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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267

내가 좋은 전시는 나만 좋은 전시다 내가 좋은 전시는 필패한다. 그렇다면 어떤 전시가 성공하는가? 부연한다. 왜 고고학 전문박물관이 그렇지 아니한 박물관, 혹은 미술관에 판판이 밀려나는가? 전시기획자 본인이 좋아하는 전시를 하는 까닭이다. 유감스럽게도 본인이 좋아하는 전시는 지만 좋은 전시다. 어느 누구도 같은 신라 토기라 해도 지역에 따라, 또 시대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 변모하는지 알고 싶지도 않고 알아야 할 이유도 없으며, 설혹 그것을 안다한들 살아가는데 아무짝에도 도움이 되지 아니하며 도움은커녕 허영하고 싶은 마음을 채워주는 것도 아니다. 이 모든 참사가 신라토기 지역성 역사성이 중요하다 해서 그것을 내세운 친구가 해당 전시를 기획한 데서 말미암는다. 신라토기가 지역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다르다고 전시 패널 잔뜩 쓰고 그림 사진까지 .. 2024. 4. 2.
퍼가기를 펌프질하는 시대, 우라까이의 시대 인터넷이라는 요물이 등장하고 또 그것을 기반으로 삼는 sns시대가 불러온 혁명 중 하나가 바로 저것이다. 그 초창기만 해도 내것 지키기에 골몰했고 아직도 정신 못차리는 일부 얼간이가 있지마는 공유가 대세요 공유가 힘인 시대라 널리널리 내것을 퍼다날아달라 읍소하고 펌프질하는 시대다. 루브르박물관은 물론이요 프랑스 전체를 먹여살리는 모나리자라는 요물이 있다. 이거 보겠다는 계가 일본에서 등장할 정도였으니 그때 일본에선 무슨 짓이 벌어졌느냐 하면 우리가 다 사진 찍도록 공개하면 누가 다시 우리 박물관을 오겠느냐 했더랬다. 이 공개 공유라는 흐름에서 가장 늦게 합류한 곳이 일본이다. 중국? 내가 저쪽을 뻔질나게 들락하던 20년 30년 전만 해도 사진 못찍게 하는 데가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사진 찍을까 싶어 감시.. 2024. 4. 2.
[독설고고학] 셰익스피어와 영어, 고고학과 형식분류 셰익스피어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영어 공부가 필수다. 중문학을 하고자 하면 당연히 한문을 베이스로 깔아야 한다. 영어공부, 한문공부 졸라 해야 하며, 졸라 한다. 당연히 영어가 필요하고 한문이 필요하다. 고고학에서 형식 분류 당연히 필요하다 졸라 해야 하고 졸라 훈련받고 지금도 졸라 해야는 것 맞고 죽을 때까지 해야 한다. 하지만 그 어떤 누구도 셰익스피어 연구라는데 영어 공부하는 방법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 어떤 누구도 이백 시를 이야기하면서 한문 공부하는 방법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왜? 그건 기본 베이스로 깔고 가야 하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한데 어찌하여 이것이 고고학으로 넘어오면 한국이건 일본이건 죽어나사나 고고학은 이야기하지 않고 죽어나사나 형식타령이란 말인가? 형식분류 하지 말라는 .. 2024. 3. 31.
숨 막혀 제풀에 죽고만 개마무사, 그 환상특급을 깨뜨리며 1500여년 전 신라시대 철갑기병인 개마무사가 3천800장 소찰(미늘·비늘 모양의 작은 쇳조각)을 엮은 찰갑(갑옷)을 걸치고 머리부터 발목까지 갑옷으로 보호한 뒤, 쇠로 만든 투구를 쓰고 손에 무기를 들었으며 그가 탄 말도 740장 소찰로 몸통 전체를 덮은 말 갑옷(마갑)을 입히고 투구(마주)를 씌웠으니 개마무사가 입은 찰갑은 무게가 약 33㎏, 마갑은 약 36㎏. 그래서? 이런 놈들이 무슨 중무장한 군사 혹은 장군이며 이런 놈을 태운 말이 도대체 몇 보나 전진한단 말인가? 개마무사? 중무장? 야구방망이 한 방이면 꼬꾸라지는 시체에 지나지 않는다. 저 상태로 무슨 전쟁을 하며 저 상태로 무슨 벌판을 달린단 말인가? 시체라서 뒤집어 씌워 놓은 것을 진짜로 저리 무장하고 싸웠다고 보는가? 시체다. 지금도 시.. 2024. 3. 31.
장백산 vs 백두산 자연유산으로서의 백두산은 소속 국가 관념 기준으로는 이른바 초국경 유산 혹은 월경越境 유산 transboundary heritage 이라 백두산이라 하면 우리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우리가 全有[전유] 혹은 專有[전유]해야 하는 데로 인식하나 그 내력을 살피면 사정이 복잡해서 아시아 동북아 대륙을 무대로 명명한 민족이나 국가 혹은 왕조들 사이에서는 모두가 성소聖所요 성산聖山이었으니 이것이 빗금에서 탈출한 라인으로서의 국경을 기반으로 국민국가가 출범하면서 사정이 묘해져 공유共有하는 유산에서 그 라인을 경계로 그 구역 안은 특정한 국가가 독점적 소유권을 행사하는 시스템으로 변모한다. 저 백두산은 공교롭게 한중 국경에 걸터 앉았으니 또 그 부르는 이름도 차이가 있어 한국에선 백두라 하고 저짝에서는 장백長白이라 .. 2024. 3. 31.
청도 소싸움은 무형유산의 위대한 성취요 새로운 시대 발현이다 발상을 바꾸어야 한다. 시각을 교정해야 한다. 왜? 내 생각 내 시선이 다를 수 있고 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 한 발 물러나 보면 다르기는커녕, 틀리기는커녕 완전히 헛다리를 짚고 있더라. 무형유산은 일반 덜떨어진 고고미술사 건축학 중심 여타 문화유산이 실체도 없는 원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과는 달리 일찌감치 그 딴 게 어딨어 하고선 원형은 패대기치고 저 멀리 전형典形으로 달아나 그것을 성전으로 채택했다. 왜? 원형은 고정이요 박제라 그 어떤 시대변화도 수용하지 못하고 유산을 어느 한 순간 어느 한 시점 어느 한 모습으로 고정하는 까닭이다. 이 원형을 벗어버린 자리에 무형유산은 전형을 갖다놓고선 껍데기보다는 정신을 선택한 것이다. 이 전형을 선택함으로써 족보도 없이 탄생한 이애주 살풀이춤은 유산을 .. 2024.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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