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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한테도, 애인한테도 내 치부를 드러내지 마라! 동국이상국전집 제19권 / 명(銘) 스스로 경계할 일에 대한 명[自誡銘] 친근하다 해서 내 비밀을 함부로 누설말라 총애하는 처첩 이불 같이해도 뜻은 다르다 부리는 노복이라 해서 경솔하게 말하지 말라 겉으로는 순종하나 속으론 엉뚱한 생각을 한다 더구나 나에게 친근한 사람도 부리는 사람도 아님에랴 ⓒ 한국고전번역원 | 김동주 (역) | 1978 無曰親眤而漏吾微。寵妻嬖妾兮。同衾異意。無謂傼御兮輕其言。外若無骨兮。苞蓄有地。況吾不媟近不驅使者乎。 ⓒ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0 **** 너무나 잘 알면서도 잘 되지 않는 일이다. 언제나 말하듯이 배신은 측근의 특권이다. 나를 배신하는 사람은 나의 최측근이다. 내 비밀을 속속들이 아는 까닭이다. 돈 좀 있는 사람이면 언제나 비서와 운전사를 조심해야.. 2020. 12. 15.
이규보 <대머리를 자조自嘲함[頭童自嘲]> 동국이상국전집 제18권 / 고율시(古律詩) 대머리를 자조自嘲함[頭童自嘲] 털이 빠져 머리 홀랑 벗겨지니 꼭 나무 없는 민둥산이라 모자를 벗어도 부끄럽지 않지만 빗질할 생각은 벌써 없어졌네 살쩍과 수염만 없다면 참말로 늙은 까까중 같으리 갓과 고깔로 정수리 꾸미고 말타고 마부까지 거느리고는 누른 옷차림 둘이서 끌게 했더니 길거리선 깔깔거리며 떠들어대네 행인들은 의인인가 착각하고는 쫓기듯 달려 서로 피하네 실상은 망령되고 용렬해 나라엔 아무짝에도 쓸모없네 배 하나만 뚱뚱해 국록만 실컷 먹었을 뿐 스스로 생각해도 얼굴 두꺼운데 남들이 조롱하지 않으리 속히 그만두고 들어앉아 누추한 꼴 더하지나 말아야지 ⓒ 한국고전번역원 | 권오호 (역) | 1978 髮落頭盡童。譬之禿山是。脫帽得不慙。容梳已無意。若無鬢與鬚。眞與老髡.. 2020. 12. 15.
귀하디 귀해 한 개라도 함부로 쪼개지 못한 밀감 동국이상국전집 제5권 / 고율시(古律詩) 또 귤을 읊다[又詠橘] 손에 쥐고 굴리니 둥글둥글 사랑스러워 어찌 강남 눈 속에서만 구경해야 하나 한 개인들 어찌 함부로 쪼갤손가 천리 먼 길에서 장안까지 왔다네 ⓒ 한국고전번역원 | 이재수 (역) | 1980 掌中持弄愛團團。何必江南雪裏看。一箇忍堪輕擘破。邈從千里致長安。 ⓒ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0 동국이상국전집 제5권 / 고율시(古律詩) 문 장로가 귤을 부賦한 시에 차운하다[次韻文長老賦橘] 형남荊南에만 생산되는데 흩어진 선성의 정기精氣일세 〈춘추위春秋緯〉 운두추運斗樞에 “선성의 정기가 흩어져 귤이 되었다.” 하였다. 속에는 백옥뇌가 들었고 겉에는 울금이 덮였네 천 그루의 재배는 천호후千戶侯에 견주고 세 개를 간직함은 모친에게 드리려 함일.. 2020. 12. 15.
약목이라도 베어 와 등 따시게 해주리라 《동국이상국전집》 제2권 / 고율시古律詩 호된 추위에 읊다[苦寒吟] 나는 공자 묵자 같은 현인이 아니니 어찌 굴뚝이 검지 않고 자리가 따스하지 않으랴 마누라여 아이야 춥다 울지 마라 내 약목을 베어 와 숯을 만들어 우리 집과 온 천하를 두루 따습게 해서 추운 섣달에도 늘 땀을 흘리게 하련다 [주-D001] 공묵(孔墨) 같은……않으랴 : 자신을 낮추어 겸사하는 말이다. 공묵은 곧 공자孔子와 묵자墨子를 가리키는데, 반고班固의 《답빈희答賓戲》에 “성철聖哲들은 세상을 구제하기에 항시 급급하여 늘 천하를 주유하느라 공자가 앉은 자리는 따스해질 겨를이 없었고, 묵자가 사는 집에는 굴뚝에 그을음이 낄 여가가 없었다.” 하였다. [주-D002] 약목(若木) : 해 지는 곳에 있다는 나무 이름. ⓒ 한국고전번역원 | 이.. 2020. 12. 14.
전국학예연구회 출범 1주년 전국 지자체에서 문화재, 박물관, 미술관 업무를 떠나서 학예연구사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모였습니다. 말을 꺼낸 책임을 지기 위해서, 오늘 이 자리를 만들게 되었고, 다행스럽고 감사하게도 전국에서 많은 선배, 동료, 후배 학예연구사들이 모였습니다. 오늘 선출된 엄원식 회장님을 비롯해서, 홍원의 부회장님, 김대종 부회장님과 함께 우리 모임이 즐겁고, 활기차고, 또 우리 학예연구직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단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전국학예연구회가 나아가는 방향은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로 좋은 방향으로 달려나가면 좋겠습니다. (2019. 12. 14) 오늘 전국학예연구회 출범 1주년 이런 날이 올까 싶었는데, 정신없이 1년이 지났다. 코로나 상황을 나름.. 2020. 12. 14.
Champions League last-16 draw Man City – Monchengladbach Lazio – Bayern Atletico Madrid – Chelsea Red Bull Leipzig – Liverpool Porto – Juventus Barcelona – Paris Saint-Germain Servilla – Borussia Dortmund Atalanta – Real Madrid 20-21시즌 UEPA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표가 나왔다. 아틀레티고 마드리드 - 첼시, 바르셀로나 - PSG가 빅매치 아닐까 한다. 올해는 바이에른 뮌헨 시대가 아닌가 한다. 2020. 12. 14.
평등하지 않은 죽음, 에스와티니 수상의 코로나 죽음 죽음 앞에서는 예외가 없다. 살아있는 모든 건 죽기 마련이다. 한데 이에도 불평등이 엄연히 존재한다. 죽음을 당기는가 늦추는가는 순전히 응급의료의 힘이다. 그 유감없는 모습을 우리는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본래를 같은 뿌리에서 갈라진 식민모국 영국과 피식민국 미국에서 모조리, 그리고 여실히 확인했으니 먼저 스타트라인을 통과한 쪽은 영국이라, 이짝 또라이 수상 보리스 존슨이 코비드19에 감염되어 병원으로 후송되어 산소호흡기에 의지하며 죽느니 사느니 하는 이른바 사경을 헤매다가 기적으로 살아났으니, 그를 살리고자 영국 의료진이 집중케어를 했으니, 이런 집중케어가 없었으면 그는 골로 갔다. 더 웃기는 불평등의 선두주자는 미국 쪽 도널드 트럼프. 그가 참말로 운이 좋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첫째, 미국 의료진과.. 2020. 12. 14.
정년퇴직 앞둔 노땅 하계사가 건져낸 원주 석남사 터 어제 보여드린 우동이 새겨진 갑석 모서리 부재와 함께 나온 면석 형태의 돌입입니다. 윗쪽 도드라진 부분을 기둥(우주.탱주)새김으로 보아도 될까요! 고수님들의 지도 부탁드립니다. 아래 사진은 건물 기단입니다. 법천사 금당보다 더 잘 남아 있습니다. 꼭 1년 전인 2019년 12월 14일 원주시립박물관장 박종수는 앞과 같이 썼다. 정년 퇴임 6개월을 남긴 시점, 1년이 지난 오늘은 아래와 같이 썼다. 1년 전 부동산 개발로 사라질뻔한 석남사터입니다. 토지소유자에게는 생계가 걸린 일이었고 저는 고려가 시작된 역사의 현장을 지키기 위해 당 수치 최고점을 찍었던 피말리던 곳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토지 매입하고 발굴조사 마치고 문화재 지정 예고 중입니다. 법주 남양 홍공은 한국 중세의 시작이라고 말하죠. 그의 표현.. 2020. 12. 14.
19대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에 안병우 안병우 한신대 명예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취임 임동근 기자 2020-12-14 16:45:26 안병우 한신대 명예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취임 안병우 한신대 명예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취임(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안병우 한신대 명예교수가 14일 제19대 원장에 취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2023년 12월 13일 k-odyssey.com 한국학중앙연구원 제19대 원장 안병우(安秉佑) 박사 취임 ■ 생년월일 : 1954. 8. 17. (67세, 충북 음성 출생) ■ 現 : 덕성학원 이사장 및 한신대학교 명예교수 ■ 前 : 국가기록관리위원회 초대 위원장 ■ 임기 : 2020. 12. 14. ~ 2023. 12. 13. ■ 한국학중앙연구원 제19대 원장에 안병우 박사가 취임하였습니.. 2020. 12. 14.
여친이랑 일본여행 간 일이 죽을 죄인가? 국립발레단원 부당해고에 부친다 '자가격리 이탈' 발레리노 부당해고 인정…국립발레단 불복소송 송고시간 2020-12-14 08:00 성도현 기자 노동위, 두 차례 구제신청 인용·복직명령…공은 서울행정법원으로 www.yna.co.kr/view/AKR20201213025700005?section=culture/performance-exhibition '자가격리 이탈' 발레리노 부당해고 인정…국립발레단 불복소송 | 연합뉴스 '자가격리 이탈' 발레리노 부당해고 인정…국립발레단 불복소송, 성도현기자, 문화뉴스 (송고시간 2020-12-14 08:00) www.yna.co.kr 결국 내가 예상한 그대로다. 나는 저 이유로 해당 발레리노를 국립발레단이 해고한 일을 여론에 떠밀린 쇼라고 봤고, 질 것이 뻔하다고 했다. 그래 불복하고 정식 재판으로 간.. 2020. 12. 14.
흑백사진에 남은 미륵사, 국립익산박물관 특별전 Theme Exhibition by Iksan National Museum period : Dec. 15th, 2020 ~ Mar. 28th, 2021 일제강점기 흑백사진 속 미륵사지를 만나다 임동근 기자 2020-12-14 13:56:26 국립익산박물관 테마전 '100년 전 사진에 담긴 미륵사지 1300년' k-odyssey.com/news/newsview.php?ncode=179557218027462 일제강점기 흑백사진 속 미륵사지를 만나다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일제강점기 전북 익산 미륵사지를 흑백사진으로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국립익산박물관은 테마전 ′100년 전 사진에 담긴 미륵사지 1300년′을 15일부터 내 k-odyssey.com 국립익산박물관이 빛바랜 100년전 흑백사진.. 2020. 12. 14.
변화한 언론환경, 조두순의 경우 극성 유튜버 소굴 된 조두순 집 앞…"구독 누르면 쳐들어갑니다" 송고시간 2020-12-13 14:15 권준우 기자 백여 명 몰려 새벽까지 고성·소란…가스관 타고 불법침입 시도 방송 경쟁하다 유튜버끼리 폭력 행사하고 경찰 공무집행 방해도 하룻밤 새 주민 민원 70건…"조두순 때문에 심란한데 구경꾼들까지 난리" 극성 유튜버 소굴 된 조두순 집 앞…"구독 누르면 쳐들어갑니다" | 연합뉴스극성 유튜버 소굴 된 조두순 집 앞…"구독 누르면 쳐들어갑니다", 권준우기자, 사회뉴스 (송고시간 2020-12-13 14:15)www.yna.co.kr 대략 20년 전인가 오마이뉴스가 누구나 기자인지 시민이 기자인이 하는 캐치프레이즈를 들고서 언론계 선풍을 일으켰지만, 실상 그에 딱 맞는 시대는 20년이 흐른 지금이라, 지.. 2020. 12. 14.
해강 김규진 휘호도 1. 근대의 서화가 해강海岡 김규진金圭鎭(1864-1933)이 1920년 무렵, 금강산 구룡폭포 옆 바위에 새길 '미륵불彌勒佛' 석 자를 써달라는 주문을 받는다. 보통 큰 글자가 아니었으므로, 해강은 특별히 거대한 붓을 만들었다. 그리고 거기에 먹을 묻혀 글씨를 썼다. 근데 이쯤 되면 쓴다기보다는 그린다고 해야 맞지 않을까 싶다.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2. 해강의 대스승격인 눌인訥人 조광진曺匡振(1772-1840)이 평양 연광정練光亭에서 "먹물을 적시니 두께가 소의 허리만해진" 붓으로 전위서예를 선보였던 적이 있다. 아마 해강도 그 얘기를 분명 들어 알고 있었으리라. 3. 지금도 구룡폭 옆에는 해강의 거대한 '미륵불' 세 글자가 또렷이 남아 있다고 한다. 100년 전 그 대단했을 퍼포먼스에 쓰인 .. 2020. 12. 14.
심사자를 엿먹인 수정후 게재 무령왕릉 묘권의 '大墓'와 관련해 내가 제출한 논문심사 보고서가 나한테 들어왔다. 결론을 요약하면 '수정후 게재'였다.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수정없이 게재였고 다른 한 사람도 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한데 마지막 한 사람이 수정후 게재 의견을 낸 것이다. 그가 문제삼은 대목은 이랬다. 무령왕령 묘권에 보이는 구절 중 '登冠大墓'라는 말이 보이니 나는 이 구절의 '등관'은 지명이며 그것이 곧 백제 당시 지금의 공주 송산리 고분군을 지칭하는 명칭으로 보았던 것이다. 이에 따른다면 무령왕과 무령왕비가 죽어 3년상을 지낸 다음 그것을 등관이라는 백제 왕가의 공동묘역에 안치했다는 뜻이 된다. '등관'이 지명이라는 주장은 이미 무령왕릉 발견 직후 청명 선생이 제기한 적이 있지만, 이후 아무도 거들떠 보지를 .. 2020. 12. 14.
성난 원숭이 보고 격발해서 쓴 시[이규보] 《동국이상국전집》 제9권, 고율시(古律詩), '기 상서(奇尙書) 댁에서 성낸 원숭이를 보고 짓다' 원숭이가 무슨 성낼 일이 있다고 / 猿公有何嗔 사람처럼 서서 날 향해 울부짖네 / 人立向我嘷 아마도 너는 파협巴峽의 달빛 생각하여 / 爾思巴峽月 높직한 주문朱門에 얽매임 싫어하리 / 厭絆失門高 나도 푸른 산에 은거함을 생각하며 / 我戀碧山隱 부질없이 홍진紅塵의 시달림을 받노라 / 浪受紅塵勞 나와 너는 같은 병을 앓는데 / 我與爾同病 어찌하여 넌 사납게 부르짖느냐 / 胡爲厲聲咆 *** 국립중앙박물관 강민경 선생 글과 그림이다. 2020. 12. 14.
Season of Jjinbbang 무엇으로 허탈한 속내 채울까 하는데 눈이 내린 날 역시 그 색채로 보아 백설과 조화하는 이로 찐빵만한 것이 없다. 저 속내는 크게 팥과 야채로 대별하거니와 남영동 김녕김씨 부자는 압도적인 팥 tendancy 라, 그걸 선태한다. 모락모락하는 김은 찐빵과 응가의 프리빌리지다. 수북한 찐빵 앞에 두고선 잠시 순국선열을 생각하며 뤄순 감옥에서 산화한 안중근 의사도 상념한다. 관건은 몇 개씩 먹을까인데 언제나 내가 아들놈보다 차지 하는 몫이 많으니 오늘 보건대 저 친구 버릇이 참말로 묘해서 저 찐빵 번질번질한 껍데기는 홀라당 벗겨 먼저 먹는지라 왜 그러는지 물었더니 대답이 걸작이라 그래야 찐빵이 더 맛난단다. 백설기 같은 찐빵 마주하고 보니 이런 거 하나 제대로 잡숩지 못하고 떠난 아부지 생각도 퍼뜩퍼뜩 난다... 2020. 12. 14.
코로나 백신 접종 가속페달 밟는 미국 미 '코로나19 희망' 첫 백신 배포 시작…"이르면 14일 접종" 송고시간 2020-12-14 00:56 류지복 기자 미시간주 화이자공장서 트럭 3대, 호위속 미 전역 배포 위해 출발 290만명 투여분 16일까지 도착…"내년 1분기내 1억명 접종 예상" www.yna.co.kr/view/AKR20201214000800071?section=international/all 미 '코로나19 희망' 첫 백신 배포 시작…"이르면 14일 접종" | 연합뉴스 미 '코로나19 희망' 첫 백신 배포 시작…"이르면 14일 접종", 류지복기자, 국제뉴스 (송고시간 2020-12-14 00:56) www.yna.co.kr 미국이건 유럽이건 이제는 코로나바이러스 박멸단계로 진입했다. 우리가 방역성공이라는 신화에 자화자찬하며 들.. 2020. 12. 14.
《유종원집柳宗元集》 완역과 무령왕릉의 大墓대묘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동서양고전명저번역총서 중 '동양편'에 포함되어 《유종원집柳宗元集》이 완역돼 나오기는 2009년 7월이다. 이 동양편은 재단과의 계약에 따라 도서출판 소명출판에서 출판을 전담한다. 《유종원집》은 번역본 기준으로 전 4권. 역주자는 오수형(서울대)·이석형(중앙대)·홍승직(순천향대) 교수다. 이에 의하면 번역 저본은 오문치吳文治 등이 점교點校해 1979년 중화서국中華書局에서 나온 《유종원집》(전 4책)이라 한다. 이 《유종원집》은 그것을 받아든 내가 근 1주일만에 미친 듯이 읽은 기억이 있다. 한데 이 《유종원집》에 수록된 글 중에서도 죽은사람을 애도한 행장에 속하는 글을 읽으면서 내가 내심 놀라자빠진 데가 있다. 자꾸만 '大墓대묘'라는 표현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 大墓는 다름 아닌 무.. 2020. 12. 14.
이처럼 깔끔한 제사, 이규보가 선돌에 올린 제문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권40, 석도소제축釋道疏祭祝이란 부분에는 부처님이나 도가의 일월성신日月星辰 같은 존재에게 제사드릴 때 쓴 제문, 축문 등이 실렸다. 이란 글도 개중 하나다. 의주는 고구려의 '천정군泉井郡'이었다니 지금의 함경남도 문천, 원산 일대 어디께였던 모양이고, 입석이란 글자 그대로 '선돌'이 되겠다. 선사시대에 세운 선돌에 고려시대에도 제사를 지내셨던 모양인데, 그 제문을 보면 세상에 이처럼 깔끔한 제사가 또 있나 싶다. "신神이 의지할 곳은 이 우뚝한 돌이 서 있는 곳이며, 신信으로 받드는 제수는 저 길에 괸 빗물을 떠와서 장만하나이다. 바라건대 순수한 정성에 흠향하사 더욱 음덕의 도움을 주소서. [神所憑依。有斯石之特立。信可羞薦。酌彼潦以克禋。庶享純誠。益紆陰相。]" *** 이상은 국립박.. 2020. 12. 13.
불효자는 웁니다 "옛날 아버지께서 남쪽에 계시고 제가 서울에서 공부할 적엔 300리 길이 비록 멀다 해도 가기만 하면 뵐 수 있었는데, 지금 계시는 북녘 산기슭은 도성都城과의 거리가 몇 걸음 되지 않아 잠깐 사이에 갈 수는 있어도 간들 누구를 뵈오리까. 제 일생이 끝나도록 다시 뵈올 길이 없습니다. 말은 입에서 나오려 하나 목이 메어 사뢰기 어렵고, 다만 이 엷은 술잔으로 저의 속정을 표하오니 아, 슬프기만 합니다." ㅡ 이규보 《동국이상국집》 권37, "아버지를 위한 제문, 누군가를 대신해서 짓다[祭父文 代人行]" *** 이상은 국립박물관 강민경 선생 글이다. 2020. 12. 13.
달밤 님 생각에 눈물은 옷깃을 적시고 명월하교교明月何皎皎 밝은 달 어찌나 휘영청한지 내 비단 침상 휘장 비추네 근심 겨워 잠못 이루고 옷자락 잡고 일어나 서성이네 객지 생활 환락이겠지만 집에 돌라오는 일만 하리오 문밖 나서 홀로 방황하는데 근심걱정 뉘한테 하소연하리 목 빼고 기다리다 방에 들어서니 떨구는 눈물에 옷깃이 젖네 明月何皎皎 照我羅牀幃 憂愁不能寐 攬衣起徘徊 客行雖雲樂 不如早旋歸 出戶獨彷徨 愁思當告誰 引領還入房 淚下沾裳衣 註釋 ① 羅牀幃:羅帳。 ② 寐:入睡。 ③ 攬衣:猶言“披衣”,“穿衣”。攬,取。 ④ 旋歸;迴歸,歸家。旋,轉。 ⑤ 引領:伸頸,“擡頭遠望”的意思。 ⑥ 裳衣:一作“衣裳”。 고시십구수古詩十九首 중 하나로 《문선文選》에 수록된 순서로써 본다면 마지막 열아홉 번째다. 이 역시 2천년 전 시임에도 어디 하나 설명이 필요없다. ***.. 2020.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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