하고 오늘은 잠깐 팔자에도 없는 강경講經 시관試官 노릇까지 해봤다. 어젠 한여름이더니 오늘은 어이한 셈인지 광화문에 찬바람이 분다. 서당書堂 누구나 그렇겠지만 시대에 쳐진 느낌을 주고 멸실한 보수문화라 생각하기 십상이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다. 나는 일찌감치 서당 혹은 서당문화가 멸실한 줄 알았다. 한데 아니었다. 그에 종사하는 몇몇 어른신 증언을 보건대 서당은 간단없이 이어져 신학교 대신 서당을 택한 분이 있고, 지금도 그런 전통 아래 학동을 교육하는 훈장이 있다. 이는 나로선 놀라운 경험 혹은 발견인데 신처발부는 부모가 물려준 것이라 감히 훼손치 아니한다는 신념을 지키는 분이 의외로 가까이 있었다. 그들을 무턱대고 인습만을 고루히 지킨다고 비난할 .. 2019. 5. 6.
새끼 안은 호랑이가 보호하는 고양 성녕대군묘 고양 성녕대군誠寧大君 이종李褈(1405~1418)이 잠든 곳이다. 성녕誠寧은 그의 형 孝寧을 흔히 효령이라 읽기도 하거니와, 그런 점에서 본다면 성령대군으로 읽을 수도 있겠다. 쌍분雙墳 합장合葬이 보통인 이 시대에 덜렁 봉분封墳이 하나이니 봉분 하나에 부부가 묻혔을 수도 있지만 이 경우는 독무덤이다. 조선 태종 이방원과 원경왕후元敬王后 민씨閔氏 사이에서 난 적통 왕자로는 넷째인 그는 내내 시름시름 앓다 14살, 만 13살에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권력층 묘제墓制는 고려시대 양식을 계승해 묘는 평면 방형方形이다. 봉분 사방에다 석호石虎 혹은 석사자石獅子와 석양石羊 한쌍을 배치하고 앞에는 상석床石과 장명등長明燈을 두고 좌우로 문인석文人石을 세웠다. 후사後嗣 없이 세상을 떠난 까닭에 그의 .. 2019. 5. 6.
한탄강 옥녀폭포 엉겅퀴 가는 날이 장날이라 재인폭포는 출입을 차단했으니, 관람로 안전에 이상이 생겼다나 어쨌다나 해서 위에서만 내리 꼬나봤다. 애꿎은 화풀이 군남홍수조절댐에서 푼다. 바람이 거센 날이라 아들놈 모자는 재인폭포 아래로 날려먹었다. 백의리층인지 뭔지 하는 안내판 따라 한탄강 내려가니 무슨 소수력댐이 있어 풍광 그런대로 괜찮더라. 백의리층 찾아보니 나름 독특한 지질이라 햇니 이리 이름 붙인듯 옥녀폭포 이름 요상터라. 한탄강변으로 엉겅퀴 남발한다 2019. 5. 5.
순천 금둔사의 삼층석탑과 불비상 선암사랑 낙안읍성 사이에 있는 금둔사라면 항용 매화를 떠올리나 금전산 기슭에 자리한 이곳은 통일신라말 이른바 구산선문 중 한 곳을 개창한 철감선사가 한때 주석했을 정도로 유명세가 있던 곳이라. 그 희미한 편린은 현재의 사역 뒤편 잡풀 우거진 그 옛날 사찰터와 그와는 계곡을 사이에 둔 삼층석탑과 불비상 하나에서 찾을 수 있을 뿐이다. 그 석탑과 불비상은 저리 조성한 오솔길 가파름을 타고 오르면 이내 조우하거니와 그걸 올라서면 삼층석탑이 고개를 내밀고 그 오른편으로 희미하게 불비상이 나타난다. 이런 식으로 두 석물이 바위 밑에 똬리를 틀었다. 저 불상 뒷면은 야시꾸레해서 그라인딩을 한 듯하다. 혹 조성내력을 정리한 금석문을 새기려 한 것인지 아니면 어디 벽면 덧댐 벽돌처럼 쓰려했는지 현재 상태로는 도통 짐작.. 2019. 5. 5.
아침엔 흐드러진 꽃이 저녁이면 태백太白 이백李白의 [고풍古風]이라는 제하의 시 일부다. 천진교에 삼월이 찾아드니 집마다 복사오얏 만발하네 아침엔 애 끊는 꽃이었다가 저녁엔 동쪽 물 따라흐르네 앞선강물 뒷물이 밀어내듯 옛날은 지금과 이어 흐르네 새 사람은 옛 사람과 다르니 해마다 다리에서 놀며즐기네 天津三月時 千門桃與李 朝爲斷腸花 暮逐東流水 前水複後水 古今相續流 新人非舊人 年年橋上遊 2019. 5. 5.
고고학 문화재 행정을 교수한테만 맡겨버린 발굴제도과 이번 문화재위원회 개편이 전반으로 평가를 받거니와, 무엇보다 40대를 일곱이나 발탁하고, 여성을 41프로를 채운 대목이 꼽히거니와 그에 더불어 무엇보다 '문화재를 한다'는 주체의 확장을 꾀했으니, 이른바 종래의 문화재 범위를 확장한 다종다양한 인재풀로 확대한 대목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위원회 관련 규정을 보면, 특정 직군 쏠림을 막고자 그 직군이 해당 위원회 자문위 등에서 30프로인가를 넘지 못하게 했다. 이는 법이다. 한데 이번 문화재위 구성에서 유독 이에 반발 저항하면서 정부 규정까지 어긴데가 두어군데 있으니 대표적인 곳이 고고학 발굴을 관장하는 매장문화재분과라, 문화재청이 위촉한 해당 분과 문화재위원 여덟은 아래라. 매장문화재분과(8명) = 이청규(분과위원장), 권오영(겸임), 김건수(겸임), 남.. 2019. 5. 5.
청계천 이팝나무 꽃밭에 나타난 왜가리 서울 시내 곳곳이 시위로 몸살을 앓은 주말하필 그 한복판 광화문에서 피치 못하게 참여해야 하는 행사가 있어 그걸 마치고 귀가길에 나섰는데 퍼뜩 이 무렵이면 청계천변 이팝이 필 때가 아닌가 해서 그곳을 자리를 옮겼더라. 아직 만발 망발까진 아니라 해도 한창 피우기 시작했다. 나는 이 청계천 복원은 이명박이 남긴 위대한 유산으로 보거니와 그보다 이 이팝나무를 가로수 혹은 강변수로 선택한 그것을 더 높이친다. 제법 여름 티가 나는 날영 거추장스런 양복차림으로 어슬렁이며 이팝 사진이나 담고자 하는데 저 아래 강물에 이 왜가리 한마리 어두커니 선 채 자태를 뽑낸다. 보니 쭈쭈빵빵이라 저 날렵한 몸매 인간들한테 자랑하는 중이었다. 희한한 놈이다. 사람을 피하지 않으니 하도 많은 서울사람과 어울리느라 이젠 경계도 아.. 2019. 5. 5.
Original PANTEON Preceding the entrance to the #Pantheon is a large portico with huge columns. The original square was at a lower level than the present one and for this to enter the building people had to climb 5 steps. r/t @pantheon_roma https://t.co/PJ0Wi3ODMA 오늘자인가 ROMAN HISTORY 트위터에 오른 글인데 골자는 로마 판테온 앞에는 판테온보다 낮은 광장과 주변 회랑이 있어 판테온에 들어가기 위해선 다섯 계단을 올라야 했다고.. 지금 그 앞 광장은 광장이라 부르기도 쪽팔리게 좁은 골목이고 젤라또랑 가죽제품 파는 가게들.. 2019. 5. 4.
21세기 서당은 어떠해야 하는가? 21세기 서당은 어떠해야 하는가? 김태식 연합뉴스 아들놈의 서당 체험 2019년 지금은 신주단지 모시듯 해야 한다는 그 유명한 고3생인 아들 얘기다. 언제쯤인지 기억은 가물가물하나,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한 살 터울인 그의 이종사촌 동생과 더불어 대략 열흘가량 지방의 어느 서당학교에 인성교육이란 프로그램에 보낸 적이 있다. 집사람이 주동해서 일으킨 ‘사변’이었다. 얼추 5~6년이 흐른 지금, 나는 새삼스레 그때 기억이 떠올라 집사람한테 물어봤다. “무엇 때문에 애들을 서당에 보냈소?” 대답은 이랬다. “애가 하도 산만해서, 어딘가 봤더니 서당에 보내면 좋다 해서 그래서 보냈지.” 교육내용이 어땠는지는 기억에 없다. 아들놈한테 다시금 물어보고 싶으나, 다시는 그 기억을 떠올리기 싫어하는 듯해서 말조차 꺼.. 2019. 5. 4.
서당문화진흥회에 찬조출연하고서 도포 자루 걸친 분들 앞에서 마이크 잡아봤다. 21세기에 걸맞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지 않나? 서당에서 방탄소년단 노래도 가르칠 수 있고 영어공부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마침 휴무일이라 발표가 가능했다. 주자 고향 복건성 남평南平에서 주자학교 관계자들과 그 학생들이 대거 왔다. 듣건대 주자사례朱子四禮가 작년 복건성 비물질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며 4년 뒤엔 국가지정 문화재 지정 자격이 주어진다 한다. 북한도 그렇고 중국도 마찬가지로 우리의 무형문화재에 대한 명칭이 비물질유산이다. 그나저나 중국어를 배우긴 해야는데 쉐쉐 밖에 모르니 한심하도다. 2019. 5. 4.
잠삼한테 속아선 안된다 중국 문단에서는 이른바 변새시(邊塞詩)를 개척한 공로를 인정하고, 나 역시 그의 시작을 대할 때면, 이 친구 능력은 얼추 비슷한 시대를 살다간 이백과 두보의 그것에 못지 않은 천재급이라 그는 고선지와 봉상청과 같은 군벌 막부에서 세크레테리로 활동하면서 지금은 중국에 속한 신장위구르 방면에서 근무한 전력을 충분히 살려, 그의 시는 온통 고향 장안을 향한 그리움과 그에 빗댄 황량한 사막을 무지막지 표출함으로써 폐부를 찌르르곤 한다. 한데 잠삼이 노래한 척박의 그 땅을 우리는 비행기로, 버스로 그가 애환한 것들을 즐감하니 이런 세상이 올 줄 지금은 뼈다귀조차 남지 않았을 잠삼이 꿈이라도 꾸었으리오? 그의 시에는 사막이 모래바람과 추위로 점철하지만 그 반대편에 위치하는 각종 낭만은 일부러 배제해 버렸다. 왜? .. 2019. 5. 4.
꽃우박 쏟아진 순천順天 선암사仙巖寺 문화재 기자 오래 했다 하면 다들 많이 봤겠지 이런 덴 물어볼 필요도 없겠지 하겠지만 서울은 차 타고 가는 곳이 아니라 책으로 읽고 테레비로 보는 데라 선암사라는 곳이 그러했다. 우짜다 그런 선암사를 딱 한번 가게 되었으니 그날 나는 선암사 하면 떠오르는 그 다리를 첨으로, 내 눈으로 봤다. 그날이 이맘쯤이라 하필이면 비가 제법 내렸는데 빗물 머금은 수풀 창포기름 발라 튀긴 두릅 같았다. 연무가 장관이라 그 연무 속으로 풍경은 제자리 멈춤이었다. 뒤안 돌았더니 꽃잎이 우박처럼 쏟아졌더라. 선암사는 꽃우박이다. 산란한 내 맘 같아 무척이나 씁씁했다는 기억 아련하다. 2019. 5. 4.
돌잡이, 무엇을 잡든 너 하고싶은대로 살아라! NIKE 광고 화면 중 (캡처 화면이기에 동영상 지원은 되지 않습니다.) 다들 돌잡이 때 무엇을 잡으셨나요? 기억이 나지 않으신다구요. 그럼 만약에 자식이 있다면, 손주가 있다면 돌잡이 때 무엇을 잡았으면 하나요? 청진기? 연필? 뭐니뭐니해도 돈?! 아이가 잡았으면 물건이야 각양각색 다르겠지만, 자라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아이가 태어나서 무탈하게 1년을 보냈다는것은 매우 기쁜 일이고, 가족 친지들이 모여 돌잔치 주인공을 축하해 줍니다. 영유아 사망률이 높았던 과거에는 태어나서 1년을 버텼다는 것이 대견하고, 아주 큰 경사였을 겁니다. 그래서 그 아이가 더 잘 자랐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돌상을 차려주고, 돌잡이를 통해 아이의 장래를 점쳤습니다. 온양민속박물관 돌상 전시 .. 2019.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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