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386 그 많은 무연고 무덤은 무엇을 말하는가? 필자가 초창기 발굴현장을 다니던 무렵. 그러니까 2006년경이던가. 산을 깎아 관공서로 들어설 부지에 발굴조사를 하던 곳에 나가 그곳 현장에서 작업하던 분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다. 필자가 그곳에 갔을 때, 이미 현장은 몇만 평인지도 모를 부지를 모두 나무를 쳐 내고 그야말로 일대 장관이었는데, 그 넓은 부지에 수도 없는 조선시대 묘지가 있었다. 아마도 조선시대에는 동네 야산으로 여러 문중의 선산이었는지, 과장 좀 보태서 발도 못 디딜 정도로 빽빽하게 무덤이 사방에 있었다. 그런데 현장 발굴 책임자 분 이야기는 더 충격적이었다. 이 모든 무덤 거의 전부가 무연고묘, 즉 주인없는 무덤이라는 것이다. 누군가가 죽었을 때 후손들이 무덤을 만들었겠지만, 어느 시기인가부터 무덤을 잊어 버리고 지금은 후손 있는.. 2023. 11. 4. 복잡한 제사는 못배운 이들이 저리 만들었다는 무책임함에 대하여 최근 몇년간 제사 관련한 기사를 접할 때마다 필자가 항상 불쾌하기 짝이 없는 내용의 하나는 어디 어디 종가집을 가보니 제사상이 정말 간단하고 그 집에서는 수백년동안 그리 제사를 지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사에는 떡그릇, 과일 그릇 몇개면 되는것이지 복잡할 필요 없다고 한수 가르쳐 준다. 말은 바로하자. 예기에 몇줄 되지도 않는 예론을 불리고 불려서 두꺼운 책으로 만들어 놓고는, 그것도 지들끼리 제사법도 통일을 못시켜서 서로 싸움질을 한게 누군데 지금 못배운 이들이 제사법을 그리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훈수질인가. 니네 잖아!!! 예기에 몇 줄 안되는 내용으로 사람을 죽이고 죽이는 칼날을 만들어 낸게 니네들이 아니면 도대체 누구라는건가!!! 고례에는 남아 있지도 않은 제사법을 불리고 불려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 2023. 11. 3. 수명을 다한 제사 필자는 조선시대 의례 복원과 퍼포먼스화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적인 규모에서 전통 쑈 (필자는 일본의 여러가지 왕실 의례도 국가적 규모의 문화 쑈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본다), 보존하고 싶다면 하면 되고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고 싶다면 하면 된다. 미 독립전쟁 당시 군복 퍼포먼스도 쑈가 된다면 한다. 조선시대 전례를 그렇게 공연한다고 문제될 것 전혀 없다. 다만 제사를 간소화해서 집집마다 유지하려는 시도-. 죽어가는 것은 죽게 놔둬야 한다. 제사? 선산? 다음 세대 안에 다 사라지고 버려진다. 다음 세대가 시작되기 전에 이를 손보는 집안은 그나마 약식이라도 가족 묘와 추모공간이 유지될 것이고 대책없이 버티는 곳은 무덤도 다 잃게 되고 제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다. 그만 두어야 할 때 그만 두어고 정리해.. 2023. 11. 3. 우리는 전통의 노예가 될 것인가 필자는 조선시대 미라를 공부하면서 미라가 주로 만들어지는 회곽묘의 연원을 따라 올라갔는데, 주자가례에 기록된 회곽이라는 게 과연 중국에서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보니, 주자도 자기가 기록했다는 회곽에나 묻히기나 했을까 싶은 무덤에 묻혀 있는 거 같고, 주자가 떠들거나 말거나 정작 중국에서는 회곽묘는 잠깐 양자강 주변에서 만들다 만 거를 가지고, 조선은 수백년간 주자가례의 회곽묘를 그대로 베껴 만들면서 이걸 가지고 내가 주자가례의 오리지날 무덤이네 아니다 내가 오리지널이다 저쪽은 주자가례를 잘못해석했네 싸움까지 해가면서 전국의 사대부들이 모양도 똑같은 회곽묘를 수백년간 산이면 산 골짜기면 골짜기마다 만들다가 그 안에서 미라가 되어 버린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다시는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2023. 11. 3. 전통으로부터의 자유 요즘 한국은 빠른 속도로 "일제강점기 이전의 전통"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복궁앞에는 월대가 복원되고, 조선총독부가 헐리고 광화문 현판도 교체하고, 운현궁에서는 매년 친영례가 행해지고 향사례, 향음례도 복원되었다 한다. 이로써 우리는 일제시대에 강제로 사라졌던 원래 우리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스스로를 속이지는 말자. 우리가 복원했다고 생각하는 그 전통의례. 태반은 17세기 이후 예론의 대가, 예송주의자들의 공상에 의해 만들어진 상상의 산물이다. 친영례? 향사례? 향음례? 그딴 거 원래 우리나라는 하지도 않았다. 16세기 이후 주자가례가 조선에 침투하면서 없는 고례는 공상으로 메우며 만들어진 수많은 양반가 의례들, 제사전례, 공증의례가 반가에서 정리되면 그게 예서, 왕실에.. 2023. 11. 3. 안물안궁인 21세기 예송禮訟 https://www.donga.com/news/NewsStand/article/all/20231102/121999348/1 “제사상, 일반그릇에 생일상처럼 차려도 돼요”“제사상은 제기가 아니라 일반 그릇에 밥과 국만 놔도 됩니다. 생일상처럼 고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차려도 됩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www.donga.com 추석 제사 때만 되면 요즘 성균관에서 이런 걸 발표하는데 제사를 뭐를 하면 되고 뭐를 하면 안 되고 하는 해석을 성균관이 무슨 근거로 이렇게 하는지? 예송? 고례古禮라는 게 뭐 엄청난 문헌이 있고 이걸 연구해서 나온 거 같지만 전혀 안 그렇다. 고례라는건 당송대가 되면 이미 형해화해서 과연 고례가 어떠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2023. 11. 3. 이전 1 ··· 235 236 237 238 239 240 241 ··· 39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