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20026 [거란의 치맛바람] (7) 궁중 가수와 바람피다 죽임 당한 절세 미색 황후 소관음蕭觀音 도종道宗은 거란 제8대 황제요 흥종興宗의 장남으로 일찍이 태자에 책봉되었다가 중희重熙 24년, 1055년 8월에 아버지가 붕어하자 제위를 이었다. 재위 기간은 수창壽昌 7년(1101)까지 근 반세기에 달한다. 그의 재위 기간 쓴 연호가 하나가 아니다. 청녕淸寧(1055~1064)을 필두로 함옹咸雍(1065~1074)과 태강太康(1075~ 1084), 태안太安(1085~1094)을 거쳐 수창壽昌(1095~1101)에 이르기까지 5개나 썼다. 꼭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한 황제는 하나의 연호를 쓴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또 연호는 보통 국가의 대사大事에 즈음해 그것을 기념해 바꾸니, 이는 거꾸로 보면 그만큼 저 긴 치세 동안 적지 않은 정치 곡절이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긴 극성을 구가.. 2024. 1. 2. 백제 후손일 듯한 협비원례荔非元禮는 안사의 난 최고 스타 이광필의 오른팔 당 현종 시대, 특히 안록산 사사명 반란에 즈음해 자주 보이는 협비원례荔非元禮는 백제 유민 후손이라는 심증이 강하게 든다. 협비荔非가 복성일 텐데, 저런 성씨를 쓰는 동아시아 국가는 백제밖에 없다. 협씨荔氏는 백제 대성 8족 중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아마도 백제 멸망 즈음해 그 일족 일부가 당으로 넘어가 그쪽에 정착하면서 저런 식으로 성씨를 바꾸었을 것으로 본다. 신구당서에는 그의 열전이 없지만, 그의 행적은 아래 사전에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를 보면 안록산 사사명의 난이 낳은 투톱 스타 곽자의郭子儀와 이광필李光弼 중 협비원례는 이광필의 오른팔이었음을 본다. https://zh.wikipedia.org/zh-tw/%E8%8D%94%E9%9D%9E%E5%85%83%E7%A6%AE 荔非元禮.. 2024. 1. 2. 이시카가현만 사망자 30명에 이른다는 노토반도 지진 2024년 새해 첫날 일본 열도 혼슈 동해안 지역 이시카와현 노토반도能登半島를 진원으로 삼는 지진이 생각보다 더 막대한 피해를 낸 모양이라 방금 일본 쪽 언론 보도를 보면 사망자만 서른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지진은 1월 1일 16시 10분 무렵 규모 7.6 강진이라 하는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약 13년 만에 대해일경보 발령을 낳은 지진으로도 기록된다. 해변에서 발생한 까닭에 쓰나미 발생을 우려해 일본 서쪽 해안, 한반도 기준 동해안 모든 지역에 해일경보가 나왔다. 일본이 하도 이런 대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그에 대한 대비가 나름 철저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사망자가 저만큼 된다면 이번 지진 영향력이 어떤지 알 만하다 하겠다. 하긴 저런 나라에서 동일본 대지진에 원전이 박살나지 않았겠는가? .. 2024. 1. 2. 현대판 산림 김단장 좀 전에 쓰신 글. 그게 조선시대 산림입니다요. 자칭 학자들이 나이 들 때까지 버티다가 일약 산림이라고 중앙정계에 진출하죠. 왠만한 자리 줘가지고는 올라오지도 않고요. 지들 맘에 안든다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벼슬 던졌다가 말았다가 가관이었죠. 그러다가 나는 역시 학자다 외치면서 낙향해서는 학자로서 (?) 죽는데, 이번에는 평생 한 걸 모은 것이 문집으로 수백권 수십책에 달하죠. 그거 다 있으나 마나한 책이고요, 그거 찍느라고 불쌍한 조선의 나무들만 찍혀 종이되어 사라졌다고 봐야죠. 조선시대 유림-. 퇴율 이후에는 학자라고 부르기도 창피하고요. 녹사한다고 급제후 관직 돌던 사람들 우습게 보고 동네에서 거들먹거리다 나이 들어 한자라 해서 크게 하고는 돌아와서 다시 은거하는 흉내내는게 버릇이 됐습죠. 그.. 2024. 1. 2. 조선시대 산림, 반란자의 소굴 군신 관계가 실은 철저한 이해득실에 기반한 관계임은 전근대 왕조시대의 그것만큼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일이 드물다. 이런 계약이 루소 이후라 생각하면 커다란 착각이다. 내가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을 때 신하는 주저없이 군주를 떠나고 때론 칼을 겨누었다. 조선시대 산림은 실은 군주를 배신한 반란자의 소굴이다. 충忠은 언제나 효孝에 완패했다. 충효는 일란성 쌍생아가 아니라 늘 전자는 후자에 붙어 기생하는 파리목숨이었다. 충을 효에 등치시키고자 그리도 몸부림친 까닭은 이 때문이었다. 남녀 관계..부부 관계도 이에 하등 어김이 없다. (2016. 1. 2) *** 한비자가 갈파하기를 군주는 이해를 계산하여 신하를 기르고, 신하도 마찬가지로 이해를 계산하여 군주를 섬기고 있다. 군주와 신하는 이와 같이 서로 수판을 .. 2024. 1. 2. 한 번 長을 하면 계속 長을 해먹는 사회 이게 이전에는 안 그랬다. 일찍 승진해서 무슨 기관장을 하는 사람을 두고서는 일찍 짤린다는 걱정 혹은 저주가 압도적이었지만, 요새 돌아가는 꼴을 보면 이게 웃겨져서 한 번 장을 해 먹는 놈은 계속 長만 해 먹는 시스템으로 고착화하니 그래서 요새는 아득바득 나이 상관없이 일단 장이 되고자 발악한다. 주변 봐라. 무슨 관장이니 소장이니 원장이니 한 번 해 먹은 놈들은 계속 이런 자리만 전전한다. 언제까지? 죽을 때까지 장만 주구장창해댄다. 가장 불쌍한 놈은 실무자. 이 실무자가 주사니 학예사니 해서 들어가서 바득바득 무슨 과장 기어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년 30년이라, 장 한 번 못 해보고 퇴직하는 사람 부지기라. 문제는 이런 사람은 결코 장을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과장으로 퇴직하면 .. 2024. 1. 2. 새해 맞아 새삼 고마워해야 할 분들 우리는 항상 돈내고 먹는 식당 주인께 감사드려야 한다. 왜? 독약을 탈 수도 있는데 안 탔으니까 면도사님들도 감사하다. 칼로 멱을 딸수도 있는데 봐주니깐 말이다.(면도사는 기호철 보탬이다.) 청소차도 감사드려야 한다. 나를 밀고 갈 수도 있는데 그냥 가니깐. (2015. 1. 2) 2024. 1. 2. 이임보 관을 때려부순 당 현종 이륭기 관계가 처음 같을 수는 없다. 이는 주군과 심복 역시 마찬가지라 애초엔 바늘 실 같다던 사이도 멀어지기 마련이라 이는 무수한 역사가 증언한다. 배신 반란은 심복만이 일으키는 특권이다. 이세민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위징을 버렸으니 그가 죽고 나서야 분노를 거두었다. 현종 이륭기李隆基 역시 초중반기엔 요숭姚嵩 송경宋璟을 등용해 개원지치開元之治를 이룩했으나 그 둘은 결국 자기 손으로 쳐내고 말았다. 한데 아이러니가 이런 관계도 파열음을 빚지 않으면 또 다른 비극을 잉태하고 만다는 점이다. 이림보李林甫, 송경 이후 물경 19년간이나 재상으로 현종을 보필하며 정사를 농단하다 안록산 양국충의 화를 불렀다. 신구당서 자치통감 등등이 이림보는 태어날 적부터 간신이라 했지만 어찌 그가 첨부터 이러했으리오? 고이다 보니.. 2024. 1. 2. 일본에 대한 오해 두 가지 필자가 보기엔, 일본에 대한 오해 두 가지가 있다. 이 두가 지 오해는 서로 반대의 입장에 있는 쪽에서 갖는 오해라는 점이 특이하다. 첫째, 일본은 언제나 한국으로 부터 문화적으로 받아 먹고 자랐다는 생각. 야요이시대부터 국가형성기인 7세기 중엽까지는 유효한 이야기다. 그래서 필자는 한국에서 왜계 유물이 나왔을 때, 쌍방의 문화 교류라는 말은 믿지 않는다. 왜에서 한국으로의 문화는 교류나 전파보다는 사람의 이동이라고 믿는 편이다. 반대의 경우는 문화만 갈 수 있다고 본다. 왜? 70년대 한국과 미국의 문화를 보면 안다. 하지만 7세기 중엽 이후가 되면 일본은 빠른 속도로 발전이 이루어지는데, 헤이안 시대가 되면 통일신라나 일본이나 그게 그거다. 1945년까지 식민지였던 조선이 독립 후에 불과 70여년 만.. 2024. 1. 2. Speech after long silence by W. B. Yeats (1865~1939) Speech after long silence; it is right, All other lovers being estranged or dead, Unfriendly lamplight hid under its shade, The curtains drawn upon unfriendly night, That we descant and yet again descant Upon the supreme theme of Art and Song: Bodily decrepitude is wisdom; young We loved each other and were ignorant. 한참 침묵이 흐른 뒤에 하는 말, 그래 맞어 다른 애인은 모두 멀어졌거나 죽었고 무정한 남포불은 드림막에 숨어버렸으며 커튼은 무정한 밤에 쳐졌.. 2024. 1. 2. 거란을 공부하며 시험하는 나 요새 초고처럼 써내려 가는 시리즈라 할 만한 것이 거란의 치맛바람이라, 이를 시작하게 된 직접 발단은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 있지만, 나는 이 드라마를 정식으로 시청한 적이 없고, 다만 강감찬이 담판하러 거란 진영을 들어가는 장면을 잠깐 보았을 뿐이다. 더욱 정확히는 거란 성종이 소배압을 앞세우고 출정한 고려 원정을 아주 잠깐 보면서, 이전에 내가 요사를 통독하며 느낀 의문이 다시금 떠올랐거니와, 그것을 나로서는 푸는 과정이 거란의 치맛바람이라 해 둔다. 이 공부가 얼마나 계속될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튈지 나 자신도 가늠하지 못한다. 애초에는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시류에 편승한 글쓰기로 시작했지만, 기왕 이리 된 거 무엇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숨기지는 않겠다... 2024. 1. 2. 탈간脫簡을 의심하는 논어 한 구절 顏淵問爲邦。子曰:「行夏之時,乘殷之輅,服周之冕,樂則韶舞。放鄭聲,逺佞人。鄭聲淫,佞人殆。」 안연이 나라를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물었다. 공자가 말씀하셨다. "하나라 역법을 쓰고 은나라 수레를 타고 주나라 면류관을 쓰고 음악은 소무를 쓰면 된다. 정나라 음악을 내치고 아첨하는 놈을 멀리해야 한다. 정나라 음악은 음란하고 아첨하는 사람은 위험하니라." 논어 위령공편 이 구절은 심각한 탈간이 있는 듯 하다. 마지막 음악 부분을 보면 왜 소무를 쓰고 정나라 음악을 내쳐야 하는지 이유가 있다. 이로 보아 왜 하력夏曆[이를 본문에서는 夏時라 표현했다]을 쓰야 하면 은로殷輅를 쓰고 주면周冕을 쓰야는지에 대한 부연 설명이 있어야 한다. 전승 과정에서 이 부분 텍스트가 탈락했음이 분명하다. (2016. 1. 2) *** 논.. 2024. 1. 2. 찬송가에서 내려와야 할 조선시대 삼인방 조선시대 문화사는 찬송가를 탈피해야 한다. 연구자가 갈 길을 잃고는 찬송만 늘어놓을 수는 없다. 열렬한 찬송 대상을 보건대 1. 정조 2. 정약용 3. 김정희 이 세 사람만 찬송가에서 끌어내리면 조선시대 문화사는 그런 대로 볼 만하다. 이들을 제 위치로 돌려 놓는 일, 이걸 해야 한다고 나는 본다. 특히 한문학 하는 분들, 제발 학문은 신앙이 아님을 명심했으면 한다. (2014. 12. 31) *** 저와 같은 매몰 현상이 문집에 묻혀 사는 조선시대 연구자들한테서 거의 공통으로 보인다. 이런 병폐가 언론으로 흘러들어 각종 논단이나 읽을거리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노라, 그래서 새겨야 한다고 하는 말, 이처럼 웃기는 짜장도 없다. 그딴 말은 누구나 하며, 그딴 좋은 말은 어떤 문집에도 .. 2024. 1. 2. 사람을 쓰려거든 일단 개망신을 주라, 유방의 사람 간보기 유방은 동네 양아치요 요즘으로 보자면 면 혹은 리 단위 조폭 두목이었다. 이장 출신 조폭 두목이라 보면 된다. 그가 인재를 등용하는 수법은 패턴이 있다. 사기 열전에는 유방을 도와 한 제국을 건설한 공신이 떼로 입전立傳되어 있는데 이들이 유방과 연결되는 계기는 크게 두 갈래라, 하나는 동네 같은 조폭이요 다른 하나는 이미 거병하고 난 뒤에 새로 채용한 부류가 있다. 한데 후자를 면접할 때 거의 같은 패턴이 반복하는데 공개 망신 주기가 그것이다. 유방은 조폭 출신답게 일단 이 첫 만남에서 욕찌꺼리를 퍼붓는다. 그리고 이럴 때면 의관을 정제하는 일이 없어 심지어 자빠져서 손님을 맞는가 하면 양말 벗고 시녀들한테 발을 씻기기도 하는 모습을 연출한다. 누군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이때는 아예 나 없다 하고 환관 .. 2024. 1. 2. 어린이는 순진무구한가 윌리엄 워즈워스는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라 노래했다.그가 말하는 어린이는 순진무구(innocence)이며 not guilty다. 일전에 내가 한 말이지만, 나도 한 때 어린이였으며 또 이제는 고등학생이 된 아들놈이 지금보다 어릴 적에 자라는 장면을 지켜본 바로는 이 얼나들은 실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일삼는다. 내 말이 믿기지 않거덜랑 주변 내 아이, 내 조카 아이 데려다놓고 실험 한번 해봐라. 이놈들은 하는 말은 말마다 거짓말이다. 이들에게는 증거주의는 통하지 않는다. 명백한 증거를 들이밀어도 절대로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그런 점에서 이런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들을 "유아병적 사고 방식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표현은 정당하다. 한데 이 거.. 2024. 1. 2. 애틀랜타가 더운 곳이라고 뻥친 22년 전 내 기사 앞서 나는 애틀랜타가 서울에 견주어 습도가 덜해 무더위 역시 덜하지만, 계속 더운 곳이라 뻥을 쳐야 했단 글을 썼다. (맨 아래 첨부 기사 참조.) 아래 기사는 그것을 증언하는 내 기사다. 이를 곡학아세라 한다. 이때 애틀랜타 현지에 같이 출장가서 고생한 인간 중에 지금의 적폐경영진 일원이 있다. 대회기간중 찜통더위 계속 1996.07.19 05:40:00 (애틀랜타=聯合) 올림픽특별취재단 = 올림픽 기간중 '하틀랜타'(HOTLAND)로 불리는 애틀랜타는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애틀랜타 기상대는 올림픽 기간인 19일부터 8월4일까지 낮최고 평균기온이 32도에 이르며 개막당일은 최고 35도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아침 최저기온도 만만치 않아 섭씨 20-22도대를 유지한다. 기온뿐만 아니.. 2024. 1. 2. 잘 만든 드라마를 보면 기분 더럽다 몇 번 한 말이지만 옛날에는 셰익스피어나 성경이 독식한 폐부를 찌르는 말들이 요새는 드라마 작가들이 모조리 가져갔으니, 제아무리 뛰어난 철학자도 그네를 뛰어넘은 명구 명언을 제조하지 못한다. 한데 말이다. 잘 만든 드라마를 보면 참말로 기분 더러울 때가 많다. 왜? 너무나 폐부를 찌르는 말로 넘쳐나는 까닭이다. 그 명대사 듣다 보면 혜안 아닌 게 없고, 통찰 아닌 게 없다. 그래서 기분 더 더럽다. 그 대사 하나하나는 어째 지금의 나, 그런 나가 처한 현실을 그토록 처절하게, 처참하게 파고들 수 있는지, 그 후벼파짐에 가슴이 찢어진다. 그렇다고 드마라를 안 볼 수도 없고, 보긴 해야겠고, 그렇자니 기분이 더러워지니 진퇴양난인가? 하긴 Drama라는 말 자체도 요새 TV와 결합해서 그렇지 근본이 문학 아닌가? 2024. 1. 1. [백수일기] 새해 마수걸이는 원고 심사료 백수는 벌이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벌이가 일정치 아니한 사람을 일컫는다. 2024년 새해가 밝았다.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마수걸이를 하느냐 마느냐, 그 시점은 언제인가도 그해 운세를 결단한다. 마침 지난 연말 어느 기관서 투고논문 심사 의뢰가 들어왔으니 마감은 1월 6일이라 하는데 일부러 새해 첫날에 맞추어 후다닥 심사서 첨부해 보냈다. 이 심사비 몇 만원 되지는 않겠지만 나한테는 첫날 마수걸이를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무래도 새해엔 진짜로 내가 만든 연하장 구절처럼 황금이 비처럼 쏟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물론 첫 끌발 개끝발이란 말도 있더라만 어쩐지 감이 좋다 음하하. 2024. 1. 1. 담헌을 만나는 길 3-장산리 석불입상 그리고 홍대용 생가터 홍대용과학관 아래엔 작은 집 한 채가 더부살이하듯 있다. 일부러 그쪽으로 좀 돌아서 내려가보니 '천안 장산리 석불입상'이라고 고려시대에 만든 돌부처시란다. 기둥모양 통돌을 깎아서 서 있는 부처를 만들었는데, 퍽 두꺼운 옷을 입으셔서인지 옷주름이 섬세하진 못하지만 제법 소박한 맛은 난다. 또 대좌에 '장명리 향도'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니, 고려시대 이 지역 백성들이 한데 모여 이 분을 새기고 세웠을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데 보호각 앞 설명문을 보고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풍만한 얼굴에 자비로움이 가득하고, 코는 무속적인 습속으로 훼손되었다." 라라나? 실제로 이분 코는 뭉그러진지 오래인지 시멘트로 때워져 있었다. 문제는 코뿐만 아니라 입과 눈에도 모두 시멘트가 베풀어졌는데 이 찬자께서 어.. 2024. 1. 1. [거란의 치맛바람] (6) 졸지에 귀비로 강등된 흥종의 조강지처 소삼천蕭三蒨 거란의 요遼나라 제7대 황제 흥종興宗 야율종진耶律宗眞은 조강지처가 애초 황후가 앞서 본 인의황후仁懿皇后 소달리蕭撻里가 아니라 따로 있었다. 소달리는 흥종이 즉위하면서 후궁으로 입궁했다가 아들을 낳아서 황후가 됐다. 황후 자리를 꿰찬 것이었다. 본래 그 자리 주인은 따로 있었으니, 그가 부마도위 駙馬都尉 소필리蕭匹里 딸 소삼천蕭三蒨이었다. 생몰년을 알 수 없는 소삼천은 태평太平 8년, 1028년, 11월 야율종진이 태자로 책봉되면서 태자비太子妃가 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소삼천의 엄마다. 그 엄마는 성종聖宗의 장녀 야율연가耶律燕哥다. 이 공주가 소필리한테 하가下嫁해서 낳은 딸이 나중에 태자비가 되고 황후가 되었으니, 족내혼을 금지하고 족외혼을 규정한 사회가 실제로는 얼마나 눈가리고아옹인지를 이 경우도 여실히.. 2024. 1. 1. 수고한 수선전도에게 부친다 필자 연구실 벽에는 수선전도가 하나 붙어 있는데 조선시대 서울지도다. 이 지도는 폼으로 붙여 놓은 게 아니다. 무엇보다 필자는 연구실벽을 폼으로 뭔가 치장해 놓을 만큼의 심리적 여유가 없이 살았다. 이 지도는 다름 아니라 서울시내에 지금보다 발굴이 많을 때 토양채취를 위해 나갈 때 참고하기 위해 사다가 붙여 놓은 지도다. 출동하는 곳이 조선시대에 어디였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 블로그에서 얼마 전 알려드린 바와 같이 일본에서 최근 출판한 단행본은 필자에게 있어 도시와 질병이라는 명제에 대한 일단락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곳에 필자가 그동한 생각한 내용들을 다섯 편의 글에 요약해 담았다. 그리고 저 수선전도도 자기가 해야 할 일은 이제 다 끝낸 것이 아닐까 한다. 벽에서 내려야 할까? 저 지도도 할.. 2024. 1. 1. 이전 1 ··· 299 300 301 302 303 304 305 ··· 95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