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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몰라도 될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 언제적인지 역사 과잉을 지적하면서 나는 역사를 몰라도 될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피를 토한 적이 있다. 단군? 몰라도 된다. 이순신? 몰라도 된다. 세종? 몰라도 된다. 이것이 끝끝내 참사를 빚을 줄 알았더니 기어이 안중근 사진을 모른다 해서 젊은 여식들을 때려잡는 지경에 이르렀다. 묻는다. 안중근? 왜 알아야는가? 그의 사진? 긴또깡이면 어떻고 하야시면 어떠한가? 예술의전당에서 일전에 안중근 할빈 의거 백주년을 맞아 그 턱별전을 개최한 적 있다. 그에 그의 친적이 잔뜩 나왔거니와 검지가 잘린 그의 수결이 이런 글씨들에는 첨부된 일이 많다. 당연히 실물 크기다. 내가 그 수결에 내 손을 바닥을 펴서 살모시 얹어본 적 있다. 안중근은 모든 손가락 마디가 나보다 하나가 모자랐다. 지금의 초등생 고학년보다 작을.. 2019. 5. 20.
작약에서 대파, 대파에서 죽순까지 절간 찾아다나다 보면 비구니 사찰과 비구 사찰을 구분하는 법을 대강 터득하게 된다. 아산 평촌리 석조약사여래입상이 있는 그곳에 똬리를 튼 이 용담사龍潭寺라는 절은 그 이름과 연원은 오래이나 지금의 이 용담사가 그 용담사는 아닐 것으로 본다. 대개 지정 성보문화재 근처에는 그것이 유래하는 사찰 이름을 내건 신흥 사찰이 들어서는 일을 자주 보거니와, 혹 이 용담사도 그런 데가 아닌가 하는데 자신은 없다. 한데 이 용담사를 대략으로 훑으니 비구 사찰에선 느끼기 힘든 면모가 있으니, 무엇보다 사찰 전체가 무척이나 끼끗하고 곳곳에 작약이며 붓꽃이며 하는 꽃 천지라 이건 여성의 손길 아니면 있기 힘든 현상이라 비구니 사찰 아닌가 상상해 본다. 부처님오신날 지난 직후임에도 연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 사세寺勢가 있.. 2019. 5. 19.
딱풀로 붙이는 원시청자 보존처리 딱풀로 시도하는 두번째 보존처리 절강성 덕청 출토 원시청자 붙이기다. 두 동강 난 것을 붙였다. 접착제가 유별나게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아래 사진 석장은 붙은 상태다. 2019. 5. 19.
이왕팔사마二王八司馬와 영정혁신永貞革新, 특히 유종원과 유우석 제목이 말하는 이 사건은 비단 정치에서만이 아니라 중국문학사에서 중대한 위치를 점한다. 당 제국이 무너져 가는 중당中唐 말기, 그 무너지는 제국을 다시 일으키겠다며 개혁 혹은 혁명을 표방한 그룹이 나타났으니, 그 움직임을 주도한 사람 중에 우두머리가 공교롭게도 두 왕씨이며, 이들을 뒷받침하며 혁신 그룹에 속한 젊은이 8명이 정변이 실패한 뒤에 모두 사마로 좌천된 까닭에 이 혁신, 혹은 반동을 주도한 이들을 싸그리 뭉뚱거려 2왕 8사마라 한다. 이들이 이런 혁신, 혹은 반동을 실행한 때가 당唐 순종順宗 영정永貞 원년(805)이라 해서, 그 혁신 운동을 영정혁신永貞革新이라 부른다. 물론 이들은 혁신 혹은 개혁을 표방했지만, 그에 반대해서 집요하게 그들을 공격해 무너뜨리고 마침내 권세를 회복한 사람들 눈에는 .. 2019. 5. 19.
Germany to return 500-year-old monument to Namibia Germany to return 500-year-old monument to Namibia(summary) (CNN) Germany is set to return a 15th Century artifact it took from Namibia known as the Stone Cross. Minister of State for Media and Culture Monica Gruetters on Friday said the gesture showed that Germany was committed to accounting for its colonial past.The 3.5-meter high navigation landmark, erected by Portuguese explorer Diogo Cão, .. 2019. 5. 19.
떼죽음한 때죽나무 봄 밀어내고 여름 최촉하는 비가 죙일 서울에 내린다. 간밤 가로등 비친 산딸나무 꽃 하도 은은해 비맞은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찾아나섰더랬다. 산딸은 여직 싱싱해 며칠은 더 버틸 듯 바로 옆 떼죽 언뜻 보아 절정이나 오르가즘 지난 듯 아래 보니 온통 시신으로 범벅이라 사뿐히 즈려 밟기엔 길이 좁아 먼발치 장송葬送만 한다. 떼죽아 산딸아 너는 봄인가? 여름인가? 2019. 5. 19.
아산 읍내동 당간지주...옆 목화반점 천안아산역 하차와 더불어 곧장 읍내동邑內洞 당간지주幢竿支柱로 날았다. 내비로 11키로..대략 이십분 걸린단다. 앞서 소개한 평촌리 석조석가여래입상과는 가까웠다는 기억이 있고, 십여년전 이 당간지주가 기차역에서는 더 가깝다는 기억이 있어서다. 보물이라 그런지 주변이 쏵 정비되었다. 그땐 바로 곁에 느티나무 같은 게 있지 않았나 하는데 암튼 너무 달라져 이질감이 없진 않다. 안내판도 확 바뀌어 깔끔하긴 하다. (안내판 전문은 아래 참조) 이 당간지주가 여타 지역 현존하는 동질 당간지주에 견주어 이렇다 할 특징 혹은 차별이 뚜렷하다 할 순 없다. 도지정문화재 정도가 적당치 않을까 하는데 암튼 보물이다. 보다시피 규모가 그리 큰 것도 아니다. 저 분이 168센티로 크다. 주변에 분명 이 당간지주가 건립되던 시절.. 2019. 5. 19.
Nirvana 황룡사 중천을 지난 해가 서쪽 선도산 너머로 진다. 반세기 이승을 딩굴며 난 무엇을 남겼을까? 아니 남겨야 했을까? 空手로 왔다 空手로 갈 뿐이다. 2019. 5. 19.
그땐 다 그랬다 vs. 김원룡만 그랬다 세계 고고학상 유례없는 졸속발굴의 대표본 무령왕릉 발굴조사를 옹호하거나 혹은 동정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이리 말한다. 그때는 다 그랬다. 그게 우리의 수준이었다. 고 말이다. 이 유례없는 도발굴 총감독 김원룡은 내 머리가 돌았다느니 환장했다 하면서 그나마 이 졸속발굴이 곧이어 전개된 경주 발굴에서는 교훈으로 작동했다고 자위한 바 있다. 앞 사진은 황남대총 남분 발굴 현장이다. 아마 1974년 무렵일 것이요 무령왕릉 도굴로부터는 불과 3년이 지난 뒤다. 그때는 다 그러했는가? 그게 우리 수준이었는가? 얼토당토 않은 소리다. 김원룡만 그러했고 김원룡만 그런 수준이었다. 유감스럽게도 삼불은 고고학도, 발굴도 모르는 까막눈이었다. 김원룡의 수준을 일반화할 수는 없다. 봐라..동시기에 일어난 발굴인데 천마총.. 2019. 5. 19.
납딱이 빼빼로 약사여래 휴일이라 집구석 틀어박히니 애꿎은 ocn 붙잡고 아이언맨이랑 놀다가 자빠다 일나다를 반복하게 되거니와 이래선 아니되겠다 싶어 기차표 끊어 천안아산에 내렸다. 뭐 그렇다 해서 특별히 갈 곳을 정한 것은 아니로대 내리면서 퍼뜩 생각한 곳이 아산 읍내동 당간지주와 그에서 대략 2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하는 같은 아산 평촌리 석조약사여래입상 납딱이 부처님이었다. 당간지주 거쳐 납딱이 부처님을 찾아갔다. 문화재 지정명칭은 아산 평촌리 석조약사여래입상 牙山坪村里石造藥師如來立像 Stone Standing Bhaisajyaguru Buddha in Pyeongchon-ri, Asan 보물 제536호라, 아산시 송악면 평촌리 산1-1에 소재한다. 인근엔 요새 용담사라는 절이 있어 대웅전과 요사채가 있기는 한데 인기척은 없고.. 2019. 5. 18.
Jusanji Reservoir in Cheongsong Located in Juwangsan National Park, Jusanji is a small reservoir. It is a man-made pond that was dug out in August 1720 and completed in October of the next year. The pond has been used as a source of water for agricultural use as well as for drinking. Even though it is small in size, about 100 meters long, 50 meters wide and 7 to 8 meters deep, the pond has never dried up from any drought. 靑松 注.. 2019. 5. 18.
보리밭 바라보며 뽕나무 숲에서 듣는 오디새 울음 한시, 계절의 노래(36) 시골길을 가며[村行] [당(唐)] 이중(李中) / 김영문 選譯評 눈길 끝까지 푸르른보리밭 가지런하고 들판 연못 넓은 물에온갖 오리 내려 앉네 햇볕이 따뜻하여뽕나무 숲 우거진 곳 한가하게 홀로 서서오디새 울음 듣네 極目靑靑壟麥齊, 野塘波闊下鳧鷖. 陽烏景暖林桑密, 獨立閑聽戴勝啼. (2018.05.20.) 망종(芒種)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한창 보리가 여물 때다. 보리밭 녹색 물결이 서서히 황금색으로 바뀐다. 지금은 남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보리밭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전국 방방곡곡에 보리밭이 지천이었다. 또 봄 가을에 누에를 먹여 고치를 치는 양잠업이 농촌의 중요한 일이라 집 근처나 밭둑에 뽕나무를 많이 심었다. 뽕나무 열매를 오디라고 한다. 처음에는 .. 2019. 5. 18.
[전시예고] 야수파전 <혁명, 그 위대한 고통> 야수파 입체파 중고교 미술수업에서 미술사조 변화라 해서 주입했거니와 그 와중에 마티스와 피카소를 알았으되 특히 후자는 아흔 넘어서인가 새장개 가서 자식을 두었단 말을 듣고는 아 정력이 센 양반인가 했더랬다. 모네인지 마네인지 벤또 까먹는 그림과 귀때기 짤랐다는 고흐 남태평양 갔다는 고갱 등등이 아른아른 어쩌다 야수파 화가들이 대거 서울행을 결행한다 하거니와 코바나콘텐츠라는 기획사인가 갤러리와 연합뉴스가 짝짜꿍해서 조만간 세종문화회관에서 상다리 부러지게 차린다 하니 그때 자세한 소식 전하기로 하고 다만 오늘은 그런 자리가 조만간 있다는 맛배기 소식으로 갈음하고저 한다. 2019. 5. 18.
아버지, 고향, 사랑 아버지는 죽어야 애틋하고 고향은 떠나야 그리우며 사랑은 헤어져야 절절한 법이다. 2019. 5. 18.
범인은 이 안에 있어!-야외정원 모과사건 평화로운 온양민속박물관. 그런데, 동자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하, 정말 어이없다. 내 꼴 이렇게 우습게 한 사람 좋은말 할 때 나와라 진짜. -_- 넥타이까지는 이해해주겠는데 머리에 모과 머냐... 동자상이라고 우습게 보나본데, 내 나이가 몇개인데!! 나 범인 누군지 알 것 같음. 새로 들어온 신입인데, 며칠 전에 떨어진 모과 만지면서 하는 말이 가관도 아니었음. "아...아직 익지도 못했는데, 떨어져 여기저기 상처투성이구나. 너도 나와 같구나..." 혼자 듣고 있자니 오글려거려서 원!! 동자야, 확실한 증거도 없으면서 남의 말만 듣고 그 사람을 의심하면 못쓴단다. 혹 네가 모과 향이 좋아서 머리에 올려 놓고 깜박한 건 아닌것이냐.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마음에 든 미움을 풀거라. 저 양반 또.. 2019. 5. 18.
산세와 솔밭 우리네 산세는 볼수록 오묘하단 생각밖에 아니든다. 게슴츠레 약에 취한 듯 하기도 하고 날카로운 듯 하면서도 때론 이빨 빠진 식칼 느낌을 주는가 하면 또 어떤 곳은 캐서린 제타 존스 엉덩이 같다가 또 어떤 곳은 펑퍼짐 아줌마 허리 같기도 하다. 저곳은 얼룩지는 솔밭 음침한 듯 농염한 듯 참말로 묘하단 말로밖에 할 수 없다. 그래도 저곳엔 정념이 있고 살기가 있고 쟁투가 있고 안온이 있다. 산세와 솔밭은 그런 곳이다. 선산 도리사에서 2019. 5. 17.
아침은 I.M. 페이, 저녁은 소지섭 출근과 더불어 국제부에서 연락이 왔다. I. M. 페이 라는 유명한 건축가가 별세했다는데, 인물 박스를 부탁한다는 말이었다. 언론사 나와바리 개념으로 건축은 문화부 담당이라, 한데 우리 공장 문화부에는 건축 담당이 별도로 없어, 미술 담당이 겸한다. 뭐 미술 담당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는가? 물경 102세를 살다 간 저 중국계 미국 건축가가 혹 한국이라도 방문한 적이 있다면, 그때의 자료로써 이런저런 얘기를 묶어갈 터인데, 이 양반은 어찌된 셈인지 방한 전력이 한 번도 없다. 아마 미술 담당이 무쟈게 관련 자료 뒤진다고 고생했을 것이다. 익히 알겠지만, 논문 쓰기와 기사 쓰기는 다르다. 시간적 여유가 비교적 자유롭게 주어지는 전자에 견주어 후자는 언제나 불청객이라, 느닷없이 내려꽃히는 바람에 그 짧은 시.. 2019. 5. 17.
혼차 일나기 - 서저유이 시집 표제작이기도 한 는 실은 민요였다. 80년대 이 시는 대구경북을 뒤엎었다. 연습장이며 책받침이며 온통 이 시였다. 그땐 작자가 누군지도 몰랐다. 저작권이 없던 때이니 문구 제조업자들도 누구 작품인지도 모른 채 마구마구 찍어냈다. 이 시절 소피 마르소와 피비 캣츠와 브룩쉴즈라는 책받침 모델 3대 걸물이 있었다. 그들 사진을 박은 책받침 앞장 혹은 뒷장엔 꼭 저 시가 있었다. 그 시절 대구경북지역 에프엠 방송에도 언제나 저 시였다. 마르소와 캣츠와 쉴즈는 선택이었으되 저 시는 필수였다. 저 와 책받침 쟁탈 이전투구를 벌인 다른 시가 있었다. 윌리엄 워즈워스 이었다. 내가 서울로 유학한지 며태만에 마침내 작자가 나타났다. 서정윤이라 했으며 교사라 한 기억이 있다. 갱상도에는 정유이라 부른다. 서정유이.... 2019.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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