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21896

부디 다음 생엔 남자로 태어나게 해달라는 상궁 최씨의 간절한 소망 묘법연화경 妙法蓮華框 Lotus Sutra Transcribed in Korean 1626년(인조 4) 원효사 소장본이다. 상궁 최씨가 한글로 필사한 불교 경전인데, 책 마지막에는 다음 생에 남자로 태어나 성불하기를 기원하는 발원문이 있다. 본문은 한글로 필사하되, 본명을 혜원慧遠이라 밝혔으며, 사경寫經이라는 공덕을 쌓음으로써 부디 다음 생에는 남자로 태어나게 해달라는 호소가 눈물겹기만 하다. 오늘 개막하는 서울역사박물관 조선여인 전 출품작 중 하나다. 발원문은 이렇다. 發願文 尙宮崔氏慧遠 願我此身 以此功德 於當未來 變爲男子 入佛道場 參禮慈尊 聞所未聞 見所未見 永脫塵根 終成佛果 天啓六年三月 日寫 발원문發願文 상궁尙宮 최혜원崔慧遠 원컨대 이 내몸 이런 공덕으로 미래세에는 남자로 변하여 부처님 도량에 들어 .. 2023. 5. 4.
사찰문화재관람표, 면제나 무료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 대한 전가다 국가지정 문화재를 보유 관리한다는 이유로 그간 방문객들한테서 문화재관람료를 명분으로 거두는 돈이 4일을 기점으로 사라진다. 간단히 말해 이제는 관람표 내지 않고 맘대로 사찰을 들락거린다는 뜻이다. 그 직업 영향권 아래 포진한 사찰은 전국 65개. 조계종단과 태고종단이 박터지게 서로 내것이라 싸우는 순천 선암사를 제외하고는 모조리 조계종단 소속이다. 이는 이번 조치가 조계종단과 중앙정부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데서 나온 발상임을 시사한다. 하긴 조계종단이 한국불교계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세상이니 더 말해서 무엇하랴? 관람표가 면제되는 주요 사찰을 보면 해인사, 법주사, 통도사, 불국사, 석굴암, 화엄사, 백양사, 송광사, 선운사, 내장사, 범어사, 동화사, 수덕사, 월정사, 운주사, 전등사, 용주사,.. 2023. 5. 4.
문명 전환기의 2023년을 보며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2023년 현재 한국의 외교행보는 단순한 정치경제적 행보라기 보다는 문명전환의 측면이 있다. 이 문제를 보는 필자의 입장은 이렇다. 사실 20세기 이전 한국사에서 신라의 삼국통일 이후 고려-조선의 역사는 중국의 주변부 문명의 특징이 매우 강한 시대인데, 이 시기를 보는 입장 중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은, 우리가 이런 입장에 설 때 과연 번영할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이다. 필자는 중국에 의한 한국의 수탈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 역시 20세기 이전 중국과 한국의 관계는 조공체제라는 정치적 서열을 제외하면 그다지 일방적 수탈과 예속의 관계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중국문명의 특성이 과연 한국의 번영에 맞는 내용인가 하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중국문명이 가지고 .. 2023. 5. 4.
초기세형동검과 명도전 박선미 선생의 "기원전 3-2세기 요동지역의 고조선문화와 명도전유적" 논문에 나오는 지도다. 필자가 항상 생각하는 것 중에 우리나라 청동기시대에 과연 구리제련이 제대로 이루어졌을까 싶은 것이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전통시대에 구리생산이 넉넉했던 때가 없다. 따지고 보면 석검이라는 것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 것도 위세품으로서 청동검을 만들어 낼 구리의 양이 모자라서 아닐까 싶은데 흔히 용범이 나오면 청동기제련과 주조가 모두 현지에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사실 제련과 주조는 같은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일본에서 가마쿠라 시대 대불을 송나라 동전을 가지고 주조했듯이 용범이 나와도 그 주조의 재료가 어딘가에서 제련한 구리냐 아니면 이미 만들어 진 청동기물을 녹여 재주조한 것이냐는 완전히 .. 2023. 5. 4.
고무로 스이운小室翠雲(1874-1945)의 대나무 한국 근대미술사를 공부하려면 좋든 싫든 일본 근대미술사도 보아야한다. 자연스레 일본의 대가大家들도 알게 되고, 그들의 작품이 어떠한지도 익히게 된다. 특히나 일본화日本畵 하는 작가들은 화풍의 변화양상이며 누구를 제자로 두었는지 하는 것을 알아둬야 한국 근대미술사를 넘나들며 공부하기 편하다. 그중에서도 양쪽에 꽤 자주 이름이 등장하는 작가가 있다. 고무로 스이운小室翠雲 (1874-1945). 우리나라에서는 의재毅齋 허백련(1891-1977), 수운首雲 김용수(1901-1934), 소정小亭 변관식(1899-1978)을 가르친 스승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그는 남종문인화를 일본식으로 산뜻하게 재해석한 신남화新南畵의 개척자로 더 유명하다. 제자도 많이 두었고 일본 제국미술전람회, 문부성미술전람회 심사위원을 여러 .. 2023. 5. 4.
그 말 많은 김해 구산동 고인돌묘 주변을 팠더니 문제의 고인돌묘 허가없이 정비업체 맘대로, 혹은 자문이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암튼 탈법으로 정비 진행했다 해서 난리친 곳이라. 어쩌겠어? 이미 엎질러진 물, 이제라도 제대로 파제껴야 한다 해서 개판 난 그곳을 정식 발굴업체 섭외해서 발굴을 맡겼더니만 예상대로 저 고인돌묘 만들기 이전에 사람들이 일군 흔적이 드러났다 하는데 이리 된 마당에 언론을 통해 대국민 보고는 안 할 수는 없어 그 성과를 공개했거니와 보니 조사는 삼강문화재연구원이 맡았으니 문제의 정비를 부른 이곳 발굴단이라 그 수장은 최종규라, 조사 지점은 경상남도 김해시 구산동 1079번지 일원이라 암튼 저들에 의하면 저 고인돌 묘역 박석이 깔린 밑에서 청동기 취락 흔적을 확인했다는데 취락이 뭐냐? 부락과 같은 말로 마을이다. 마을 혹은 집터라 하.. 2023. 5. 3.
[학예사기고]학문후속세대와 학예연구사 http://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590627 [학예사기고] 학문후속세대와 학예연구사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문화재\'란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또는 경관적 가치가 큰 유·무형의 문화적 소산을 말한다. 현재 문화재청 통계 기www.joongboo.com '문화재'란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또는 경관적 가치가 큰 유·무형의 문화적 소산을 말한다. 현재 문화재청 통계 기준을 보면, 국가 및 시·도 지정 등록 문화재는 1만 건이 훨씬 넘는다. 2022년도만 해도 약 300건의 문화재가 새로 지정·.. 2023. 5. 3.
호랑인 죽어 가죽을 냄기고 모란은? 씨방을 남긴다. 씨방은 번식의 다른 이름이다. 번식은 본능이며 그 어떤 욕망도 이를 이길 순 없다. 왜? 그건 색욕色慾인 까닭이다. 2023. 5. 3.
연구실 최신 논문 학술지에서 채택되어 현재 In Press 상태인 논문들입니다. 조선시대 환관무덤에 대한 보고: Archaeological and Anthropological Study of the Joseon Period Grave for a Royal Court Eunuch Couple in Korea. Archaeology, Ethnology & Anthropology of Eurasia. 북극 미라에 대한 보고: Anthropological Report of Arctic People’s Mummy Found at a Medieval Grave of West Siberia. Anatomy and Cell Biology. 동아시아 소의 확산에 대한 보고: 황하유역 초기 사육소 및 시베리아 원우의 유전학적 특징을 통해 .. 2023. 5. 3.
제31대 문화재위원회 문화재위원 및 문화재전문위원 명단 자료 다 공개됐는데도 주변에서 하도 물어오는 이가 많아 이걸로 대체한다. 이번 문화재위원회는 제31대이며 문화재위원 100명과 문화재 전문위원 199명이 위촉됐다. 임기는 2023. 5. 1~2025. 4. 30이다. ◇ 전체 위원장단 ▲ 위원장 = 강봉원 경주대 특임교수 ▲ 부위원장 = 전봉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 부위원장 = 이승용 목원대 건축학부 교수 ◇ 분과위원장단 ▲ 건축문화재분과위원장 = 전봉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 동산문화재분과위원장 = 박은경 동아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 사적분과위원장 = 이승용 목원대 건축학부 교수 ▲ 천연기념물분과위원장 = 이상석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 ▲ 매장문화재분과위원장 = 강봉원 경주대 특임교수 ▲ 근대문화재분과위원장 = 김기수 동아대 건축학과 교수 ▲.. 2023. 5. 3.
조선후기라던 해인사 ‘불법승보인佛法僧寶印’에서 떡하니 1457년 제작이라는 증거가? 한국 문화재 업계에선 조선후기 신화라 부를 만한 도장이 있다. 제작시기를 가늠하기 힘들 적엔 덮어놓고 조선후기 운운한는 낙인을 찍고 만다. 보통 실제로는 이보다 올라가므로, 넉넉잡아 손해 안 볼 요량으로 조선후기라 퉁치는 것이다. 올라가면 욕을 덜 먹으니 이 얼마나 편리한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란 말인가? 해인사가 소장한 인장引章 중 하나로 ‘불법승보인佛法僧寶印’이란 성보聖寶가 있다. 이를 조사한 사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고서는 제작시기를 못 찾으니 조선후기라고 퉁치고 말았다. 송광사성보박물관(관장 고경스님)이 오는 15일 개막해 8월 15일까지 이 박물관에서 개최하는 삼보종찰三寶宗刹 소장 인장 특별전을 준비하면서 이 유물을 해인사에서 빌려와 조사와 사진 촬영을 하면서 이 도장 한 쪽 귀퉁이에서 이상.. 2023. 5. 3.
김춘추와 서역 삼국통일 국면에서 보면 김춘추의 활약이 눈부신데, 고구려, 당, 왜를 옆집 드나들듯 하는 걸 보며 요즘도 다니기 힘든 곳을 저렇게 다녔으니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 당시 신라인의 입장에서 볼 때 그 정도 활동은 드물지 않았던 것이었나 보다.당에서 인도까지의 당시 거리는 타클라마칸 사막과 티벳 고원을 우회해야 하기 때문에 직선거리를 보면 거의 유럽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의 거리였다. 이런 거리를 돌파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에서 중국, 일본을 오가는 외교란 "있을 수 있는 일"일 수도 있겠다.  나는 항상 그렇게 생각한다. 미지의 세계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은 나라는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고.  P.S.1) 이미 다 알고 있는 나라? 그런 나라는 존재하지도 않지만 전.. 2023. 5. 3.
한국고고학의 미스터리, 왜 구석기만 한글화했는가? 이 용어집 살피면 40년이 지난 지금도 참조할 만한 것이 많고, 실제 저에서 제시한 방향으로 용어 개정이 많이 이뤄졌으니, 다른 데는 몰라도 요새 박물관 같은 데서 안내문 같은 데를 보면 용어 개정이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직감할 정도라,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 이런 말을 이제 자최를 감추어 간다. 저와 같은 용어 개정안을 제시한 데가 다름 아닌 학계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물론 당시에도 일반대중에 고고학이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저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컸기 때문에 한국고고미술연구소라는 데서 저런 일을 하지 않았겠는가? 문제는 저런 개정 용어 일람을 만들고, 제출한 사람들 스스로가 전연 저 개정안을 따르지 않았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몸 따로 머리 따로 놀았으니, 저런 식으로 개선을 해야 한다고 .. 2023. 5. 3.
변신 변신 변신만이 살 길이다, 횟집 주방장이 된 학예사 정권이 빨간 당으로 넘어가서인가 뻘건 비닐 갓빠 덮어쓰고 난리다. 혹자는 상술이라 할 것이로대 본인이야 남들 시선 아랑곳없이 사니 그런 계산이 있을 리도 없다. 천상 폼 보니 인간 장기 적출해서 중국으로 팔아넘기는 면허정지 중인 돌팔이 의사 같다. 팔아야 하는 시대. 콘텐츠를 팔아야 하고 박물관을 팔아야는 시대. 저러다 홀딱쇼 하지 말란 법 있겠는가? 저 시도 용납한 거누기랑 종대도 제정신 아니긴 마찬가지라 변신하고 시도하는 그런 모습을 나는 몹시도 박수한다. 2023. 5. 2.
신당계의 절대 강자 임경업, 마침내 조기시장도 접수하다 억울하게 죽은 영웅일수록 신력이 쎄다. 넘버 쓰리가 호명함으로써 더 유명세를 탄 최여이. 이 양반 잘나가다 권력 정점에 섰다 조민수가 주도한 쿠데타에 희생되었다. 억울하게 죽었으니 원통함을 안다. 임경업(1594~1646). 이 양반 참 요란스레 살다가셨다. 무신으로 주로 평안도 지역 최전방에 배치되어 마침 흥성하던 만주 여진에 자주 맞서다 그랬는지 모르나 치유불능 문빠라 오로지 나는 명편만 든다는 명빠라 중과부적에 결국 잡혔다가 탈출하고는 명에 들어가 명군을 지휘하다 패배해 다시 청군에 포로가 되었다가 조선에서 일어난 역모사건 배후라는 의심을 받아 국내 송환 뒤 처형된다. 내막이야 무엇이건 그의 죽음을 사람들은 억울 원통으로 치환했으니 이런 사람일수록 신통력은 배가 한다. 넘버쓰리 최영이 그랬듯 임경업.. 2023. 5. 2.
환장하리만치 단아한 쪽동백 꽃 2023. 5. 2.
조명치, 비린내 풍기는 박물관 전시장 언놈인가 했더니 그놈이라 한놈만 더 있음 놈놈놈이렸다. 지 전시라고 석박사 지도교수님들까지 모셨댄다. 저 퍼름이 아마도 바다 흉내내고자 하는 얄팍한 술수다. 한데 전시장이 내내 퀴퀴하다. 어째서인가? 만져봤다. 물론 만치지 말라 했는데 그럼 재미없다. 진짜 명태다. 냄새 원천이다. 경업이 형이다. 이 양반 살아선 빛이 나지 않았지만 죽어서 천지사방 부활하셨다. 심지어 조개잡이 신이라나 뭐라나? 시끌벅적하게 준비하고 시끌벅쩍하게 소문낸 잔치 조명치가 오늘 마침내 국립민속박물관서 개막했다. 조기 명태 미르치가 조명태랜다. 창일이가 천지사방 뛰어다니면서 준비했다. 왕림들 하시어 자리 빛내주기 바란다. 이 특별전 자세한 속은 앞에 전한 바 있다. 조명치는 어디에 있는가? 국립민속박물관이 야심차게 준비한 K-밥상.. 2023. 5. 2.
동전의 용도 대개 동전이 발견되면 이렇게 생각한다. 1. 이 동전을 화폐경제에 이용했다든가, 2. 아니면 최소한 화폐가 통하는 국제무역에 이용했다든가. 한반도에서 중국제 동전이 발견되면 대개 이 둘 중 하나. 특히 현지 화폐경제에 이용했을 리 없으니, 대개는 가치저장용으로 가지고 있다가 중국과의 국제무역에 이용했으리라 보는 것 같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일본의 경우 가마쿠라막부와 송나라는 일송무역을 거쳐 막대한 양의 동전이 일본으로 흘러 들어간 것은 유명한 사실인데-. 이 동전은 일본 현지의 화폐유통용으로도 썼지만 동전을 녹여 불상 제조를 하기도 했다는 점이다. 유명한 가마쿠라 대불은 바로 이렇게 송나라 동전을 녹여 조달한 구리를 재료로 썼다는 이야기가 있고, 무려 121톤에 달한다는 이 막대한 구리 안에는 당.. 2023. 5. 2.
이른바 상형토기랑 토우장식 토기 잔뜩 모았다는 국립중앙박물관 2023 첫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이 2023년 첫 번째 특별전시로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를 재조명하는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을 개최한다고. 이를 위해 고대 신라 가야 장송葬送 의례에 사용한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를 잔뜩 모으는 모양이라 저 상형토기라는 이름부터 바꿨으면 싶다. 어디에서 굴러먹던 용어를 줏대없는 한반도 고고학도들이 덥썩 문모양이라, 저 기준대로라면 상형 아닌 게 어딨단 말인가? 암튼 이 자리는 저런 기물이 당시 사람들 생활상과 내세관을 담고 다 보고서 기획하게 되었단다. 이를 위해 저 자리엔 식민지시대에 수습했다가 재정리 사업을 통해 새롭게 복원했다는 경주 황남동 출토 토우장식 토기 약 100여 점과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토기 일괄 등 최근 발굴조사 성과까지 종합한 약 300여 점 유물이 .. 2023. 5. 2.
사람은 궁금해야 움직이는 법 신라시대 스님들이 인도를 관광 여행갔겠는가? 물어볼 것이 있어야, 궁금한 것이 있어야 목숨 걸고 구법 여행을 하게 되는 법이다. 조선 후기 일본으로 사신을 간 통신사 중 한 분이 (이름을 잊었다) 일본을 다녀와서 거기 어떻더냐는 왕의 물음에 한 대답으로, "문명화 되었습니다. 물어보는 질문을 보면 그러합니다"라는 취지로 대답을 하였다는데 (자세한 대화는 기억 못하지만 대충 이랬다), 성리학 이기설에서 결국 물어볼 만한 부분은 거의 정해져 있는데 그 부분을 찝어 물어보니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겠다는 것이리라. 책을 읽다가 너무 궁금하니 그 일본의 유학자도 조선통신사 수행원에게 와서 물어본 것이리라. 이 시기가 17세기 중반인가 어쨌던가 그랬다. 결국 그렇다. 신라승들이 당으로 무더기로 나간.. 2023. 5. 2.
종교적 열정의 시대 종교적 열정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시대가 있다. 유럽이라면 단연 중세다. 십자군의 동기를 정치적, 경제적 각종 이유를 찾아 내지만 그 어떤 것보다도 종교적 열정 그것만큼 분명하고도 강력한 이유가 있을까. 동아시아에서 이러한 종교적 열정의 시대란 결국 필자가 보기엔 구법 여행이 만연했던 서기 7세기-9세기 연간이 되지 않을까 한다. 오늘날 비행기를 타고 고속전철을 타고 가도 쉽지 않은 사마르칸드, 중앙아시아, 그리고 인도까지 도대체 어떻게 갈 생각을 했을까? 특히 신라승들은 당나라까지 가는 일도 쉽지 않은데 당에서 배우고도 지적 종교적 열정 때문에 인도로의 길을 다시 선택했다는 점. 그 열정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길이 너무도 멀어 가기는 갔지만 결국 돌아오지 못하고 거기서 죽었다는 이야기.. 2023. 5. 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