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소재 아야 소피아(성소피아성당 Hagia Sophia는 무슬림 세숙주의를 채택한 무스파타 케팔 파샤에 의해 박물관 으로 바뀌어 그 지위를 오래 유지하다가 2020년 느닷없이 무슬림 사원인 모스크로 전환됐으니, 무슬림주의자 튀르키예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Recep Tayyip Erdoğan의 결정이었다.
박물관이냐 모스크냐 가장 큰 차이점은 자유로운 관람 여부에 있다.
물론 모스크라 해서 관람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성소로 되돌려진다 함은 그에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른다는 뜻이다.
박물관은 문화시설이라 그에서 특정한 종교로 무장한 특정한 의식을 집행할 수는 없다. 이것이 결정적인 차이다.
예컨대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은 박물관이라, 그 섹션 중 하나인 사유의 방은 철저히 관람객 위주라, 그에다가 제아무리 불교 성보문화재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을 봉안했다 해서 거기서 그에 동반하는 불교 의식이 있을 수 없는 것과 같은 발상이다.
한데 이걸 에르도안을 하루아침에 엎어버린 것이다. 물론 저 아야 소피아는 연원으로 보면 처음에는 성당이었다가 훗날 비잔틴제국이 무너지고 무슬림 왕조 치하에 들어가는 바람에 모스크로 변모했다는 내력이 있거니와,
그렇다 해서 기독교냐 무슬림이냐 양자택일할 수는 없다. 각기 그에 따르는 내력이 있으며 그 하나하나는 현재의 아야 소피아를 만든 귀중한 자산이다.
3년 반 정도 모스크로 운영한 튀르키예 정부도 뻘짓했음을 인식했음인지 실상 박물관으로 돌려 놓는 조처를 내놓았으니, 외국 관람객들에 국한하기는 하지만 유료로 전환한 것이다.
전 세계 종교시설은 예외가 없지는 않지만 본래 무료다. 종교가 어찌 나를 보러 온다는 사람들한테서 돈을 걷는단 말인가?
한국에서는 얼마전까지 문화재관람료가 문제가 되기는 했지만, 이건 불교정신에 비춰 보면 맞지 않는다. 그걸 국고에서 지원하기로 했으나, 이 역시 불교정신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
용처를 다르게 설정해서 지원해야 한다.
물론 이럴 때 그것을 추진한 정부가 우리가 잘못했다 인정하는 꼴은 동서고금 막론하고 단군조선 이래 없다.
이번 박물관 유료화를 선언하면서 터키 정부도 다른 이유를 댔다.
이번 조처를 취하면서 터키 문화부는 모스크 예배자들과 방문객 입구를 분리함으로써 관광객들이 이제는 예배 환경을 방해하지 않고 모스크를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이번 계획으로 모스크 입구에 길게 줄이 서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데 본래 길은 줄게 섰다.
이 기간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아마도 2층 모자이크를 보는 공간이 폐쇄됐던 모양인데 이곳이 풀린다니 이는 다행이라 하겠다.
오직 종교적 목적으로 성소피아를 찾는 튀르키예 주민은 여전히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이번 분리 조치로 방문객은 1인당 25유로(약 3만6천원)에 이른 입장료를 내야 한다. 부담이 적지 않은 돈이다.
그래도 이스탄불 가는 사람이 이곳을 찾지 않을 수 없으니, 결국 돈!! 아니겠는가?
매양 이야기하듯이 돈!!! 을 시야에 넣고 사태를 바라보면 의뭉함이 명쾌히 풀린다.
*** related articles ***
모두의 유산에서 무슬림만의 사원으로 간 하기아 소피아 Hagia Sophia
쿠데타 진압 발판으로 하기아 소피아를 모스크로 전환한 에르도안
'모스크' 하기아 소피아, 입장료는 폐지하고 모자이크화는 가린다
museum vs. mosque
결국 러시아가 열어제끼는 하기아 소피아
교황도 반발하고, 개신교도 반대하는 하기아 소피아 Hagia Sophia 모스크化
'NEWS & THES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꼴랑 사개월 놀고 취직한 춘배 (20) | 2024.01.18 |
---|---|
[2023 대만풍경](7)국립고궁박물원 남원南院 ② <조선왕조와 청 궁정예술의 만남>과 <경태람(景泰藍)>특별전 from 장남원 (2) | 2024.01.18 |
희년 맞춰 헌금으로 개비한다는 베드로성당 베르니니 발다키노 (1) | 2024.01.13 |
1,800년 전 로마 도시 평면도 포르마 우르비스 Forma Urbis 조각들, 100년 만에 공개 (1) | 2024.01.13 |
안데스산맥 동쪽 에콰도르 아마존 계곡에서 2천년 전 도시 유적 출현 (2) | 2024.01.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