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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께끼!" 한시, 계절의 노래(128) 여지가(荔枝歌) 제2절 송 양만리 / 김영문 選譯評 도성 유월 정오에태양이 내리쬐니 불 땔 때처럼 시장 사람들비오듯 땀 흘리네 얼음 팝니다 한 목소리물 건너 들려오면 행인들은 먹지도 않고마음과 눈이 열리네 帝城六月日卓午, 市人如炊汗如雨. 賣氷一聲隔水來, 行人未吃心眼開. 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 5일장에 가곤 했다. 우리 고향에서 읍내 장까지는 걸어서 20리 길이다. 중간에 하늘목재를 넘어야 하므로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하지만 그 힘든 길을 따라 가면 평소에 먹지 못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여름에는 ‘아이스케키’를 먹는 재미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처음 ‘아이스케키’를 먹을 때 기분을 잊을 수 없다. 혀가 살살 녹는다는 말을 실감했다. 20리 땡볕 길을 걸어 땀범벅.. 2018. 7. 26.
조계종단 사태...지금보다 이후가 문제(2) 그들은 깨끗한가? 이 속편을 시작하기 직전, 우리 종교 담당 강종훈 기자가 이번 사태 전개와 관련한 기사 한 편을 썼으니, 그 제목이 '조계종 내홍 연일 확산…해결방안 나올까'다. '종정 진제 스님 "종단사태 참담…해결책 기다려달라"'는 부제를 단 이 기사를 보면 설조 스님 단식이 40일을 향해가는 가운데 총무원장 설정 스님 퇴진과 종단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총무원은 지난달 출범한 교권 자주 및 혁신위원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만 견지할 뿐 혁신안이 종단 안팎의 개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한다. 나아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종단 내부 움직임도 심상치 않아, 전국선원수좌회는 27일 오전 11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대국민 참회 108배에 나서겠다고 예고하는 한.. 2018. 7. 26.
조계종단 사태...지금보다 이후가 문제(1) 조계종단 현 권력을 적폐라 지목하며, 그 청산을 외치면서 설조 스님이 단식투쟁에 돌입한지 며칠째인지 정확한 수치를 모르겠지만 한달을 훌쩍 넘긴 것만은 확실한 25일. 그 농성장이 마침 우리 공장에서는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라, 오후에 머리 좀 식힐 겸해서 짬을 내어 조계사 인접 지점 우정총국 건물이 자리한 그 뒤편 좁은 우정공원 나무 사이에 마련한 농성 텐트장을 돌아보니, 스님은 이 무더위에 천막 안에서 연신 생수통을 붙잡고는 물을 들이킨다. 스님은 세수 88세라 문구가 농성장에 붙었다. 농성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이런 세수를 내세운 의도야 뻔하지 않겠는가? 한데 그런 스님과 그의 단식 투쟁을 지지하는 사람들한테는 적폐 대상자로 지목된 현 종단 측에서는 설조 스님이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호적을 바꿔 실제 .. 2018. 7. 25.
들끓는 한반도, 저주받은 한반도 거듭 강조하지만, 생평을 들판에서 일하면서 보내는 농부도 여름 대낮에는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러지 아니하는 이유는 그랬다가는 자칫 죽음까지 부르는 까닭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더위 먹었다는 말이 나오는 시기는 이 무렵이다. 요새야 그것을 극복 혹은 억제한다는 미명 아래 냉방병을 운운하면서, 애꿎은 에어컨 탓을 해대거니와, 그러고 보니, 한국사회에 에어컨이 일반화한 시대가 불과 몇 십년이요, 그것이 없거나, 가뭄에 콩나듯 하던 시기는 어찌 이 여름을 보냈는지 그 시절을 겪은 나는 이미 아찔해 진다. 혹한기 역시 마찬가지이긴 하나, 요즈음 이 혹한이라는 말은 전반적인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혹서에 견주어서는 그 심각성이 덜한 시대로 접어들지 않았나 한다. 이런 혹서기, 혹은 그 반대편 혹한기에 극한직업 체험한.. 2018. 7. 25.
대서는 곧 가을의 문턱 한시, 계절의 노래(127) 대서大暑 [금金] 조원趙元 / 김영문 選譯評 메마른 구름 불 날리며 넓은 하늘 태우니 흰 태양이 완전히 시루 속에 떨어진 듯 광한궁 얼음 굴에 가지 못한 상황이라 부채 끝으로 얼마나 바람을 일으키랴 旱雲飛火燎長空, 白日渾如墮甑中. 不到廣寒氷雪窟, 扇頭能有幾多風. 대서에는 염소뿔도 녹아내린다는 말이 있다. 얼마나 더우면 염소뿔까지 녹아내릴까? 올해 더위는 정말 염소 뿔만 아니라 황소뿔도 녹일 지경이다. 대서는 24절기 중 열두번째이므로 연중 딱 절반에 해당한다. 대개 초복과 중복 사이에 위치하며 1년 중 가장 더운 때라 해서 이리 일컫는다. 대서 다음 절기가 입추立秋이니 이제 곧 가을로 들어선다. 물론 가을로 들어섰다고 해서 금방 더위가 물러가지는 않는다. 입추로부터 말복末伏 .. 2018. 7. 24.
산 백거이가 죽은 원진한테...절친의 죽음을 아파하며 한시, 계절의 노래(127) 원 상공 만사 세 수(元相公挽歌詞三首) 중 셋째 당 백거이(白居易) / 김영문 選譯評 수많은 장송객 모두참담한 심정인데 반혼 수레 끄는 말도슬픔으로 울고 있네 평소의 금(琴)·서(書)·검(劍)·패(佩)그 누가 수습하나 남겨진 세 살 아들갓 걸음마 배우는데 送葬萬人皆慘澹, 反虞駟馬亦悲鳴. 琴書劍佩誰收拾, 三歲遺孤新學行. 옛 사람들은 친척이나 친지가 세상을 떠나면 만사(輓詞 혹은 挽詞)를 지어 애도했다. 5언시, 7언시, 4언시, 사부(辭賦) 등 다양한 형식으로 추모시를 지었다. 현재 남은 문인들 문집에는 만사 항목이 따로 분류되어 있을 정도로, 만사는 다른 사람의 장례에 애도를 표하는 보편적인 양식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묘소 전면에 깔아놓은 추모 글귀 각석도 현대적 의미의 만사.. 2018.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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