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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 얼음 받아 돌아가는 날 한시, 계절의 노래(146) 말복末伏 [송] 유반劉攽 / 김영문 選譯評 대화성이 점점 더 서쪽하늘로 다가가면 가을 기운 새롭게 하늘 문에서 내려오네 해마다 장안은 여전히 무더워서 근신들은 서로 이어 얼음 받아 돌아오네 火流漸近桑榆上, 秋氣新從閶闔來. 每歲長安猶暑熱, 內官相屬賜冰回. 말복은 입추가 지난 후 첫 번째 경일庚日이다. 앞선 초복은 하지 후 세 번째 경일, 중복은 네 번째 경일이다. 경일庚日이란 옛날에 육십갑자를 날짜에 배당할 때 첫째 글자가 경庚에 해당하는 날이다. 올해(2018) 입추는 음력 6월 26일 신미일辛未日이므로 그 다음 첫 번째 경일은 음력 7월 6일 경진일庚辰日이다. 바로 오늘이다. 왜 경일을 복날로 정했을까? 경庚은 음양오행으로 금金에 해당한다. 금金은 사계절 중에서 가을을 상징.. 2018. 8. 23.
아차산 홍련봉 제1,2보루 발굴조사 보도자료 광진구청(구청장 김기동)이 발주하여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재)한국고고환경연구소(소장 이홍종)에서 발굴조사를 진행 중인 사적 제455호 아차산 일대 보루군(홍련봉 제1․2보루) 2차 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12월 3일(화) 오후 3시 조사 현장에서 개최한다. 홍련봉 제1보루와 제2보루는 2004년과 2005년도에 각각 내부 건물지를 중심으로 부분적인 발굴조사가 진행되었으나 추가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복토 후 임시보호 중이었다. 2012년 7월 광진구청에서 문화재 복원정비를 위한 자료 확보를 위하여 발굴조사를 의뢰하였고, 2013년 4월 1차 조사가 마무리되어 홍련봉 제1보루와 제2보루에서는 고구려의 성곽 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흔적들이 확인되었다. 1차 조사에서는 홍련봉 제1보루 성벽을 전면 노.. 2018. 8. 23.
광진 아차산 홍련봉 제1,2보루 발굴조사 보도자료 2013년 4월 19일 서울 광진구 보도자료 고구려의 새로운 성곽 구조 확인!아차산 홍련봉 제1,2보루 발굴조사 설명회 - 광진구, 오는 23일 오후 2시 아차산 홍련봉 발굴현장서 ‘홍련봉 1,2보루 발굴조사 현장설명회’ 실시 - 기존에 확인되지 않은 새로운 고구려의 성곽 구조가 확인되는 등 향후 6세기 전반 고구려 군의 조직과 운영 및 고구려의 남진경영과 관련된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 과거 삼국시대의 전략 요충지이며 고구려의 군사기지였던 서울 광진구 아차산 남쪽 기슭의 홍련봉 제1·2보루(소규모 부대의 주둔위한 작은 규모의 성곽) 발굴조사 결과 새로운 고구려의 성곽 구조가 확인됐다고 광진구가 19일 밝혔다. 광진구(구청장 김기동)는 오는 23일 오후 2시 사적 제455호 아차산 일대 보루.. 2018. 8. 23.
밤송이로 피우는 불 고려말 문사 백문보白文寶와 같은 해에 급제한 윤택尹澤이라는 사람은 유난히 밤나무를 사랑한 모양이다. 새로 이사하는 집마다 밤나무를 심었으니, 그리하여 당호堂號 또한 밤나무 정자라 해서 율정栗亭이라 할 지경이었다. 당호를 그리 정하니 친구인 백문보가 이를 기념하는 글을 썼다. 이름하여 '율정설栗亭說'이 그것이니, 이에서 백문보가 읊기를, 일찍이 (택이가) 나에게 말하기를 '봄이면 가지가 성글어서 가지 사이로 꽃이 서로 비치고, 여름이면 잎이 우거져서 그 그늘에서 쉴 수 있으며, 가을이면 밤이 맛이 들어 내 입에 가득 채울 만하며, 겨울이면 껍질을 모아 내 아궁이에 불을 땐다네. 나는 이 때문에 밤나무를 고른다네'라고 했다. (원주용 옮김, 김혜원 교점 《담암일집淡庵逸集》, 한국고전번역원, 2012.12, .. 2018. 8. 21.
삼국시대 고분 출토 삽자루 '살포'는 왜? 고흥 안동고분 대형 살포 유물 출토[연합뉴스 2006-03-27 15:38] (고흥=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지금은 보기 힘든 농기구로 '살포'란 것이 있다. 국립국어연구원(현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1999년)은 "논에 물꼬를 트거나 막을 때 쓰는 농기구. 두툼한 쇳조각의 머리쪽 가운데에 괴통이 붙은 모가 진 삽으로 긴 자루를 박아 지팡이처럼 짚고 다닌다"고 살포를 설명한다. 그런데 이런 살포가 삼국시대 한반도 고분에서 심심찮게 출토되고 있다. 25일 현장이 공개된 전남 고흥군 포두면 길두리 소재 '안동고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살포는 동-서 방향으로 장축(長軸)을 마련한 석실(石室·돌로 만든 무덤방) 중 동쪽벽과 인접한 남쪽 벽면 바닥을 따라 놓여 있었다. 머리에 해당되는 부분은 동쪽벽.. 2018. 8. 19.
표준국어대사전과 OED 1999년 한글날을 코앞에 둔 그해 10월 5일, 국립국어연구원(현 국립국어원)은 마침내 《표준국어대사전》 첫 권을 선보였다. 상·중·하 전 3권으로 예정한 전질 중 상권으로 처음으로 선을 보인 것이다. 이는 사전다운 사전을 열망한 문화계 오랜 숙원을 마침내 푼 것이었으니, 문화사에서 지닌 의미야 오죽 크겠는가? 이에 당시 국어원 담당인 나는 이 소식을 다음과 같이 타전했다. 모습 드러낸 「표준국어대사전」 (서울=연합뉴스) 김태식기자 = 지난 8년간 500명의 인력과 112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표준국어대사전」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사전은 국가가 직접 편찬한 최초의 국어사전이라는 사실과 함께 지금까지 시중에 나와 있는 어느 사전보다 많은 표제어를 수록하.. 2018. 8. 18.
덕수궁 명칭 변경론과 관련한 김태식의 토론 추가 2011년 12월 2일 오후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는 문화재청 주최 '덕수궁(사적제124호) 명칭 검토 공청회'가 있었거니와, 그에서 나는 토론자로 참여해 경운궁으로의 명칭 변경을 찬성하는 발표를 비판했거니와, 대회 개최 전에 주최측에 미리 제출한 내 토론문 '덕수궁德壽宮이 일제日帝 잔재殘滓라는 망언에 대하여'는 이미 이곳 블로그에 전재했거니와, 행사 당일 나는 현장에서 그 토론문과는 별개로 반대론을 보강한 추가 토론문을 현장에서 직접 제기했으니, 그것이 다음이다. 아래서 보듯이 나는 이 명칭 변경을 추진한 문화재청의 절차가 잘못되었으며, 나아가 맹렬한 찬성론을 전개한 홍순민 교수의 논거를 붕파하고자 했다. 결국 덕수궁을 경운궁으로 환치하고자 한 시도는 좌절됐다. 하지만 이 건은 언제건 다시 준동할 채비.. 2018. 8. 18.
변영로가 겪은 1925년 을축년대홍수 을축년표류기(乙丑年漂流記) 수주樹州 변영로(1898~1961)의 술에 얽힌 일화의 자서전인 《명정酩酲 40년》 한 토막이다. 그 유명한 1925년 을축년대홍수에 얽힌 일화다. 이 글을 수록한 자서전은 1953년 서울신문사에서 처음 출간됐거니와 내가 인용한 텍스트는 1977년 범우사에서 같은 제목으로 초판 1쇄를 발행하고 1987년 4월15일에 발행한 2판2쇄 발행 범우문고본이다. 첫 대목에 보이는 "無爲 無收獲"은 이 문고본에 의하면 "무위(無爲) 무수확(無收獲)"이라, 어느 쪽이 옳은지 판단이 곤란하다. 혹여 이 책 서울신문사본을 지닌 분은 텍스트를 교감해 주기를 바란다. 이거라고 특기할 만한 실태 실적으로서는 그야말로 無爲 無收獲의 4,5년이 흘러서 을축년 대홍수를 만났다. 말 아니 하여도 기억하는 .. 2018. 8. 18.
옥천에서 신라시대 산상山上 도로유적 2018. 08. 13 7th century Shilla-era mountain ridge road in Okcheon A 320-meter-long 7th century Shilla-era road has been discovered along the mountain ridge in Okcheon, North Chungcheong Province. This road is unique in that it was found on a mountain ridge, not on a flat plain. On the surface of the about 5.6 meter wide road, the traces of the wagon wheels and the footprints of the animals, whi.. 2018. 8. 17.
욕망의 변주곡, 《화랑세기》(2) 음경陰莖 45㎝ 대물왕大物王 아래 원고는 2010년 11월 6일 가브리엘관 109호에서 한국고대사탐구학회가 '필사본 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주제로 개최한 그해 추계학술대회에 '욕망의 변주곡, 《화랑세기》'라는 제목을 발표한 글이며, 그해 이 학회 기관지인 《한국고대사탐구》 제6집에는 '‘世紀의 발견’, 『花郞世紀』'라는 제목으로 투고됐다. 이번에 순차로 연재하는 글은 개중에서도 학회 발표문을 토대로 하되, 오타를 바로잡거나 한자어를 한글병용으로 하는 수준에서 손봤음을 밝힌다. 오늘 이 자리에 선 나는 당돌하지만, 이 《화랑세기》 진위 논쟁 한 축이다. 1989년과 1995년에 두 종류가 알려진 《화랑세기》가 김대문의 그 《화랑세기》를 베낀 데 토대를 둔 것이라는 이른바 진본론에 나는 섰다. 그런 점에서 오늘 이 자리에서 나는 이 .. 2018. 8. 17.
2018 조계종 사태 일지 - 2018. 8. 16 현재 - 연합뉴스 문화부 종교 담당 강종훈 기자 작성 ▲ 2017. 9. 18 설정 스님 제35대 총무원장 입후보▲ 2017 9~10월, 설정 스님 은처자 의혹 제기·소송 진행 ▲ 2017. 10. 12 설정 스님 총무원장 당선▲ 2017. 11. 1 설정 스님 총무원장 취임▲ 2018. 5. 1 MBC 'PD수첩' 설정 스님 관련 의혹 방송▲ 2018. 5. 29 MBC 'PD수첩' 조계종 의혹 관련 후속 방송▲ 2018. 6. 11 조계종 교권 자주·혁신위원회 회의 발족 ▲ 2018. 6. 20 설조 스님 단식 돌입▲ 2018. 6. 22 조계종, MBC·'PD수첩' 제작진 고발▲ 2018. 7. 27 설정 스님, "조속히 거취 결정하겠다" 입장 발표 ▲ 2018. 7. 31.. 2018. 8. 16.
낚싯대 드리우며 한시, 계절의 노래(145) 조대(釣臺) 송 대복고(戴復古) / 김영문 選譯評 만사에 무심하여낚싯대 하나 드리우니 삼정승 벼슬로도이 강산 안 바꾸리 평소에 유문숙을잘못 알고 지내와서 공허한 명성만세상 가득 야기했네 萬事無心一釣竿, 三公不換此江山. 平生誤識劉文叔, 惹起虛名滿世間. 역사에는 돈과 권력의 노예로 살아간 사람도 부지기수지만 돈과 권력을 헌신짝보다 못하게 여긴 선비들도 적지 않다. 그중 유명한 사람이 바로 이 시 배경의 주인공 엄광(嚴光)이다. 그는 후한 광무제(光武帝) 유수(劉秀)의 친한 벗이다. 광무제는 후한을 건국한 후 자신에게 서슴없이 직간하며 정치를 올바르게 이끌어줄 사람으로 엄광을 지목하고 모든 예를 다해 그를 궁궐로 모셨다. 엄광은 궁궐에 도착하여 만조백관이 도열한 자리에서 광무제의 .. 2018. 8. 16.
이백이 두보에게 한시, 계절의 노래(144) 장난삼아 두보에게 주다(戱贈杜甫) 당 이백 / 김영문 選譯評 반과산 꼭대기에서두보를 만나는데 머리에는 삿갓 쓰고태양은 중천이네 지난 번 이별 후로너무 말랐네 그려 이전부터 시 짓느라고심했기 때문이오. 飯顆山頭逢杜甫, 頂戴笠子日卓午. 借問別來太瘦生, 總爲從前作詩苦. 중국 시사(詩史)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이백과 두보다. 중국문학사에서 이백은 시선(詩仙), 두보는 시성(詩聖)으로 일컬어진다. 특히 송나라 이후로 이·두(李·杜) 우열을 두고 수많은 논란이 벌어졌고, 그 논란은 지금까지도 지속 중이다. 어쩌면 시작과 끝, 안과 밖이 없는 뫼비우스 띠인지도 모르겠다. 그럼 성당 시대에 두 사람 관계는 어땠을까? 언뜻 보기에 시풍이 다른 만큼 서로 적대적인 라이벌이었을 듯 싶지만 실.. 2018. 8. 16.
늦여름 더위 한시, 계절의 노래(143) 늦여름 즉흥시(季夏卽事) 송 조보지(晁補之) / 김영문 選譯評 붉은 접시꽃 비를 맞아꽃대 길게 자라고 푸른 대추 바람 없어도가지 무겁게 누르네 주춧돌 축축하니사람도 땀에 젖고 찌는 숲 속 매미들뜨겁게 울어대네 紅葵有雨長穗, 靑棗無風壓枝. 濕礎人沾汗際, 蒸林蟬烈號時. 늦여름 찌는 듯한 더위를 읊은 6언절구다. 이 시만 읽고 있어도 온몸에 곧바로 땀이 솟아오를 듯하다. 무덥고 습기 찬 늦더위를 실감나게 묘사했다. 대학에서 중국문학사를 강의할 때 이 시의 작자가 활약하는 북송 시기에 이르면 매우 곤혹스러웠다. 이 작자의 우리말 발음 때문이다. ‘조보지(晁補之)’는 황정견(黃庭堅), 장뢰(張耒), 진관(秦觀)과 함께 소문사학사(蘇門四學士)에 속하므로 언급하지 않을 수도 없다. 소문사.. 2018. 8. 16.
타들어가는 대지 한시, 계절의 노래(142) 정원 연간 가뭄(貞元旱歲) 당 마이(馬異) / 김영문 選譯評 뜨거운 땅 염천 도성한 치 풀도 안 남았고 온갖 시내 물이 끓어물고기를 삶는구나 만물 불타 스러져도구해주는 사람 없어 옛 『상서(尙書)』 세 편에눈물을 뿌리노라 赤地炎都寸草無, 百川水沸煮蟲魚. 定應燋爛無人救, 淚落三篇古尙書. 정원(貞元)은 당나라 덕종(德宗)시대 연호다. 정원 19년(803년)에 큰 가뭄이 들어 곡식이 모두 말라죽었다. 이 시는 바로 당시의 참상을 보여준다. 문학적 과장은 있지만 강물이 끓어 물고기가 삶길 정도라 했으니 얼마나 극심한 가뭄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마지막 부분 『상서』에 눈물을 뿌린다는 구절에도 그 옛날 유명한 가뭄과 기우제에 관한 고사(故事)가 포함되어 있다. 상(商)나라 탕왕(湯王)은.. 2018. 8. 16.
구슬처럼 튀는 빗방울 한시, 계절의 노래(141) 6월 27일 망호루에서 술 취해 쓰다. 다섯 절구(六月二十七日望湖樓醉書五絶) 중 첫째 송 소식 / 김영문 選譯評 먹장구름 뒤집히나산도 아직 못 가린 때 희뿌연 비 구슬처럼나룻배로 튀어드네 땅 휩쓸며 바람 불어갑자기 비 흩으니 망호루 아래 저 호수는하늘인양 펼쳐졌네. 黑雲飜墨未遮山, 白雨跳珠亂入船. 卷地風來忽吹散, 望湖樓下水如天.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천의무봉(天衣無縫)’이란 말이 떠오른다. 아무 꾸밈이 없고 자연스럽다. 소동파가 여름날 서호(西湖) 가 망호루에서 술을 마시다 갑자기 몰려온 먹장구름과 소나기를 보고 흥에 겨워 일필휘지로 이 시를 썼을 것으로 짐작된다. 묘사 대상을 구름, 비, 바람, 하늘로 금방금방 옮기면서도 눈앞에 펼쳐지는 특징을 너무나 생생하게 잡아냈다. .. 2018. 8. 16.
현좌충신 양장용졸, 김대문의 이데올로기와 김부식의 이데올로기 "이는 마치 무엇과 같은가 하니, 20세기에 활발히 출간되고 있는 우리나라 각 교사校史라든가 지방지를 보면 빠짐없이 들어가 있는 항목이 '우리 학교(혹은 고장)를 빛낸 인물들'이라는 곳인데, 이것만 보면 우리는 마치 그 학교, 그 고장 출신자 전체가 모두 독립투사이며 의병장이며 뛰어난 학자인 줄 착각하게 되는 착시현상에 견줄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집단 전체와 그 집단을 구성하는 구성원 하나하나가 그 학교, 그 고장을 빛냋 인물이 될 수는 결코 없다. 개중에는 일제에 빌붙어 나라와 동포를 팔아먹은 놈이 있는가 하면 협잡꾼도 있을 것이고 천하의 난봉꾼도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설혹 김대문(金大問)이 현좌충신(賢佐忠臣) 양장용졸(良將勇卒)은 모두 화랑도 출신이라는 말을 했다고 해서 《화랑세기》가 그런 인물.. 2018. 8. 15.
욕망의 변주곡, 《화랑세기》(1) ‘怪物(괴물)’의 출현 아래 원고는 2010년 11월 6일 가브리엘관 109호에서 한국고대사탐구학회가 '필사본 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주제로 개최한 그해 추계학술대회에 '욕망의 변주곡, 《화랑세기》'라는 제목을 발표한 글이며, 그해 이 학회 기관지인 《한국고대사탐구》 제6집에는 '‘世紀의 발견’, 『花郞世紀』'라는 제목으로 투고됐다. 이번에 순차로 연재하는 글은 개중에서도 학회 발표문을 토대로 하되, 오타를 바로잡거나 한자어를 한글병용으로 하는 수준에서 손봤음을 밝힌다. 1. ‘괴물怪物’의 출현 역사는 두 개의 축을 갖는다. 둘 중 하나만 무너져도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소설’이 된다. 그것이 바로 시간과 공간이다. 역사는 시간과 공간을 축으로 인간과 자연이 얽어내는 파노라마다. 시간 혹은 공간을 무시한 역사 구축은 이미 .. 2018. 8. 14.
내가 기억하는 역대 국립박물관장 - 한병삼 아래는 2018년 6월에 발간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식지 《박물관신문》 562호 기고 전문이다. 기회가 닿는다면, 내가 만난 박물관인들을 이런 식으로나마 정리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리 붙여봤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단발성이라 아쉽기만 하다. 내가 기억하는 역대 관장 - 한병삼 김태식 연합뉴스 문화부장 역대 국립박물관장 혹은 국립중앙박물관장 중에 무게감만으로는 아마 한병삼 선생을 최고로 치지 않나 한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이지만, 이런 그와 나는 이렇다 할 인연이 실은 별로 없다. 그도 그럴 것이 1998년 12월, 정기 인사에서 내가 사회부를 떠나 문화부에 안착해 문화재 분야를 담당하기 시작했을 때, 이미 그는 관장직에서 물러난 지 한참이나 지난 뒤였거니와 그에 따라 문화재위원회라든가 발굴현장에서 가끔 마주치.. 2018. 8. 14.
경험있는 기관이 대가야 왕릉을 파야 한다? 근자 문화재 소식을 훑어보니, 대구경북 지역에 기반을 둔 어떤 언론에서 고령 지산동 대가야고분 발굴업체 선정이 잘못되었음을 질타하는 보도가 있었음을 보았다. 무슨 내용인가 본즉슨, 지역에 대가야고분 발굴경험이 많은 발굴조사 전문기관이 많은데, 그런 경험이 전연 없는 타지 발굴업체가 조사기관으로 선정되었느냐는 비판이었다. 〈대가야고분 '잘못된 발굴입찰' 한 목소리〉라는 제하 이 보도에 의하면, 경북 고령군이 지산동 고분군을 구성하는 대가야시대 무덤 중에서도 604호분이라고 명명한 대가야 후기 왕릉급 고분을 발굴키로 하고, 그 조사기관을 최근 공개입찰한 결과, 공개입찰이라는 제도 함정을 뚫고서 "왕릉급 고분 발굴 경험이 없는 외지 기관"이 선정됐다는 것이다. 보도는 나아가 "왕릉급 고분발굴 경험이 많은 다수.. 2018. 8. 14.
비조강본궁(飛鳥岡本宮), 고대 일본의 도교사원 도관(道觀) 《일본서기》 제명천황(斉明天皇) 2년 조 말미에는 그 발생 날짜를 특정하기는 힘들어 '시세(是歲)'라는 표지 아래 다음과 같은 비조강본궁(飛鳥岡本宮) 터 확정과 그 궁궐 완성한 사건을 기술했다. 飛鳥岡本更定宮地。時、高麗・百濟・新羅並遣使進調、爲張紺幕於此宮地而饗焉。遂起宮室、天皇乃遷、號曰後飛鳥岡本宮。於田身嶺、冠以周垣(田身山名、此云大務)、復於嶺上兩槻樹邊起觀、號爲兩槻宮、亦曰天宮。 飛鳥의 岡本에다가 궁을 세울 자리를 다시 정했다. 이때 高麗・百濟・新羅가 모두 사신을 보내 調를 받치자 이들을 위해 이 궁 자리에다가 감색紺色 장막을 치고는 그들에게 향연을 베풀었다. 나중에 궁실이 완성되자 天皇이 그곳으로 옮기고는 이름하기를 後飛鳥岡本宮이라 했다。전신령田身嶺에다 그 봉우리를 빙 두른 담을 쳐서 마치 갓처럼 만들고(전신田.. 2018.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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