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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9) 한달간 손발이 되어준 가족 이 두 친구 없었음 어땠을까 싶다. 몰타 아침 햇살 비친 모습에 새삼 고맙다는 말을 한다. 너무 가까이 있으니 고마운 줄을 몰랐으니 말이다. 나이들수록 가까운 사람한테 잘해야 한다지만 말뿐이었다. 신발은 두 켤레를 준비했는데 주로 이 친구랑 함께했다. 아무래도 여행이니 많이 걸을 수밖에 없고 그럴러면 유럽 사정, 특히 도로바닥 사정 고려해 그에 최적화해야 했다 할 만한 신발을 장만했는데 다른 신발이랑 확실히 안정감이 달랐다. 다음으로 간단용 우산. 이 친구가 이리 요긴할 줄은 몰랐다. 유럽이라면 나한테 각인한 그것이 주로 여름이라 고온건조로 기억이 남았거니와 이번에 지중해 겨울을 겪어보니 비가 오지 않은 날이 없다시피 하다. 그런 만큼 요긴했고 그래서 새삼 고맙다. 신발과 우산, 내 친구가 되어줘서 눈물.. 2023. 11. 30.
조선대박물관 화순 도산 구석기유적 조사보고서 발간 조선대학교박물관이 조사한 화순 도산 구석기유적 발굴조사보고서(2차 그리고 연장 합본)가 나왔다. 1999년 1차 발굴 조사성과는 이미 발간됐지만(2002), 이번 보고서는 2007년과 2009년도 추가발굴을 정리한 것이다. 조사완료일 기준 대략 14년 만이라고. 이 유적 조사성과 유물은 조선대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내년 상설전시실 개편과 맞물려 선보인다 한다. 이상은 이 박물관 문세영 선생 공지를 토대로 했다. 2023. 11. 30.
신전의 시대를 설정한 몰타의 역사 타임라인 by 김태식 THE HERITAGE TRIBUNE ts1406@naver.com 위키피디아 History of Malta 영문은 앞과 같이 지중해 복판 아주 작은 독립 국가 섬나라 몰타 역사를 저리 구분해 놨는데 실제 어제 발레타 소재 몰타국립고고학박물관을 가 보니 저런 식으로 자기네 역사를 분절해 놨더라. 저 도표에서 특이한 점이 인류 등장과 궤를 같이하는 구석기시대 유적이 발견되지 않았는지 구석기시대 설정이 없이 바로 신석기시대로 진입하며 또 이 신석기시대랑 청동기시대 사이에 신전시대를 설정한다는 점이 무척이나 이채롭다. 그네가 설정한 이 시대는 구체로는 기원전 3850년부터 기원전 2350년까지 대략 천오백년간이라 이 시기는 철기는 말할 것도 없이 없고, 또 청동기도 다른 유럽 지역 사례를 보면 기.. 2023. 11. 30.
자승 스님이 소환하는 영화 내부자들 느닷없는 저 사태를 접하자마자 나는 저 영화 한 장면을 떠올렸다. 겉으로 쉽사리 드러나지 않으나 대한민국을 주물하는 거대 언론 논설위원 이강희, 그에게 발탁된 정치깡패 안상구, 그리고 거악을 일소하겠다는 열혈 또라이 무족보 검사 우장훈. 기자는 백윤식, 깡패는 이병헌, 검새는 조승우였다. 이강희가 주물하는 대한민국 권력에는 거대 재벌 회장이 있고, 그의 친구로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 이경영이 있다. 내가 인상 깊은 장면이 저들과의 커넥션으로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해외로 도피한 전직 은행장이다. 이 은행장이 입을 열면 이강희 제국이 흔들린다. 하지만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마침내 저들 권력은 그를 국내로 불러들여 검찰에 출두케 한다. 조승우랑 대면한 은행장이 흔들린다. 입을 열기 일보 직전.. 2023. 11. 30.
골동서화 자랑에 여념없는 박영철 1. 여러가지 의미로다가 꽤 유~명한 사람의 시집을 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꽤 재미있었다. 당대 이름난 정치가, 실업가, 관료, 학자들이 이 사람과 한시를 주고받으며 하하호호 하는 정황이 그려져서 말이다. 시 수준이 아주 높다거나 현학적이라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오히려 그게 이 사람의 한계 또는 특징이라고 봐야 맞겠다. 2. 그런데 이 사람의 취미 중 하나가 바로 골동서화 수집이었다. 워낙 부자였으니 당연했겠지만 그의 소장품은 규모와 품질이 높기로도 이름났었다. 그런 면모를 자랑하고 싶어 근질근질했던지 이 시집 안에도 관련된 내용이 적지 않다. 그는 높으신 분이었지만 틈나는 대로 서예가, 화가들을 불러 술 대접하면서 글과 그림을 받고 자랑하듯 시를 짓곤 했던 듯 하다. 한편으로는 자기 컬렉션을 소재로도.. 2023. 11. 30.
예정된 엑스포 패배 vs. 느닷없는 자승 스님 입적 2030 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한 분들이야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그 패배는 예정된 것이었다. 냉혹히 말하면 패배를 당연하게 생각한 사람들도 애석한 패배 혹은 선전을 바라기는 했다고 본다. 다만 그 결과가 너무 참혹해서 역전을 꿈꾼 사람들도 무안하게 됐다고 본다. 그에 견주어 한국시간 29일 전해진 자승 스님 입적 소식은 느닷없음이 마른 하늘에 친 날벼락 격이다. 더구나 그 원인이 사고요 그 사고가 쉬거나 자던 안성 칠장사 요사채에서 일어난 화재라는데 여러 의문이 일 수밖에 없다. 그 요사채가 내 기억에 아리까리하기는 한데 전통 한옥건물 아닌가 하거니와 그것이 아니라 해도 고층도 아닌 단층이었을 건물에서 화재로 사람이 그리 쉽게 타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통 건물에서 불에 타 죽는 경우는 거.. 2023. 11. 30.
조계종 절대 실세 자승 스님의 느닷없는 부재가 불러올지도 모를 평지풍파 조계종 실세 자승스님 돌연 입적…칠장사 화재 현장서 법구 발견(종합2보) 2023-11-30 00:54 총무원장 지내고 상월결사 이끌며 전법 매진…종단 '충격' 조계종 실세 자승스님 돌연 입적…칠장사 화재 현장서 법구 발견(종합2보) | 연합뉴스(서울·안성=연합뉴스) 송광호 이세원 류수현 기자 =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29일 입적했다.www.yna.co.kr 이 일은 단순한 특정 불교 승려의 부재로 그치지 아니하는 핵폭탄이다. 화재로 입적했다는 그의 느닷없는 상실은 조계종단을 일대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 그는 알려진 대로 조계종단은 물론이고 불교계를 넘어 한국사회 한 축을 담당한 절대 권력이기도 했다. 이런 위상은 물론 가타부타 논란이 있을 수는 있으나 고질하는 분파에 휘말린 불교계를.. 2023. 11. 30.
몰타여행 이틀차 액션 플랜과 액션 지인이 짜준 이틀째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오전 음디나 일정은 그대로에다가 현장에서 도무스 로마나 박물관을 내가 자체로 추가했으며 오후 페리 일정은 국립박물관 관람으로 대체한다. 혹 몰타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셨음 한다. *** 2023년 11월 29일(수) 2일차 호텔에서 조식을 드세요. 오늘의 메인 일정은 임디나(음디나)입니다. 발레타 시티 게이트에서 음디나 가는 길 https://maps.app.goo.gl/ELZY1QzVrDdvtmM37 C2 정류장을 찾기가 조금 어려우실텐데, 이 블로그를 참고하세요 https://blog.naver.com/rano_0114/223228754090 버스 하차 후 쭉 시내를 돌아다니시면 Bastion Square가 성벽 끝입니다. https://maps... 2023. 11. 29.
I am still alive in Malta 이리 논다. 놀다 지친다. 그래도 노는 게 좋다. 회사생활, 것도 32년을 우째했는지 모르겠다. 다 구름 같다. 나타났다 잠깐 비 뿌리고 간 구름 부러 내 모습만 모다봤다. 뵈기 싫은 놈들이야 보지 않음 그뿐이다. 2023. 11. 29.
전시과와 과전법 체제는 의제적 제도 우리나라 전시과와 과전법 체제는 국가권력에 의해 토지제도를 위에서부터 정비해 내려간 그런 제도가 아니다. 그게 아니고 원래 있는 토지제도를 하늘아래 왕토가 아닌 것이 없다는 사상에 따라 이건 이걸로 하자, 저건 저걸로 하자 하여 의제적으로 법제화한 그런 제도란 말이다. 따라서 이 제도가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전국의 토지제도를 일거에 뒤바꾼 그런 강력한 토지제도였다고 생각하는거-. 그거 자체가 오산이다. 어떻게 아는가? 한국의 고대왕권, 중세왕권하에 성립된 왕성의 모습을 보면 안다. 우리나라는 유사이래 조방제가 강력하게 관철되어 있던 마을 다 밀어내고 반듯하게 성립한 왕성이 만들어졌던 적이 없다. 그렇게 구불 구불한 우리나라 왕성의 모습은 결국 기존의 토지소유 관계를 완전히 밀어 내고 소위 말하는 반전수.. 2023. 11. 29.
[춘배가 같이했음 더 좋았을 몰타여행] 도무스 로마나 음디나 Mdina 인근 도무스 로마나 domus romana 라는 로마시대 별장이다. 규모는 아주 작으나 몰타에 현존하는 유일한 로마시대 건축유산이라 하며 현재는 고고학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다. 삼십분이면 후루룩 돌아보는데 이곳 발굴성과를 중심으로 박물관이 생성 변화한 내력을 판넬 및 관련 유물 유구 전시로 꾸몄으니 삼십분이면 떡을 친다. 그러니 박물관 오래 있기 싫은 사람들한테 안성맞춤인 데다. 관람료는 성인 일인 기준 6유로인가다. 입구엔 이 유적 발굴초기 그를 주도한 고고학도 발굴야장을 갖다놓았고 영상은 보니 이제는 완연한 할매인 그 분 따님이 아버지를 회고한다. 치수와 관련한 유물도 몇점 있어 도관과 물긷기용 암포라가 그것이다. 물 없이 사람이 살겠는가? 바닥은 모자이크화가 잘 남았다. 아마 보수를.. 2023. 11. 29.
[몰타여행] 휘황찬란 유리공예 몰타가 유리공예로 유명한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 산물이라 해서 진열해 놓은 것들을 보니 눈알이 디비진다. 2023. 11. 29.
[춘배는 입맛만 다시는 몰타여행] 음디나 Mdina 편 계속 어차피 언감생심할 거 사진이나 감상하라고 막 던진다. 내년 봄 그리스 지중해 여행을 기다린다지만 가봐야 아는 법이고 오직 중요한 건 지금 이곳 now and here 아니겠는가? 안 그러한가 춘배야 아 영디기를 빼먹었네 2023. 11. 29.
[몰타여행] 심상치 않은 음바페 형 음디나 Mdina 산상 성채다. 덩치가 어마어마해서 남한산성 만하다. 음바페 형 음디나다. 몰타 섬 중앙을 정좌한다. 말만 들었는데 덩치에 기가 죽는다. 주변부를 돌아보고 중심을 치려했더니 돌다가 뻗어버릴듯 해서 그냥 치고 들어가기로 한다. 2023. 11. 29.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8) 말타에서 잠시 조우한 두 여대생 여행에서 우연히 알게 되어 오래가는 친구가 있다. 천안 사는 삼십대 총각은 2017년 해직 막바지 유럽여행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에서 만나 이후 사흘을 같이 보내며 친해지고 수니온베이 가서는 둘 다 배탈이 동시에 나는 바람에 포세이돈신전 근처 다른 신전터 우거진 올리브나무 아래서 함께 생리를 해결하고선 고이 사막에 흔적일랑 묻어두었으니 이 수니온 변우便友는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고 가끔 서울로 불러올려 밥도 묵고 또 내가 천안갈 때도 그리한다. 보통 이랬다. 이듬해 유럽여행에서도 그런 친구들을 가는 데마다 만들곤 했다. 한데 이번 여행에선 이십일이 넘도록 그런 한국인 하나 못 만나고 가는 게 아닌가 했다. 어제 몰타 발레타 유명 성당을 들어서는 길목에 한국인 처자 둘을 만났다. 듣자니 이곳에서 단기 영어 어학.. 2023. 11. 29.
몰타 여행 2박3일 첫날 소개받은 코스 *** 지인이 짜준 건데 거의 지침대로 따랐다. 몰타 여행 2023년 11월 28일(화) 1일차 로마 10:05 몰타 11:30 도착 *몰타에서 유의할 점 : 차량 통행 방향이 반대입니다(일본/영국 스타일) *교통권은 한번 사면 2시간 동안 유효합니다. 탔다 내렸다 갈아탔다 가능합니다. *발레타 시내에는 대중교통이 없습니다. 공항버스를 내린 분수 근처가 버스터미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근방에 버스를 탈 수 있는 A B C 존이 있습니다. 로마-몰타 공항에 내려서 문 밖으로 나가서 담배를 피면서 두리번두리번 둘러보시면, 길 가운데에 버스를 탈 수 있을 것 같이 생긴 곳이 있습니다. “발레타 Valetta” 행 X4 버스를 타시면 됩니다. 버스비는 기사에게 현금으로 내시면 됩니다. 2유로.(동전이 있.. 2023. 11. 29.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7) 툭진 양말 건조는 커피 포터로 여행의 요체는 짐 줄이기다. 더구나 기차요금보다 싼 EU 내 이동은 저가 항공을 이용하니 짐짝은 더 단촐해야 한다. 나는 딱 한 벌로만 움직인다. 속옷이고 뭐고 딱 한 벌이다. 사진기 세트 때문이다. 양말은 계절도 계절이고 또 많이 걷는 까닭에 부러 툭진 쪽을 선택한다. 바지나 잠바 제외하고선 양말 속옷은 그날 저녁에 빨아 걸어둔다. 빤스나 난닝구는 그 담날이면 다 말라 있는데 툭진 양말이 문제다. 이틀 묶을 몰타 숙소엔 헤어드라이기가 안 보인다. 이걸로 속성건조는 왔다지만 없으니 어쩌겠는가? 백열등이라도 있으면 그짝에다 걸어두면 금방 마르지만 요새 등은 열이 안난다. 주방 뒤지니 커피 포터가 보인다. 물을 부러 가득채우고 데핀다. 포터 온몸에서 풍기는 열이 상당하다. 양말을 얹어놓았다. 몸통을 둘러 한.. 2023. 11. 29.
9만평에 달하는 무지막지한 고려시대 군인전 고려시대 전시과제도 하 군인전이라는 것이 무지막지하게 많은 면적의 토지라는 점은 고려시대 연구자들에 의해 자주 지적되었다. 예를 들어보자. 전시과제도에 의하면 군인전은 대략 20결 정도 지급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1결이 얼마냐 하면, 삼국시대에서 고려 문종 때까지 1결의 넓이는, 장년 농부의 10지(指)를 기준한 지척(指尺)으로, 사방 640척이 차지한 정방형으로 15,447.5㎡ 정도 된다고 한다. 결이라는 것이 토지의 비옥도에 따라 달라지니 평균적으로 이 정도라는 이야기일 게다. 그러면 20결이라면 굍장히 넓은 땅이다. 대략 308940㎡ 정도이니 한변이 550미터 정도의 정사각형 땅이 주어지는 셈이다. 평수로 하자면 9만평 정도 된다. 이 정도면 굉장히 넓은 토지이다. 이런 토지가 군인전으로.. 2023. 11. 29.
크레타 대타로 고른 몰타 몰타는 실은 크레타 대타다. 어떤 연줄을 댔더니 그리스 문화부서 미공개 크레타 발굴현장을 보여줄 수 있다기에 옳거니 이때 아니면 언제가 되겠냐 해서 그쪽으로 행차하려 했지만 여차저차 사정이 꼬이고 말았다. 크레타에선 작금 그리스 문화부가 미노스 왕궁 유적을 연차 발굴 중이며 그 간략한 소식은 잠깐 소개한 적 있다. 크레타 섬에서 미노아 왕궁 유적 발굴 크레타 섬에서 미노아 왕궁 유적 발굴Majestic Minoan Palace Uncovered at Archanes, Crete By Tasos Kokkinidis October 27, 2023 사진들 출처는 그리스 문화부 Greek Ministry of Culture 그리스 고고학도들이 미노아 왕궁 유적을 발굴했으니 장소는 크레타 Crete 섬histor.. 2023. 11. 29.
영국식민지 몰타의 유산 어제 공항에서 내려 발레타 숙소로 오는 길에 이십여분 정도 옆자리 앉은 할매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연세는 대략 70어간이라 몇살로 보이냐기에 fifty? I am sorry forty 라 했더니 파안대소 하며 너무 좋아하시는데 헤어지고 나서는 thirty라 할 것을 후회막급이었다. 영어가 유창했다. 그래서 마더 랭귀지가 영어냐 했더니 아니랜다. 국적이 어디냐 했더니 Maltese 라 했다. 좀 수상해서 그제야 위키로 들어가서 몰타를 검색했더니 몰타는 몰타 국어가 따로 있다 했다. 그제야 이해를 했다. 이곳 원주민들은 외모가 남태평양 사람들이랑 비슷했다. 착종 혹은 혼혈이 된 듯한 그런 느낌을 준다. 나이를 여쭈니 곧 칠십이라 하는데 젊은시절 런던에서 보냈단다. 그럼 영국 식민지 시절에 태어났겠다 했.. 2023. 11. 29.
눈부신 지상낙원 몰타의 찬란한 고통 대서양 정중앙을 코딱지 만하게 정좌한 몰타Malta 는 지도를 보면 왜 이곳을 유사 이래 권력이 애지중지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절감한거니와 저런 요충을 어찌 방기한단 말인가? 나랑은 전연 인연이 없을 듯한 이곳을 우연히 밟게 되었으니 내가 마주한 몰타는 지상낙원 딱 그것이었다. 내가 매양 하는 말 중 하나가 진짜로 아름다운 곳을 보면 자살충동을 일으킨다고 했거니와 내가 마주한 몰타는 그것을 배신하고선 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곳이다. 다만 잊어서는 안 되는 대목은 지금은 아름답기 짝이 없는 이곳이 무수한 희생을 딛고선 오늘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지금 내 눈에 지상낙원으로 비친 이곳이 훗날 언젠가는 과거에 그랬듯이 다시 피비린내나는 전장터로 변할 날이 있으라는 암울한 전조이기도 하다. 이곳을 점령하는 이.. 2023.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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