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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에서 지워버린 인연의 흔적 바로 앞선 글, 그러니깐 20년전 내가 만난 초등학교 선생님 이야기는 내가 그 내력을 똑똑히 기억하는 20년 전 내 기사지만, 그 반대편엔 전연 그렇지 아니한 기사가 많아,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비슷한 시기 내 기사 역시 그런 축에 든다. 기자들한테 행정기관이 배포한 무미건조한 보도자료가 주로 그런 축에 많이 들 수밖에 없으니, 본인이 본인 노력을 들여 취재하고 가공해서 만든 기사에 아무래도 정이 가기 마련이고, 그런 기사가 오래도록 그 기자 뇌리에 남을 수밖에 없다. 문화재청이 오랜 노력 끝에 산하에 문화재 전문 인력 양성을 표방하는 한국전통문화학교라는 4년제 대학 설립 허가를 득하고, 그 문을 열어 1999년 말 첫번째 신입생을 모집하니, 이들이 2000학년도 제1회 입학생이 된다. 전통학교라 하니.. 2018. 7. 24.
20년만에 다시 조우한 어느 초등학교 교사 딱 20년 전인 1998년, 그때 나는 지금과 여전히 같은 연합뉴스라는 곳을 직장으로 삼기는 했어도, 일하는 부서는 지금과 같은 문화부가 아니라 사회부라는 데였다. 소속이 다르다 함은 하는 일이 다르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해 나는 소위 경찰기자라는 것을 하다가 그해 중반쯤 담당이 바뀌어 서울시교위와 기상청을 맡게 되었으니, 이 시절이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해직시절에 비견할 만한 황금기였다. 왜인가? 사회부에서도 시교위와 기상청은 업무 부담은 거의 없고, 거의 모든 보도는 소위 풀(공유)이 원칙이라, 다른 기자를 물먹이는 일도 없었고, 내가 물을 먹을 위험성도 없었다. 게다가 대성학원이니 종로학원이니 중앙교육이니 하는 입시학원도 나와바리에 둔 까닭에, 이들이 가끔씩 기자실로 와서는 실로 적절히 때거리로 마.. 2018. 7. 24.
노회찬·최인훈이 떠난 날 오늘 우리 공장 업무와 관련한 긴요한 점심이 있었다.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시행하는 수림문학상 공모전 올해 제6회 예심을 앞두고 그 심사위원들을 모시는 점심 자리가 수송동 우리 공장 인근에서 예정되었다. 시침이 12시를 가리키기 직전, 나는 우리 공장 문화부장 자격으로 문학담당 임미나 기자와 더불어 약속 장소로 갔다. 그 자리에는 문학상 심사위원장 윤후명 선생과 심사위 일원들인 평론가 신수정 교수와 소설가 강영숙 선생, 그리고 수림재단에서 김정본 사무국장과 윤정혜 과장 등이 이미 와 있었다. 앉자마자 자연 화제는 그 직전 터진 노회찬 의원 투신자살사건이었다. 이를 두고 이런저런 말이 오가는 도중에 신수정 선생인지 강영숙 선생인지 가물가물하기는 한데, "그러게 말입니다. 최인훈 선생도 돌아가시고.."라.. 2018. 7. 23.
명당 매미는 사쿠라가 좋은 모양이다.이제는 조만간 누런 색으로 변했다가 져버릴 사쿠라 이파리 하나에 언뜻 5마리는 됨직한 매미가 떼로 붙었으니 말이다. 일가족이 한꺼번에 같은 자리서 우화이등선羽化而登仙한 듯. 매미는 탈속脫俗이란 말과 동일시되곤 했다.그래서 그의 탈각脫殼을 인간이 신선되는 일에 비겨 선화蟬化라 했다. 탈속 혹은 선화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그래서 과연 그렇게 애벌레를 벗어난 매미가 신선이 되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더 난은 삶을 향해 한 발 더 디딘 것으로 본다. 2018. 7. 23.
카피톨리니박물관 로물루스 형제와 늑대 조각, 젖줘를 둘러싼 연대 논쟁 로마 역사 태동을 말할 적에 거의 모든 출판물에 그 유일한 증언자처럼 매양 등장하는 이 조각은 내가 항용 그 크기와 출처가 궁금했더랬다. 작년 여름, 로마 구심 중심인 베네치아 광장 일대를 하릴없이 돌며 어느 곳을 들를까 망설이다, 서울 남산을 오르내린 기억이 있어, 그런 남산 축에도 들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건방지게 hill이라는 이름을 단 캄피돌리오Campidoglio라는 곳에 올라 언덕배기 하나에 지나지 않는 이곳에 서니, 그런대로 로마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고, 그 정상에 뮤제이 카피톨리니Musei Capitolini라는 간판을 단 전각이 있어 들어갔다가 그에서 바로 문제의 저 조작을 만났다. 나는 다른 자리에서 여러 번 말했지만 박물관 내부에는 두 시간 이상 머물기가 힘들다. 무엇보다 체력 고갈을.. 2018. 7. 23.
역대 정권의 말년 패턴 역대 정권을 보면 패턴이라 할 만한 게 있다. 지지율이 떨어지고 총선에 패배하면서 여소야대가 된다. 차기 대권을 향한 권력투쟁이 치열해지면서 콩가루 집안이 된다. 이를 다잡고자 권력은 검찰을 동원한다. 사정 바람을 일으켜 누가 권력인지를 과시하려 한다. 그리하여 본보기로 두어명 잡아넣고 기업 하나 골라 박살을 낸다. 그 전쟁을 최고 권력자가 독려한다. 하지만 이는 이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잡아넣고 희생한 그들이 결국은 그 정권이 보듬어 안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여론은 외려 정권에 더욱 악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러다가 마침 정권 핵심 한두 놈이 걸려든다. 그런 의혹이 제기되면 정권은 아니다고 펄쩍 뛴다. 단호해야 한다는 과시를 하고자 그런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와 기자를 고소고발하는 신.. 2018.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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