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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393

한국 인문학을 떠도는 강목綱目이라는 유령 소위 강목체綱目體 사서라는 것이 있다. 원래 원전은 사마광의 자치통감. 자치통감은 그 전질을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정치적 명분론의 해석이 그렇게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 책이다. 이에 만족하지 못한 성리학자들이 통감을 명분론에 따라 재해석한 책이 바로 자치통감 강목이다.  우리는 이 명분론에 입각한 강목체 해석을 역사의 본령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아주 아주 많다. 필자 또래 대학시절 많이 읽었을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하고많은 역사서 중에 왜 이 책을 들어 그 당시 신입생의 의식화 서적 목록 가장 앞에 두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이야 말로 서양판 강목체 역사서의 사상적 흐름을 썼던 셈이겠다. 생각해 보면, 역사학 연구가 강목체 사서를 쓰는 것인가? 지금도 한국은 명분론에 집착한 연구가 아주 많.. 2024. 8. 12.
영국 폭동의 와중에 참석한 국제학회 영국에서 개최된 학회 한 곳에 다녀왔다. 간단히 써 보면 사람과 동물을 하나의 시각안에 넣고 과거의 건강과 질병사를 규명하자는 것으로, 이를 ONE PALEOPATHOLOGY라 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두 가지 파트로 나뉘어 진행되었는데 하나는 관련 교수들이 모여 국제워크샵이라, 참석자는 전원 초빙으로만 꾸렸다. 미국과 영국 등의 대학교 관련 교수들이 참여한 이번 워크샵에서 논한 내용은 금명간 꽤 영향력 있는 잡지에 공동명의로 출간될 것 같다.  한마디로, 사람의 질병사는 동물을 시야에 넣지 않고는 제대로 규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주제로 연구비 지원을 대폭 확대받을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자는 것으로, 이 워크샵에 참여한 사람들이 현재 관련 연구의 지도적 위치를 누리고들 있기 때문에이러한 시.. 2024. 8. 12.
통섭학은 만물박사가 아니다 필자 생각에는 이렇다. 통섭학이란 학제를 넘나든다는 뜻이라, 이 세상 온갖 문제를 다 건드리고 다니기 쉽다. 그런데-.  사람의 타고난 유한한 능력과 수명으로이 세상 모든 문제를 다 건드리는 일이 가능이나 하겠냐 이거다. 특히 다 건드릴 수 있다고 치더라도 그 쪽 한 분야만 죽도록 파는 사람들 수준을 넘어갈 수 있겠는가. 따라서 이 작업은 잘못하다가는 온갖 문제 다 건드리면서도 전문성을 상실하기 십상이다. 필자가 보기엔 이렇다. 통섭학의 승패는, 전문적으로 파고들어간 역량 있는 각 분야 연구자 작업을 통섭학자를 자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그 정수를 빼서 자신의 연구주제에 도입할 수 있는가, 여기에 승패가 달려있다고 하겠다. 말하자면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그로부터 정수를 추출할 수 .. 2024. 8. 7.
통섭학자Interdisciplinarian로서의 재출발 필자가 최근 웻랩wet lab을 접고 드라이랩 dry lab으로 방향을 틀면서 필자의 작업과 필자의 학자로서 정체성을 도대체 뭘로 해야 할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번 썼는데, 역시 통섭학자=interdisciplinarion 이라는 명칭이 옳겠다고 본다.   Interdisciplinarian이라는 용어는 웹스터에도 있는 공식적 용어로서, 학제간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라는 뜻이다. 이를 한국어로 무엇이라 번역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면, 역시 통섭학자라는 용어가 가장 적당한 것 같다. 이 용어는 국내에서는 최재천 선생께서 처음 쓰신 것으로 아는데, 매우 잘 붙인 명칭으로 본다. 필자의 작업은 드라이랩으로 전환했다고 해도, 인문학자의 작업은 아니다. 필자는 뼛속깊이 자연과학자, 의학자, 해부.. 2024. 8. 7.
한반도의 소와 말 앞서 김단장께서 이집트 소 이야기를 올리며 한반도의 소 사육이 언제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쓰신지라( 5천500년 전 이집트 소를 보며 드는 의문)  간단히 아는 바를 적어본다. 한반도의 경우 소와 말의 도입은 아주 늦다. 한반도에서 소와 말을 받아간 일본 열도의 경우,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소와 말은 그쪽에는 없다, 고 적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서기 5세기까지도 소와 말의 사육은 거의 확인이 잘 안된다. 삼국지 동이전의 기록이 굉장히 정확하다는 이야기다. 한반도는 이보다는 빠르지만, 역시 중국에 비하면 엄청나게 늦다. 소는 최초로 사육된 지역이 메소포타미아다.  중국과 한국, 일본의 소도 모두 메소포타미아에서 기원한 소의 후손이다. 중국, 한국, 일본의 일부 학자가 자기들 나라에서도 소 사육.. 2024. 8. 2.
사회가 늙으면 백약이 무효 일본을 보고 느끼는 것이지만, 사회가 늙으면 백약이 무효다. 경제 정책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고, 특히 일본은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영감님들 목소리가 너무 강하다. 한국이 똑같이 노령화 사회로 가면서 살아 남는 방법? 젊은 친구들이 조금이라도 영감님들 말을 더 안들으면 된다. 가장 빨리 망하는 방법? 노령화 사회가 되었고 일할 사람이 없으니 영감님들 지금 하던 대로 똑같이 일 더하게 해달라는 그대로 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정확히 10년 후 일본처럼 된다. 노령화사회에 노인 인구는 당연히 일을 계속 더해야 그 사회가 돌아가겠지만, 그것이 곧 지금 하던 대로 그대로 하게 해준다는 뜻이 아니다. 이걸 사회가 같이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2024.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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