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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은 차가운데 인간세상 소는 왜 헐떡이는지 한시, 계절의 노래(140) 여름 밤 꿈속에서 짓다(夏夜夢中作) 송 주송(朱松) / 김영문 選譯評 만경창파 은하수에태극 배 띄워놓고 누워서 피리 불며출렁출렁 흘러가네 달나라 누각은뼛속까지 추운데 인간 세상에 헐떡이는 소진실로 못 믿겠네 萬頃銀河太極舟, 臥吹橫笛漾中流. 瓊樓玉宇生寒骨, 不信人間有喘牛. 전설에 의하면 경루(瓊樓)는 달나라 광한궁(廣寒宮)에 있다는 아름다운 누각이다. 천우(喘牛)는 천월오우(喘月吳牛)의 줄임말이다. 《세설신어(世說新語)》 언어(言語)편에 의하면 중국 남쪽 오(吳) 땅의 소는 더위에 지쳐서 밤에 뜬 달을 보고도 해인줄 알고 숨을 헐떡인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해는 뜨거움을 상징하고 달은 차가움을 상징한다. 달나라 궁전을 광한(廣寒)이라고 명명한 이유도 달나라가 춥다는 인식과 관련이.. 2018. 8. 11.
귀뚜라미랑 보내는 밤 한시, 계절의 노래(139) 귀뚜라미[蛩] [당] 이중李中 / 김영문 選譯評 잔디 뜰에 달빛 차가워 밤은 이미 이슥한데 온갖 벌레 소리 밖에서 맑은 소리 들려오네 시흥詩興 일어 고심에 차 잠도 오지 않는지라 부끄럽지만 계단 앞에서 너를 짝해 읊어보네 月冷莎庭夜已深, 百蟲聲外有淸音. 詩情正苦無眠處, 愧爾階前相伴吟. 김광균은 추일서정秋日抒情에서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올로 황량荒凉한 생각 버릴 곳이 없어” 라고 읊었고, 박두진은 「숲」에서 “찬바람에 우수수수 누렁 나뭇잎들이 떨어지며,/ 달밤에, 귀뚜라미며 풀벌레들이 울곤 하면,/ 숲은 쓸쓸하여, 숲은, 한숨을 짓곤 짓곤 하였다” 라고 읊었다. 이뿐 아니라 가을과 풀벌레를 연결하여 묘사한 문학작품은 너무나 많다. 우리의 의식 속에도 가을의 상.. 2018. 8. 11.
화장실을 장식한 볼로냐의 석조문화재 Museo Civico Archeologico..무제오 치비코 아르케올로지코라고 읽는다. 옮기면 시립고고학박물관이다. 그렇다면 어느 시가 운영하는 곳인가? 그 명판 아래에 보면 Comune di Bologna 코뮤네 디 볼로냐라고 했으니, 볼로냐 자치시라는 뜻이거니와, 이탈리아 볼로냐 시립 고고학 박물관이다. 이곳을 정하고 찾지는 아니했다. 이런저런 곳 둘러보고는 이제 볼로냐가 물릴 무렵, 다음 행선지로 옮기는 길에 시간이 좀 남아 어슬렁거리다간 우연히 저 간판 마주하고서는 들어갔다. 마침 내부 공사 중이라고 미안해 하면서, 이집트 콜렉션을 보겠느냐 한다. 유서 깊은 유럽 웬만한 박물관이라면, 이런 이집트 콜렉션은 거개 다 있다. 이들에게 이집트 컬렉션은 그 역사 전통의 유구함을 증언하는 필수품 같아, .. 2018. 8. 9.
농촌의 일상 한시, 계절의 노래(138) 시골 풍경 네 수(村景四首) 중 둘째 여름(夏) 송 진저(陳著) / 김영문 選譯評 시골집에선 모종에 물대러두레박질 계속하고 상점에선 물을 길어미숫가루 만드네 어린 아이 맑은 시내에서한낮에 목욕하고 늙은 나무꾼 푸른 숲에서시원하게 쉬고 있네 田舍灌苗戽水, 店家汲水施漿. 稚子淸溪浴午, 老樵綠樹休凉. 옛날 시골 마을의 여름 일상을 한 폭의 그림처럼 묘사했다. 관묘(灌苗)는 곡식이나 채소 모종에 물을 대는 것, 호수(戽水)는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올리는 것이다. 장(漿)은 요즘 말로 표현하면 음료수다. 간장, 미음, 미숫가루, 술 등을 포함한다. 따라서 시장(施漿)은 상점에서 다양한 음료수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 시는 6언 4구로 되어 있으므로 형식상 6언절구에 속한다... 2018. 8. 8.
가을문턱에서 한시, 계절의 노래(137) 입추立秋 [송宋] 방저方翥 / 김영문 選譯評 별빛이 달빛처럼 넓은 하늘 비추는데 시름 겨운 잠이 깨니 밤은 자정 향해 가네 남은 더위가 침상을 괴롭혀도 무방하리 창너머 우는 나뭇잎 서풍에 흔들리니 星光如月映長空, 驚起愁眠夜向中. 殘暑不妨欺枕簟, 隔窗鳴葉是西風. 입추는 24절기 중 13번째에 자리하므로 양의 계절이 음의 계절로 바뀌는 첫 번째 절기에 해당한다. 아직 처서處暑까지는 늙은 더위老炎의 끝이 돗자리를 뜨겁게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은 완연한 가을 기운을 풍긴다. 하늘은 점차 맑아져 한밤중 별들은 달빛처럼 찬란하게 우주만물을 비추고 창밖에는 어느덧 요란한 가을벌레 소리가 시름 많은 인간의 심사를 어지럽힌다. 서풍西風은 가을바람을 가리킨다. 금풍金風이라고도 한다. .. 2018. 8. 8.
매미 울어대는 계곡에서 한시, 계절의 노래(136) 저녁에 시내에서 목욕하다(晚浴溪上) 송 왕염(王炎) / 김영문 選譯評 산발치엔 풀 우거져나무꾼 길 덮였고 시내엔 물이 줄어돌다리 높아졌네 강 위의 바람 이슬독점하는 사람 없고 버들 고목 검은 매미곳곳에서 울어대네 山脚草深樵徑沒, 溪頭水落石梁高. 一川風露無人占, 古柳玄蟬處處號. 시인은 산발치 맑은 시내에 몸을 담그고 있다. 무더운 여름 저녁 시원한 시냇물에 몸을 담그면 온몸으로 스며드는 청량감에 내 몸에 쌓인 열기는 순식간에 자취를 감춘다. 더운 여름에 차가운 물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죽음과 같을 것이다. 요즘 도시에서는 대개 샤워로 몸의 열기를 식히지만 옛날 시골에서는 등목으로 여름을 견뎠다. 뜨거운 땡볕에서 밭일을 하다 돌아와 방금 길어낸 우물물로 등목을 하면 뼛속까지 냉.. 2018. 8. 8.
먼산 바라보며 멍하니 걸으며 한시, 계절의 노래(135) 먼산(遠山) 송 구양수(歐陽修) / 김영문 選譯評 먼 산 빛원근 없어 산 보며종일 걷네 봉우리곳 따라 바뀌나 나그네이름도 몰라 山色無遠近, 看山終日行. 峰巒隨處改, 行客不知名. 앞에서 몇 번 언급한 것처럼 송시는 자잘한 일상에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비근한 사물에 심오한 이치를 담는다. 송시의 이런 특징을 주도한 사람은 북송 초기 문단의 영수 구양수다. 이 시에도 그런 송시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그런데 ‘먼 산’이 무엇을 의미할까? 인생의 목표일 수도 있고, 정치의 목표일 수도 있고, 문학예술의 목표일 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저 멀리 존재하는 자연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읽는 사람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진다. 이것이 시적 모호성이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의 시 해석처럼 하나.. 2018. 8. 8.
입추에 울어대는 매미 한시, 계절의 노래(134) 저녁 더위로 연꽃 연못에서 놀다 다섯 수(暮熱遊荷池上) 중 넷째 [宋] 양만리(楊萬里, 1127 ~ 1206) / 김영문 選譯評 얼마 지나지 않으면 곧 입추인지라 남은 더위에 이르노니 어서 물러가라 야윈 매미 기운 많이 남아 있는지 석양에 소리 잦아들어도 쉼 없이 우네 也不多時便立秋, 寄聲殘暑速拘收. 瘦蟬有得許多氣, 吟落斜陽未肯休. 매미는 한 달 동안 뜨거운 사랑을 나눴을까? 거미줄에 매달린 매미 시신이 뜨거운 햇살에 말라간다. 오랜 기간 땅 속에서 살다가 짧은 이승의 삶을 마치고 허공에다 영원히 몸을 묻었다. 뜨겁던 사랑, 뜨겁던 여름도 그렇게 물러나고 있다. 이 숨 막힐 것 같은 무더위도 담담하게 망각되어 어느 순간 추억으로 변하리라. 왕가위王家衛의 명화 동사서독東邪西毒에.. 2018. 8. 8.
취해 누우니 갖은 상념이... 한시, 계절의 노래(133) 술 취해 잠자는 이(醉睡者) 송 소식 / 김영문 選譯評 도(道) 있어도 행하기 어려우니취하는 게 더 낫고 입 있어도 말하기 어려우니잠 자는 게 더 낫네 선생은 이 돌 사이에술 취해 누웠으나 만고에 그 뜻을아는 이 아무도 없네 有道難行不如醉, 有口難言不如睡. 先生醉臥此石間, 萬古無人知此意. 공자는 천하를 구제하려는 뜻을 품었으나 그를 써주는 사람이 없어서 천하를 방랑했다. 굴원은 직간으로 초 회왕(懷王)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했으나 결국 추방되어 멱라수에 투신·자결했다. 사마천은 이릉(李陵)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다가 한 무제의 노여움을 사 죽음보다 못한 궁형을 당했다. 도척은 천하를 횡행한 도적으로 백주에도 강도, 살인, 강간, 약탈을 일삼았지만 천수를 다하고 죽었다. 위(魏) 혜.. 2018. 8. 8.
표준어는 폐지해야 한다 *** 아래는 국립국어연구원 기관지 《새국어생활》 2001년 11-1호에 〈언론의 남북한 언어 동질성 회복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투고한 졸고 중 마지막 대목이다. 표준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요약한 것이다. 내가 이리 주장하고 생각하는 이유는 표준어규정이야말로 한국언어정책 최대 실패작이요, 그것이 언어를 말살하기 때문이다. 8. 획일성이 아닌 다양성의 동질성 회복 다만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다고 한 가지 유념할 것은 남북한 언어 동질성 회복이 어느 한쪽 말을 일방적으로 말살하는 쪽으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 기우를 한다. 다른 나라 경우는 어떠한지 모르나 필자 개인적으로는 남한과 북한 공히 언어 정책 중 가장 큰 실패작으로 표준어 규정을 든다. 언어 그 자체는 어느 것이 더 존귀하고 더 열등할 수 없다. .. 2018. 8. 6.
신라가 삼국 중 고대국가 성립이 가장 늦었다는 망발에 대하여 고대 한반도를 분할한 왕조, 특히 고구려와 백제에 대해 신라가 발전 속도가 가장 더디다 해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말하는 신라가 가장 빠른 기원전 57년이라는 기록을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은 망발에 다름 아니다. 나는 신라가 삼국 중에서도 한반도 동남쪽 귀퉁이에 치우쳐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 지정학적 위치가 가장 불리했고, 실제로 그러했으므로, 발전 속도가 가장 느렸다고 믿지도 않을뿐더러, 설혹 그렇다고 해서 삼국 중 건국연대가 가장 늦어야 한다는 발상은 하늘에 있는가 땅에 있는가? 같은 논리대로라면 지금의 세계 최강국 미국은 건국 연대가 다른 강국들에 견주어 가장 빨라야 하는 거 아닌가? 미국 건국은 이제 겨우 200년 지났을 뿐이다. 함에도 이런 얼토당토 않은 주장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더 얼토.. 2018. 8. 6.
Dover Castle, 도버성 Dover Castle, Viewed from the Town of Dover, English 2018. 8. 4.
여명黎明 & 비상飛上 오늘 새벽 차를 몰아 용인 내동마을로 날았다. 65킬로미터를 달려 도착한 내동마을 연꽃마을엔 해가 뜨지 않은 미명이었다. 이윽고 동산 너머로 해가 떠오르는데, 석양만큼이나 불그레했다. 시간이 조금 흘러, 해는 동산 위를 날 듯이 걸텄다. 어떤 새인지 내가 알 수가 없으나, 온통 깃털이 흰 세 마리가 삼각편대를 이뤄 고공비행을 시작한다. 역광을 진 새는 순간 까마귀로 변신한다. 그렇게 오늘 하루도 해는 또 다시 떠올랐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겠지? 2018. 8. 4.
용인 내동마을에서 로터스 플라워 감상하며 서울 사람들한테 연꽃 구경이라면 시흥 관곡지나 양평 세미원이 언뜻 떠오르겠지만, 그보다 조금 먼 곳에 아직은 덜 알려진 연꽃 테마단지로 용인 처인구 원삼면 내동마을이란 곳이 있으니, 견주건데 이곳은 화장 잔뜩 하고 강남 미장원에서 한껏 머리치장한 저들에 견주어 그런 인위의 냄새가 훨씬 덜한 곳이라, 그런 번다함과 치장을 싫어하거나 물린 사람들한테 추천하고픈 곳이다. 내동마을엔 각종 대포와 은폐 엄폐용 복장으로 중무장한 언필칭 사진작가 혹은 그 지망생, 혹은 그 동호회 멤버들도 없고, 사람이 적거나 매우 한산한 곳이라 이들을 상대하는 노점상도 없거니와 이들을 겨냥한 전업 상가도 아직 발달하지 아니했다. 장식과 치장을 아직은 모르기에 우리가 일본의 잘 다듬은 정원이나 유럽의 공원과는 왕청나게 달라 한산과 고.. 2018. 8. 4.
냉수리비는 초기 문자생활 자료가 아니다 고대사로 먹고산다는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 재음하면 새빨간 거짓말로 들통나는 일이 한둘이 아니어니와, 신라 문자 생활사로 국한해 말한다면, 현재까지 발견된 초기 신라 금석문에 드러난 문장을 그들의 초기 문자 생활자료로 설명하는 압도적 견해도 그것을 대표하는 거짓말 중 하나다. 현재까지 신라 금석문 발견 현황을 간단히 정리하면서 그 초기 자료들을 볼진대, 포항 영일 냉수리 신라비(이하 냉수리비)가 추정대로라면 신라 지증왕 재위 4년(503), 울진 봉평 신라비가 대략 이십년가량 늦은 법흥왕 11년(524)으로 건립시기가 추정되거니와, 현재까지 발견된 신라 초기 금석문으로는 가장 최근에 발견된 포항 중성리비는 냉수리비보다 몇년 빠른 걸로 본다. 이후 신라인이 남긴 금석문으로 진흥왕 순수비와 같은 시대 창녕 .. 2018. 8. 2.
"봉평비 노인奴人은 부곡部曲" 울진 봉평비에 등장하는 노인을 부곡, 혹은 그 원류로 지적한 것은 아마 이 기사가 처음이 아닐까 한다. 이건 내 발견이라 자부하는데, 기자가 지랄 같은 것은 본인의 발명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항상 객관화하는 형식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본격적으로 다룬 논문은 고려시대 부곡 전공인 국민대 박종기 선생에 의해 2년 뒤에 제출되었다. 나는 지금도 봉평비에 보이는 노인奴人이 부곡이거나, 혹은 그 전신이라 확신한다. 내가 기억하기에 박종기 선생은 문제의 발표를 한국고대사학회 주최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는데, 이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 하며, 그 논쟁은 시종 일관 부곡설을 반대한다는 것이었다. 그 발표는 나중에 한국고대사학회 기관지에 실렸다. 연합뉴스 | 입력 2004.03.04. 10:23 (서울=연합뉴스.. 2018. 8. 2.
영일 냉수리비, 1500년 생일에 부쳐 영일 냉수리비의 쓸쓸한 1500년 생일입력 2003.11.18 10:56 수정 2003.11.18 10:56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서기 503년 진이마촌(珍而麻村)이란 곳에 사는절거리(節居利)라는 사람이 관련된 재산 분쟁이 발생했다. 이 분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그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으나 그 내용은 급기야 지방관을 거쳐 신라 조정에 보고되기에 이르렀다. 아마도 이런 복잡한 재산분쟁에 관한 저간의 사정은 진이마촌을 다스리는 행정관인 촌주(村主) 등을 통해 문서 형태로 작성되어 보고되었을 것이다. 이에 조정은 재산 분쟁의 당사자들인 절거리와 그 반대편의 주장 중 어느 쪽이옳은가를 결정하려 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어느 한쪽 손을 들어줄 수는 없는 법. "절거리" 분쟁과 비슷한 선례가 있었.. 2018. 8. 1.
화백和白, 그 환상 이 화백이라는 말만큼 신라사를 왜곡하는 괴물은 없다. 화백和白이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는 두루 이야기해서 뭔가 합의를 도출한다는 뜻이거니와, 신라가 이런 협의체를 구성해서 국가 중대사를 결정했다고 한다. 첫째, 이런 식으로 정책을 결정하지 않는 국가 정치체는 없다는 점에서 신라 화백이 독특한 점은 눈꼽만큼도 없다. 둘째, 이 화백을 신라 왕권의 미성립을 증언하는 것으로 압도적으로 간주하나, 이 역시 얼토당토 않은 소리다. 화백과 관련해 유일한 증언이 《신당서》인가 《구당서》인가 《책부원구》 라는 중국 기록으로 알거니와, 그에 의하면 신라 조정에서는 단 한 사람이라도 반대를 하면 정책이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첫째,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모든 회의는 한 명이 깽판치면 합의를 도출하지 .. 2018. 8. 1.
《신라 seven kings論》(8) 敎의 주체와 왕권의 문제 敎란 무엇인가? 가르친다는 뜻이요 이에서 비롯하여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행정명령, 법원 결정문 따위 전반을 敎라고 했다. 이 경우 敎는 가르친다기 보다는 명령한다에 가깝다. 그래서 敎가 지닌 여러 가지 의미 중에는 사역과 강제를 의미하는 使의 뜻이 내포하는 일이 많다. 이것이 정치 행정무대로 전용해서는 왕이 내리는 명령 전반을 敎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이러한 敎를 내리는 주체가 누구냐 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신라사, 특히 중고기 신라사에서는 왕권이 확립되었네 아니네 하는 문제가 빈발하고, 이를 주제로 하는 논문만 수십편 수백편에 이른다. 무엇이 문제인가? 근자에 발견된 501년 무렵 포항 중성리비를 필두로 영일 냉수리비, 울진 봉평비 따위에서는 주로 이해관계를 다투는 쟁송 문제와 관련한 신라 조정의 판결문.. 2018. 8. 1.
휴가는 아무리 길어도... [중국어 한 마디] 假期再长也短,工作再短也长。 휴가는 아무리 길어도 짧고, 근무는 아무리 짧아도 길다. *** 중문학도 홍승직 선생 페이스북에 오른 글을 쌔비왔다. 2018. 8. 1.
변비 방귀 같은 여름 구름 한시, 계절의 노래(132) 여름 구름(夏雲詩) 송 석봉충(釋奉忠) / 김영문 選譯評 봉우리 같고 불꽃 같고목화 솜 같은 구름 하늘 날며 옅은 그늘난간 앞에 드리우네 대지 위 백성은말라서 죽어가는데 장마 비는 안 만들고헛되이 하늘 덮네 如峰如火復如綿, 飛過微陰落檻前. 大地生靈乾欲死, 不成霖雨謾遮天. 폭염이 내리 쬐는 하늘에 하릴 없이 솟아오른 구름을 보고 누구나 한 번쯤 품었음직한 원망을 읊은 시다. 이 시는 북송(北宋) 승려 혜홍(惠洪)이 지은 『냉재야화(冷齋夜話)』에 실려 전한다. 『냉재야화』는 모두 10권으로 이루어진 시화(詩話)다. 혜홍이 북송 시대 시에 얽힌 에피소드와 시평을 모았다. 시화는 ‘시 이야기’란 뜻인데 북송 구양수(歐陽修)의 『육일시화(六一詩話)』가 최초의 저작이다. 이후 수많은 문.. 2018.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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