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19522 창기 출신 생과부의 한탄 "독수공방 어려워" 《고시십구수古詩十九首》 중 두번째 '푸르디푸른 강가 풀[청청하반초·靑靑河畔草]'이다. 이 역시 전편과 마찬가지로 연애시 일종이거니와, 개망나니한테 시집가서 독수공방하는 신세를 한탄한다. 다만 공상난독수空床難獨守라 해서, 그 신세 더는 견딜 수 없다는 암시를 하거니와, 모르겠다. 그리해서 새로운 사랑을 찾았는지는. 푸르디 푸른 강가 풀 울창한 정원 버드나무 곱다란 누대 위 여인이해맑게 창문 앞에 섰네 아리따운 붉은 화장에 희디흰 손 내밀었네 옛날엔 창기였다가 지금은 개망나니 부인망나닌 나갔다 소식없어 빈 침대 지키기 어렵네 靑靑河畔草, 鬱鬱園中柳盈盈樓上女, 皎皎當窓牖娥娥紅粉女, 纖纖出素手昔爲倡家女, 今爲蕩子婦蕩子行不歸, 空床難獨守 계절 배경은 봄이다. 강풀은 짙어오고 버드나무는 피어나기 시작한다. 봄은 .. 2018. 11. 18. 그대 생각에 나는 폭삭 늙어버리고 《고시십구수古詩十九首》는 한대漢代에 유행한 애절한 민가 모음이라, 이런 노래가 한둘이었겠느냐만, 개중에 더욱 애절하다 해서 남조南朝 양대梁代에 소명 태자가 그 방대한 시문 앤솔로지 《문선文選》을 편찬할 적에 유독 이 19수만 골라 채록했으니, 이 경우 고시란 그냥 옛날 노래라 여기면 만사 형통이다. 개중 첫번째가 '행행중행행(行行重行行)'이라, '가고가고 또 가고가다' 정도를 의미한다. 가고가다 또 가고가다 그대와 생이별했네요 떨어진 거리 만여 리 각자 하늘 끝에 있지요 갈 길 험하고 멀어 만날 날 언제일까요?북방 말은 북풍에 기대고 남쪽 새는 남쪽가지에 둥지 틀지요 떨어진 날 이미 멀고 허리띠는 날마다 느슨해지네요뜬 구름 햇빛 가리고 떠난 사람 돌아올 생각 없네요 그대 생각에 늙어만 가는데 세월은 홀연.. 2018. 11. 18. 나뭇잎 창 때리는 가을밤 산사에서 한시, 계절의 노래(215) 호국사에서 가을을 읊다(護國寺秋吟) 여덟째 [宋] 백옥섬(白玉蟾) / 김영문 選譯評 별빛이 천 점반딧불 같고 구름은 한 쌍두루미 같네 외로이 시 읊으며추위에 잠 못드는데 떨어지는 나뭇잎휑한 창을 때리네 星似螢千點, 雲如鶴一雙. 孤吟寒不寐, 落葉打空窗. 절집은 청정하고 고적하다. 스님들은 티끌 세상과 인연을 끊고 불도에 매진한다. 가족, 연인, 친구를 떠나 진리를 탐구한다. 멀고도 깊다. 진실로 텅 비어 있지만 오묘하게 존재한다. 가을 밤 절집 지붕 위로 별이 쏟아진다. 늦여름 풀숲에는 반딧불이 찬란했다. 반딧불이 가득 덮힌 하늘에 하얀 두루미 한 쌍이 날아간다. 아니 흰 구름이다. 분별할 것도 없다. 청정함에는 추위가 묻어있고, 고적함에는 외로움이 배어 있다. 그 추위와 외로.. 2018. 11. 17. 백암사 쌍계루에 부친 정몽주의 노래 장성 백암사 쌍계루에 붙이는 노래[長城白嵒寺雙溪寄題] [高麗] 정몽주(鄭夢周·1337~1392) / 기호철 譯評 지금 시를 지어 달라는 백암산의 중을 만나니붓을 잡고 시구 읊조리며 재주 없어 부끄럽소청수가 누각 세워 비로소 훌륭한 이름이 났고목옹이 기문을 지었으니 값어치 더욱 더하네노을빛 저 멀리 어렴풋이 저무는 산이 붉었고달빛이 왔다갔다 흔들리는 가을 물이 맑구나오래도록 인간 세상에서 근심으로 애타는 고뇌언제나 옷자락 걷고서 그대와 함께 올라갈까 求詩今見白巖僧, 把筆沉吟愧未能。淸叟起樓名始重, 牧翁作記價還增。烟光縹緲暮山紫, 月影徘徊秋水澄。久向人間煩熱惱, 拂衣何日共君登。 이 시는 《신증동국여지승람》 권 36 장성현(長城縣) 불우(佛宇) 정토사(淨土寺)에 실려 있으며 《포은집(圃隱集)》 권2에 〈장성백암사쌍.. 2018. 11. 17. 무장읍성 비격진천뢰 발굴 뒷담화 한 단상 고창군 의뢰로 무장읍성을 연차 발굴 중인 호남문화재연구원이 올해 조사에서 비격진천뢰를 수습했다는 소식은 대략 한달 전쯤 접했으니, 당시엔 한두 점이었다. 그 무렵에는 좋은 것 찾았다. 언론 한 번 타겠다는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비격진천뢰는 그 이름이 유명한 까닭에 더러 실물이 있을 법했지만, 고작 6점밖에 알려지지 않았으며, 익히 보도된 대로, 2점만이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되었을 뿐, 그나마 파편 형태였던 까닭이다. 그러다가 사정이 일변한 것은 대략 보름전쯤이었다. 비격진천뢰가 무더기로 쏟아진 것이다. 그것이 단편으로 몇 점 수습된 인근 수혈 유구에서 무더기로 쏟아진 것이다. 그 사진을 보고는 첨엔 공룡알인 줄 알았다. 이젠 사정이 일변했다. 나는 현장을 비록 떠났지만 그래도 기자다. 기왕 좋은 발.. 2018. 11. 16. 그림 한 점이 천억원, 英작가 호크니 생존작가 최고가 그림 1점이 우리 돈 1천억원을 호가하는 시대다. 그것도 생존작가 그림이 말이다. 영국 출신 현대 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81) 회화 '어느 예술가의 초상(Portrait of an Artist (Pool with two figures))'이 생존작가 작품 중에는 세계 최고가액에 팔렸다. 수영장을 배경으로 두 남자를 그린 이 작품은 1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9천30만 달러(1천19억원·수수료 포함)에 팔린 것이다. 종전 생존 작가 최고액은 2013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5천840만 달러(658억6천만 원)에 팔린 미국 작가 제프 쿤스의 조형 작품 '풍선 개(Balloon Dog)'였다. 이번에 기록을 갈아치운 1972년 작 '예술가의 초상'은 경매 출품 당시에 이미 화제였거니와,.. 2018. 11. 16. 이전 1 ··· 2904 2905 2906 2907 2908 2909 2910 ··· 325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