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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무군 이좌거 이야기 앞서 정독과 다독 이야기를 했다. 여담 삼아 스핀오프로 한 가지 이야기만 더 써 보겠다.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필자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교과서에는 별주부전이 있었다. 그 별주부전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왔다. 그 내용은 좀 길지만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자라 가로되, "너는 우물 안 개고리라. 오직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도다. 자서(子胥)의 겸인지용도 검광에 죽어 있고, 초패왕의 기개세氣蓋世도 해하성에서 패하였나니, 우직한 네 용맹이 내 지혜를 당할쏘냐? 나의 재조才操를 들어보라. 만경창파 깊은 물에 청천에 구름 뜨듯, 광풍에 낙엽 뜨듯 기엄둥실 떠올라서, 사족을 바토 끼고 긴 목을 뒤옴치고, 넓죽이 엎디면은 둥글둥글 수박 같고 편편넓적 솥뚜깨라. 나무 베는 초동이며, 고기 낚는 어옹들이.. 2023. 3. 7.
고창 봉덕리 3호분 발굴현장 공개 by 영디기 작년부터 조심스럽게 진행해 온 고창 봉덕리3호분 발굴조사. 한쪽 좁은 면적만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모두가 생각했던 무덤방은 안보이나 모두가 그리는 그림은 그려지고 있다. 마한 분구묘 중 가장 큰 규모. 그 만큼 많은 미스터리를 또 숙제로 만들고 있다. 내일(3월 8일) 11시에 현장 공개설명회를 개최한다. 혹시 관심있으신 분 지나가는 길에 잠시 발걸음을 돌리시면 눈 호강을 하실겁니다. 2023. 3. 7.
관서지방 여행 (6) 경도어소京都御所, 꿔다논 보릿자루 천황의 유폐 감옥 (2) 2-3-2-2 역사 먼저 이 얘기를 하기 전에 다시금 평안경平安京 시대 평안궁平安宮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기왕이면 현재의 경도어소京都御所가 함께 표시된 지도를 봐야 합니다. 아래가 그것입니다. 오른쪽 상단에 현재의 어소가 있습니다. 현재의 경도어소와 평안경 시대 평안궁을 비교해야 하는 까닭은 그것이 천황의 황궁 선후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일본이 경도京都로 천도한 이래 초반기 한동안, 대략 600년 간 황궁은 저 평안궁이었다가 우리네 고려시대 후기인 14세기에 접어들어 지금의 경도어소로 황궁 자리가 옮겨졌습니다. 천황이 상시로 거주하는 공간으로서의 황궁 자리를 경도어소는 명치시대에 에도, 곧 지금의 동경에 내주고 마는데, 이로써 본다면 경도어소가 황궁으로 기능한 기간은 대략 500년입니다. 따라서 황.. 2023. 3. 7.
[문화재 기자 17년] (14) 유홍준을 대체한 최광식 시대의 개막(1) (1) 승승장구하는 최광식 2007년 12월 19일 제17대 대통령 선거 결과는 문화유산계로 국한해도 권력이동의 신호탄이었다. 유홍준 시대가 저물고 최광식 시대가 개막했음을 알렸기 때문이다. 대중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고, 내실보다는 이른바 보여주기형 치적 쌓기에 치중했다는 점에서 둘은 일란성 쌍둥이를 방불한다. 하지만 그 접근 방식은 꽤나 다르다. 그 스타일에 대해서는 나중에 속성 일람표로 정리할 때가 있을지 모르겠다. 유홍준은 진위 확인은 불가능하나, 들리는 말로는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교체가 확정된 시기에도 연임에 욕심을 냈다고 한다.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고 알지만, 주변에서는 모두가 그리 말했다. 이는 무엇보다 당시 이명박 예비 정부 실세로 통하던 이재오와 친분이 보통 이상이인 점.. 2023. 3. 7.
관서지방 여행 (5) 경도어소京都御所, 꿔다논 보릿자루 천황의 유폐 감옥 2-3-2 경도어소京都御所 2-3-2-1 개황 다음에 들를 곳이 경도어소라는 곳이라, 이 명칭으로만 봐도 이곳이 경도京都가 도읍인 시절 천황이 머물던 황궁 자리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어御라는 말이 꼭 천황 만이 아니라 쇼군을 뜻할 수도 있습니다. 御라는 말은 넘버 원이라는 뜻입니다. 일본사에서 御가 모름지기 천황 만이 아니라 쇼군까지 포괄하게 된 연원은 하늘에 두 태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명목상 태양은 천황 한 가지나, 앞서 말했듯이 일본사를 통괄하면 이 천황만큼 불쌍한 존재도 없어 만세일계万世一系라 해서 일본 황실은 초대 신무神武 이래 현재의 나루히토 덕인徳仁에 이르기까지 126명이나 되는 천황 일족에 의한 승계가 죽죽 단절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개소리에 지나지 않고, 또 그나마 이 친구들은 꿔.. 2023. 3. 7.
정독은 다독을 이길수 없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라는 말이 있지만, 정독은 다독을 이길수 없다. 조선의 인문학이 에도시대 일본에게 뒤쳐진 이유이며, 인간 기사들이 알파고에게 패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독은 다독을 절대로 못 이긴다. *** 편집자注 *** 필자가 인용한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은 독서를 백편 하면, 의義가 저절로 드러난다는 뜻이라, 이는 아무리 어려운 말 혹은 개념이라도, 두루 독서를 하다 보면 그 의미를 자연히 알게 된다는 뜻이다. 저 말이 우리 세대에는 고등학교 유일 국정교과서였던 국어 교과서에 수록한 양주동 선생의 기하幾何, 몇 어찌라는 글에서 인용함으로써 더욱 입에 착착 붙게 되었으니, 이 글이야말로 신학문을 접한 우리네 1세대에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우뚝하게 증언하니 서당에서 공부랄 것도 없는 형편없.. 2023. 3. 6.
관서지방 여행 (4) 이조성二条城 Yahoo!地図 - 航空写真・地図検索・郵便番号検索・乗換検索ならYahoo!地図 雨雲レーダー機能も搭 Yahoo!地図は日本最大級のポータルサイト「Yahoo! JAPAN」が提供する地図サービス。ルート検索・路線の乗り換えも。スマートフォン向けサイトや地図アプリもサクサクで便利。日本地図ならYaho map.yahoo.co.jp 2-3 이조성二条城 경도어소京都御所 2-3-1 이조성二条城 2-3-1-1 개황 경도 체류 중 첫날 오전 들리게 될 곳이 이조성二条城과 경도어소京都御所인데, 앞에서 보신 것처럼 두 곳은 현재의 경도 시내 중앙을 차지하며, 서로 인접지점이며, 나아가 최고 권력자의 독점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어소 남서쪽에 니조성이 있습니다. 니조성은 지도를 보면 단박에 드러나지만, 동서남북으로 네모진 평면 방형方形인 성채로, .. 2023. 3. 6.
관서지방 여행 (3) 교토京都 2-2 교토京都 2-2-1 개설 교토시 · 일본 교토부 일본 교토부 www.google.co.kr 지금 일본국 수도를 동경東京이라 하는데, 잘난 척 한다고 도쿄라 읽지만, 실은 이렇게 읽어서는 그 본래하는 의미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으니 실상은 동경이라 읽어야 합니다. 왜? 동경은 글자 그대로 동쪽에 있는 도읍인 까닭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도쿄를 동경으로 밀어낸 주체는 어디인가? 하는 의문이 일어납니다. 그곳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교토, 아니 더욱 정확히는 경도京都입니다. 이 교토 역시 도쿄가 그렇듯이 교토가 아니라 경도라 읽어야 합니다. 왜 그런가? 경도라는 말 자체가 도읍, capital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京이건 都건 같은 말인데, 이는 결국 역전앞과 같은 발상이라, 이 도시가 차지하는 위치가.. 2023. 3. 6.
창덕궁을 찾은 도쿄미술학교장 도쿄미술학교 교장인 마사키 나오히코(正木直彦, 1862~1940)와 그의 일행 3명이 창덕궁(이거나 창경궁? 하지만 이때는 이미 창경궁이 '창경원'으로 이름을 갈아붙이고 입장료를 받던 상황이었으니....아무래도 창덕궁일 듯하다)에 들어갈 일이 생겼다. 용건 부분 글자는 잘 모르겠는데(무슨 서무庶務가 어쩌고....인 듯 하다) 이왕직李王職에서는 옛 대한제국 황족들이 사는 궁궐을 '지키기' 위해 설치한 창덕궁경찰서에 이 사람들이 궁궐 문을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리는 '입문통지서入門通知書'를 끊어주었다. 이 '쯩'을 궁 앞에서 보여주면, 창덕궁경찰서에서는 "하이! 오신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하고 그 무거운 궁문을 열어주었겠지. 그러나저러나 당대 일본 미술계 실력자 중 한 명이었던 마사키 상이 창덕궁에 들러야 할.. 2023. 3. 5.
연구실 근황 1. 여기 가끔 쓴 대로 우리 연구실을 거쳐간 을지대 오창석, 경희대 홍종하 교수가 발굴현장에서 확인되는 사람 및 동물 유해에 대한 조사는 신규 사례의 경우 이 두 곳에서 전담하고 필자의 서울대 연구실은 더 이상 신규 조사는 하지 않기로 하였다. 2. 필자도 이제 정년을 의식하고 작업해야 할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아 있는 기간동안 필자는 지금까지 우리 연구실에 위탁 관리 되었던 자료의 정리에 올인 할 생각이다. 지금 정리하지 않으면 후속세대가 이 자료를 이용하려 할 때 큰 차질을 빚게 되리라 보고 디테일한 자료와 근거를 모두 남겨둘 생각이다. 사실 이 작업만으로도 남은 기간은 짧다. 3. 기존에 수행하던 고병리, 생물인류학 연구는 실험실 작업의 경우, 필자의 정년과 함께 더 이상 진행할 수 없.. 2023. 3. 5.
한반도의 봄가뭄 필자는 조선이 망한 이유는 반드시 규명해야 하며 이것은 우리 후손들의 생존과 관련이 있다고 여러 번 밝힌바 있다. 왜냐, 조선이 망한 내재적 이유는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선이 망한 이유를 우리 조상이 못나서, 놀아서, 사대주의 때문에, 일본 때문에 그렇다고 단순명쾌하게 결론 내리면 고민할 필요가 없어 좋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상황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사를 디테일하게 파고 들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우리 조상들은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다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들이 놀았고, 못나서 나라가 망했다고 느낄 뿐이다. 사실 우리가 조선이 왜 망했는지 이 부분을 깊게 파고 들어가지 못하면, 우리의 후손들이 우리를 놀았다, 못났다고 느끼는.. 2023. 3. 5.
관서지방 여행 (2) 동대사東大寺 2-1-2 동대사東大寺 2-1-2-1 개설 동대사東大寺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평성궁平城宮이라는 궁궐 동쪽에 있는 대빵 절이라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으며, 일본어로는 とうだいじ, 토우다이지, 현행 외래어 표기로는 도다이지 라 하며, 영어로는 토타이지 템플 Todaiji Temple 이라 합니다. 불교 종파 중에서도 화엄종華厳宗 대본산大本山이라 한국 조계종으로 치면 조계사 같은 데입니다. 화엄종은 그 많은 불교정전 중에서도 화엄경華嚴經이라는 경전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 경전에서 주로 말하는 부처님이 노사나불이라는 분입니다. 그래서 이 절에서 봉안하는 부처 중에서도 대빵 부처인 본존本尊은 나라奈良시대에 만든 큰 불상이라 해서 나라대불奈良大仏이라고도 하는 노사나불盧舎那仏입니다. 이 부처님이 동대사의 .. 2023. 3. 5.
국가國歌 이야기 (3) 인터내셔널과 동독 국가 구 사회주의권 국가 national anthem 중에 명곡이 많다. 당장 국가 중 선호도를 조사하면 러시아 국가는 항상 순위권에 든다. 요즘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겠지만 아래에 링크시켜본다. 우크라이나만큼 러시아도 복잡한 나라다. 러시아 국가. 러시아 국가를 소개했으니 형평성을 위해 우크라이나 국가도 소개한다. 지금 전쟁 중인 두 나라 국가를 보면 왜 이 전쟁이 발발했는지 알수 있다. 사실 러시아 국가는 스탈린이 2차대전 말인 1944년 새로 제정한 소련국가를 승계한 것이다. 1944년 이전의 소련의 국가는 잘 알려진 "인터내셔널"이었는데 이 곡 역시 명곡이다. 인터내셔널은 러시아 혁명 직후인 1918년부터 새로운 국가로 대체될 때까지 소련의 국가로 불렸다. 지금 러시아 국가가 소련.. 2023. 3. 4.
관서지방 여행 (1) 관서關西와 나라奈良 1. 전체 여정 12일 오사카만 간사이공항으로 들어가 곧바로 나라奈良으로 이동해, 동대사東大寺 일원을 돌아보고, 나라에서 1박을 한 다음, 이튿날 교토로 넘어가 교토 일대를 중심으로 돌아보고는 15일 귀국하는 날에 오사카 신사이바시를 돌아보고는 다시 간사이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일정입니다. 오사카-나라-교토는 일본의 대표 고도古都로, 에도시대가 개막하고 지금의 도쿄인 에도로 도읍을 정치중심이 옮겨지기까지 역대 왕조는 이 관서關西 일대에 도읍을 두고 있었습니다. 1-1 관서關西와 관동關東 우리가 입출국하는 오사카공항 이름이기도 한 관서, 곧 간사이는 관關을 기준으로 서쪽에 위치한다 해서 관서라 하며, 당연히 그 반대편 서쪽은 관의 동쪽이라 해서 관동關東이라 합니다. 관동이라는 명칭이 붙은 사건으로 가장 저명.. 2023. 3. 4.
80년대 사구체논쟁은 20세기의 이기논쟁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을 풍미한 소위 사구체(사회구성체) 논쟁은 그렇게까지 질기게 물고 늘어져 이야기 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겠지만 사실 당시 소위 말하는 한가닥씩 하는 논객은 죄다 달려들어 한국사회를 뭐라고 부를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이걸 네 권이나 되는 두꺼운 책으로 찍어 냈다는 점에서 반드시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이 사회구성체 논쟁, 약술해서 사구체 논쟁이라고 부르는 "논쟁"은 20세기의 이기논쟁이다. 어떤 면에서 그런가? 멀쩡히 잘 성장하던 한국사회를 반봉건사회라고 규정하는 어처구니 없는 이들이 논쟁 당사자 반쪽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고 내가 기억하는 한 그 논쟁에 참여하는 사람 중 한국사회가 90년를 넘어 2020년대가 되면 선진국에 안착하리라 예측한 사람은 단 한명도.. 2023. 3. 4.
哀金公之文, 김도경 교수를 애도하며 공은 휘가 도경이라. 그의 가문 내력에 내가 아는 바는 거의 없다. 다만 장인이 저명한 목수 신영훈이며, 그의 부인 역시 아버지를 이어 한옥학교를 운영한다. 그는 한국 고건축학계의 신성이었다. 고려대 건축학과 주남철 교수 지도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현장에서 실무를 아울러 익혔으니, 그야말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중견 중의 중견이었다. 공은 늘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의 속내가 어떠한지까지는 내가 파고 들지 못했으나, 언제나 그 미소는 상대를 편안케 했다. 퍼머를 한 여파인지 알 수는 없으나, 언제나 그의 머리카락은 곱슬에 장발에 가까웠다. 나랑 그리 가찹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멀지도 않았다. 술을 못 마시는 내가 술을 즐기는 듯한 그와 술로 고리를 엮을 수는 없었다. 이런저런 일로, 우연히 .. 2023. 3. 4.
전멸全滅하는 고건축 80년대 중후반으로 기억한다. 이 무렵에 사학과 혹은 국사학과에 기생하던 고고학이 1세대 담당 교수들이 퇴직하면서 사실상 고사했다. 내 모교 사학과도 그랬다. 손보기 선생이 87년인가 퇴직했는데 그로부터 이 학과에 고고학 전담 교수가 부임하기는 10년이 더 지나서였다. 지금 이 꼴이 고건축에서 벌어진다. 명지대 김홍식, 성균관대 이상해, 목원대 김정동, 경기대 김동욱 교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모조리 정년퇴직했다. 고려대 주남철 교수도 마찬가지다. 한데 명지대를 제외하고는 모조리 고건축 후임 교수를 뽑지 못하고 있다. 건축학과에 고건축이 기생하는 한 이 꼴이 벌어진다. 그나마 명지대는 김홍식 교수가 퇴임 전에 고건축학 전담 대학원을 만들었기에 계우 살아남았다. (2014. 11. 7) *** 전멸을.. 2023. 3. 4.
비祕와 창彰, 《실록實錄》과 《보감寶鑑》의 갈림길 국조보감國朝寶鑑 수권 / 국조보감 어제 서문 國朝寶鑑御製序文 정조대왕 어제 서문 正祖大王御製序文 《실록(實錄)》과《보감(寶鑑)》은 모두 사서(史書)이다. 그러나 그 체재는 다르다. 크고 작은 사건과 득실 관계를 빠짐없이 기록하여 명산(名山)에다 보관해 둠으로써 이 세상이 다할 때까지 전하려는 것은《실록》이며, 훈모(訓謨)와 공렬(功烈) 중에서 큰 것을 취하여 특별히 게재해서 후세 사왕(嗣王)의 법으로 삼게 하려는 것은《보감》이다. 《실록》은 비장성(祕藏性)이 있는데 반해《보감》은 저명성(著明性)이 있으며. 《실록》은 먼 훗날을 기약하는 데 반해 《보감》은 현재에 절실한 것이다. 이 둘은 모두 없어서는 안 될 것이지만 우(虞)·하(夏)·상(商)·주(周)의 사서(史書)를 공자가 100편으로 정리한 취지에 비.. 2023. 3. 4.
관덕정은 무슨 개뼉다귀인가를 답한다 앞서 나는 제주 관덕정을 안내하는 문화재청 설명을 질타하면서, 그 껍데기만 전면 몇 칸에 측면 몇 칸이냐는 놀음으로 일관한다면서, 정작 그 기능이 무엇인지는 함구한 일을 비판했거니와, 그렇다면 관덕정은 뭐하는 곳인가? 그에 답한다. 묻는다. 제주 관덕정은 대체 뭐하던 개뼉다귀인가? 묻는다. 제주 관덕정은 대체 뭐하던 개뼉다귀인가? 어쩌다 제주 관덕정을 서칭하게 되었으니 그러다 문화재청이 제공하는 아래와 같은 설명을 마주했다. 보물 제주 관덕정 (濟州 觀德亭) Gwandeokjeong Hall, Jeju 제주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제주 관덕정 historylibrary.net 고려사절요 제11권 의종 장효대왕毅宗莊孝大王 기사 3년(1149), 송 소흥 19년·금 해릉왕海陵王 천덕天德 원년에 이르기를 (9월).. 2023. 3. 4.
심노숭沈魯崇, 조선후기가 낳은 시대의 변종 송고 김태식 / 2014.02.05 18:33:18 배부일시 2014.02.06 07:01:01 작성부서 문화부 DESK부서 문화부 엠바고 1차 : 2014.02.06 07:01:00 심노숭 '자저실기' 완역판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몸은 깡마르고 허약하며, 키는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작다. 등은 구부정하게 불룩 솟았고, 배는 펑퍼짐하게 아래로 처졌다. 어려서는 옷을 가누지 못할 만큼 허약해서 혼담을 하러 온 사람이 내 모습을 보고 혼사를 물렸다. 요절할 관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글쓴이 자신을 시쳇말로 '찌질하게' 묘사한 이 글은 요즘 어느 블로그나 페이스북에서 발견했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법하다. 그러나 이 글은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전반, 그러니까 조선 후기 어느 양반 가.. 2023. 3. 4.
대식가 심노숭沈魯崇이 기록한 제주 김만덕金萬德 여사의 뒷모습 제주 여인 김만덕金萬德 이야기는 드라마로도 나오고 해서 많이 아실 겁니다. 김만덕이라는 인물이 마냥 긍정적이었느냐? 이 기록은 그렇지만도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참고로 저 심노숭沈魯崇(1762∼1837)이란 양반은 조선 후기 최고의 대식가로 유명한 문인인데, 그 부친이 제주목사를 역임하였을 때 따라갔던 모양입니다. 거기서 이리저리 만덕의 뒷이야기를 듣고 훗날 기록으로 남긴 건데, 이걸 보고 크게 두 가지가 떠오르는군요. 하나는 만덕도 인간이요 상인이었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인간인 이상 그를 좋아하는 사람만 있었을까요. 싫어하는 이도 당연히 적지 않았겠죠. 또 장사하는 사람으로써 김만덕 여사가 평소 재물에 초연하였겠습니까. 또 하나는 이 기록을 전시한 곳이 김만덕기념관이라는 사실입니다. 변호는 할지언정 부정..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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