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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루한 기억에 대하여 일을 하다 짬을 내어 사무실 정리를 오래간만에 했다. 버려야 할 것을 솎아 내어 보니 정말 아무도 안 들고 갈 만큼 남루한 쓰레기로 볼 수밖에 없는 물건만 보였다. 나이가 점점 들면서 느끼는 생각은 폐기하는 쓰레기도 주인의 나이에 비례하여 점점 남루해진다는 것이다. 세월이 경과한 때문도 있고, 대개 오래된 것을 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그 물건에 담긴 기억이 아까와서인데 그러다 보니 나중에 버릴 때 보면 쓰레기도 그런 쓰레기가 없다. 정리할 때 버리지 못하는 것은 기억이 아까와서인데 나이가 들수록 버려야 할 것은 버리고 깔끔하게 주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젊었을 때는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나이가 들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옆에서 보기에도 좋지 않고, 무엇보다 스스로의 마음이 덩달아 남루해지는 것 .. 2024. 8. 27.
저짝에서는 이미 신석기에 끝난 보축 성벽 문제 옛날 성곽 유적을 발굴하는 한국고고학 발굴현장을 가 보면 언제나 보축 타령이라, 보축補築이란 무엇인가? 간단히 주축 성벽이 있고, 그 성벽이 그냥 놔두면 자꾸 무너져 내리니 그 성벽에다 덧대어 붙이는 반창고 같은 것이라, 덧대어 쌓은 성벽을 보축성벽이라 한다. 뭐 이걸 두고 맨 똑같은 타령 우째 저리 일삼는지 알다가도 모르겠거니와, 그럼 수직 혹은 수직 비스무리하게 쌓은 성벽이 시간이 가면서 자꾸만 무너져 내리지 그네들이라고 이런 걸 몰랐겠는가? 그래서 보축을 해야 했던 것이니 이게 무에 새삼스럽다고 언제나 보축 타령이라, 그 흔적 확인하고선 하는 말이 무슨 대단한 성벽 축조기술을 발견했다느니 하는 개사기를 치는 장면을 내가 목도할 때마다 헛웃음만 나오더라. 그거 하나도 이례異例 아니며, 대서특필할 그 .. 2024. 8. 27.
[바구니] 본능에 가장 충실한 과일 저장용  브리티시 뮤지엄 소장 이 고대 이집트 18왕조 시대 바구니는 어쩌면 바구니라면 우리가 연상하는 그런 본질하는 기능에 가장 충실한 경우가 되겠으니 과일 바구니다. 실제 안에서는 저와 같은 과일이 들어있다. 바구니 내부 테두리에 꼭 맞는 뚜껑이 있는 코일형 야자나무 섬유로 만든 타원형 바구니다. 여러 가지 색상 야자나무 섬유를 직조해 삼각형 장식 모티브를 만들었다. 바구니에는 두 개 돔야자 열매dom-palm fruits가 들어 있다. Dimensions은 다음과 같다. Height: Height: 8.50 centimetres (basket - checked) (basket - checked) Height: Height: 6.50 centimetres (lid) (lid) Length: Length: 19.. 2024. 8. 27.
나이테가 말하는 역사 우리도 이런 전시 방식 산림관 같은 데서 본 듯도 한데, 모르겠다. 내가 다른 데서 본 것을 혼동하는지는.연대 측정법에 나이테연대라는 것이 있다. 이 나이테연대 장점은 오차가 없다는 점이다. 년 단위로 때려맞춘다. 나무는 1년에 나이테가 하나 늘어난다는 데 착안한 것으로, 이것도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아 복잡다기하지만, 저에 더불어 그 나이테는 그해 기상 조건에 따라 자라는 두께가 다르다는 점을 버무려서 연대를 계상한다. 나아가 지역성도 있어야 한다. 같은 나무라 해도 비가 많은 오는 지방, 사막 지방에 자라는 조건이 다르다. 이렇게 해서 지역별로 몇 군데를 나누어 비슷한 기상조건이라 할 만한 구역을 나누어 그 구역별로 나이테가 변동한 표를 작성하는데, 이 표를 갖다 들이대면? 예컨대 어느 절 대웅전에 .. 2024. 8. 27.
[독설고고학] 실패했다는 항복선언이 시급하다 어제도 몇몇 지인이랑 비슷한 맥락을 고민했다. 고고학? 문화재? 장사 안 된다. 이 선언이 있어야 한다고 나는 본다. 내가 좋은 고고학, 우리가 좋은 고고학은 처절하게 실패했다. 내가 좋으면, 우리가 좋으면 저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환상이 지배한다. 내가 볼 땐 이 문화재판, 고고학판에서 지금 시급한 것은 하루라도, 한 순간이라도 빨리 항복선언을 조인해야 한다고 본다. 고고학에서 그나마 돌파구로 삼았던 것이 발굴인데, 이 발굴도 이젠 맛탱이가 완연히 간 징조 누구나 체득할 것이다. 그 마지막 남은 발굴조차 이제는 생명을 다했다. 요새 고고학 발굴 관련 언론 보도자료 봤는가? 그 발표 자료에 이른바 야마 핵심이 급속도로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사실 아는가? 핵심이 없고 야마가 없으니, 거의 모든 발굴소식이 어디.. 2024. 8. 27.
보신전쟁戊辰戦争: 무사도의 민낯 (1) 목숨은 건진 조슈와 사쓰마 앞에서 에도 막부는 막부의 존속을 위협하는 반란에 대해막부의 개부 초기부터 이를 대비했고, 영주의 분봉과 직속 무사의 배양 등 유사시에는 쿄토에서 에도에 이르는 일본 열도의 중심부가 막부 옹위세력으로 채워져 반란 세력을 진압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바로 이런 목적으로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막부는 사무라이를 260년간 배양하고 있었다. 우리는 흔히 무사도라는 것이 일본 전래의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을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무사 계급 자체가 헤이케平家 이후 공가公家 세력을 분쇄하고 자라 나온 것은 틀림없는데, 이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한 이데올로기는 끊임없이 변화하였다. 특히 에도막부 이후에는 이에야스 스스로가 선택한 유교 이데올로기가 이들 무사계급 정신세계를 지배하였고 우리가 알고 있는.. 2024.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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