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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935

낮이 무척이나 긴 로마 도시마다, 또 국가별 문화권별로 천차만별하겠으나 내가 동시에 겪는 비행시간 기준 두 시간 거리 아테네랑 로마를 직렬로 비교하건대 두 도시 시차는 한 시간이라 아테네가 빠르다. 같은 에게해 지중해 문화권을 향유하나 그리스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겨울을 아예 관광비수기라 스스로 설정하고 문을 닫아버린다. 관공서부터 오후 세 시면 다 퇴근, 나처럼 박물관 유적 돌아다니는 사람들한테는 재앙이다. 이웃 터키도 이런가? 그렇지 않은 걸로 기억하는데 왜 그리스가 스스로 겨울 문을 닫아버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아가 아침이 늦다. 난 내가 다닌 데가 시골이라 그런 줄 알았더니 호텔 조식이 8시 혹은 8시반에 시작한다. 이때면 아무리 탱자탱자 놀기 좋아하는 그리스 공무원들이라 해도 박물관 유적 문을 여는 시간.. 2024. 11. 19.
국어시험 한자어 어휘 테스트가 되어버린 수능한문 by 박헌순 수능한문 얘기 하는 김에 하나 더 해보기로 한다. 출제위원이 직간접으로 아마도 내가 아는 분들일 가능성이 있기에 조심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이런 거는 고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한문과 국어의 개념. 즉, 우리가 한문이라고 말하는 영역과 국어라고 말하는 영역 설정. 이거 딱 나누기가 쉽지는 않다. 이번 시험(2022학년도)에 나온 고사성어 또는 그와 비슷한 어휘는 군계일학, 학수고대, 결자해지, 유비무환, 언행일치 등이다. 그리고 한자어 관련 문항에는, 정답에 관한 단어만도 석공, 생사, 빈부, 농지, 초보, 반송, 청운, 변곡, 존중, 경험, 왕래, 개업 등등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고교 한문 과목이 '생활한자'영역에 머물고 있는 거. 이건 '한문시험'이라기보다는 '국어시험 한자어 어휘 테스트'에 가.. 2024. 11. 19.
그리스 잔치는 끝났다 오늘로 요란스런 그리스 행차는 종언을 고한다. 시끄러웠을 테고 어떤 이는 부러웠을 테고 어떤 이는 시기했을 테며 어떤 이는 저의를 의심했으리라. 보면 대략 짐작하겠지만 이리 움직이는 내가 나를 혹사할 정도로 몸을 굴렸다. 이젠 이번 여행도 반환점 고비로 가는 시점 나로선 숨고르기로 들어간다. 떠나기 전 한 군데 마져 돌고선 다른 데서 나타나겠지만 지금까지와는 조금은 다른 그렇지만 여전히 남들한테는 요란스레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방식으로 보내려 한다. 이젠 좀 채워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이번 여행은 종래 여행과는 달리 즉흥성을 시종 유지했으니 탐구보단 이런 데 왔다는 표식을 대체로 했다. 이건 똥개가 전봇대 오줌갈겨 영역표시하는 일이랑 비슷한데 이런 일정정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훗날 내가 내 자료를 .. 2024. 11. 18.
노인들은 힘들기는 마찬가지인 사회 피레아스 고고학 박물관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어떤 할매가 나한테 묻는다. 그리스 말을 할 줄 아냐고 모른다 하니 토막 잉글리시에 손짓하는데 보니 당신은 폰이 없어 버스 시간을 모른댄다. 몇 번이냐 하니 40번이라 해서 마침 내가 타야는 버스라 십분 뒤 도착이라 그거 같이 타심 된다 하니 연신 고맙다신다. 여기나 저기나 이 시대에 폰 기반 사회는 특히 노인네들한테는 힘들 수밖에 없다. 휴대폰 없는 사람 없다지만 저 할매는 휴대폰도 없고 암것도 없다. 다행히 예서 세 정거장만 가면 된다고 1분 뒤 도착할 내 버스 보다 먼저 타시면서 토막 잉글리시로 원 미니트 하며 웃으면서 사라진다. 2024. 11. 17.
덤앤더머, 렌트카 여행은 동반이 있어야 한다 말동무 이런 거창한 것도 있고 장시간 운행에 따른 교대운전 이런 문제도 있겠지만 내가 볼 땐 조수 개념으로서의 동반이 필요하다. 이 조수는 옆 자리서 내가 필요한 자료를 바로바로 검색해 주어야 한다. 예컨대 어디를 정하고 가는데 그 장소에 대한 정보를 보완해주는가 하면 그 어중간에 보이는 마을이 어떤 곳이고 그에는 무엇이 있으며 하는 등등을 바로바로 찾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이 검색을 운전자가 할 수는 없다. 차량 여행이 주는 묘미는 첫째 내 가고픈 데 맘대로 가며 둘째 그 중간에 돌발하는 지점을 즉흥으로 간다는 데 있다. 전반으로 보아 패키지 여행이 여러 모로 편하기는 하지만 그 꽉 짜인 틀은 내가 증오한지 오래이며 더구나 가서 내가 맘에 들면 며칠이고 몇 시간이고 눌러앉는 그런 여유가 있으니 가.. 2024. 11. 17.
생면부지 땅, 한 달만에 운전대를 놓았다 아테네로 다시 입성했다. 디온 출발이 아침 아홉시였고 차량을 반납하기는 저녁 6시였으니 거의 반나절 운전해 남하했다. 대략 480킬로미터가 찍히니 서울 부산 거리보다 조금 멀다. 물론 그 어중간 두어 군데 들렀으니 계속 운전만 하지는 않았다. 지난 한달 돌이켜 보니 중간 잠시 쉬기도 했지만 내리 운전을 했다. 차량을 반납하고 나니 실은 맥이 풀린다. 생면부지인 땅에서, 더구나 내 차도 아닌 남의 차를 아무리 돈주고서 임대해 부린다지만 신경을 더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러니 반납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놓이고 맥이 풀린다. 당분간은 운전할 일 없었음 싶다. 내 가고 싶은 데로 싸돌아 다녔지만 혈혈단신 혼자서 이런 땅에서 운전하고 다니는 일이 어찌 편안하기만 하겠는가? 운전대 잡는 순간은 하시도 방심할 수 .. 2024.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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