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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수북정水北亭에서 이 부여라는 곳에 오면 금강은 백마강이라 불러야 맛이 난다. 임금 행차에 바위가 절로 뜨끈해졌다는 자온대自溫臺 위에 조선의 선비는 정자를 올렸다. 백제 700년 사직이 저 강물에 떠내려 간지 오래인데 자동차 소리는 참 무심히도 그 강 위를 울려퍼진다. 멀리 부소산성이 보이는데, 흘러간 옛노래만 그 시절을 기억할는지. 백마강 달밤에 물새가 울어 잊어버린 옛날이 애달프구나 저어라 사공아 일엽편주 두둥실 낙화암 그늘에 울어나 보자 고란사 종소리 사무치는데 구곡간장 올올이 찢어지는 듯 누구라 알리요 백마강 탄식을 깨어진 달빛만 옛날 같구나 - 조명암, 가사 https://www.youtube.com/watch?v=G4XaI76rFb8 2023. 12. 31.
퇴출해야 할 제자라는 말, 동학이자 동료로 이건 교수 혹은 여타 선생 집단에서 흔히 보이는 표현인데, 본인 단독 작업 혹은 공동작업에서 항용 그 오야붕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흔히 "이 작업에는 제자들이 함께 고생해주었는데..." 이런 표현이 자주 보이는데, 같이 작업했으면 동료요 동학이지 어찌 제자이겠는가? 설혹 내가 지도교수이니 팀장이니 책임연구원이니 하는 지위에 있더라도, 제자? 이런 말은 써서는 안 된다. 제자라는 말은 한국어사전에서 방출해야 한다. 그 자신이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제자라는 말에는 극한의 차별이 존재하는 까닭이다. 혹 내 지인들 중에 이런 말을 무심코 쓴 선생들이 있다면, 지금까지는 용서하고 묻어두기로 한다. 앞으로는 쓰지마!!!! 제자가 시다바리인가? (2018. 12. 31) 2023. 12. 31.
생계가 걸려야 뭐라도 나온다, 윤여정을 빗대어 나는 이 양반 일면식도 없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이라면 연구자로 치자면 노벨상 수상이다. 이 양반 살아오신 인생은 면식이 없어 잘 모르지만, 다만 윤여정 선생 하신 말씀 중에, 생계 때문에 연기했다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이건 연구자뿐 아니다. 뭐를 하더라도 생계가 걸려야 뭐라도 나온다. 그래서 직업적 연구자가 강한 것이다. 먹고 살려면 연구를 해야 하므로. 밥만 먹으면 연구를 해야 하는데 아무리 돌대가리라도 평생 그러고 있으면 뭐라도 안 나올 수가 없다. 옛날 우리나라 70년대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이 문전에서 똥볼을 차면, 어른들이 그러셨다. 쟤들은 밥만 먹으면 뽈을 차는 애들이 어떻게 골문 앞에서 저렇게 차냐 라고. 밥만 먹으면 뭐를 한다는 것이 그만큼 무서운 것이다. 그게 직업이다. 반대로, 직업적 .. 2023. 12. 31.
황금이 비처럼 쏟아지는 갑진년 짝 찾는 싱글 안성맞춤 배필 찾으시옵고 별리하자시는 분 죽죽작작 찢어지시오며 만사 귀찮니스트 스스로 해고하시옵고 가내 두루 황금이 비처첨 쏟아졌음 합니다. 갑진년 새해 소망하시는 모든 일 이루시옵소서. 폭설 짓이긴 대나무 좍좍 찢어지는 마지막날 지도로 돈수재배합니다. 2023. 12. 31.
일본 전국시대 무장이 이름이 헷갈리는 이유 요즘은 좀 뜸한데 야마오카 소하치 山岡荘八(1907~1978)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소설이 우리나라에서 대망大望이라는 이름으로 선풍적 인기를 끈 적 있다. 이 소설로 일본의 역사를 접한 사람들의 이구동성 중 하나가 그 등장인물들 이름이 당최 헷갈린다는 것이다. 비슷한 이름이 반복되는데 거기다가 한 사람이 이름을 수시로 바꾸어대니 누가 누군지가 헷갈린다는 것이다. 이름을 바꾸는 일이야 그렇다 치고, 비슷한 이름이 난무하는 이유는 이렇다. 에도시대와 비교하면 이전 가마쿠라 정권 이래 소위 무가정권의 경우 무사들이란 밥만 먹으면 싸움이 일이라, 이들의 한자 사용 폭이 매우 좁았음은 이 당시 역사를 조금만 접해보면 금방 느낄수 있다. 그러니 이름 자에서 한자는 아버지나 다른 사람으로 부터 받고 (편휘偏諱한다고.. 2023. 12. 31.
근하신년 또 한해가 다가오는군요. 새해에도 모두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건강이 최고입니다. 2023. 12. 31.
지광국사탑은 본래 자리로 돌려놓을 것이다 문화재청은 최근 개최한 건축문화재분과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하 지광국사탑)의 복원 위치를 내진구조로 설계되어 있고 지광국사탑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법천사지유적전시관’에 복원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지광국사탑은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에 세워졌던 고려 시대 국사(國師) 해린(海麟, 984-1070)의 사리와 유골이 봉안된 승탑으로, 평면 사각의 전각구조이며, 화려한 조각과 뛰어난 장엄장식으로 역대 가장 개성 있고 화려한 승탑으로 꼽힙니다. 일제강점기인 1912년 일본 오사카로 반출되는 등 10여 차례 옮겨지고 한국전쟁 중 폭격으로 파손되는 등 역사적 고난과 아픔을 겪어오다 2016년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지광국사탑을 완전 해체하여 대전으로 이.. 2023. 12. 31.
알봉집서閼逢執徐 공하신희恭賀新禧 2024년 갑진년甲辰年은 고갑자古甲子로 알봉집서閼逢執徐 입니다. 알봉의 알閼은 기운이 처음 발하여 통하지 못한 것이요 봉逢은 때를 잃지 않은 것이니, 이 기운이 비록 미미하나 때는 잃지 않았음을 말한 것이라고 합니다. 집서의 집執은 견고하고 치밀한 뜻이요 서徐는 이끌어 통창通暢하게 하는 상象이니, 기세가 성하고 자라남을 말한 것이라고 합니다. 아직 늦지 않아 발전이 시작된다고 하니, 우리 힘을 내 뛰어 봅시다. 2023. 12. 31.
관광산업, 그 이상으로서의 베네치아와 현실의 베네치아 베네치아가 관광지로 뜨기는 그 역사가 이른바 그랜드 투어 Grand Tour가 개시된 이래 대략 300년을 헤아리지만, 그에 따른 몸살이 적지 아니해서, 무엇보다 지역공동체가 급속도로 파괴된다는 데 있다. 이는 인구 변화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나거니와, 대권역 베네치아가 아닌 센트로 스토리코 centro storico라 일컫는 베네치아 역사지구와 테라페르마 terraferma 라 일컫는 기타 부속 지구를 합친 베네치아 인구는 1951년에 대략 17만5천 명이었으니 이것이 베네치아가 번성한 지난 수 세기 규모였다. 하지만 2022년 현재 베네치아 인구는 5만 명 이하로 떨어졌으니 이는 중세시대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 막대한 관광산업 활성화에 힘입어 베네치아는 외려 지중해 일대 해.. 2023. 12. 31.
국립박물관의 스투파공원, 서울이 선사하는 설경의 장관 서울이 눈다운 눈 구경하기는 실로 오랜만이라 어제처럼 폭설에 가까운 눈이 내리면 그 설경을 담겠다 해서 나서기도 실로 오랜만이라 나는 현역 시절엔 보통 종묘를 갔다. 설경으로 서울에서 이만한 장관을 선사하는 데는 드문 까닭이다. 다만 설경다운 설경을 담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무엇보다 간밤에 눈이 내려 쌓여야 하고 또 청소가 되지 않아야 하니 이 조건을 맞추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이 조건이 맞으면 종묘관리소에 미리 기별을 넣어놓고선 해가 뜨기 전 새벽에 가서는 문을 두드리고선 내가 왔노라 하고선 들어가야 한다. 이 조건 맞은 날이 나로선 2005년 이전에 딱 한 번이 있었고 이후에도 한두 번 더 있었으나 제 시간에 대질 못해 낙담하고 만 기억이 있다. 설경 사진은 그 배경이 일단 사람 손을 타면.. 2023. 12. 31.
부평초 같은 인생, 풀 한 포기만도 못하네 무위당 장일순 선생이 이종철이라는 분께 난 한 폭을 쳐 주면서 이렇게 화제를 써 주었다. 뜬구름 같은 인생, 대지에 핀 풀 한 포기만 못하다네 2023. 12. 31.
개성도서관장이 본국 의원한테 보낸 1937년 감사 편지 교토에 살던 후쿠다 세키지로(1882-1979)란 사람이 있었다. 야마구치현 출신으로 간사이법률학교 졸업 후 제약회사 사장, 비료회사 사장 등을 지낸 뒤 정치에 몸을 던진다. 교토시 의원, 교토부 의원을 거쳐 1932년부터 1942년까지 3연속 중의원 의원을 지낸 그는 1945년 이후 두 차례 의원 선거에 출마하지만 낙선하고, 정계를 떠났다. 10선도 모자라 자손에게까지 지역구를 물려주는 요즘 일본 의원에 비하면 짧게 끝낸 편. 그러고 구순을 훌쩍 넘겨 살았다(정계를 떠나서였는지?). 그런 후쿠다 상은 젊은 시절 한국에서 잠시 소학교 교장을 지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런 자료가 다 보인다. 대정 12년(1923)인지 소화 12년(1937)인지 모르겠지만 아마 그가 중의원 의원을 지내던 1937년이겠지 .. 2023. 12. 31.
불날 때마다 두꺼워지는 금박 앞 사진은 19세기 말의 금각사다. 요즘 금각사하고 많이 다르다. 몰골이 그냥 우리나라에 흔한 전통건축 수준이다. 이게 2차대전 이후 정신 나간 친구가 불을 질러 다 태워 먹으면서 다시 짓게 되었는데 여기다 금박을 후하게 입혀서 다음과 같은 모양이 되었다. 이런 거 일본에 흔하다. 필자는 일본의 문화재 복원에 대해서는 상당히 의심을 많이 하면서 보는 편이다. 다른 것은 그렇게 신중한 사람들이 문화재 복원만큼은 과감하여 일단 크게 높게 호화롭게 올리고 본다. 일본의 광륭사 반가사유상도 19세기 말 얼굴 모양에 손을 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필자는 이 말 헛소문이 아닐 거라고 믿는 편이다. 한국도 요즘 산성 가 보면 언제 이렇게 지었던 적이나 있을까 싶게 완전히 마지노선 같은 철혈 요새를 만들어 놓고 조선시대.. 2023. 12. 31.
한 살 차이로 선후배를 가르는 전통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우리나라는 한 살 차이로 선후배를 가르는 전통이 엄하다. 선배는 한 살 차이라도 후배에게 반말을 하고 후배는 한 살 차이라도 선배에게 존대말을 한다. 이거-. 솔직히 한국의 전통 풍습이었는지 의심스럽다. 일단 이것은 유교적 전통은 아니다. 유교에서는 나이가 나보다 두 배면 아버지 보듯 섬기고 10살이면 형처럼 섬기되 그보다 나이차가 적으면 그냥 맞먹어도 되는 사이기 때문이다. 이걸 한 살 단위로 쪼개어 선후배를 나누고 한 쪽은 반말을 하고 한 쪽은 존대말을 하게 해 놓은 것은 분명히 유교적 풍습은 아닌데, 한국이 일제시대 이전 이렇게 한 살 차이로 위아래를 엄격히 갈랐던 것 같지가 않다는 말이다. 필자 생각에는 일제시대 이후 이렇게 된 것 아닌가 싶은데, 검토를 요한다. *** .. 2023. 12. 31.
부란강세剖卵降世와 건국신화 동아시아 천지 개벽, 혹은 그에 이은 건국 신화, 그리고 건국 중심인물인 건국시조 탄강담에서 알[卵], 곧 계란이 자주 등장한다. 그런 까닭에 주로 신화학자 같은 일군의 무리가 알에 집착해 갖은 황탄한 소리들을 늘여놓았으니, 지금도 이런 사정은 변치 않아 잡설이 난무한다. 알이란 무엇인가? 동아시아 천문우주관에서 천지가 생성하기 이전을 흔히 혼돈이라 설명하고, 그런 혼돈에서 음과 양이 분리되어 비로소 천지가 분리하고, 그에서 무수한 삼라만상이 태어났다고 본다. 한데 음양이 분리하기 이전 혼돈 상태를 흔히 알 모양으로 묘사한다. 그런 까닭에 이런 혼돈 상태인 알이 깨져서 혹은 알이 터져서 천지가 생기고 그에서 나라가 생기고 건국시조가 탄생하니, 이를 일러 단 한마디로 부란강세剖卵降世라 한다. 이처럼 간단한.. 2023. 12. 31.
불신의 시대, 새로운 사람보단 아는 사람 친구 되기까지 걸린 시간 10년이나, 원수로 돌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하루면 족하다. 어느 시대라고 별 달랐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지금 극단에 치닿은 불신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불신이 극단에 이르면 매양 나오는 구호가 "우리가 남이가"이며, 그것이 더욱 극단으로 치달으면 "믿을 건 그래도 피붙이밖에 없다"는 말이지만 내가 겪은 바로는 이 역시 가당치도 않은 말이다. 배신은 이 남이가에서 생겨나며, 배신은 피붙이에서 싹을 틔운다. 나는 "우리가 남이가"를 믿지 않으며, 피붙이 혹은 천륜이라는 말도 더는 믿지 않는다. 심지어 자식에 대한 사랑도 맹목적인 부모의 사랑이라는 것도 끊임없는 학습과 세뇌의 효과라는 걸 나는 절실히 느낀다. 한비자는 인간 심성의 저부, 폐부를 찔렀다. 줄곧 한 .. 2023. 12. 31.
[백수일기] 1차 백수 시절과 지금의 2차 백수, 그 연말 나는 명색 프리랜서라 하나, 냉혹히는 백수다. 이런 백수형 프리랜서에게 연말은 좀 독특한 게 있다. 프리랜서는 이곳저곳 불러주는 데는 여건이 허락하는 한 간다. 이곳저곳 다니다 보면, 어딜 갔는지도 까먹고, 어디에서 그 대가가 통장으로 입금되었는지도 체크하지 아니한다. 한데 연말이면 나 자신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산 돈들이 이곳저곳 제법 들어온다. 이른바 밀어내기 시즌이라, 주로 관급형 단체에서 밀린 예산 집행을 연내에 하느라, 마구잡이로 쑤셔 넣어준다. 아깝다. 요즘 이곳저곳에서 좀 쏟아져 들어오더니, 그것도 오늘로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백수형 프리랜서들에게 1~2월 연초는 춘궁기다. 예산 집행을 대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원고를 쓴다. *** 1차 강요 백수 시절인 20.. 2023. 12. 30.
위대한 싸이 혹은 강남스타일, 그보다 더 위대한 핑크퐁 아기상어 2012년 공개된 싸이의 글로벌 히트곡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30일 50억 조회수를 돌파했단다. 벌써 10년이 지난 노래라, 흘러간 노래라 생각하기 십상이나, 외국에 나가면 가장 흔히 듣는 노래가 여전히 강남스타일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만큼 이 노래는 여전히 강렬한 노래로 각인한다. 계속 말하듯이 저를 디딤돌로 삼아 BTS가 나오고 블랙핑크가 등장했으며, 다시 그를 넘어 엑소니 세븐틴이니 르세라핌이니 하는 친구들이 그 자양분을 빨아들이면서 글로벌 스타로 우뚝 섰다. 그러니 저 싸이와 강남스타일이야말로 K팝 혹은 K컬처의 위대한 금자탑이라 해야 한다. 한데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다른 유튜브 절대 강자는 핑크퐁 아기상어라는 사실이다. 콘텐츠 제작사 더핑크퐁컴퍼니가 2016년 6월 '베이비 샤크 .. 2023. 12. 30.
담헌을 만나는 길 2-천안 홍대용과학관 담헌 홍대용이 '과학자' 곧 Scientist였는지는 둘째치고, 그를 '과학자'라 부르는 걸 그가 들었다면 과연 뭐라고 했을까? 우선 "과학자란 무엇이오?"라고 물었겠고, 그 뜻을 어설프게 알면 화를 냈겠으며, 간곡한 설명이 곁들여진다면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내저었을지 모른다. 홍대용, 그의 고향 마을 산자락에 세워진 '홍대용과학관'에 가면서 든 생각이었다. 천안 장산리, 눈이 비가 되어 추적추적 내리는 와중이었다. 홍대용의 생애, 그의 사상, '과학' 체험기구, 천문 관측 같은 데서 보이는 우리 조상의 과학정신, 태양계의 구성과 별자리...과학관 안은 이런 구성이었다. 소행성 이름으로 붙을 정도로 위대한 조선의 '과학자' 홍대용을 기리면서 어린이들에게 우주,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 2023. 12. 30.
담헌을 만나는 길 1-홍대용 선생 부부의 묘 솔직히 나는 담헌 홍대용(1731-1783)이란 인물을 잘 모른다. 단지 고등학교 때 그가 베이징에 다녀오며 지은 을 번역한 를 꽤 재밌게 읽었던 적이 있고, 중고등학교 역사 시간에 박지원(1737-1805), 박제가(1750-1805)와 함께 '북학파'로 묶이는 사람으로, 또 국어 시간에 "의산문답"이나 "홍덕보묘지명"으로 만나는 이름에 청나라 선비 엄성과의 우정 정도를 기억할 따름이었다. 그러니 그를 만나기엔 퍽 얕은 지식을 가진 셈이다. 하지만 무식하면 용감하다잖는가? 그 유명한 병천순대로 내장을 채울 즈음, 근처에 볼 만한 데가 있나 해서 찾아 보니 '홍대용선생묘'가 1km 안에 있다지 않는가. 옳거니 싶어서 자동차를 몰았다. 들어가는 길 한 켠에 차를 세우고 살살 걸어갔다. 묘는 제법 관리가 잘.. 2023. 12. 30.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1987 혹 세상이 뒤바뀌어, 타임머신이라는 게 개발된다면, 나는 다시는 저 시절로는 가지 않으리라. 아니, 간다 해도 다른 길을 갈 것이다. 그땐 대한민국이 아닌 다른 곳을 갈 것이다. 최루탄 없는 그런 곳으로 갈 것이다. 가난이 없는 그런 곳으로 갈 것이다. 군대 가지 않아도 되는 그런 곳으로 갈 것이다. 뭘 할 것인가 고민하다, 그래 기자나 함 되어볼까나 하는 그런 곳이 아닌 곳으로 갈 것이다. (2017. 12. 30) *** 아마 영화 1987을 보고서 갈기지 않았나 한다. 2023.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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