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20038 [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13): 즉신성불即身成仏 슈겐도가 여러모로 특이한 종교라는 이야기를 앞에서 했다. 슈겐도는 역사적으로 일본 불교 안에 녹아 들어가는 작업을 장기간 해왔다. 분명히 그 연원으로 보면 자연숭배의 애니미즘적 요소가 강한 종교이지만, 그들이 숭배하는 본존도 자오라는 부처 혹은 보살로 치환해 놓았고자연숭배의 대상이 대는 곳도 불교도들이 존중하는 명산대찰과 상당히 겹친다. 이들은 불교 경전도 외우고 다니는 등 불교의 여러 요소를 상당히 흡수했다. 이 때문에 소위 말하는 일본의 신불습합의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완벽히 불교와 애니미즘이 합쳐져 독특한 신앙체계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런 종교는 한국에서 발전하기 어렵다.아마 발생의 초창기, 혹은 발전기에 이단으로 비판받아 중도에 사라졌을 터이니. 아무튼 이처럼 독특한 체계의 슈겐도는 또 다.. 2025. 1. 22. 불교 우습게 봤다 되치기 당한 연암 박지원[1] 연암 자신은 스스로 과거를 단념했다 하고, 또 그리 볼 만한 여지가 없지는 않으나, 포기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듯하다. 반남박씨 벌열 가문 자제로 과거 포기는 곧 시련이기도 했으니, 말이 좋아 벌열이지 과거에 급제하지 못한 벌열은 실은 잔반이나 다름 없었다. 이런 그도 결국 관직을 선택할 수 없었으니, 문제는 그가 우암 같은 거물 산림이 아닌 이상, 아무리 공무원 특채라 해도 기껏 얻는 관직이란 현감이나 군수에 지나지 않았고, 이조차 과거급제자냐 아니냐는 엄청난 차별이 있어 아랫것들이 말을 안들어 쳐먹기 일쑤였다.빙빙 돌던 그가 음보蔭補, 곧 말이 특채지 실은 빽을 써서 공직에 처음 진출한 때가 1786년, 50세 때였으니, 마침 젊은 시절 호형호제하며 지낸 유언호兪彦鎬(1730~1796)가 과거에.. 2025. 1. 21. 전장에서 적을 직접 처단하는 람세스, 하지만 개사기는 개사기일 뿐 이집트 신왕국 제19왕조 제3대 파라오 람세스 2세는 알려지기로 기원전 1313년에 나서 기원전 1223년에 죽으니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90세 장수를 했다. 왕위에 있는 기간은 기원전 1290년부터 기원전 1223년, 죽을 때까지니 물경 67년에 달한다. 요컨대 람세스는 수명이나 재위기간 모두 고구려 장수왕 같은 사람이었다. 그의 재위 기간 히타이트랑 대판 붙었으니 이를 카데시 전투 Battle of Kadesh라 한다. 서로 이겼다고 주장하지만 대체로 지금은 무승부 정도로 보거니와, 이 전쟁이 일어난 때가 기원전 1274년, 그가 마흔한살 때였다. 왕으로서는 한창 왕노릇하는 재미가 붙을 때였다. 아부심벨Abu Simbel 사원 비름빡을 장식하는 한 이 장면은 그의 시대 강력한 이집트를 선전할 때 매.. 2025. 1. 21. [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12): 자오蔵王와 슈겐도 슈겐도는 여러 면에서 특이한 종교다. 슈겐도는 스스로를 불교의 일파로 생각한다. 실제로 신도들에게 설파되는 교리를 보면 불교의 일파 같이 보인다. 매우 특이하기는 하지만. 그러나 조금만 유심히 보면 슈겐도는 외피를 불교로 포장할 뿐실제로는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진 자연숭배, 정령숭배의 전통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바로 간취할 수 있다. 앞에서 명산대천에서 수련하는 슈겐도 행자들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이들의 교리와 숭배대상을 보면 더욱 이런 면이 두드러진다. 일본에 가면, 자오蔵王라는 지명이나 명칭이 제법 있다. 이 자오蔵王라는 명칭이야 말로 슈겐도에서 비롯하는 명칭이다.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만든 1991년 작 애니메이션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추억은 방울방울おもひでぽろぽろ"이라는 제목으로 번안되어 나온 .. 2025. 1. 21. 삼국사기 신라 직관지의 미스터리, 내명부 담당 관청이 없다! 삼국사기 신라 직관지에는 반드시 있어야 할 게 없다. 내명부 담당 관청이다. 하지만 있는데 모르는 거랑 진짜로 없는 것은 번갯불과 반딧불 차이다. 있는 데도 혹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2016년 1월 21일) ***삼국사기 직관지 중 유독 신라 부분만큼은 특정한 시기 있은 신라 관청을 빠짐없이(물론 누락한 데도 있을 것이다만) 정리해 놓았다.그 구체하는 기능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지는 몰라도, 신라가 적어도 어떤 방삭으로 국가를 운영하려 했는지가 이 관부와 그 직원 구성록을 통해 엿보게 된다.한데 이상하지 않은가?그런 신라 관부 체계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저 내명부다. 저 내명부를 담당하는 관청이 없다! 왕비를 필두로 왕실 여인네들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이 있어야 할 게 아닌가?왕비를 필.. 2025. 1. 21. 헛점을 찌르는 질문은 누구에게서 나오는가 필자의 경험상대개 논문을 심사하건 아니면 학회에서 발표한 후 질문을 하건 간에 발표한 이의 헛점을 찌르는 질문은 어디서 나오는가. 그 분야에 무관한 연구를 하더라도 아주 연구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서도 많이 나온다. 이런 양반들은 발표 내용 자체가 생소하다 보니처음에는 거의 질문을 안 하다가대략 내용을 이해하고 몇 번 궁금한 내용을 물어 이해하고 나면한번 툭 던지는 질문이 정말 요점을 찍어 가장 아픈 곳을 치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무슨 말인고 하면,발표한 연구의 평을 다는 사람들 중 가장 무서운 사람들은전공불문 자기 분야에서 연구경력이 많은 사람들로이들은 자기가 그 연구를 하지 않았더라도 대개 발표한 연구의 내용과장점 단점을 의외로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연구라는 게 그렇다. 논문을 백 편.. 2025. 1. 21. [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11): 슈겐도修験道와 명산대천名山大川 이쯤에서 요시쓰네는 잠시 놓아주자. 앞에서 이야기한 슈겐도 행자 복장으로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요시쓰네와 벤케이는동북으로 무사히 도망가 그 지역 권력자들에게 의탁하게 되었다. 물론 결국은 거기서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게 되지만, 또 다른 미라 이야기에서 요시쓰네와 벤케이는 다시 불러내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일본 미라 이야기에서 요시쓰네와 벤케이는 빼 놓을 수 없는 등장인물이기 때문이다.슈겐도로 다시 돌아가 이야기할 것 같으면, 이 종파 기원은 확실하지 않지만, 불교라기 보다는 일본 고유의 전통적 자연숭배 신앙에서 출발한 것은 확실한 듯하다. 물론 이 슈겐도에는 헤이안 시대까지 올라가는 나름의 창시자도 있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불교 일파로 이야기하지만,정확히 이야기하면 불교라기 보다는 신불습합에 더.. 2025. 1. 21. 책 집필 소개: [미라 이야기 (가제)] 어차피 책 제목은 나중에 더 그럴 듯한 것을 붙이게 되겠지만 저자는 이전에 알려드린 바와 같이 김단장님과 필자이다. 그동안 미라관련 연구를 하면서 이에 대한 과학적 측면에만 너무 매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 사실 이 일을 하다 보면 미라와 그 사회에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 풍부한 역사적 함의성 인간적인 면모에도 불구하고미라와 관련된 묘한 기괴함 쪽에만 우리 사회가 대중의 관심을 너무 지나치게 유도한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사실 알고 보면 미라로 발견된 분들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들이며 이들 역시 우리처럼 많은 인생사 스토리가 있다어떤 것은 감동적이고 어떤 것은 흥미롭고 어떤 것은 가슴 아프고 그렇기도 하다.이런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필자는 언젠가 이런 인간적 이야기를미라.. 2025. 1. 21. 논문 1편에 붙은 각주 216개, 선행연구는 단 한 편도 없다 연구자로 내가 존경해마지 않는 일본 도교사가 후쿠나가 미쓰지 복영광사福永光司의 호쾌한 논문 도교에서의 경鏡과 劍 이라이 논문은 그의 논문집 도교사상사연구(암파문고, 1987) 첫머리에 수록됐으니이 논문이 지닌 의미는 제끼고 이 양반이 이 논문에다가 부친 각주(엄밀히는 후주) 숫자랑 그 내용을 주시해주기 바란다.먼저 주석 숫자.물경 216개다.본문과 주석이 거의 엇비슷한 분량이다.다음 그 주석들이 어떤 것인지 본다.거의 전부 원전이다.곧 자기 입론을 뒷받침하고자 뽑아낸 원전들과 그 출전, 그리고 그 원문이다.우리가 선행연구성과라 부르는 논문?단 한 편도 없다.매원말치 책이 두어번인가 인용되기는 하지만 것도 자료집이다.단 한 군데서도 지금껏 어떤 연구자가 이 주제에 대해 어떤 글을 쓰고 어떤 견해를 표출했는.. 2025. 1. 21. [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10): 동영상: 간진초 https://youtu.be/zPSd3DH1JVM?si=B-8EynnbUzLpAGeG 독자들 이해를 돕기 위해 간진초 동영상 하나를 링크한다. 영어 설명이 붙어 있고 필자가 서술한 줄거리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극에서 벤케이와 종자들이 입고 있는 야마부시 복장을 주목하기 바란다. 이들이 바로 일본 미라 성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슈겐도 행자들이다. *** previous article *** [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9): 도주하는 요시쓰네, 벤케이의 간진초勧進帳 (3) 2025. 1. 21. [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9): 도주하는 요시쓰네, 벤케이의 간진초勧進帳 (3) 요시쓰네와 벤케이 일행은 요리모토의 마수를 피해 북으로 북으로 도망가다가 가도街道의 통행객을 감시하는 세키쇼関所에서 덜컥 심문을 받게 되었다. 이 가부키 18번 요시쓰네와 벤케이의 간진초勧進帳를 보면, 배경은 겐페이 합전 직후, 가마쿠라 막부 초기를 배경으로 하지만 그 복장이나 배경을 보면 역시 에도시대 분위기가 역력하다. 우선 도망 당시 요시쓰네와 벤케이 일행은슈겐도 수행자 행색을 차리고 있었다는 것인데슈겐도 수행자가 이런 행색을 하고 다닌 것은 비교적 후대의 일로 오히려 에도시대 당시의 슈겐도 행자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들이 도망가다 취조 당한 세키쇼라는 것도, 에도시대 도카이도 등 막부 간선도로 곳곳에 세워두고 오고가는 여행객을 감시했다는 막부의 세키쇼가 떠오른다.다시 말해 가부키에 등.. 2025. 1. 21. 걸출한 고고학 스토리텔러 김상태 옹의 사피엔스 이야기 도둑질도 하면 느는 법이다. 김상태 옹은 나랑 동갑인 문화재 업계 친구라, 그 이전 단독 저서가 따로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내 기준 진짜 단행본다운 단행본은 2023년 4월에 느닷없이 들고 나온 단단한 고고학 : 돌과 뼈로 읽는 인간의 역사(사계절)가 시작이라 보는데 평소 과묵하고 그런 까닭에 외모에서는 그닥 이야기꾼 냄새가 나지 않는 옹이 이리도 조근조근 말을 잘 하는 스토리텔러인 줄을 저때 처음 알았으니 그런 그가 이제 환갑 코앞에 둔 조급함도 없지 않은지, 그것이 아니라면 뒤늦게 걸린 발동 신나게 밟기 시작했는지, 아무래도 후자 같은데 내친 김에 가속 페달 더 힘껏 밟아서 2년이 채 지나지 아니해서 우리가 처음 사피엔스였을 때(사계절)라는 또 하나의 단행본을 들고 나왔으니 이렇게 가다간 내년에 또.. 2025. 1. 20. 논문은 한국어를 버리고 외국에 보내야 한다 지름신이 강림하시었는지 나는 국내 이른바 학술계 풍토 그 문제 중 한두 가지를 골라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거니와, 그렇다 해서 저에 조금이라도 감발해 그래 좀 고쳐 보자 하고 나설 사람 적어도 그 학술계는 한 명도 없을 것임은 잘 안다.그럼에도 내가 나서는 이유는 이런 사람도 있었음을 후세에 남기기 위함이라고 해 둔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그리 사명감이 투철하겠는가마는, 이런 미친 놈이 한 놈이라도 있었다는 흔적 정도는 남겨놔야 할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각설하고 국내 학술계 풍토에서는 계속 지적하듯이 현재와 같은 시스템으로서는 공정한 논문 심사를 기대하기는 난망하니, 그렇다면 이를 개선할 여지는 없는가? 그러기 위한 한 방편으로 나는 한국어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한국어를 버리는가? 어느 학문.. 2025. 1. 20. 형님 얼굴에 비친 아버지, 그런 형님이 가버리니 연암 박지원은 시는 잘 짓지 않았다.그는 알려진 대로 산문에서 유감없는 천재성을 드러냈다.그런 그의 시 중에서도 무릎을 치게 만드는 몇 편이 있으니 연암집 제4권 영대정잡영映帶亭雜咏이 수록한 연암燕岩에서 돌아가신 형님을 생각하다[燕岩憶先兄]는 만고의 절창이다. 우리 형님 얼굴 덮은 수염 누굴 닮았나?아버지 생각날 때면 우리 형님 쳐다봤지이제 형님 그리우면 어딜 봐야 할꼬두건 도포 걸치고선 냇물 비친 나를 봐야지我兄顔髮曾誰似 每憶先君看我兄 今日思兄何處見 自將巾袂映溪行 저에 부친 한국고전번역원 주석은 다음과 같다.정조 11년(1787) 연암의 형 박희원朴喜源이 향년 58세로 별세하여 연암협燕巖峽의 집 뒤에 있던 부인 이씨 묘에 합장하였다. 이덕무는 이 시를 읽고 감동하여 극찬한 바 있다. 《過庭錄 卷1》 .. 2025. 1. 20. [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번외 2):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과 북방의 탄생 요시쓰네와 벤케이, 그리고 미라의 관계를 이야기 하는 데 있어 그 공간적 무대인 일본 동북지역에 대해 옛날에 써 두었던 글에 조금 더 보태본다. ***************일본 막부 최고 실권자를 지칭하는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은사실 무가武家정권에 고유한 것은 아니었고 그 기원은 헤이안 시대에 있다. 처음 "정이대장군"을 칭할 때 "이夷"란 일본 동북지역에 거주하던 에미시(蝦夷 에조)를 말한다.위 지도에서 보듯이 우리 통일신라쯤에 일본은지금의 동북지역을 차지하고 있던 에미시를 북쪽으로 밀어내는 "북방개척"을 하는데,이 사업에서 현지의 에미시와 계속 군사적으로 충돌했다. 이때 나온 것이 이른바 "정이대장군". 이 때문에 북방에 무력을 파견하는 조정이 그 군대의 수장으로 임명하는 정이대장군은원래 무가武家와 무.. 2025. 1. 20. "내 논문 인용하라" 더 절박한 구미학계 "이 논문은 반드시 인용하라"는 논문 심사서, 알고 보니? 앞에서 이런 말을 하면서 그 지적 내용 대부분은 심사자 본인 논문이라 했거니와이런 경향은 실은 국내보다는 외려 구미학계에서 더 필사적이라고 한다. 왜 그런가 하면 저쪽은 그 인용지수가 임용이나 승진에 곧바로 반영되기 때문이라 한다. 저쪽에 무슨 등재지 제도가 있겠는가? 내가 뛰어난 연구자임을 입증하는 절대 근거가 결국은 인용지수 아니겠는가?봐라! 난 이만큼 뛰어난 논문을 많이 썼고 그래서 이런저런 사람이 이만큼이나 많이 인용하지 않았느냐? 이 수치를 객관화한 것이 바로 인용지수다. 그러니 필사적으로 자기 논문을 선전하려 안간힘을 쓰는 것이며, 심자자로서 선다는 것은 이 인용지수를 높일 절호의 기회이기도 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에 견주어 아직 .. 2025. 1. 20. 볼수록 맘에 드는 바티칸 다이어리 이번 여행 이래저래 신세진 분이 많아 작으나마 선물이나 해야겠다고 아주 작은 것들로 준비했고그 신세진 분을 이미 만나기도 했지만 돌아오자마자 실상 와병하는 바람에 그런 작은 선물을 지금에서야 풀었다.개중에서도 내가 마음에 쏙 드는 것이 이 바티칸박물관 다이어리라물론 원리주의 철저한 반대편 신자들께서야 혹 악마보듯할지도 모르겠지만 와서 보니 꼴랑 두 권만 샀으니 하나는 마눌님이 냉큼 채 가시고 한 권만 달랑 남았다.나머지 더 작은 것들과 더불어 백팩에 넣어다니다 하나씩 드리려 한다.이 추세대로라면 저 다이어리는 하루 걸러 한 번씩 보는 춘배가 혹 물욕이 있다면 낚아채 가리라 본다.혹 이후 저를 보시거더랑 줄 거 없냐 여쭈신다면 하다 못해 바티칸 연필 한 자루라도 증정하리다.이럴 줄 알았더래면 저 다이어리 .. 2025. 1. 20. [잡담] 주말 일본을 들리고서 주말에 오래간 만에 일본 나들이를 했다. 워낙 가까운 나라고 요즘 너무들 많이 나가셔서 몇 가지만 특이했던 경험을 써보면 1. 동경국립박물관 "헬로키티전"정문 들어가면 대형 헬로키티 인형을 만들어 놨는데화면에는 없지만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옆에서 사진을 찍는다. 본관은 사람이 별로 없던데 헬로키티전은 인산인해. 일본 사람들이 헬로키티를 이렇게 좋아하는지 이번에 첨 알았다. 2. 처음 본 송림도병풍일본미술사 강의를 들었을 때 말로만 듣던 일본의 국보,송림도병풍을 비록 복제품이긴 하지만 동경국박에서 전시 중이라 최초로 친견. 의외로 생각보다 별로였다.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다. 당장 위 팜플렛 사진만 봐도 대단해 보이지 않나? 직접 보면 별로다. 이 정도 그림은 우리 국박에 널렸겠다.. 2025. 1. 20. 반대하는 논지를 편 사람한테 논문 심사를 맡겨서는 안 된다! 모든 선생이라는 작자들(이 경우는 작자들이라는 표현을 쓴다. 뒤에 맥락이 드러날 것이다)이 제자들한테 하는 항용 하는 말이 "나를 밟고 지나가라."호기롭게 말한다. 왜? 선생이란 자고로 그러해야 한다는 말을 어디에서 듣기는 했고, 그게 멋있는 선생이라 생각하며 그 모습이 개똥폼 난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로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선 선생 깠다간 학계에서 매장당한다. 저 말 곧대로 믿지 마라. 물론 저걸 실천한 선생(이때는 선생이다)이 아주 가끔, 가뭄에 콩나듯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경우도 세심한 절차가 필요한데, 보통 이럴 때, 그 논문을 쓰기 전에 선생을 찾아뵙고 실은 제가 이런저런 논지로 선생님 주장과 반대하는 글을 쓸까 합니다...제자가 그런 논문을 쓴다는데 속은 쓰리나 그래 잘했다.. 2025. 1. 20. [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번외 1): 에조-아이누인의 땅 일본 동북 슈겐도와 일본 미라를 이야기하다 보면 일본 동북지역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사에서 동북지역은 원래 에조蝦夷 땅으로 대체로 7세기에서 9세기까지 야마토 조정이 북진하면서 비로소 일본사 영역으로 들어온 땅이다. 혼슈 북단인 아오모리 현까지 올라간 것은 대체로 가마쿠라 막부 성립 직후로 보니 우리로 치면 무신정권 시기 정도인 셈이다. 우리나라 함경도 땅에 여진계 지명이 즐비하듯이 일본에서도 동북지역은 에조계 지명이 지금도 수두룩하다. 이 지역 지명에서 뭐 좀 모르겠다 뜻이 잘 안통한다 싶으면 에조계로 보면 된다. 특히 아오모리 현에는 에조-아이누계 지명이 많다. 앞서 언급한 요시쓰네가 도주한 일본 동북 지역은 겐페이합전이 종전된 직후까지도 여전히 에조의 기운이 강한 지역이었다. *** pr.. 2025. 1. 20. "이 논문은 반드시 인용하라"는 논문 심사서, 알고 보니? 논문 투고를 많이 해 본 사람들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일 텐데, 저와 같은 요구가 평가서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 심사자가 말하는 그 논문을 훑어보면 그래 솔까 진짜로 빠진 것이 있다. 이는 그 평가자를 존중해야 한다.한데 그가 지적하는 빠진 논문을 보면 십중팔구는 심사자 지 논문이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내가 아는 어떤 원로 교수는 거의 모든 관련 학술대회마다 모습을 드러내시고는 논평이랍시며 하시는 말이 내가 과거 이런 논문을 썼는데, 왜 발표자는 이 논문을 인용하지 않으시오 라는 분이 계셨으니 이런 지적을 받은 발표자 혹은 논문 작성자는 난감하기 짝이 없어 결국 하는 말이 "녜 제가 실책했습니다. 논문 공간할 때는 반드시 넣도록 하겠습니다."하는 수밖에 없으니 실제 공간된 논문에는 할 수 없이.. 2025. 1. 20. 이전 1 ··· 89 90 91 92 93 94 95 ··· 95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