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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039

이제는 말이 고통이라는 글이 나와야 한다 말 혹은 말타기가 낭만인 시대지만 이 시대에도 저 말 한 마리 기르고 간수하는 일은 고통이다. 엄청나게 쳐먹어대고 병은 걸핏하면 걸려서 의사 불러야고 처방전 놓아야 하며 무엇보다 엄청 싸대는 통에 요즘 같은 낭만 시대에도 통치우는 일이 고통이다. 마사馬史라 해서 그 문화역사를 다룬 글은 수천을 헤아리지만 그것이 고통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한 글은 단군조선이래 나만 있을 뿐이다. 이젠 마구가 아니라 등자가 아니라 재갈이 아니라 수레가 아니라 기마민족이 아니라 말 사육이 고통이라는 문화사 접근이 나와야 한다.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은 내 업고서 덩실덩실 춤을 추리라.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고고학과 문화재학을 가르는 지점이다. 소나 말이 많아야 부자라는 사실을 농민들이 알고서도 왜 한 마리로도 버거워했는지를 생각이.. 2023. 12. 4.
문화재청 보도자료를 다시금 난무하는 일본말 찌꺼기들 애초에 근대 경작과 수목 등으로 훼손이 심했고, 민묘와 도굴 등으로 유실도 많이 된 상태였다. 조사 결과 14호분의 규모는 직경 20m, 높이 4m로 추정되며, 구릉 사면을 ‘L’자형으로 굴착하여 정지층을 조성하고, 매장시설을 안치한 후 봉분을 성토하였다. 이번 발굴에서는 1989년 확인된 두락리 1호(현 17호, 길이 8.6m× 폭 1.3m) 이후로는 가장 큰 대형급(길이 7.6m× 폭 1.25m) 삼국시대 수혈식 석곽묘가 확인되었으며, 내부에서는 기대(그릇 받침대), 유개장경호(뚜껑있는 긴목항아리), 등 대가야계 토기류와 철모(철창), 철부(철도끼) 등 철기류도 출토되었다.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14호분 발굴조사 현장 공개,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2023-11-30 보도자료 중에서) 부여 .. 2023. 12. 3.
고고학, 조사원의 학문에서 개돼지의 유희로 고고학이 다시 서는 길을 나는 저리 본다. 고고학은 별게 아니다. 개돼지도 3년을 교육하면 하는 일이 발굴이며 고고학이다. 하지만 고고학은 고고한 영역으로 올라가 내려올 줄을 모른 지 너무나 오래되어 지상과는 단절하고 말았다. 지들만이 아는 난수표, 약속이라는 이름으로 지들만이 그리는 암호만 그리다가, 그것이 정말로 고고한 줄 착각하게 된 지 오래다. 고고학은 개돼지도 3년이면 한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개돼지의 유희로 이제는 내려서야 한다. 저 매장법이 규정하는 준조사원 자격이 어떻고, 조사원 자격이 어떻고 하는 얘기는 신판 골품제다. 학예연구관이 되면, 부교수가 되면 책임연구원 자격을 준다는 저 괴물은 개돼지 먹이로 던져버려야 한다. 고고학은 누구에게나 열려야 하고 고고학은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 2023. 12. 3.
조사원 자격 기준, 그 강화 언설로서의 후지무라 신이치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가 주도한 구석기 조작사건은 일본 고고학계를 발칵 뒤집었으니, 마이니치 신문이 주도한 조작 폭로사건은 국내 문화재 행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더욱 그런 강고한 흐름을 형성해가니, 바로 고고학은 대학에서 고고학 관련 학과에서 엄격하게 교육을 받고, 그런 자격 혹은 경력을 갖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학문이라는 언설의 강화가 그것이다. 후지무라 사건이 이렇게 전개한 까닭은 다른 무엇보다 그가 저들이 말하는 저런 과정을 밟지 않은 소위 '아마추어 고고학도'라는 데에 비롯한다. 그들이 말하기를, 봐라, 정통 고고학 교육을 받지 않았으니, 저런 짓을 저지른다는 논리로 귀결하거니와, 나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 사건을 주목한다. 첫째, 그는 소위 정통고고학이 말하는 그런 과정을.. 2023. 12. 2.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85) 친구 나야 청승 맞은 홀로여행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여행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나이들어가면서는, 특히 아무래도 여러 모로 생소랑 씨름해야 하는 해외여행은 되도록이면 친구랑 함께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은 점점 더 굳어진다. 친구, 말 참 좋지만, 때론 거추장스럽기도 하고, 이 거추장스럼이 원수관계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말동무는 있어야 한다. 홀로감행에 나선 이번 여행에서도 내내 함께할 친구가 있었더래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한다. 애초 퇴직을 암시하면서, 연말에는 유럽 쪽 행차를 할 것이라 하면서, 나는 이 여행에 김충배를 동반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까발린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 자신이 재계약 파동을 둘러싼 여러 곤혹을 토로했으므로, 이젠 비밀이 아니니 상기하자.. 2023. 12. 2.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84) 짐을 싸야 할 시간 그래 요란스러웠다. 이미 퇴직을 예고하면서 요란스러웠고, 그것이 확정되고서는 퇴직 확정으로 또 요란스러웠으며, 그를 기념하는 나들이를 준비하며 또또 시끄러웠고, 그것을 실행하는 지금도 또또또 시끄럽기 짝이 없다. 그 시끄러움이 이제는 제1단원 막을 고해간다. 돌아가서도 아마도 당분간은 시끄러울 것이다. 왜? 이번 여행 마무리 정리가 남은 까닭이다. 제2막이랄까? 또 그 시끄러움을 마주해야 하느냐 경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로대, 말하건대 꼴불견이면 보지 않음 그뿐이지, 그걸로 나를 탓할 수는 없다고 본다. 한달을 기거한 로마 방을 새삼 돌아본다. 널부러진 꼴이 남영동 서재보다 더하지만, 하나씩 갈무리하고 차곡차곡 트렁크 쟁여넣으면 낯선 이 방을 한 달 전 들어서던 그 모습으로 금방 돌아가리다. 떠날 때는.. 2023.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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