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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재일기默齋日記》 완독을 시작하며 얼마 전 우리 공장 문화재˙학술을 전담하는 박상현 기자가 《묵재일기默齋日記》 완역 발간 소식을 전했으니, 아래 기사가 그것이다. 16세기 문신 이문건이 쓴 '묵재일기' 완역본 출간 이 소식을 접하면서 나는 서너 가지 사실에 놀랐는데, 첫째 이 방대한 일기 전체가 역주가 되었다는 것이고, 둘째 그 고된 일을 수행한 이가 김인규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장이라는 사실에서 특히 더 그랬다. 김 과장이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나는 몰랐다. 소문을 냈을 법도 한데, 그런 소문조차 새어나오지 않았으니, 김 과장은 크레믈린 족속인가 보다. 이 《묵재일기》가 어떠한 자료이며, 그것이 함유한 다종다양한 의미는 저 박상현 기자 기사를 필두로 여타 웹에서 쉽게 접근하는 각종 백과사전, 혹은 그에서 막족지 아니하면 관련 연구자.. 2019. 2. 28.
나한테 말하라, 내 그 놈 목을 이 칼로 쳐주마 한시, 계절의 노래(279) 검객(劍客) [唐] 가도(賈島, 779~843)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십년 동안 검 한 자루갈아왔으나 서릿발 칼날 아직시험 못 했네 오늘 검 잡고 그대에게보여주나니 그 누가 불공평한 일자행하던가 十年磨一劍, 霜刃未曾試. 今日把示君, 誰爲不平事. 《천자문》을 배운 분들은 “칼 검, 이름 호, 클 거, 대궐 궐(劍號巨闕)”이란 구절을 기억하시리라. 어릴 때는 대개 그냥 글자 익히기에 급급하여 구절 전체의 뜻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는 대학 진학하고 나서야 ‘거궐(巨闕)’이 중국 춘추시대 월(越)나라 명검 이름임을 알았다. 총포가 없던 시절 칼은 개인의 호신용 무기였을 뿐 아니라 군대의 기본 무기이기도 했다. 도검 사용은 모든 생명과 직접 관련되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으로.. 2019. 2. 28.
버닝썬에 휘말리는 대중문화계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 사건은 언론계 나와바리 개념으로 보면, 근간이 사건사고 경찰을 취급하는 사회부다. 이 사건에는 폭력과 마약과 성접대 의혹이 복합으로 불거져 일파만파 여파가 만만찮다. 저번 포스팅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한데 이 사건에 느닷없이 우리 문화부가 자꾸만 개입되어 끌려 들어간다. 물론 여전히 주축은 사회부 경찰팀이다. 이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수사하는 담당하는 까닭에 사회부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 문화부가 이곳저곳에서 끌려들어가는 형국이다. 어제오늘만 해도, 우리 문화부 기자가 작성한 기사들을 최신순으로 제목만 뽑으면 승리 "경찰 출석해 소변·모발 검사 요청한다" [2019.02.27 송고] - 이은정 기자 승리 "경찰 자진 출석해 마약검사 받겠다" [201.. 2019. 2. 27.
Emeishan or Mount Emei(峨眉山) in China Emeishan or Mount Emei in Sichuan Province, China(중국 사천성 아미산) Being one of the Four Sacred Buddhist Mountains of China, and located at the western rim of the Sichuan Basin, the mountain 3,099 metres above sea level. Mount Emei Scenic Area, including Leshan Giant Buddha Scenic Area was inscribed on the UNESCO World Heritage List in 1996. The weather changes around the top of the mountain every mo.. 2019. 2. 27.
전통시대 대규모 토목공사는 왜 후다닥 해치웠는가? 저 제목이 시사하는 문제의식과 관련해 어제 경기전 중건 사례를 다른 로써 이야기를 전개했거니와, 아래는 2013년 11월 28일 라는 제하 내 페이스북 포스팅이다. 문제의식은 어제 글과 동일하다. 다만, 그 전개과정에서 여타 다른 사례가 있어, 증보라는 의미에서 다시금 업어온다. 오타 정도는 수정했다. 인력 동원과 정치 역학 때문이다. 인력 동원을 하려면 우선 농번기를 피해야 한다. 그리고 한겨울을 피해야 한다. 이걸 무시하고 까불었다가 망국으로 이른 왕조가 한둘이 아니다. 시황제의 진秦 제국, 유례없는 번성을 구가한 이 제국을 한방에 날린 것이 바로 무리한 토목공사에 이에 따른 노동력 강제징발이다. 새로운 왕조를 구축한 유방劉邦. 그는 자기 고장 죄수들을 공사판으로 개떼처럼 끌고가다가 반란을 일으켜 마.. 2019. 2. 27.
눈 털고 피운 황금빛 꽃 한시, 계절의 노래(281) 영춘화(迎春花) [宋] 왕안중(王安中)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엄동에 쌓인 눈다 털어내고 가지 가득 황금빛색칠하누나 메마른 덩굴에서밝은 꽃 피워 동풍에 첫 번째로향기 뿜누나 拂去隆冬雪, 弄作滿枝黃. 明花出枯萎, 東風第一香. 초급중국어 수업 때 개나리를 ‘잉춘화(迎春花: 영춘화)’로 배웠다. 나는 근래까지도 개나리가 영춘화인 줄 알았다. 그런데 페이스북에서 독일 출신 중문학자를 만나, 그와 번역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영춘화’가 개나리가 아니라 별도의 꽃임을 알게 되었다. 나는 처음에 믿을 수 없었으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영춘화와 개나리의 학명이 다름을 확인했다. 개나리는 ‘Forsythia suspensa(Forsythia koreana)’가 라틴 학명이고 중국어로는 ‘롄차.. 2019. 2. 27.
강물 얼음 걷히자 피어나는 버들 한시, 계절의 노래(282) 강위에 눈이 개다[江上雪霽] [宋] 주숙진(朱淑眞, 1135?~1180?) / 청청재靑靑齋 김영문 選譯評 강물에 얼음 녹자초록 비늘 일어나고 들판은 깨끗해져연무 먼지 드무네 남쪽 북쪽 다리 곁에봄바람 불어오니 버들색 푸릇푸릇봄빛이 새나오네 江水冰消起綠鱗, 川原蕩滌少煙塵. 風吹南北溪橋畔, 柳色參差欲漏春. 내가 자란 동네는 산골이지만 마을 앞뒤로 냇물이 흘러서 그렇게 궁벽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앞개울은 앞거랑, 뒷개울은 뒷거랑이라 불렀다. 앞거랑보다 뒷거랑이 훨씬 크고 넓다. 물고기 잡고 수영하는 것을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익혔다. 대학 진학 이후 해수욕장에 갔을 때 수영을 할 줄 아는 친구들이 드물어서 좀 놀란 적이 있다. 개나 소도 수영을 하는데 어떻게 사람이 수영을 못 .. 2019. 2. 27.
An Encounter with Ramesses II In Memphis 그쪽 동네에서는 파라오(Pharaoh)라는 요상한 칭호를 쓰는 왕 중에서 람세스 2세(Ramesses II)를 자칭하는 이가 있어, 동양의 생불(生佛)을 조우하더니, 추풍낙엽처럼 스러지고 말았다. 이집트라 일컬은 그쪽 동네에선 저가 오야붕일지 모르나, 오리엔트 특급 앞에선 여지없이 무너졌다. 2019. 2. 27.
9개월만에 단기속성으로 뚝딱 해치운 경기전(慶基殿) 공사 전통시대 건축공사와 관련해 하도 말도 되지 않는 낭설이 작금 우리 문화재업계에서 횡행하거니와, 그런 낭설을 대표할 만한 생각 하나가 우리 선조들은 진짜로 건축물을 정성들여 잘 지었으며, 그리하여 10년, 20년 걸려 그 공사에 쓰는 나무도 베어서 갈라지지 않게끔 잘 건조했느니, 기와며 벽돌 같은 다른 건축 자재들도 그리 소중하게 갈라 터지지 않게끔 잘 만들어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런 낭설은 첫째, 소위 문화재 현장에서 사고가 터질 때마다 튀어 나오며, 둘째 그런 말을 버젓이 하는 자들이 하나같이 문화재 전문가를 자처하는 자들이라는 점에서 오류가 신화로 둔갑하는 구실을 한다. 문화재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그리 떠들어 제끼는데 그런 점에서는 단 한 번도 의심을 품어 보지 않은 일반시민사회 구성원들이야 "진짜로.. 2019. 2. 26.
대낮처럼 밤을 밝힌 등불 한시, 계절의 노래(283) 대보름에 등불을 즐기다[上元玩燈] 첫째 [宋] 백옥섬(白玉蟾, 1194~1229)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벽옥이 무르녹아만 리 하늘 이루었고 온 성안 비단 옷들봄 어여쁨 다투네 황혼 뒤 버들 끝엔달님이 걸려 있고 야시장에 펼친 등불대낮처럼 환하네 碧玉融成萬里天, 滿城羅綺競春妍. 柳梢掛月黃昏後, 夜市張燈白晝然. 대보름날 밤의 색채감을 찬란하게 묘사했다. 첫째 구(起句)는 밤하늘 벽옥색이다. 둘째 구(承句)는 온갖 비단 옷의 현란한 색깔이다. 셋째 구(轉句)는 황혼 뒤 버드나무 끝에 떠오른 보름달의 황금색이다. 넷째 구(結句)는 대보름을 즐기기 위해 야시장에 환하게 켜놓은 등불의 붉은색이다. 중국에서는 대보름을 등절(燈節)이라고도 부르므로 이날 밤은 그야말로 채색 페스티벌이다... 2019. 2. 26.
인도 학술 조사 이야기 (16) : 함께 묻힌 먼 옛날 그 시절 부부-연인들 (1)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이제 라키가리 공동묘지에서 발견하여 학계에 보고 했던 몇가지를 써 보겠다. 사실 무덤 발굴 현장에서 남편과 아내로 추정되는 두 사람이 함께 묻힌 것을 찾는 경우는 그다지 드문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회곽묘 발굴현장을 조사해도 내가 아는 한 이런 무덤은 수두룩하게 나온다. 대개 넓게 묘광을 파고 그 안에 남편과 아내의 관을 함께 안치한 무덤이다. 모든 무덤이 이런 부부합장묘인 것은 아니지만 꽤 드물지 않게 발견 되므로 전공학자들에게는 별로 신기할 것이 없는 케이스 일 것이다. 우리나라 묘지 발굴 때 흔하게 보는 조선시대 부부합장묘. 하지만 이런 부부합장묘도 세계적으로 뜻밖의 화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Lovers of Valdaro" 이 한쌍의.. 2019. 2. 26.
Gyeongju and Silla Blooming with Barley Flagpole Supports in front of Bunhwangsa Temple at Guhwangdong, Gyeongju Unified Silla Dynasty Period ( 668~ 918 AD ) Photo by Seyun Oh 慶州九黃洞幢竿支柱 매년 이맘쯤이면 유채가 올라오기 시작하는 경주 분황사 앞뜰에 보리가 파릇파릇하다. 아직 이파리엔 황달기 채 가시지 아니했지만, 이내 마누라 휘두르는 야구방망이로 몇 대 얻어터진 남편 등짝마냥 시퍼래래지리라. 그 파란 아래로 깔고는 아지랑이도 피어오르리라. 그래 봄은 멍이다. 2019. 2. 25.
아카데미상 시상식으로 더 정신없는 월요일 내 짧은 부장질 경험에 의하면 매주 월요일, 특히 그 오전은 언제나 정신이 사납다. 이리저리 밀려드는 기사는 제대로 된 데스킹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많이 쏟아져 들어온다. 그게 아니라 해도, 가뜩이나 우리 공장 편집국 부장들은 거개 사정이 이래서, 스스로 말하기를 "송고키 누르는 기계"라 자조하기도 한다. 그런 오늘은 일정이 더 사나웠으니, 한국시간 오전 10시 미국 LA에서 올해 제91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 공장은 LA에 특파원이 있다. 따라서 특파원이 처리하면 될 일이라 하겠지만, 업무 특성을 따져, 서울 본사에서 처리할 것은 처리한다. 미국 중심 아카데미 시상식이야 워낙 대중성을 추구하는 까닭에 예술성 위주인 칸 영화제와는 결이 왕청나게 다르다. 이런 영화제를 안이하게 L.. 2019. 2. 25.
Shosoin (正倉院, 정창원), a treasure house from ancient japan 정창원 (正倉院) 은 연중 한 번 대외에 개방한다. 매년 가을 정창원 특별전이 나라국립박물관에서 열릴 즈음 대략 2주간이다. 박물관을 떠나 정창원을 찾아간다. 정창원 경내로 들어가는 입구다. 이 길을 따라가면 정창원이 나타난다. 이 좁은 길을 따라 조금만 들어가면 정창원이 전면을 마주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재 전문사진작가 오세윤이 난생 처음 쇼소인을 마주한다는 기쁨에 들떠 발걸음 재촉한다. 이게 말로만 듣던 정창원인가?이내 사진기 꺼내들고 담기 시작한다. 너만 작가냐? 나도 작가다. 비키! 걸거치는 물건 치우곤 나도 담아본다. 대략 5년만의 재회인가? 다시 보니 더 반갑다. 전경을 담았겠다, 이젠 찬찬히 세부를 관찰할 때라, 들창코 창고다. 중창中倉을 포착한다. 문을 열거라. 무엇인가를 장기간 보관하.. 2019. 2. 25.
하룻밤새 파래진 보리밭 한시, 계절의 노래(284) 우수(雨水) [現代] 좌하수(左河水)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남쪽 습기 북쪽 냉기교전 벌이니 따뜻하다 추워지며풍우 다투네 하루 밤새 천리 보리밭푸르러지고 온 산 젖어 꿈틀대나소리 안 내네 南濕北冷兩交鋒, 乍暖還寒鬪雨風. 一夜返靑千里麥, 萬山潤遍動無聲. 우수는 눈의 계절이 끝나고 비의 계절이 시작됨을 알리는 절기다. 올해 우수는 대보름과 겹쳤고 명실상부하게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마침 [원본 초한지] 언론 인터뷰에 응하기 위해 서울행 기차를 탔다. 천안을 지나자 비가 눈으로 바뀌어 온 산천이 새하얀 백설로 덮여 있었다. 눈의 계절과 비의 계절, 습기와 냉기, 따뜻함과 차가움이 교차하는 광경이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졌다. 환절기란 말 그대로 계절이 바뀌는 시기다. 그러나 계절의 .. 2019. 2. 25.
무속계의 BTS 김금화 큰무당 김금화씨가 지난 23일 오전 5시 57분 향년 88세로 타계했으니, 이 소식을 나는 고인과 친분이 많았던 국립민속박물관 어느 선생한테서 듣고는 문화재 담당 박상현 기자한테 연락을 취했더니, 우리 공장 인천본부에서 이미 기사가 나갔단다. 그러면서 박 기자 왈, "인천본부 기사에 덧붙여 종합기사 하나 쓰겠다"고 했으니, 그것이 아래 우리 공장 기사라. 하늘로 떠난 큰무당…배연신굿 보유자 김금화 별세(종합) 이에서 김금화가 차지하는 위상을 잘 정리했다고 본다. 따라서 자칫 췌언일 수도 있는 두어 마디, 이런저런 곳에서 주어들은 말들을 버무리는 수준에서 그의 장송을 나 나름으로는 대신하고자 한다. 무형문화재 업계에서, 특히 무속계에서 김금화라는 이름은 그 대명사와도 같지만, 어찌된 셈인지 나는 고인과 이.. 2019. 2. 24.
<漢文講座> 삼일三日 vs. 삼개일三個日 일본의 자각대사(慈覺大師) 엔닌(圓仁, 794~864)의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에 구사한 한문은 여러 모로 군데군데, 그리고 곳곳에서 이른바 콩글리시, 일본식 냄새가 나는 한문 표현이 보이거니와, 그 와중에 내가 그 사례로 주목했던 것이 이 책 본문 첫 대목 다음 문장이다. 承和五年六月十三日午時,第一、第四兩舶諸使駕舶。縁無順風,停宿三個日。 승화 5년 6월 13일 오시에 제1선박과 제4선박에 모든 사절이 승선했다. 순풍이 불지 않아 3日간 정박했다. 나는 처음에는 정박한 기간 3일을 "三個日"이라고 표현한 대목을 일본식 한문으로 여겼다. 한데 엔닌이 왜 이렇게 표현했는가를 이 텍스트 전반을 읽으면서 비로소 그 이유를 알았다. 엔닌은 기간과 시간을 구별하고자 했다. 다시 말해 위 문장에서 3일간.. 2019. 2. 24.
Todaiji (東大寺, Eastern Great Temple, 동대사 ) Tōdai-ji (東大寺, Eastern Great Temple)[1] is a Buddhist temple complex that was once one of the powerful Seven Great Temples, located in the city of Nara, Japan. Its Great Buddha Hall (大仏殿 Daibutsuden) houses the world's largest bronze statue of the Buddha[2] Vairocana,[3] known in Japanese as Daibutsu (大仏). 2019.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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