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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book of Survival in History 역사상 작은 나라가 살아 남는법이라는 매뉴얼=핸드북을 쓴다면 아마 단연 한국사가 그 대상이 될 것이라 본다. 대개 한국사는 사대와 문약함으로 점철되었다고 보기 쉽지만, 사실 사대를 한다고 해서 독립이 덜컥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한국사의 독립이 유지된 전체 기조는 살아 남기 위해 손에 잡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한 결과였다고 보아도 좋지 않을까 한다. 국가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있을때는 심지어는 원나라 世祖舊制도 끌어쓰고 왜 중국이 조선을 쳐들어오면 안되는가를 지식인들 사이에 논리적으로 설파하기 위해 3천년전 기자동래설箕子東來說까지 동원해서 이데올로기전을 펼치고 그러고도 쳐들어오면 산꼭대기로 올라가 물러갈 때까지 버틴 것이 한국사였다는 점을 잊기 어렵다. 쉽게 말해 사대를 했건 뭐를 했건 한국같은 지정학적-.. 2022. 5. 9.
그리스 독립전쟁, 바이런, 우크라이나 작금 벌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떠오르는 과거의 전쟁이 하나 있으니 바로 그리스 독립전쟁이다. 국지전에 그칠 수도 있었던 이 전쟁이 전 유럽을 뒤흔들어 놓는 국제전으로 비화한 것은 수백 년에 걸친 이교도 통치에 저항하는 민족주의운동에 그리스 로마 고전시대의 향수가 결합하여 서유럽 사회의 감성을 뒤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20세기 스페인내전 때 국제의용군이 많이 참전하였다고 하지만 (이것도 사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판박이이다) 그 원조를 따지자면 바로 그리스 독립전쟁이다. 영국의 바이런이 이 전쟁의 대의에 감동하여 직접 참전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고, Shelley는 이 전쟁의 대의를 선동하여 "We are all Greeks"라고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리스 독립전쟁과 유사하게 흘러가.. 2022. 5. 9.
타는 목마름으로 by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신 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 소리 호르락 소리 문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서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 2022. 5. 8.
역광逆光, 기이奇異의 다른 이름 같은 이파린데 태양을 어디 두고 꼬나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달라진다. 해를 마주하고 이파리 뚫어 드는 빛은 단군조선 이래, 아니 지구 우주 탄생이래 가장 경이롭다. 사진은 실상 이 역광이 빚어내는 투사投射에 지나지 않는다. 역광은 기이 그 자체다. 2022. 5. 8.
양귀비 밭 KTX 김천구미역 인근 혁신도시지구엔 아직 개발이 진행되지 아니한 저런 나대지가 있어 아마도 임시로 꽃밭으로 쓰는 모양이라 이맘쯤이면 저와 같은 양귀비 공원으로 변모한다. 하나하나로는 그저 그런 예쁜 꽃이 총화단결하니 엠파이어 EMPIRE 다. 저짝 어딘가 이륭기가 양옥환 불러다 개수작 중인지도 모르겠다. 2022. 5. 8.
파꽃 2022. 5. 7.
성웅 이순신을 앞세운 삼중당문고 서지사항을 보니 1975년 2월 25일 초판이 나오고 78년 7월 31일에 나온 중판이라 가격은 얼마인지 꺼뿔데기가 떨가져 나가 알 수가 없다. 출판 혹은 독서문화라는 측면에서 60~70년대는 문고본시대라 할 만하니 그 시대를 대표하는 상품 중 하나가 이 삼중당문고였다. 기억에 분량이 가장 방대하고 무엇보다 염가였으니 내가 대학을 다닌 80년대 중후반까지도 서점가에 보였으니 나 역시 그 독자였다. 이 삼중당문고가 이후 어찌되었는지는 알 수 없거니와 이 이름이 더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없어졌거나 혹은 명맥만 유지하는 게 아닌가 싶다. 도서는 그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기에 그 시작에 즈음해 그네들이 무엇을 표방했는지가 중요하거니와 특히 그 시대 이데올로기는 그 총서 제1권이 무엇인지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2022. 5. 7.
라일락도 미스김이 있다네 키는 난쟁이 똥자루라 나도 저에 견주면 이봉걸이라 향은 천상 라일락 그것이나 그보다 훨씬 진해 저에 오분을 뒹굴면 메타펨타민이다. 발광제라 하리라. 2022. 5. 6.
부여 왕릉원(능산리고분군) 동고분군 정리 이하는 이를 조사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고고연구소 현장설명회 자료에 토대한 것으로 문장은 내가 군데군데 다듬었고 읽기를 위해 문단 디자인을 했음을 밝힌다. 1) 1호분 (1) 위치와 조사과정 고분은 능산리산 남쪽 구릉에 있는 동고분군 동편 능선 아래쪽에 위치한다. 시굴조사에서 봉분, 묘광墓壙(무덤구덩이-인용자) 윤곽선, 일제강점기 조사 흔적 등이 확인되어 위치를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었다. 이 고분은 일제강점기 동고분군 배치도를 참고하면 1호분으로 판단된다. 고분은 봉분이 남아있으나 그 경계 돌무더기 열이 확인되지 않아 조사는 묘광과 일제강점기 조사 자료 등을 통해 무덤방 위치와 규모를 파악한 후 묘광 장축 방향을 주축으로 삼아 너비 100㎝인 十자둑을 설치해 진행했다. 표면 흙을 제거하자 봉분(암갈색점.. 2022. 5. 6.
이한상 著《신라의 성장 과정과 복식 사여 체제》 얼마전 이한상 대전대 교수가 전화를 주어 주소를 물었으니, 아마도 책을 냈다 보다 했으니, 그제 남영동으로 귀가하니 이 책이 와 있다. 제대로 본문은 펼치지 못하고 서문과 목차 정도만 훑었으니, 요새는 오래 책을 붙잡지 못해 언제쯤 이를 통독할까 하는 두려움은 없지는 않으나, 우선 이런 책이 나왔다는 사실만 소개하고자 한다. 살피니 이번 책 《신라의 성장 과정과 복식 사여 체제》(서경문화사)가 고고학도로 주로 신라사에 천착하는 저자한테는 6번째 정도 단행본이 아닌가 하거니와, 서문을 읽다가 느닷없이 내 이름이 보여서 맥락을 살피니 《황금의 나라 신라》(2004, 김영사) 출간에 얽힌 기억을 끄집어낸 것이 아닌가? 그 서문은 서문이라기보다는 자신의 고고학 여정을 간략히 정리하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교유를 간.. 2022. 5. 6.
추상을 해체한 쪽동백 청초란 말이 있다. 해맑다는 말이 있다. 그 추상을 해체한 구상이 쪽동백이다. 2022. 5. 5.
다람쥐는 이렇게 잡았다 [K-Geography] Chipmunk searching for prey 연합뉴스 / 2022-05-03 14:04:20 [K-Geography] Chipmunk searching for prey A chipmunk is searching for prey in a forest of Woljeongsa in Odae Mountain, Pyeongchang-gun, Gangwon-do, on May 3, 2022.(Yonhap) Photos by Yoo Hyung-jae [Yoo Hyung-jae, who took these pictures, is a ... k-odyssey.com 일전에 모 지자체박물관 전시안내판 교정에 간여한 적 있고 박정희시대를 정리하는 한 코너에 저 다람쥐가 있어 나로선 무척이나 .. 2022. 5. 5.
부여 왕릉원(부여 능산리고분군) 발굴조사 연혁 조사기간 조사 명칭 조사기관 조사내용 출전 1915.7 발굴 조사 (1차) 朝鮮總督府 왕릉원 중앙고분군 중하총(2호분), 서하총(3호분), 중상총(5호분) 발굴조사 朝鮮總督府, 1916, 「百濟時代」, 『朝鮮古蹟圖譜3』. 1917.4 발굴 조사 (2차) 朝鮮總督府 왕릉원 중앙고분군 동하총(1호분), 서상총(4호분), 동상총(6호분) 발굴조사. 또한 능산리 서고분군에서 4기의 고분을 발견, 그 중 2기의 고분을 발굴조사 朝鮮總督府, 1920, 「京畿道廣州·高陽·楊洲·忠淸南道天安·公州·扶餘·淸陽·論山·全羅北道益山及全羅南道羅州十郡古跡調査略報告」, 『大正6年度古蹟調査報告』. 1938.4 발굴 조사 (3차) 朝鮮總督府 왕릉원 동고분군에서 5기의 고분 발굴조사 朝鮮古蹟硏究會, 1938, 「扶餘陵山里東古墳の調査」, .. 2022. 5. 4.
두물머리의 절대지존 오두산성을 파다 파주 오두산성서 통일신라 때 축조된 내성벽 확인 노승혁 / 2022-05-04 10:36:44 (파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경기 파주시는 재단법인 가디언문화유산연구원과 오두산성에 대해 학술 발굴조사를 한 결과 내성벽(안쪽 성벽)으로 추정되는 구간에서 통일신라 시대 성벽이 처음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는 지난해 9월 문화재청의 발굴 허가를 받아 올해 4월까지 진행했다. 대상 지역은 오두산성 내성벽으로 추정되는 구간으로 특히 북동쪽 능선 구간을 집중 조사했다. 파주 오두산성서 통일신라 때 축조된 내성벽 확인 (파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경기 파주시는 재단법인 가디언문화유산연구원과 오두산성에 대해 학술 발굴조사를 한 결과 내성벽(안쪽 성벽)으로 추정되는 구간에서 통일신라 시대 성벽이 .. 2022. 5. 4.
파방罷榜, 낙방의 만능키 [잘못된 믿음]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치고 합격자 이름을 써서 방을 붙이는 것을 방방(放榜)이라고 한다. 요즘 주요 일간지에 합격자 명단 공고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 합격자에게는 합격 증서를 주는데, 생원과 진사에 입격(入格)한 자에게는 백패(白牌)를, 대과에 급제(及第)한 이에게는 홍패(紅牌)를 준다. 선인들도 부정행위에 있어서만큼은 전통은 계승하고 신기술은 개발하여 부정행위는 그칠 날이 없었다. 그래서 방방을 마쳤는데 부정이 발각되어 합격을 취소하기도 했는데, 이를 파방(罷榜)이라고 한다. ‘개인의 일탈(현 정부 관료의 주특기)’인 경우 그 사람만 파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정치적 이유로 전체가 파방되는 경우도 있었다. 중종 때 현량과(賢良科)라든가 광해군대 인목대비 폐비를 꼬집은 답을 적.. 2022. 5. 4.
화신백화점 아래서 이 나무가 메타세콰이언지 편백인지 뭔지 내가 모르며 미류나무 느티나무가 아님을 알 뿐이다. 화신백화점 만데이를 향해 치솟기를 연차로 계속하는데 연차로 얼마씩 자라나는지는 알 수 없다, 청계천 이팝 구경 가는 길에 새삼 올려다 봤다. 연녹이 짙음을 더해간다. 그렇게 또 봄은 가고 있나 보다. 2022. 5. 4.
[표] 윤석열정부, 20개 약속과 110대 국정과제 순번 국정과제 1 약속 1. 상식과 공정의 원칙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완전한 회복과 새로운 도약 2 감염병 대응체계 고도화 3 탈원전 정책 폐기 및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 4 형사사법 개혁을 통한 공정한 법집행 5 민간주도 성장을 뒷받침하는 재정 정상화 및 지속가능성 확보 6 미디어의 공정성‧공공성 확립 및 국민 신뢰 회복 7 약속 2. 국민의 눈높이에서부동산 정책을 바로잡겠습니다. 주택공급 확대, 시장기능 회복을 통한 주거안정 실현 8 안정적 주거를 위한 부동산세제 정상화 9 대출규제 정상화 등 주택금융제도 개선 10 촘촘하고 든든한 주거복지 지원 11 약속 3. 소통하는 대통령, 일 잘하는 정부가 되겠습니다.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 2022. 5. 3.
마침내 찾은 능산리고분군의 동東고분군 부여 왕릉원 동쪽서 봉분 지름 20m 백제고분 추가 발견 박상현 / 2022-05-03 10:23:19 전통문화대 발굴…일제강점기 알려진 고분도 재조사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백제가 부여에 도읍을 둔 사비기(538∼660) 왕릉급 무덤떼인 충남 부여 왕릉원 동쪽에서 백제 고분 1기가 추가로 발견됐다. 문화재청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고고학연구소는 '부여 왕릉원 동고분군 발굴조사'를 통해 사비기 전형적인 무덤인 횡혈식 석실분(橫穴式石室墳·굴식돌방무덤)을 새롭게 찾아냈다고 3일 밝혔다. 부여 왕릉원 동쪽서 봉분 지름 20m 백제고분 추가 발견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백제가 부여에 도읍을 둔 사비기(538∼660) 왕릉급 무덤떼인 충남 부여 왕릉원 동쪽에서 백제 고분 1기가 추가로 발견됐다... 2022. 5. 3.
기와를 뚫은 모란 그 어떤 꽃도 한옥이랑 어울릴 때 그 빛은 배가 삼가 사가 열가한다. 모란이라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기와 담장 너머로 대가리 빼곡 내민 모란이 만개했다. 담벼락 백댄서 삼은 모란은 그 한편이 뮤직비디오 아니겠는가? 2022. 5. 3.
메모리카드 없는 청계천 이팝 지금은 감옥소에 들어가 특사가 되니마니 해서 논란 중인 이명박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단군조선 이래 누구도 꿈 꾸지 못한 혁명을 두 번이나 일으키고 그것을 성공하는데, 하나가 버스중앙차로제요 다른 하나가 청계천 복원이다. 후자에 대해서는 물론 아쉬움은 적지는 아니해서 왜 저런 식으로 수직강하하게 강둑을 만들었는지 비판이 있을 수 있거니와 그 짧은 시간에 저만치라도 했다는 건 분명 혁명 아니고는 있을 수 없는 담대한 발상이다. 고가도로 철저하고 다시 바닥을 드러낸 청계천 주변으로는 이팝나무를 심었으니, 그리하여 이를 혹자는 이명박나무라 하기도 한다. 각종 비리로 얼룩져 비난과 조롱을 받기는 하지만, 나는 정치인으로서의 이명박은 높게 치며 어줍잖은 주의主義 흉내내며 정의를 독점하는체 하는 야바위꾼 정치인들보다.. 2022. 5. 3.
지역 발전 모멘텀으로서의 Heritage와 처인성 4월 29일 열린 학술대회 자료집에 실린 김태식 연합뉴스 K컬처기획단장님의 기조강연 글입니다. 지역 발전 모멘텀으로서의 Heritage와 처인성 김태식(연합뉴스 K컬처기획단장) 나는 수학여행 가서 교복 차림으로 모자 삐딱하게 걸치고는 첨성대 기어올라 기념사진을 남기지 못한 불행한 세대다. 가지 않은 길은 언제나 아름답기에 그런 사진 남긴 이들이 나로서는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같은 경상도 권역을 산다 해서 그랬겠지만, 중학교 시절에는 목포를 중간기착지로 삼는 호남과 남해안을 둘러보는 코스를 학교에서 선택해 주었고, 고교시절이 되어서는 설악산을 수학여행지로 학교가 강제 할당하고는 가뜩이나 산을 타는 일이라면 이골이 난 날더러 울산바위를 찍고 오게 했기에, 그런 내가 첨성대를 오를 일도 없었고, 석가탑 .. 2022.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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