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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693

내발산동 PC방 살인사건 좀전 남영동 밥상 머리에서 나만 뺀 온가족이 PC방 살인사건을 이야기하며 분통을 터뜨린다. 장모님 마누라는 물론이고, 고등학교 재학생인 아들놈까지 가세했다. 난 무슨 소린가 했다. 나로선 금시초문이었기 때문이다. 명색이 기자란 놈이, 것도 대한민국에서 어느 정도 지명도 있는 언론사에서 문화부장질이라고 하는 놈이, 나중에 알고 보니 발생 일주일이 지나고, 지금도 한창 논란 중인 그 PC방 살인 사건조차 까마득히 몰랐던 것이다. 우리 공장 편집국 문화부 바로 옆이 담당 사회부인데 그 옆에서 그런 일을 다룬다는 사실도 몰랐으니 말이다. 그래, 바빠서 라고 해둔다.내 일에 치여서라 해두자.문화부 일만으로도 치어서 죽을 판이라 옆부서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해두자.까꾸로 저들이 BTS가 그제 파리공연을 .. 2018. 10. 21.
이발소 요구르트 머릴 쳤다. 오늘 그리해야 할 작은 까닭이 있어서다. 요저납시, 공장에서 한참 조는데 어딘지 전화가 와서는 아리까리한 기관 누구라 하면서 이르기를 블라블라 북콘서트를 하니 나와 달래나 어쩌래나, 음냐음냐 그러마 하고는 오로지 전화 빨리 끊고 다시 달콤새콤 오수에 접어들 생각에 덜커덩 승낙했더니, 이후 이런저런 연락이 추가로 더 와서 알고 봤더니 난 시다라,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나는 그 주인공 시인 장단맞추기를 해야 한단다. 그래도 꽤죄죄 덮수룩한 모습으로 나가긴 못내 저어해 만원 주고 동네 이발관서 급하게 친다. 머리를 가시개 전동바리깡 슥삭슥삭하는 소리, 토끼 풀 먹는 소리 같고 한밤중 누에 뽕 갉아먹는 소리 같다. 생살을 떼어내고 뭉탱이로 잘라내는데도 하나도 아프지 아니하니, 난 드디어 그 어떤 고.. 2018. 10. 20.
미당의 자화상이 투영한 인촌 자화상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 한 호롱불 밑에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커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찬란히 틔워 오는 어느 아침에도이마 위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몇 방울의 피가 섞여 있어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2000년 향년.. 2018. 10. 20.
시린 가을, 붉은 마음 따스했다. 노곤노곤 했다. 몸이 좀 안좋아 휴직했다 복직한 이 업계 친구 불러다가 공장 인근에서 밥 한 사발 먹이며 그랬다. 넌 일찍 죽지 마라. 나 죽거든 조의금 듬뿍 내라. 그러리란 다짐 받고 발길 돌리는데 괜한 말 했나 싶어 괜실히 시리다. 그래도 따땃하니 좋다. 경복궁엘 갔다. 만궁홍엽滿宮紅葉 직전이나 이런 때 역광에 비친 홍엽 황엽이 가장 아름다울 때다. 해 뉘엿뉘엿한 무렵엔 핏빛으로 변하니 오늘 대낮을 골라 들어선 까닭이다. 파릇함 여운 채 가시지 않은 이파리 도드라진다. 홍엽 황엽과 대비하니 푸르름도 이 계절엔 제법 쓸 만하다. 은행 단풍으론 이 우주에서 뽑을 만한 저 나무 아직은 절정이 아니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이 앞엔 부도탑 하나가 있었더랬다. 그가 애초 실려올 땐 몹시도 거슬렸겠지만.. 2018. 10. 19.
하염없는 부러움 원님 따라 나발도 부는 법. 하지만 가끔은 내가 원님이 되어 나발을 앞세웠음 하는 때가 없지는 않다. 오늘 우리 공장 출판 혹은 문학 혹은 학술 담당하는 친구들 밥상을 흘끗흘끗 살피니 다음주에 소개해 줬음 해서 출판사에서 배달한 신간이 두툼한 무더기를 이루거니와, 개중 보니 움베르토 에코가 있다. 얼마전 타계한 이 친구는 소위 전공 분류가 쉽지 않아, 소설가이기도 하다가 역사학자이기도 하고, 문화평론가인 듯도 하니, 아무튼 천태만상이라, 그러면서 그들에서 각기 일가를 이루었으니, 그래서 나는 편의상 잡탕주의, 잡식주의 문필가라 해둔다. 국내에서는 에코 열풍이라 할 만한 현상이 있고, 그에 편승해 그의 주저라 할 만한 것은 얼추 다 번역된 줄 알았더니, 그렇지는 아니한 듯, 이 신간이 혹 번역 재판 혹은 .. 2018. 10. 19.
김지수 헤롱헤롱 vs 나영석 사건 어제 문화부 연예가 화제는 배우 김지수 술 쳐묵고 횡설수설 기자회견이었다. 이 사건 우리 기자는 현장을 놓쳤다. 몰라서가 아니요 워낙 일정이 많은 까닭에 거기 투입할 인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데 김지수가 저런 짓을 일삼았단 소식이 들어왔다. 어찌 보면 해프닝인데 고민하다 첨엔 안쓰기로 했다. 한데 사정이 변했으니 그 소속사에서 부랴부랴 그 사태에 대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그래서 나중엔 결국 처리했다. 오늘 연예곈 이른바 악성루머로 난리였다. 나영석 피디와 배우 정유미가 어떻다나 하는 찌라시가 난리였으니 실검 수위를 다투었다. 쓰나마나 또 고민했다. 그러다 어제 일을 참고 삼아 혹 소속사서 입장을 내놓으면 쓰자 했는데 이내 양쪽에서 가짜 뉴스 엄중 대응이란 격앙어린 반응이 나와서 이걸로 썼다. 한데.. 2018.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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