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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는 Political Correctness의 산물인가 인어공주 주인공 역에 흑인 소녀를 캐스팅했다 해서 전 세계가 시끄러웠다. 이것이 노이즈 마케팅 아닌가 할 정도로 시끄러웠는데 최종 흥행 결과는 어쨌는지 모르겠다. 이 캐스팅을 일종의 political correctness (PC)의 산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정말 그런가? 내가 아는 디즈니는 political correctness에는 관심이 없다. 그런 조직이었으면 National Geographic을 살렸을 것이다. 디즈니는 문화를 상품으로 본다. 그것도 아주 철저하게. 흥행이 된다면 디즈니는 인어공주를 사람이 아니라 가재라도 캐스팅했을 것이다. 각설하고-. 디즈니는 최근 애니매이션을 세계 각국 문화를 섭렵하며 흥행하고 있다. 간단히 보면, 모아나 (남태평양) 뮬란 (중국) 포카혼타스 (북미원주민) 겨.. 2023. 7. 3.
후지츠카藤塚와 난학蘭學을 보충한다 「후지츠카와 난학(藤塚と蘭學)」 후지츠카 치카시(藤塚鄰, 1879~1948)의 학문적 연원은 무엇인가? 여기에서는 선대의 난학(蘭學)을 이어 근대학문으로서의 동양학을 연구한 후지츠카 가문의 자료를 주로 살피고자 한다. 이번 특별전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2023년 상반기 특별기획전으로 개최된다. 먼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후지츠카(藤塚) 가문의 가계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代 備後掾 → 2代 對馬掾(?∼1720) → 3代 宮內(?∼1753) → 4代 知直(雅樂, 1715∼1778) → 5代 知明(式部, 1737∼1799) → 知機(夭折, 圖書, ?~1781) → 6代 知周(晋齋, 雅樂, 1766∼1802) → 8代 知雄(權之進) → 糧助 → 俁(前野良澤의 後嗣) → 信(東菴, 華山, 1803~18.. 2023. 7. 3.
과천 추사박물관 개관10주년 특별전 ‘후지츠카와 난학’ 어제 일요일을 맞아 푹푹 찌는 무더위 뚫고선 잠깐 과천 추사박물관에 다녀왔으니, 남영동 사저에서는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신차 뺀 기념으로 가동 겸 해서 달리니 30분 남짓만에 부라준다. 날씨 탓도 있을 테고, 도착 시간이 좀 일러 박물관은 한적한 가운데, 그 한 켠에서 나랑 같은 족속 백두족 어떤 분이 서성이는데 딱 봐도 이쪽 업계다. 왜? 이쪽 업계 사람들은 한결같이 좀 없어 보이자나? 또 백두족이자나? 반갑게 인사하는데, 어랏? 허홍범 선생이다. 선약한 것도 아닐진댄 마침 오늘 출근했댄다. 나중에 듣자니 이제 정년 2년반밖에 남지 않았다는데, 요새 이런 분들 보면 남의 일이 아니다 ㅋㅋㅋ 내가 이곳을 찾은 까닭은 근자 개막한 전시 중에서는 이 자리를 빼놓을 수가 없었으니, 마침 개관 10주년을 기념한 .. 2023. 7. 3.
우연히 우물서 마주한 나 by 이규보 청동거울 보지 않은 지 오래라 / 不對靑銅久 내 얼굴 어떤지 기억도 못하네 / 吾顔莫記誰 우연히 다가서 우물 비춰 보니 / 偶來方炤井 옛날에 조금 알던 얼굴 같구나 / 似昔稍相知 - 전집 권18, 고율시, "우물에 비추어보고 장난삼아 짓다炤井戲作" 2023. 7. 2.
청조문화 동전의 연구-가경·도광 학단과 이조의 김완당 《청조문화 동전의 연구-가경·도광 학단과 이조의 김완당》 清朝文化東伝の研究 嘉慶·道光学壇と李朝の金阮堂, 国書刊行会. 1975年4月 Seicho bunka tósen no kenkyu by Hujitsuka Chikashi 후지츠카 치카시(1879~1948)의 추사 연구서. 아들 후지츠카 아키나오가 편집하여 1975년 도쿄 국서간행회에서간행되었다. 이 책에서 후지츠카는 추사 김정희를 단지 추사체의 창안자가 아니라 19세기 전반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핵심인물이라 평하면서 추사를 중심으로 한 옹방강翁方綱·완원阮元 등 청조 학자와의 학연과 19세기 한중일 문화교류 양상을 폭넓게 다루었다. 그의 행적을 조사하면 경성제국대학 교편을 잡던 시절인 1936년(昭和11年) 4월에 '이조에서의 청조문화의 이입과 김완당 李朝.. 2023. 7. 2.
추사를 만든 경성제국대학 일본 교수 후지츠카 치카시藤塚隣 2006.10.08 08:00:00 "추사의 발견은 고증학 연구의 부산물"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 사거 150주년이라는 바람은 후지츠카 치카시藤塚隣(1879-1948)라는 다소 생소한 일본사람을 실어나르고 있다. 종래 한국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후지츠카는 무명이 아니었다. 그의 이름은 늘 추사와 같이 호명呼名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추사를 근대적인 학문연구의 대상으로 반석에 올려놓은 인물이 후지츠카였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인이라면 초동급부樵童汲婦도 그 이름을 알게 된 김정희를 무명과 망각의 그늘에서 건져내 일약 스타로 길러낸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후지츠카였다. 하지만 그가 추사를 주목하기 시작하던 무렵에는 후지츠카의 꼬리를 부여잡아야만 했던 추.. 2023. 7. 2.
과천 추사박물관 개황 ❍ 조선 후기 학자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의 삶과 학문, 예술을 종합적으로 연구·전시·체험하는 복합문화공간 ❍ 소 재 지 : 경기도 과천시 추사로 78(주암동) 우)13820 T.02-2150-3650 ❍ 개 관 일 : 2013.06.03. [과천시 건립/운영] ❍ 등 록 일 : 2013.10.01 / 1종 박물관(전문) ❍ 규 모 : 부지면적 4,299㎡, 건축연면적 3,019.94㎡ ※ 건물 - 지상 2층, 지하 2층 / 야외 - 과지초당(瓜地草堂), 독우물, 추사마당 등 ❍ 전시면적 : 전시실 765㎡, 수장고 207㎡, 교육실 299㎡, 문화상품점 9㎡ 등 ❍ 전시규모 : 상설전시 3실(176점), 기획전시 연 3회 전시 ❍ 소장유물 : 16,315점 [후지츠카 기증, 구입.. 2023. 7. 2.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그 답을 찾아서 (4) 출세의 시작, 권적과 권정평 2 12세기의 다른 고려 묘지명을 보면 혹시 힌트가 나올까? 권적과 비슷한 시기를 살다 간 이들의 묘지명 몇 가지를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공의 이름은 언이彦頤이고, 자字는 원로元老이며, 성은 윤씨로, 영평현인鈴平縣人이다. 증조부는 군기감軍器監을 추증받은 휘 선지先之이다. 조부는 태자대보太子大保를 추증받은 휘 집형執衡이다. 아버지는 개부의동삼사 추충좌명평융척지진국공신 수태부 문하시중 판상서병부사 영평현개국백 감수국사 상주국開府儀同三司 推忠佐命平戎拓地鎭國功臣 守大傅 門下侍中 判尙書兵部事 鈴平縣開國伯 監修國史 上柱國 휘 관瓘으로, 문숙공文肅公으로 추증되었고, 태묘太廟에 들어가 예종睿宗 묘정에 배향되었다. - 2) 돌아가신 낙랑군대부인 김씨는 경주인慶州人으로 신라 태종대왕大宗大王 김춘추金春秋의 14세손이.. 2023. 7. 2.
朝鮮의 제국대학 vs. 朝鮮帝國의 대학 요즘 때아닌 경성제국대학 공부를 하고 있다. 그러던 중 정근식 외,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1)라는 책을 읽다가 도무지 웃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를 어떻게 끊어 읽을 것인가도 아니고, 거 참....이렇게 보면 예전 분들의 생각은 참으로 귀여운(?) 구석이 있었던 것 같다. 조선제국대학이라.....만약 그랬더라면 도하都下 각 신문에서 이라고 썼으려나? 이런 데서도 '정치적 올바름'을 찾다니 원. 그러나 '경성제국대학'이란 명칭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었다고 한다. 줄여 부르면 '경대京大'가 될 텐데 이미 교토제국대학京都帝國大學이 '교다이京大'라고 쓰고있지 뭔가. 그래서 경성제국대학은 자기네의 줄임말을 '성대城大[죠다이]'라고 했다고 한다. *** relat.. 2023. 7. 2.
후지쓰카 치카시 藤塚隣, 과천의 추사 추사의 과천 그 위대한 출발 2006.02.02 10:50:14 엠바고 1차 : 2006.02.02 10:50:14 추사 관련자료 2천700여점 한국에 기증 김정희 친필 20여 점 포함, 日 추사 연구가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시서화에 두루 이름이 높은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 사거 150주년을 즈음해 그의 친필 20여 점을 포함한 추사 관련 자료 2천700여 점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기증됐다. 이들 자료는 식민지시대에 추사 연구를 개척한 일본학자 후지즈카 치카시[藤塚隣](1879~1948)가 평생 수집한 자료 중 그 집안에 소장돼 온 자료 일체로서, 그의 아들인 후지즈카 아키나오[藤塚明直](1912~)가 경기 과천시에 최근 기증한 것이다. 과천시는 2일 오전 시청 청사에서 관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 2023. 7. 2.
문화재 이전 복원의 새로운 시도 판교박물관 문화재 이전 복원의 새로운 시도 판교박물관 송고시간 2012-12-03 15:55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2008년 1월 22일. 한겨울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성남 판교 신도시 건설현장 한복판에서 난데없는 '비닐하우스 발굴설명회'가 열렸다. 한국토지공사(지금의 LH) 판교사업단이 분당구 판교동과 삼평동 일대에 신도시를 건설하기 전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 의뢰해 한겨울에는 비닐하우스까지 치고서 문화재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성백제시대 석실분 7기와 고구려 석실분 2기를 합친 삼국시대 무덤 9기가 발견된 것이다. 이들 무덤은 구조가 잘 남았던 데다 무엇보다 이런 자료의 희소성 때문에 현장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이럴 경우 신도시 건설안 자체가 대폭적인 변경이 불가피한 데다 보존 .. 2023. 7. 2.
이순신 칼, 진위가 아니라 왜 국보여야 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무슨 곡절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근자 느닷없이 문화재청이 현재 보물인 이순신 장도長刀를 국보로 승격하기로 했다면서, 그런 내용을 공지하고 나섰으니 골자를 추리면 이렇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조선시대 구국의 영웅 충무공 이순신의 숭고한 행적이 서려 있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던 「이순신 장도(李舜臣 長刀)」를 국보로 지정 예고하고, 옥로(갓 위를 장식하는 옥 공예품)와 요대(허리띠), 잔과 받침으로 구성되어 1963년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이순신 유물 일괄」에는 요대(腰帶) 보관 원형 나무함인 「요대함(腰帶函)」까지 추가시켜 지정 예고한다. 또한, 「이순신 유물 일괄」에 포함되어 있는 ‘잔과 받침’ 유물은 ‘도배구대’라는 이름에서 ‘복숭아모양 잔과 받침’으로 명칭을 변경 예고한다. 「이순신 장도」는 .. 2023. 7. 2.
안정효 선생 타계에 부친다 영화 의 원작자로 유명하지만 어릴적 집안 서가에 꽂힌 책에서 처음 접했던 그의 이름은 펄 벅이 쓴 의 번역가로서였다. 그리고 영문학을 전공한 영자지 기자로서 60년대 후반부터 한국사회의 모순을 고발했다고 평가받는다. 베트남전 참전 경험을 살려 을 썼는데 그보다 앞선 시기 미국에 대한 동경과 좌절을 생생하게 그린 역시 유의미한 작품이다. (이 책을 포장지에 곱게 싸서 조심스레 읽으며 애지중지했던 기억이 있다. 중학생이 읽으면 두근두근하던 지점이 있었더랬다.) 당시 한국사회에서는 일견 반미로 읽힐 수 있는 텍스트를 창작했으나 정작 본인은 보수주의자였고 그가 지적한 미국의 현실은 시간이 지나 살펴보면 오히려 객관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당시 한국의 외교 지형이 상당히 일그러져 있었다고 하겠다.) 최근.. 2023. 7. 2.
Odin을 언급한 가장 오래된 문자 자료 사진출처 Arnold Mikkelsen, National Museum of Denmark Bracteate, or ornamental disk Gold Norse / Early 5th century A.D. 2 inches, weight 0.02 ounces Found at Vindelev, Denmark 근자 Archaeology Magazine에 실린 소식 중에 저 금판이 있어 듣자나 덴마크 마을 빈델레프 Vindelev 라는 데서 북유럽신화 오야붕적 위치를 점거하는 전쟁의 신이자 죽은 자들의 절대신인 오딘 Odin 이라는 문자가 판독됐다 하거니와 이것이 오딘 이라는 문자가 출현하는 시대를 1세기반가량 앞당긴 현존 가장 오래된 유물이라 해서 대서특필한다. 그렇다면 오딘 신화는 그 연원이 그리 깊지는 .. 2023. 7. 2.
제주 삼별초 유적 항파두리성의 기념식수 제주 애월에 가면 항파두리라고, 고려시대 삼별초의 유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발밑을 가만히 보다보면 그 시절 기와나 청자 쪼가리가 보이곤 하지만, 오늘날 그래도 멀쑤룩한 면모로 전해지는 것은 1970년대 대대적으로 벌어진 보수 정화사업의 결과입니다. 그때 정권은 유달리 역사 속 영웅 이야기를 좋아했습니다. 국난극복, 반외세, 항쟁 관련 유적을 골라 손질하여 대내외에 보여주는 일이 많았습니다. 강화의 초지진이나 고려궁터 같은 곳이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이 그때이고, 군데군데 끊기고 무너졌던 한양도성이 얼추 이어진 것도 그때입니다. 이곳 제주의 항파두리도 삼별초가 고려의 자존심을 지키며 몽골에 항거한 역사적 유적이라 해서 '복원'의 손길이 닿았습니다. 그 지나간 이야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것들이 성터 한.. 2023. 7. 2.
1955년 심산 김창숙 출판사등록증 가끔 이런 것도 다 돌아다니나 싶은 물건들이 세상에 나오는 경우를 본다. 원래대로라면 성균관대학교 어느 문서창고에 깊숙히 들어있어야 할 서류거늘. '동방문화연구원'이 어딘지 모르겠는데 혹 '대동문화연구원'의 시초일는지? *** Editor's Note *** 출판사 대표 김창숙은 성균관대 창립자라 아마도 성균관대 부설 연구원 아닌가 한다. 저 등록증이 어찌 하여 나돌아다니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하니 혹 심산과는 동명이인일 수도 있겠다. 2023. 7. 2.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 하얀전쟁 소설가이자 번역자로 맹활약한 안정효 선생이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암으로 향년 82세를 일기로 타계했단다. 이런 소식 접할 때마다 아 유명하신 분이 또 갔구나 하면서도, 이른바 대표작이라 해서 거론한 것들을 나 역시 잠시 떠올려보기는 하는데 물론 읽지 아니한 것도 많지만 읽은 것이라 해도 도대체 얼개조차 기억나지 않으니, 하긴 그러고 보면 그런 작품이라 해서 접한 때가 수십년 전이니 나 자신을 이해는 한다만, 갈수록 이런 경험이 축적하니, 이제라도 돌아가실 법한 분들 대표작이라 하는 작품들은 다시금 읽어봐야 하지 않나 하는 심산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시절 참말로 무지막지 읽어 제낀 듯한데, 무엇을 위해 읽었는지 알 수도 없다. 그때 그렇게 게걸스레 읽어냈으니 지금 이렇게라도 아는 체라도 하.. 2023. 7. 2.
[여행답사 자료정리論] ② 가고 본 데는 명패부터 찍어라 왜 그런 경험 누구나 많으리라. 찍어온 사진이나 영상은 잔뜩인데, 내가 도대체 무엇을 찍었는지도 가물가물하고, 심지어 내가 어디를 갔는지조차 헷갈리는 그런 경험 말이다. 이는 내가 명패를 기록하지 않은 까닭이다. 그 대표가 실은 박물관 미술관 전시유물이다. 그래 이 유물 이 그림이 좋다 해서, 아니면 다른 관점에서 내가 독특하다 해서 찍어두긴 했는데 에랏 제기랄 내가 무얼 찍었는지도 몰라? 이런 사진은 아무짝에도 소용없다. 물론 내 방식이 누구에게나 통용해야 한다는 강요는 하지 않지만, 내가 쓰는 방식을 소개하니, 참고했으면 싶다. 나는 저런 데서 항상 유물을 촬영할 때는 가장 먼저 그 유물 태그, 간단히 말해 해당 유물 명세서를 먼저 찍는다. 그 명세서와 더불어 그 유물을 더 자세히 그 뒤 벽면 같은 .. 2023. 7. 1.
전시 스토리 : 어떤 이야기를 전달할까 메일을 열었던 때였다. 마지막 문장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갑자기 울컥하면서 한참을 펑펑 울었다. ‘메일을 보내신 시간을 보니, 선생님의 고생을 알 것 같습니다.’라는 문장. 전시를 위해 유물을 대여해주기로 한 기관에서 회신 메일을 보내며, 힘내라는 말과 함께 덧붙인 문장이었다. 집이어서 망정이지, 사무실이었으면 엄청난 사연 있는 여자로 둔갑했을 것이다. 갑자기 울컥했던 이유 정말 전시를 즐기는 일부 학예사를 제외한다면, 전시 오픈이 다가올수록 대다수의 학예사들은 점점 피폐해진다(아니 어쩌면 그들도 피폐해질지도! 어쨌거나 이 말인 즉슨, 저는 전시를 즐기지 않습니다 ㅋ). 정해진 기한이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상당한 스트레스다. 계속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며 일을 진행해야 하는 것도 생각지 못하게 마음.. 2023. 7. 1.
중국 영향력 확대가 우려스럽다고 슬쩍 유네스코 복귀하는 미국 미국이 국제사회에 보이는 행태 중 두드러진 특징으로 욱! 이 있어, 빈정상하면 나 간데이 하고는 사표 던지고 냅다 가버리는 양태가 있어, 그렇다고 아주 가는가 하면 것도 아니라서, 계속 주변을 얼쩡얼쩡대며 사태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는데,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는 그럴 듯한 명분 들이밀며 슬쩍 사표를 거두어 간다. 미국이 던진 사표, 이거 함부로 수리할 수도 없다. 지들이 아주 그렇게 싹을 확 잘라버리기까지는 말이다. 그래서 미국을 일러 깡패국가라 하는지 모르겠다만, 이런 깡패 양태가 유네스코라 해서 예외는 아니어서, 예서도 걸핏하면 탈퇴와 복귀를 반복하고, 또 그 전 단계로 어정청한 자세를 취하기도 했으니, 그런 미국이 마침내 유네스코 공식 복귀를 선언했다. 현지시간 6월 30일, 파리 본부에서 유네스코는.. 2023. 7. 1.
단재와 다카하시 토루, 정선태와 박노자, 그리고 브루스 커밍스 흔히들 식민사관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건으로 반도성론 타율성론 당파성론을 들거니와 그 점에서 이에 가장 충실한 인텔리겐차는 실은 단재 신채호(1880~1936)다. 그의 이와 같은 조선인성론에 대한 비판은 참말로 혹독하다. 우리가 말하는 식민사관의 전형을 보여주는 이는 실은 다카하시 토루(현행 외래어 표기법상은 다카하시 도루) 고교형高橋亨(1878~1967)이다. 경성제국대학에서 한국철학을 가르쳤다는 그 다카하시다. 함에도 똑같은 논조의 글인데 단재를 읽으면 탱천하고, 다카하시 글을 읽으면 구토가 난다. 요즘 한창 활동하는 한국근대사가로 가장 주목할 만한 이가 정선태 국민대 교수와 박노자다. 정 교수는 국문학이 전공이지만 나는 이만한 역사학자 본 적이 거의 없는 독보 그 자체다. 박노자 또한 그에 버금갈 .. 2023.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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