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족보 이야기233 하재일기를 쓴 구한말 공인 지규식 선생 하재일기荷齋日記의 필자 지규식池圭植 선생은관청에 그릇을 납품하는 공인貢人이었지만 한학漢學에 대해 식견이 있는 분이었다. 일기 곳곳에 한시를 남겨 놓고 바쁜 공무 와중에 과거 시험이 있으면 응시하기도 하는 등공인판 주경야독에 여념이 없던 모습이 일기 곳곳에 보인다. 이 일기에서 이 분이 부인 외 만나던 여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요즘 글을 쓴 경우도 보는데 일기 전반을 보면 다른 내용도 많은데 왜 하필 여성편력을 이 일기에서 취해 글을 썼을지 모르겠다. 이미 돌아가신지 백년이 넘어 지낸 분이라도 이런 측면의 글은 극히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 편력 연구하라고 일기가 공개된 것은 아닐 터이니 말이다. 각설하고,이 분 일기를 보면, 구한말 이미 양반이 지닌 유일한 장기인문자 식견은 그 희소성이 그 당시.. 2025. 10. 25. 칼 떼고 벌어 먹고 살 수 있는 자 시바 료타로의 만년 베스트 셀러 "료마가 간다"라는 소설 보면주인공 사카모토 료마가 자신을 따라 다니던 무쓰 무네미쓰에게 "지금 지사라고 하며 막부를 타도하자는 사무라이들, 칼을 떼고 나면 먹고 살 수 있는 사람 누구 누구일까?"라고 묻자, 무쓰 무네미츠 답을 못하니, "너하고 나밖에 없다"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카모토 료마는 원래 상인 집안으로, 선대에 사무라이 자리를 사서 무사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장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세상이 바뀌면 이제 돈을 벌어 먹고 사는 세상이 열릴 텐데 지금 무사라고 뻐기는 놈들 하나도 못 버틸 것이라는 뜻으로 대단한 혜안이 아닐 수 없다. 구한말도 마찬가지인데거기 양반 대대로 누려오던 집 자손들, 갓 떼고 장죽 떼면 벌어먹고 살 수 있는 자가 누가 있.. 2025. 10. 25. 하재일기에서 비치는 구한말 양반 구한말 관급 도자기를 생산하던 분원공소分院貢所 공인貢人 지규식池圭植은 고종 28년, 1891년 이래 조선이 패망한 이듬해인 1911년까지 약 20년 7개월 동안 하재일기荷齋日記를 상당히 덤덤하게 써내려갔지만 여기 언뜻 언뜻 비치는 구한말의 양반들 행태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새롭게 바뀌는 세상에서 돈 벌어 먹고 살 능력은 안 되고 그렇다고 그 좋은 양반 자리 내려 놓기는 더욱 싫고바뀐 세태에 아랫것들이 기어 오르는 일은 더욱 꼴 보기 싫으니 하는 일이라고는 돌아다니며 힘 없는 사람들 협박하며 삥뜯기라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 명명덕 신민 지어지선?웃기는 소리였다. 조선이라는 나라도 그렇지만 그것을 지탱한 양반이라는 족속도 그 당시 망할 때가 되어 망한 거지 남 탓할 거 없다. [편집자 주]망할.. 2025. 10. 25. 하재일기에서 보는 19세기 말의 경제외적 강제 하재일기는 그야말로 구한말의 일기라 구한말에서 망국에 이르는 시기까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볼 수 있는 좋은 자료다. 이 일기에서 눈에 띄는 것은당시의 비즈니스맨이라 할수 있는 주인공에게 끊임없이 요구되는 권력자들, 그리고 양반들의 부당한 요구이다. 이는 근대로 들어가기전 혁명으로 청산되어야 할 부분들인데어중간하게 대충 마무리 하고 경장을 거쳐 대한제국으로 가다 보니 이 시기까지도 비즈니스맨인 주인공에게 억지에 가까운 요구가 날라들고이를 거부하면 좋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이 잇다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짜로 그릇을 구워 바쳐라 라던가, 이런 요구를 무슨 조폭 깍두기들도 아닌데 양반이라는 사람들이 버젓이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경제사에서"경제외적 강제"가 될진데, 이러한 양반의 경제외적 강제가 완.. 2025. 10. 24. 족보를 사면 그 다음은? 우리나라는 워낙 17세기와 19세기의 모습이 다르다 보니많은 사람이 족보를 사거나 위조해서 양반 신분이 되었다는 것은 거의 확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나오는 농담 중에 "족보를 사서 양반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족보를 사면 양반이 되겠는가? 그렇게 간단할 것 같으면 뭐가 걱정이겠는가? 그 동안 국내 몇몇 논문에서는조선 후기 어떻게 신분을 상승시켜가는가 하는 부분에 대한 고찰이 있었는데, 더 파다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욕을 먹을 가능성 때문인지관련 논문은 더이상 나오지 않고 지지부진 하다. 그런데,과연 족보를 사면 양반이 뚝딱 되는 걸까? 2025. 10. 23. 부자연스러움이 노가다를 부르는 부계족보 사실 우리나라는 호적에도 본인의 부, 조부, 증조부, 외조부, 처의 부, 조부, 증조부, 외조부를 적게 되어 있고자신의 신분을 결정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것이 아버지의 신분도 신분이지만 어머니의 신분에 의해 결정되는 측면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부계만의 족보란 개인을 규정하는데 있어 적당한 방법은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서자, 얼자란 어머니가 평민, 천민을 가리키며서얼의 경우에는 과거 금고를 비롯해서 수많은 사회적 제약이 있었지만 막상 부계족보를 편찬하면 이런 개인적 상황을 규정할 방법이 적당하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등장하는 것이족보에 서얼을 빼버리거나 넣어주더라도 "서자"라고 못을 박아 버리는 것이 되겠다. 만약 모계 정보가 족보에 풍부하게 실린다면 이럴 필요까지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2025. 10. 23. 이전 1 ··· 6 7 8 9 10 11 12 ··· 3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