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21875 국물을 부르는 잡곡 찐밥 잡곡 찐밥은 국물을 부른다. 필자 생각에는, 잡곡 찐밥을 주로 먹던 부여 고구려인들은 국물을 끼고 살았을 거라고 본다. 필자는 된장과 콩간장은 부여 고구려인이 처음 만들었을 것이라 추측하는데, 생각보다 된장을 이용한 국은 기원이 올라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된장국이 있다면 잡곡찐밥도 간단히 말아 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밥에 국을 붓는 것이 먼저였을까 국에 밥을 말아 먹는 것이 먼저였을까. 잡곡 찐밥이 국물을 부르는 이유는 이렇다. 찐밥으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밥을 끓이다 뜸들이는 방식의 취사만큼 곡물에 함수율을 높일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잡곡 찐밥이 거칠다고 느끼는 이유는 필자가 보기엔 함수율이 낮아서 그렇다. 함수율이 올라가면 훨씬 먹기가 편할 것이고 그것이 필자가 생각하기에 바로 국이다... 2024. 1. 6. 다시 핵폭탄으로 등장한 미성년자 성착취 엡스타인 문건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미성년자 여자 수십 명한테 성관계 강요를 비롯한 각종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복역 중 2019년 감옥에서 자살한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소식은 우리 THE HERITAGE TRIBUNE에서도 다룬 바 있거니와, 근자에는 그의 재판 관련 문건들이 법원 판결에 따라 공개됨으로써 다시금 핵폭탄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이미 기간 그가 주선 혹은 강요한 미성년 여성들과 성관계하거나 그런 혐의가 짙은 인물에는 영국 왕자 앤드루와 빌 게이츠 같은 거물이 포함되어 있는가 하면, 쓴소리 대마왕으로 일컫는 저명한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이 영감탱이는 그에게 돈을 굴려달라 했다든가 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대중매체에 이른바 셀렙이라 해서, 그것이 조작한 선한 이미지 혹은 정의의 이미지로 무장한 사람들이.. 2024. 1. 5. 그림 사진을 다 잡아먹는 AI, 이젠 예술의 삼두마차 시대 그림 하나로 개성을 발휘하려는 친구들한테 AI는 재앙이다. 이 충격파는 사진이 회화에 가한 그 충격에 버금할 것이다. 하지만 그냥 죽는 법은 없다. 미술은 사진의 공격을 비틀기로 돌파했다. 처음엔 조금 비틀었다. 짬뽕이 개중 하나라 고흐는 육안으로 보이는 것들을 짬뽕으로 타개하려 했으니 예컨대 우키요에 각 요소를 배경으로 담요처럼 깔았는가 하면 해바라기니 사이프러스나무니 하는 것들은 화염 모양으로 돌파하려 했다. 그것이 사진을 피하는 방식이었다. 이들은 현실을 비튼 것들만 찾아다녔다. 공상이 나래를 펼치기 시작해 각종 원시미술을 게걸스레 먹어치웠다. 왜? 그건 사진이 아니니깐. 선과 도형은 그에 안성맞춤이었다. 얼굴도 각지게 그렸다. 그러다 칸딘스키에 와서는 아예 도형으로 갔다. 그 다음은 아예 몽상으로.. 2024. 1. 5. 고구려 조상님들이 먹던 깡수수밥 국사책에 나오던 조, 피, 수수의 바로 그 수수다. 백프로 깡 수수밥이다. 반나절 물에 불렸다. 그리고 증기로 쪘다. 맛은? 달지는 않다. 약간 거칠긴한데, 그래도 먹을만 하다. 보리와 큰 차이 없는 식감과 맛이라 해둔다. 먹고 난 소감은? 쌀을 뺏아 먹기 위해 한반도 남부로 쳐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막 일어났을 것 같은 맛이다. 그래도 먹을 만은 하다. *** Editor's Note *** 차수수는 먹을 만하죠. 메수수가 문제. 그런데 메수수가 수확량이 좋아요. 굶어죽겠는데, 양 많은 메수수 두고 차수수를 심었을까요? 찰수수도 도정하기 전 겉수수로 밥을 지으면, 식감 대박입니다. 제가 어쩌다 옛날방식(절구)로 찰수수를 도정해 밥 지어봤는데, 살기위해 먹는 게 아니라면 먹고싶지 않을 만큼 입안을 굴러다녀.. 2024. 1. 5. 띨빵한 용들이 열어제친 갑진년 요새는 웬간한 박물관에서는 띠전이라 해서 연초에 그해 띠 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전시를 다 하지만 이건 국립민속박물관이 창안해 퍼뜨린 대표 문화상품이다. 갑진년 올해도 어김없이 띠동물 용을 앞세운 전시를 선보이기 시작했으니 그 원조격인 민박이 개최하는 전시는 언제나처럼 규모가 크지 않아 아담해서 마음에 든다. 아담하다 함은 위압적이지 않다는 말이라 요새는 유물 수 백 점이 쏟아지는 전시는 숨이 턱턱 막힌다. 용이야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대표 서징瑞徵이라 언제과 물과 구름과 연동해서 해갈을 부른다. 물론 그것이 넘치면 홍수가 되지만 용이 홍수와 연동하는 적은 별로 없고 언제나 가뭄을 끝장내는 신으로 추앙받곤 한다. 이를 흔히 드래곤 dragon이라 옮기나 불을 내뿜는 사악함의 대표주자인 그것이 어찌 비구.. 2024. 1. 5. 된장국을 왜 밥에 붓는가 이건 일본쪽에서 자주 나오는 식습관인데 우리는 밥을 국에 말지만, 일본은 밥에 국을 붓는다. 그런데 밥을 말건 국을 붓건 간에 이 식습관에 대해서는 논의가 좀 필요한 것이, 사실 지금처럼 정미가 많이 되어 흰 쌀밥을 먹을 때는 국에 말건 국을 붓건 큰 장점이 없다. 그런데, 밥을 찐 경우에는 다르다. 특히 잡곡이 많이 들어간 밥을 쪄서 짓는 경우에는 국에 말거나 붓게 되면 먹는 감이 달라진다. 한마디로 먹을 만하게 된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국에 말거나 붓는 식습관은 아마도 밥을 찌던 시절부터 전해 내려오던 것이 별로 그런 식습관이 필요 없어진 뜸들이기로 밥을 지은 후에도 계속 남게 된 것 아닌가 싶다. 2024. 1. 5. [백수일기] 주말 잘 보내십시오, 주말? 민속박물관 들렀다가 마침 퇴근하는 김종대 관장과 함께 박물관 문을 나서는데 저짝에서 김관장께 저리 인사한다. 주말? 아 오늘이 금요일인가 하고는 캘린더 뒤져보니 진짜 금요일이다. 백수가 되면 진짜로 요일 감각을 상실해서 매일매일이 주말이라 요일에 신경 쓰지 아니하니 이걸 두고 초탈이라 하려나 모르겠다. 이 생활 정착하면 날짜도 상실하는데 그래서 그런 일이 두려워 다들 부러 약속을 빼곡히 잡는지도 모르겠다만 나 역시 언제 바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약속을 잡지 않는다. 당분간은 이대로 즐기려 한다. 민박은 갑진년 띠전 용 전시회를 볼 겸 들렀으니 마침 김 관장 퇴직이 코앞이라 인사 겸해서 들러 커피 한 잔 얻어마셨다. 열흘 남았댄다. 나서는데 민박 입사 기준으로 사십년이라 하니 참말로 질긴 인연인갑다 싶다... 2024. 1. 5. 이명박 시절 긴박했던 발굴업계 컴퓨터 파일 정리에 나섰다가 어느 디렉토리에서 튀어나온 것이다. 글 모양을 보면 어딘가에 발표한 것인 듯한데 기억에 통 없다. 맥락을 보면 이명박 정부 출범 어느 시점에 쓴 것인가 보다. 대략 10년 전 쓴 글인데 지금 읽어보니 얼굴 화끈 거리는 대목은 없으니 그런대로 쓴 글인 듯하다. *** ‘규제’가 된 ‘실용정부’의 문화유산 김태식 연합뉴스 문화재 전문기자 새정부 출범 두어 달 뒤인 올해 4월 말 충남 당진에서 있었던 일이다. 문화재 발굴조사 때문에 공장설립이 늦어진다며 시행업체측이 포크레인을 동원해 발굴조사 현장을 무단으로 파괴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굴조사원들이 현장에서 쫓아내고 카메라를 비롯한 조사장비를 빼앗겼으며, 현장조사를 나온 공무원 또한 위협을 받았다. 으레 그렇지만 이런 일이 터졌다.. 2024. 1. 5. AI가 그린 이규보 시 가는 곳마다 새 벗 만나기는 쉬워도 타향에서 옛 친구 만나기는 어려워라 헤어지고 백발이 얼마나 늘었는고 서로 흰 수염을 자세히도 들여다본다 - 후집 권1, 고율시, "강남에서 옛 친구를 만나" 그림을 그만둬야하나 싶기도 합니다 2024. 1. 5. AI가 그린 김부식(1075-1151)은 임꺽정 "김부식은 얼굴이 크고 장대한 체구에 얼굴은 검고 눈이 튀어나왔다. 그런데 두루 통달하고 기억력도 탁월하여 글을 잘 짓고 역사를 잘 알아 학사들에게 신망을 얻는 데에는 그보다 앞선 사람이 없었다." - 권8, 인물, 김부식조 중에서 진짜 저 구절을 입력하고 결과를 내라고 했더니 이렇지 뭡니까. 2024. 1. 5. [백수일기] 갓 백수된 윤용현 박사에게 고한다 국립대전과학관 윤용현 박사가 지난 연말로 백수가 되었으니, 엄밀히 따지면 공로연수라, 그 공식시효는 내년 1월 1일자로 발생하겠지만, 똥끼나밑끼나 이제 백수 맞다. 그래서 하는 양태 보아 하니 이런저런 백수 선배들 조언을 듣고는 연구실이라는 것도 낸 모양이라 어디 오피스텔이나 원룸을 미리 구한 모양이라, 삼식이는 죽음이라는 교훈에 철저하고자 백수 되자마자 냅다 아침마다 그쪽으로 튀기 시작한 모양이라, 이건 잘했다고 말해둔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에는 아래와 같은 사진을 올리면서 아침 식단을 바꿨네 마네 하는데 이건 진정한 백수가 아니라 가짜 백수다. 왜 그런가 윤 박사한테 일러준다. 첫째 백수는 혼차서 저리 잘 차려 먹어서는 안 된다. 백수는 굶어서 돈을 아껴야 한다. 하루 한끼 혹은 두끼로 대체하되, 후.. 2024. 1. 5. 요시노가리가 아닌 두오모를 보라 발굴보고서는 고찰 편이 있어 이것이 뒤에서 말하는 논문과 어느 정도 접점을 이루기는 하나 절대 존재 근간이 기술 description이라, 어디를 팠더니 어느 구역에서 뭐가 나왔고 그것들이 배치 양상은 어떠하는지를 종합하는 데 있으니, 그에다가 그 계통을 기술하며, 요새는 자연과학 분석 결과를 곁들여 수록하는 것이다. 이것이 보고서다. 반면 고고학 논문이란 저런 기술 너머에 대한 탐구이며 해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한데 한국고고학이 양산하는 논문이란 것들을 볼짝시면, 물론 그렇지 아니한 것으로 분류한 만한 경우가 아주 없지는 아니해서 근간이 보고서랑 차이가 없어 기술이 태반을 넘는다. 이것이 어찌 논문이리오? 거개 논문이라 해서 싸질러 놓는 것들을 보면서 나는 이것이 거질 발굴보고서 하나를, 혹은 그 복.. 2024. 1. 5. 금사金絲, 개돼지와 고고학도의 갈림길 금사金絲라 금실이란 뜻이다. 사진은 부여 능산리 고분군 출토품이다. 기능은 현재까지는 오리무중이다. 까닭은 모조리 도굴된 상태에서 저리 남은 것만 건지기 때문이다. 맥락을 모른다. 저 금실이 어떤 상태로 어딘가에 착장된 것인지를 안다면야 기능 접근의 단서를 마련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그것이 불가하다. 나는 내심 짚이는 게 있다. 나는 몇 군데 다른 데서도 출토 사례를 보이는 저 금사를 두고 의문을 품는 고고학도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 저들은 언제나 다른 사안 다른 유물에서도 그렇듯이 왜? 를 묻지 않는다. 저들이 관심 있는 오직 한 가지는 그것을 출토한 사례 이것뿐이다. 그 사례 지리하게 표 만들기 딱 그것이다. 문제는 저런 양태가 비단 금사에만 그치지 아니한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다 이 모양이다.. 2024. 1. 5. 약밥이 뜸들인 밥이 나오기 전 밥의 원형 약밥은 아직도 레시피가 밥을 쪄낸 다음 잣 밤 대추를 섞어서 한 번 더 쪄내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물론 그 중간 단계에 기름 단 것 등을 섞는다. 그러니까 약밥은 달다. 약밥은 필자가 보기엔 쇠솥이 나와서 밥짓는 작업의 혁명-. 뜸들이기가 나오기 전에 밥을 쪄 먹던 시대의 레시피가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물론 그 시대에는 단 것은 섞지 않았을 것이다. 곡식만 쪄내어 먹었을 수도 있고, 지금 약밥처럼 잣 밤 대추 등을 넣어 한번 더 쪄내어 잡곡밥처럼 먹었을 수도 있겠다. 달지 않고 끈적하지 않은 약밥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필자가 보기엔 그것이야 말로 솥으로 쌀을 끓인 다음 뜸들이기가 나오기 이전, 한국인들이 먹던 밥의 원형이 아니겠나. 2024. 1. 5. 찐밥 대신 뜸들인 밥이 주류가 되는 시기 집집마다 쇠솥이 걸리는 시기다. 쇠솥이 부엌에 걸리는 시기 이전에는 우리도 전부 찐밥을 먹었을 것이다. 쇠솥이 언제 우리 부엌에 걸터 앉게 되는지 이걸 확실히 알아야 한다. 어쩌다 쇠솥이 하나 나오는 게 아니고, 집집마다 어쨌건 쇠솥이 걸리는 시기를 말하는 거다. 쇠솥이 걸리지 않으면 뜸들인 밥은 없다. 누룽지도 없고, 숭늉도 없다. 쇠솥이 걸리지 않는 시대에는 우리도 전부 약밥 만들 듯 곡식을 쪄 먹었다는 말이다. 곡식을 쪄 먹었다는게 떡을 만들어 먹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에서 말하는 고와이이, 강반을 만들어 먹었다는 말이다. 일본은 한국의 도작문명이 흘러 들어갔기 때문에 이런 일본 측 연구결과는 절대로 무시할 수 없다. 2024. 1. 5. 김유신의 조카 반굴盤屈과 도삭산의 복숭아 김유신의 동생은 김흠순金欽純이다. 그의 아들 중에 급찬 반굴盤屈이 있다. 황산벌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반굴의 아들이 역시 보덕국 반란 진압에 나섰다가 전사한 김령윤金令胤이다. 령윤...꽃다운 혹은 아름다운 아들 혹은 후손이라는 뜻이다. 아비 반굴盤屈은 이름이 특이하지 아니한가? 한데 아무도 그 의미를 묻지 않았다. 내가 저 반굴이 하도 특이해서 족보를 추적했다. 놀랍게도 산해경山海經이었다. 현존 산해본에는 없다. 산해본을 인용한 다른 전적, 예컨대 왕충이던가? 그 일문逸文에서 등장한다. 추리면 이렇다. 동해東海에 도삭산度朔山이라는 산이 있다. 이 산에는 평원이 있는데, 그 전체를 뒤덮을 만큼 거대한 복숭아나무가 있다. 동북쪽으로 뻗은 가지들은 서로 뒤얽혀 마치 문의 형상과 같았으며, 이곳을 통해 많.. 2024. 1. 5. 일본 헤이안시대 귀족의 식사 일본 헤이안 시대 귀족이 먹던 밥은 찐밥, 즉 강반이었다. 뜸들인 밥이 아니다. 오른쪽에 높게 쌓아 올린 밥이 바로 코아이이, 강반이다. 밥 느낌은 딱 우리 약밥 정도 된다. 약밥은 밥알을 단 것으로 서로 붙여 놓은 거라 그렇지 밥알 자체는 찐밥이라 입안에서 따로 논다. 헤이안시대까지도 일본 귀족들은 강반을 먹었다. 왜 우리가 찐밥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그 이유는 여기에 있다. 우리 역사에서 찐밥에서 뜸들인 밥으로 넘어가는 시기가 언제인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2024. 1. 5. 문화사 생활사가 각광받던 시절 연구를 돌아보면 대략 20년 전쯤이라 생각한다. 그때 문화사 생활사 붐이 있었다. 다들 기존 역사학 문화학으로는 안 된다며 들고 나온 새로운 돌파구가 생활사 문화사였으니, 저 흐름과 궤를 같이해서 나온 것이 고문서 붐이었고, 기타 그 부류에 속하기는 할 텐데 일기 연구가 붐이 일었다. 음식사라는 영역이 별도 학문 분파가 되는양 들고나선 시기도 딱 저 무렵이라, 하긴 음식이 생활문화사 핵심이니 어찌 따로 놀 수 있겠는가? 그래서 문화생활사라 해서 한역연인가? 이쪽 학술단체에서 생활사 시리즈인지 뭔지도 냈다고 기억하는데 문제는 생활문화사라 해 놓고 내놓은 그 질이었다. 그 내용을 볼짝시면 온통 삼국시대에는 우리 조상들이 뭘 자셨니 뭘 입었니 하는 얘기 밖에 없었으니, 간단히 말해 나열 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 이 꼴.. 2024. 1. 4. 거문고 안고서 떠나는 두루미를 본 현중화 제주 명필 소암 현중화(1907-1997) 선생이 칠순을 넘긴 80년대 이후의 어느 날, 거하게 약주를 하셨다. 이 어른은 약주-주로 꼬냑을 즐겨 자셨다고-를 어지간히 하셔도 흐트러지는 법이 없이 글씨를 쓰셨는데, 그날도 흥이 일었는지 지필묵을 찾으셨나보다. 그런데 하필 갈아놓은 먹이 좀 묽었던지, 첫획이 퍽 두껍고 연하게 나왔다. 다행히 글씨가 마구 번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붓이 오래 종이에 머무르면 먹물이 퍼지게 마련인 법. 소암 선생은 제법 빠르게 '포금간학거抱琴看鶴去' 다섯 글자를 예서로 종이 위에 옮겨놓았다. 종이가 살짝 비틀어졌는지 글자가 왼쪽으로 주루룩 올라가서 두루미 '학'자가 가장 높아졌다. 종이를 뚫고 학이 날아갈까 걱정하셨을까. 살짝 위치를 낮추어 갈 '거'자를 휙휙 긋고, 그 여세를.. 2024. 1. 4. 노토반도 지진에 따른 문화재 피해 기록적인 사상자를 낸 지난 1월 1일 이시카와현石川県 노토반도지진能登半島地震에 문화재 역시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문부과학성에 의하면, 이번 지진에 도야마현富山県이나 니가카현新潟県 소재 국보 등의 문화재에 피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도야마현의 경우 다카오카시佐渡市 등지에 있는 문화재 15건이 피해를 보았고, 니가타현에서는 사도시佐渡市 등지의 5건이 영향을 받았다. 강제노역 논란 중인 사도광산 역시 낙석 등의 피해가 있기는 하지만 심각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일단은 알려졌다. 다카오카시 소재 국보 서룡사瑞龍寺에서는 법등灯篭 2개가 붕괴되고 벽체에서는 균열이 발생했으며, 같은 국보인 승흥사勝興寺에서는 본당本堂 내진内陣의 기둥 2개에서 금박 균열이 일어났다. 사도시에서는 중요문화재인 묘선사妙宣寺 오중.. 2024. 1. 4. 부질없는 벨라루스 루카셴코 면책특권 루카셴코, 퇴임 대통령에 면책권·부동산 제공 법안에 서명 송고시간 2024-01-04 20:13 https://www.yna.co.kr/view/AKR20240104151400080?section=international/all 루카셴코, 퇴임 대통령에 면책권·부동산 제공 법안에 서명 | 연합뉴스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퇴임하는 대통령에게 면책권을 부여하고 평생 거주할 부동산을 제공하는... www.yna.co.kr 이딴 거지 같은 법률을 서명한 걸 보면 무엇보다 자신의 죄악을 자신이 잘 알고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그러니 저런 정치 보복을 금지하면서, 나아가 자기 권리는 그대로 현직 상태로 지키고자 하는 법률에 자신이 서명하지 않았겠는가? 그 골자를.. 2024. 1. 4. 이전 1 ··· 384 385 386 387 388 389 390 ··· 104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