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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42

기와를 뚫은 모란 그 어떤 꽃도 한옥이랑 어울릴 때 그 빛은 배가 삼가 사가 열가한다. 모란이라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기와 담장 너머로 대가리 빼곡 내민 모란이 만개했다. 담벼락 백댄서 삼은 모란은 그 한편이 뮤직비디오 아니겠는가? 2022. 5. 3.
모란도 때가 있기 마련 모란끛 가루는 흡사 도너츠 달라붙은 설탕이라 저 분말 퍼뜨려 증식하니 벌이나 나비를 유혹하는 이유가 결국 타력에 의한 번식 욕망 때문이다. 반면 송홧가루는 바람에 기대니 바람이 셀수록 이동거리는 멀고 그 번식 범위는 기하급수로 불어난다. 모란은 이제 끝물이라 대낮엔 꽃술 오뉴월 소불알처럼 흐느적거리며 늘어지니 해뜰 무렵이나 해질 무렵 그 주둥이 오므릴 때 그때서야 제맛을 낸다. 다 때가 있기 마련이라 사람은 더 말해서 무엇하랴 2022. 4. 28.
뺀질뺀질 모란 화왕花王도 시간 앞엔 속절없어 어제 피더니 오늘 지고 만다. 찔끔 같은 비가 신내끼 뿌리고 갔다. 기름기가 얼마나 많은지 빗물 땡글땡글 사기 쟁반 구르는 옥구슬 같다. 그 뺀질뺀질함이 누굴 닮았다. 2022. 4. 28.
낙선재 홍모란 지인이 창덕궁 모란이 폈다기에 어제 노구 이끌고 행차했다. 낙선재 뒤안에 동산이 있고 그에 모란과 그 이종사촌 작약밭이 있으니 틀림없이 그짝이리라 해서 들여놓으니 모란이 한창이다. 우정총국 자리엔 백모란 한창이고 홍모란 이제 계우 실밥 터졌는데 예는 홍모란 만개 시대다. 평일이라 관람객 많지는 아니하나 사진 찍기에 방해를 줄 정도는 있다. 꽃은 한옥, 특히 기와건물이나 기와담장 병풍으로 두를 때 특히 아웃스탠딩하며 한복차림 젊은 여성이 있어야 금상첨화지만 유감스럽게도 평일 창덕궁은 할매할배 등산복 차림이 태반이라 꽃풍경에 방해만 간다. 귀퉁이 백모란 한 그루도 절정을 치닫는다. 귀사하는 길목 우정총국을 다시 들렀더니 백모란은 망발이며 그 특유한 모란 향내 빤스까지 파고든다. 경복궁 아미산 모란은 어떤지 .. 2022. 4. 23.
홍모란 제낀 우정총국 백모란 분명 이짝에 심은 모란은 백모란 홍모란 두 종류되 언제나 백모란이 빠르다. 여름 방불하는 날씨에 만개한 백모란 대낮엔 꽃술이 흐물흐물 찡구기 전 순두부 같다. 이러다 이내 지고 마니 그 무렵 비로소 홍모란 만개에 접어든다. 같은 백모란 홍모란이래도 응달인가 양달인가에 따라 또 다르니 그런 까닭에 그 찬란을 경계한 낙천 백거이도 혹닉하지 아니할 수 없었으니 마음 먹은대로 다 되면 그게 인생인가? 이뻐도 이쁘다는 말 함부로 할 수도 없으니 더 환장할 노릇 아니겠는가? 모란이 피고 모란이 지는 스무날은 그래서 모두가 미쳐 날뛸 수밖에 없다. 2022. 4. 19.
옛날 백과사전에 나오는 모란 1. 고궁박물관 전시가 열리기 전도 모란이고 열린 뒤도 모란이다. 내년 봄을 기다릴 모란도 모란이고 낡은 책 속 모란도 모란이다. 그럼 글자로 된 모란을 만나보자. 2. 는 송나라 때 축목祝穆 등이 편찬하고 원나라 부대용富大用, 축연祝淵 등이 보완한 총 236권짜리 유서(類書, 전통시대의 백과사전)다. 역사서술의 강목체처럼 부部 아래 목目을 두고 목마다 군서요어群書要語, 고금사실古今事實, 고금문집古今文集 3항項을 두어 각각 고서 속의 관련 문구, 역대의 고사故事, 여러 문집에 실린 관련 시문을 상세히 인용하고 있다. 하늘, 땅, 사람부터 초목, 버러지와 물고기, 예악문물, 역대의 제도, 관직, 심지어는 음식이나 그릇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으므로, 이 책만 보면 거의 모든 전고를 알 수 있어.. 2021.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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