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족보 이야기233 느닷없이 얻어터진 유포遊布, 미래를 호시虎視하다 조선후기에는 이른바 저 유포遊布라는 존재가 있다. 쉽게 말해서 한유자閑遊者, 곧 한가롭게 놀고 먹는자에게 군역軍役을 부과해서 포를 걷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양반의 최하말단으로 호적에는 유학을 업무로 삼는다 해서 업유業儒, 무관을 업으로 삼는다 해서 업무業武, 그리고 균역법均役法 시행 시기에는 이른바 선무군관選武軍官, 수포군관收布軍官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사람들이다. 호적에는 드물지만 사료에 교생[校生 아닌가?]이라 하는 사람들도 여기 들어간다. 이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호적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아주 반복무상하다. 어떤 때는 유학을 칭하다가 업유나 업무를 칭하다가균역법이 시행된 직후에는 선무군관이 되기도 한다. 균역법 이전에는 교생이나 업유, 업무라 하여 양반의 말단으로 군역을 원.. 2025. 8. 29. 잿더미에서 기적처럼 부활했다는 한국인 한국인과 한국사가 역사상 두 번의 위기가 있었다면필자가 보기엔 몽골 간섭기도 아니고, 임진왜란도 아니고, 바로 한군현 시기와 일제시대다. 이 두 시대는 한국을 침략해 들어온 두 세력과의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역량이그야말로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한국사 자체에도 큰 영향을 남겼다. 전자의 경우 당시 한 제국의 영향 하에 들어간 지역 중 그 후 독립하여 별도의 문명을 형성한 지역이 단 한 군데도 없다는 점에서 (베트남은 천년 후 독립)그 당시 한국인의 조상이라 할 한반도와 남만주 일대 사람들이얼마나 큰 위기였는지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일제시대로 이 역시 이 시기로 들어가기 전 조선 사회가 18세기 말까지도 노비사역이 끝나지 않은 동아시아의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낙후된 상.. 2025. 8. 28. 욕망의 멜팅 폿 19세기 우리 역사에서는 19세기 하면, 삼정 문란, 척왜양이, 민족주의, 제국주의 등만 보지만필자는 이 시기는 거대한 욕망의 멜팅폿이었다고 본다. 일단 그 전 세기까지 노비였던 전 인구 절반은어쨌건 호적상 양반이라는 유학까지 성공적으로 진입하여자신감이 나름 충만한 상태였고, 노비사역이 해체되고 지주 전호제를 기반한 소농사회에서 소작으로 떨어져 간신히 먹고 살던 양반 최하층들은 이 끝도 없는 악순환에서 어떻게든 탈출해 보려 했을 것이며, 지난 이백년간 권력을 독점하여 잘 먹고 잘 살던 경화사족들은어떻게 하면 다가오는 환란을 잘 넘겨서 이 부와 권력을 대물림할 수 있을까 골몰하고 있지 않았겠는가. 물론 그 와중에 우국충정 지사들도 있었을 테고 그분들에게는 마땅한 존경을 표할수 있겠지만, 문제는 세상이 그런 흐름에 .. 2025. 8. 25. 양반의 가마니 만들기, 사무라이의 새장 만들기 이 파적도-. 가운데 고양이를 쫒는 주인공은 양반 밑바닥 쯤 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아마 맞는 이야기 일 것이다. 고양이를 잡느라 머리에서 벗겨져서 그렇지 원래 머리에는 관을 하나 쓰고 있었고장죽 길이를 보면 양반이 맞는 듯 하다. 그런데 그는 김단장 지적하신 대로 가마니를 삼고 있다. 이 정도 집안 꼴이라면 뭐 벼슬은 이미 5-6대 끊어졌을 테고호적 조사나 나오면 간신히 유학호나 유지하고 있으리라. 그가 가마니를 삼는 것은 살림살이에나 보태자고 하고 있을 터. 저런 집안 꼴에 과거 급제자가 나올 리가 없다. 한국에 이런 양반들이 있다면 일본에는 하급 사무라이들이 있다. 일본 막번체제의 말단에 위치한 이들로 농민이나 상인이 아니라 무사신분으로 칼을 차고 다니지만차라리 농민이나 상민인 편이 나을 뻔한 쥐꼬.. 2025. 8. 25. 생활사 연구의 찬란한 금자탑: 쇄미록 필자는 이 책을 거의 다 읽어가는데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이 책을 10년 전에만 아마 필자가 읽었더라도필자의 연구 방향이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이 일기 정도로 생활사가 디테일있게 쓰여진 기록이 또 발견될 것인가. 몇몇 후보가 될 만한 것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필자가 직접 본 바 없으니 그 부분에 대한 말은 아끼고자 한다. 아무튼 쇄미록은 우리 생활사는 물론 필자처럼 생물인류학-고병리학을 하는 사람에게도 정말 큰 자료가 되리라 본다. 지금까지 필자가 얻었던 여러 데이터의 재해석이 가능해 지는 것이 이 책을 본 최대의 수확이라 하겠다. 이 책은 한 번 보고 접을 것이 아니라 필자처럼 생물인류학-고병리학을 하는 사람들도 바로 옆에 두고꾸준히 다시 읽어가며 새로이 아이디어를 얻어 낼 만한 책이라 하겠다... 2025. 8. 24. 무슨 수단을 써서도 양반으로 남아라 다산은 그 아들들에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서울 근처에 남아라, 라고 했다던가. 이는 다산의 시대에 경화사족들이 모여사는 서울을 떠나게 되면영영 제대로 된 양반으로 남기 힘든다는 현실에서 비롯된 고언일 것이다. 지방사족들은 반대로 18-19세기가 되면 몇몇 예외적 존재를 빼고는 죄다 개털이 되어 문반의 경우 급제를 하더라도 하급지위를 맴돌거나 대대로 문반의 지위를 누리던 이들도 간신히 무반 자리하나 얻어차고 양반 자리를 얻은 자가 많아졌으니 노상추일기 등에 나오는 영남소외론 등은 사실 영남만이 문제가 아니라 당시 지방 사족들은 죄다 개털이 되었다는 점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해도 좋겠다. 지방사족들의 경우 서자는 물론 적자라도 대대로 벼슬이 끊어져 버린 집안들이 점점 늘게 되었는데 이들이 순순히 3대 벼.. 2025. 8. 24.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3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