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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456

조선을 비추는 거울은 서구 유럽이 아닌 아즈텍과 잉카다 한국문화사는 돌이켜 보면 이른바 서구유럽 중심 세계사 흐름에 억지로 꿰어 맞추려는 과정에서 없는 것도 있다고 강제로 주물하는 방식으로 만들어냈다. 이런 흐름에서 없던 봉건제도 끼워 맞추고, 씨알도 먹히지 않는 자본주의 맹아론을 덮어씌웠으며, 나라를 거덜낸 당쟁도 유럽 미국식 정당정치로 호도했다. 정당정치는 자유와 인권을 표방하며 그 확보를 대의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조선 당쟁에서는 그런 건 씨알도 없고, 오직 왕이 죽었는데 왕비가 죽었는데 복상 기간을 몇날로 하는 문제로 주구장창 싸워대며 피를 불렀으니 이것이 어찌 정당정치리오? 조선은 세계사 흐름에서 도태한 변종이다. 세계와 호흡한다 했지만, 오직 중국으로 오가는 사행길 하나만 열려 있었을 뿐이며, 일본을 향해서도 비슷하게 열리기는 했지만, 찻잔 속 미풍.. 2025. 2. 17.
직필直筆의 끝은 처참한 인간본성 흔히 언론을 향해 직필하라는 요청이 빗발친다. 진실을 알고 싶다 아우성이다. 이조차 요새는 당파성이 아주 강해서 그 의미는 내가 보건대 심각히 변질해서 내가 보고 싶고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는 강요 윽박에 다름 아니지만, 그런 당파성이 상대적으로 옅을 때도 그네가 말하는 진실 혹은 팩트는 있을 수 없다. 직필 혹은 철저한 팩트 기술이 가능할 거라 보는가? 전제 자체가 틀려먹은 형용모순인 까닭에 영원히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오직 내가 보고 싶은 그림만 있을 뿐이며 그 그림은 진실이 아니라 일루션이다. 물론 저 자체 의미를 내가 모를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저에 주린 시대가 있었으니 그런 시대는 아예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은폐되는 일이 비일비지재했다.심지어 그런 일이 초래한 원인은 물론.. 2025. 2. 17.
학문은, 전문가는 So what에 답해야 한다 앞서 신동훈 교수께서 상식에 겸허해야 하는 전문가를 말하면서 "사실 전문가에게 가장 무서운 질문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나오지는 않는다"고 갈파했거니와 비슷한 맥락, 혹은 같은 맥락에서 나는 이른바 전문가 집단을 향해, 내가 말하는 이 집단은 주로 고고학에 집중했거니와 그들을 향해 저 대답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주구장창했다. 비단 고고학만이 아니라, 학문 전 분야를 막론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무수한 논문이 쏟아져 나오고, 저 방구석, 카페 구석, 연구실 구석에서 이것이 내 연구라고 독자를 향해 발신하만, 유감스럽게도 내가 보건대, 도대체 이걸 이것이 왜 연구인가 하는 반론을 제기하는 글이 천지라이는 간단히 말해 저 평범하지만, 어쩌면 가장 묵직한 물음, 곧 So what을 답변하지 못하기 때.. 2025. 2. 16.
개돼지 득시글하는 한국사회 당쟁이란 무엇인가? 편가르기다. 내 편은 모든 게 옳고 넘의 편은 모든 게 다 틀리다. 이것이 조선시대 사색당파론의 핵심이다. 당쟁망국론이 식민사관이라 해서 그 극복을 주장한다며, 미국에서 굴러먹다 들어온 미국 어느 학자가 그것은 현대의 정당정치와 비슷하다 주장하니, 그에서 비로소 숨통을 마련했다고 흥분한 이 땅의 역사학자들이 그래 정당정치! 라고 하면서 환호했지만저 당쟁망국론은 총독부 어용학자들의 전매특허도 아니요 신채호니 박은식이니 하는 독립투사들도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던 병폐였다. 애초 정치권 일부만의 문제였던 이 당쟁론, 곧 편가르기가 더욱 심각했던 이유는 그것이 이내 사회 곳곳에 파고들었었다는 것이니 내가 늘상 말하듯이 요새 한국정치판 꼬라지랑 하등 다를 바 없어 권력을 잡고자 하는 넘들은 물론이.. 2025. 2. 15.
변변찮은 점포 하나 없다 비판하며 사치를 경멸하는 조선 사대부 조선이 왜 상업이 발달할 수 없었는가? 곧, 때려죽어도 자본주의는 맹아도 틔울 수 없는 암흑 사회였는가 하는 해답은 실은 앞서 길게 인용한 윤국형 증언을 통해 고스란히 확인하는데 상업이란 무엇인가?결국 흥청망청 쓰야 하며, 결국은 소비와 사치 없이는 성립할 수 없다. 각종 판서까지 고루 역임한 조선 중기 전형하는 조선 사대부 윤국형尹國馨(1543∼1611)은 동시대 중국에서는 방방 곡곡 없는 점포가 없고 주식酒食과 거마車馬 같은 물품이 구비되지 않음이 없는데 견주어"우리 나라 백성들은 모두 가난하여 저자나 행상 이외에는 사고 파는 것이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오직 농사로 생활을 꾸려갈 뿐이다"고 한탄했지만막상 그러한 자신도 임진왜란과 그에 따른 명나라 군대의 대규모 참전이 야기한 조선 사회상이 급속도로 .. 2025. 2. 15.
갈수록 신경 쓰이는 후세의 평가 지금은 신경이다. 하지만 추세를 보니 나이 좀 더 들어가면 걱정으로 바뀔 듯하고, 죽을 무렵이 되면 공포 아닐까 싶기도 하다. 주변을 보면 그런 사람이 생각보다 더 많다. 비치는 모습들, 예컨대 그 자신이 말하는 그 자신은 꽤 정의롭고, 꽤 열성이며, 꽤 실력자연해서 요컨대 꽤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지만막상 동시대 그를 가까이서 겪는 사람들이 증언하는 그 사람은 전연 딴판인 그런 사람이 생각보다는 더 많다. 그 반대 역시 생각보다 더 많아서 개차반인 듯한데, 막상 그와 동시대를 같이 호흡한 사람들 증언을 보면 아주 괜찮은 사람도 생각보다는 더 많다. 남들 눈엔 그리 안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 역시 남들 눈에 비친 내가 어떤 모습일까 몹시도 실은 신경이 쓰인다. 나만 내 할 일 하면 된다 생각하고, 그런 .. 2025.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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