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21610

한일 영어교육의 기원 최근 한국의 국위가 상승하다 보니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은 정말 많다. 특히 한국말의 디테일 한 부분까지 구사하는 외국인을 보면 더 찬탄을 금치 못할 때가 많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나는 부분은 이들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운 기간이 생각보다 짧다는 것이다. 물론 잘 하는 사람들만 티비 등에 노출되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한국과 일본인의 경우 초중고 대학에 일반인이 되어서도 영어에 투자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외국인들보다 영어 대화가 정말 잘 안 된다는 생각이다. 한 10년 한국어를 했다는 외국인들, 특히 요즘에는한국에 장기체류도 하지 않고 다만 자국에서 배웠다는데도 유창하게 한국어를 하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내 영어도 나름 수십년의 시간을 투자한 영어인데 과연 .. 2023. 8. 13.
엄마 딴 고추를 대략 씻어 썩은 것은 갈라내고 잡물은 걸러내서 건조기에 돌린다. 옛날엔 건조기가 없어 뙤약볕에 한없이 말렸으니 비라도 오면 논밭에서 화들짝 놀라 달렸다. 참 좋은 세월이라 하겠지만 저런 편리가 늦었고 또 따는 옮기는 일은 여전히 고역이라 이 더운 날 모기한테 뜯겨가며 땀띠 나도록 일만 한다. 2023. 8. 13.
멸망의 역사를 담담하게 볼 노력 근대한국사에 식민사관이라는 것이 애초부터 없었다고 한다면 그건 착각이라고 본다. 일제시대 만들어진 한국사의 전체 뼈대는 분명히 패배자의 역사를 '그러니까 이 역사는 안돼'라는 시각에서 쓴 부분이 있었고 그런 부분은 해방이후 치밀한 고증에 의해 고쳐져야 할 부분임도 틀림없다. 이 때문에 식민사관의 극복이야말로 해방 이후 한국사학이 짊어져야 할 최대의 태스크로 간주되어 왔는데, 재미있게도 최근에는 이러한 '식민사관'-정체성과 타율성 등은 전혀 다른 이유에서 해결될 징후가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해방이후 한국이 지지리도 못살던 삼류 후진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불과 몇십년만에 도약하면서 이러한 식민사관적 파라다임은 더이상 무의미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지금 한국을 두고 '정체성'과 '타율성', '열.. 2023. 8. 13.
요즘의 고민: 너와 나를 이해하기 위해, 너와 내가 함께 나아가기 위해 나는 옛날부터 해도 되지 않아도 될 고민을 하곤 했다. 대학에 들어갈 때나 들어가서는 ‘현실과 유리된 것 같은 과를 나와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내지는 ‘지금 하는 것은 한량 놀음이나 하는 것이 아닐까’ 같은 고민을 했다. 실용학문을 하는 곳이 아닌 과를 들어가서 한다는 고민이 저런 것이었다. 저런 고민을 했을 것이었으면, 과를 선택하기 전에 했어야 했는데 고민의 스타트 지점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현실에 떠밀려서 어쨌든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나마 이 과를 나와 할 수 있는 실용적인(?) 직장에 들어와서는 별 생각 없이 다녔다. 그냥 저냥 만족하며 다닌 것이다. 최근에는 이런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박물관이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기후위기가 현실이 된 순간 아직 올해의 .. 2023. 8. 13.
[국내 박물관 현황과 연혁] 공립박물관 민간위탁 경영 포문을 연 나주복암리고분전시관 ❍ 고대 영산강문화를 알리기 위해 국가사적 나주복암리고분(3호분)을 실물 크기로 재현 전시한 전시관 ❍ 소 재 지 : 전라남도 나주시 다시면 백호로 287, 우)58280 ❍ 개 관 일 : 2016년 4월 30일[나주시 건립/운영] ❍ 등 록 일 : 2020년 3월 13일 / 1종 전문박물관 ❍ 운 영 : (위탁) 동신대학교 영산강문화연구센터 ❍ 규 모 : 부지면적 42,211㎡, 건축면적 4,031㎡ ❍ 구 조 : 지상 2층 - 전시공간, 사무공간 ❍ 시 설: 내부 - 주전시실, 부속전시실, 수장고, 영상실, 북카페, 사무실 외부 - 야외체험장, 동물축사 외 기타 - 나주복암리고분군(사적), 나주정촌고분(보물 금동신 출토) ❍ 소장유물 : 256점(전시관 내 전시 유물) ❍ 조직구성 : 관장 1명, 학.. 2023. 8. 13.
BONGGOK-SA Temple, Gimcheon https://maps.app.goo.gl/jFnE2hK1vBBUZGEXA 봉곡사 · 경상북도 김천시 대덕면 조룡리 882경상북도 김천시 대덕면 조룡리 882www.google.com BONGGOK-SA Temple, Gimcheon Traditional Temple Registration No.: Ga-92 Location: 882, Joryong-ri, Daedeok-myeon, Gimcheon According to the "Trace Epitaph of Remodeling of the Bonggok -sa," written by Yeonghyu-daesa in 1698, Bonggok-sa was founded by Jajang-daeduk during the reign of Jindeok-yeo.. 2023. 8. 13.
김천 봉곡사 대웅전 석조 석가여래삼존상 김천 봉곡사 대웅전 석조 석가여래삼존상 金泉鳳谷寺大雄殿石造釋迦如來三尊像 Stone Sakyamuni Buddha Triad at Daeungjeon Hall of Bonggoksa Temple, Gimcheon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Gyeongsangbuk-do Tangible Cultural Heritage 봉곡사 중심 전각인 대웅전에 모셔져 있는 석가여래삼존상은 본존인 석가여래와 협시인 미륵보살과 제화갈라보살로 이루어저 있다. 이 삼존상의 제작 내력에 대해 기록한 불상조성도금사적기佛像造成塗金事蹟記가 석가여래상 내부에서 발견되어, 삼존상과 함께 2008년에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사적기에 따르면 이 삼존상은 조선 현종 11년(1670)에 승려 조각가인 삼응三應 등이 조성했다. 경상도 지역에서 많이 나는.. 2023. 8. 13.
국가유산산업전, 갈아 엎고 새판 짜라 그래 역사와 전통이 일천해서라고 하자. 경주시가 만든 행사를 작년인가 재작년부턴가부터 쥐꼬리 만한 국가예산 투입해서 이제 조금은 판을 키우는 초창기라 하자. 하지만 규모가 작다 해서 그것이 표방하는 정신까지 쥐꼬리만해서야 되겠는가? 언제까지 전통안료 전통문양에 격발해 그걸로 만들었다는 굿즈 내놓고선 또 발굴현장이니 보수현장이니 해서 동원한 물품 몇 가지 내어놓고선 그걸로 문화재산업이네 어쩌네 하는 이런 동네 꼬꼬마 행사 언제까지 계속하려는가? 문화재산업이라 하니 고작 실감콘텐츠며 3D스캔이며 메타버스니 어중이떠중이 다 갖다놓고는 그것이 곧 문화재산업인양 떠드는 구멍가게 잔치 그만할 때 아닌가? 자고로 문화재산업이라면 문화재로 떼부자 재벌되기 문화재로 세계 정복하기 정도는 되어야지 않겠는가? 슈가가 대취타.. 2023. 8. 13.
시인이 죽으면 써끌도 죽는 법 dead poets' society 교육이 지금과 같아서는 아니 된다는 도화선과도 같은 영화였다. 24시간 이내에 타계한 로빈 윌리암스가 열연했다. 교재 혹은 교재와 같은 구실을 하던 참고서를 찢어발기고 그것을 씹어먹는 장면이 인상적인 기억이 있다. 그가 이 장면에서 읽어준 시는 기억에 나질 않는다. dead poets' society..이를 죽은 시인의 사회로 옮겼지만 예서 써사이어티는 우리식 학교 관념으로 치자면 써클이요 그 써클 이름이 데드 포우이츠이니, 정확히는 죽은 시인들이라는 이름의 교내 써클 정도로 옮길 수 있겠다. 물론 이 경우 써클은 콩글리시다. (2014. 8. 13) *** 의도했는지는 모르나 저 영화는 제목이 대단한 오역이었다. 지금 같음 그냥 데드 포우이츠 서사이어티라 했으리라. .. 2023. 8. 13.
정부를 호통치는 접시꽃 당신 영국 문단에서 이른바 로맨티시즘의 광풍을 일으킨 주범 William Wordsworth가 노래했다는 다음 구절.... What though the radiance which was once so bright Be now for ever taken from my sight, Though nothing can bring back the hour Of splendour in the grass, of glory in the flower, We will grieve not, rather find Strength in what remains behind; In the primal sympathy Which having been must ever be; In the soothing thoughts that sprin.. 2023. 8. 13.
선악의 이분과 적대적 변용 미국의 부시 정권이 악의 축과의 전쟁을 선언하자 국내 지식인 사회 혹은 그 언저리에서는 그것의 부당함을 질타했다. 후세인이 악인의 대명사였는지는 모르겠다. 암튼 그 비판의 이면에는 그런 전쟁을 선포한 미국과 부시정권의 도덕성을 문제삼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나는 이런 선악의 구분이 이십세기 이십일세기에도 통용한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그런 나에게 노무현 정부가 들고나온 선악의 이분법은 절망 그 자체였다. 그의 이분법보다 그것을 지지하는 일련의 흐름에 실은 경악했다. 그것은 무차별한 학살을 정당화하는 논리에 다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데 이런 비판에 저들이 늘 내세우는 반대논거 중 하나가 니들은 안그랬느냐 하면서 이승만 이래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 이르는 민주화운동 탄압과 그것을 뒷받침한 반공주의를 내세우기도.. 2023. 8. 13.
워즈워스 The Prelude가 촉발하는 회한 얼마전 간만에 교보 나갔다가 외국문학코너를 훑어보다 눈에 띄기에 샀다. 아직 손대지는 못했다. 역주본이라 한쪽엔 원문 반대편엔 번역을 붙였다. 이미 이백년전이라 지금 영어와 많이 달라 원문 밑엔 각종 주석을 덧댄 노작이다. 학부 수준에서 이 프렐루드는 영문학사 개론 시간에 앞대가리만 보는 정도로 지나치지만 대작이다. 내가 무에 거창한 학구열에 불타서 샀으리오? 그냥 그 시절 회한에 손길이 갔을 뿐이다. 같은 서가엔 전질에 가차운 예이츠 역주본이 있더라. 예이츠는 구득하지 못했으나 조만간 지를 듯하다. (2014. 8. 13) *** 이후 간간이 저 워즈워스 The Prelude 는 읽다말다 하다 지금은 서재 어디로 밀려났는지도 모르겠다. 나이 들어가며 느는 건 회한밖에 없다. 무엇에 대한 회한일까? 그걸.. 2023. 8. 13.
농업은 그 자체가 환경파괴 개발과 오염이 싫다며 농촌으로 시골로 산속을 향하곤 한다. 하지만 농업 자체가 실은 환경 파괴의 주범이다. 가을녁 벼로 온통 누른 들녁을 바라보며 혹자는 젓소부인 몇배나 되는 거대한 젓통 드리운 젓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대관령 목장을 바라보며 목가와 자연을 꿈꾸겠지만, 그 자체가 필연의 환경 파괴 소산이다. (2015, 8. 12) *** 돌이켜 보면 상식을 파괴하는 이런 어처구니가 한둘이리오? 2023. 8. 13.
읍내 사통팔달 떠나 초등학교 교정으로 간 계배기 구자곡초등학교 내 계백장군상과 군청 앞 계백장군상 (2016. 8. 13) *** 본래 부여 읍내 지금 성왕 상이 들어선 그 지점 사통팔달하는 자리에 있지 않았나 해서 부여 심상육 선생한테 부탁해서 그 소재를 탐문해서 당시 그가 찍어준 사진들이다. 현장을 아직도 나는 확인하지 못했다. 안내판에 의한 저 조각 내력은 다음과 같다. 제막일 : 1966년 7월 31일 제작지: 윤석창尹錫暢(1936년 5월 2일 생, 조각가) 설치이력 : 이 계백장군동상은 1965. 10 - 1966. 7까지 당시 부여 백제중학교 미술교사 윤석창 선생님(1975년 작고)이 제작하여부여군청 광장에서 전 김종필 국무총리 주관으로 제막식을 성대히 치른 작품으로 1980년대초 논산시로 옮겨와, 1985년경부터 현 구자곡초등학교 교정에 .. 2023. 8. 13.
2016 한국의 성곽 특집 월간미술 최신호가 한국의 성곽을 특집으로 마련했다. 이 잡지가 이 기획을 할 무렵에 한두 마디 거든 인연으로 내가 과분하게도 한 꼭지를 맡았다. 나는 정비복원의 실상을 교각살우라는 키워드로 짚어봤다. 발굴 부분은 한백문화재연구원장 서영일 형이 집필하고 조선시대 도성 관방체계는 조두원 박사가 했다. (2016. 8. 13) *** 하도 이곳저곳 싸지른 글이 많아 기록 차원에서 적기해 둔다. 2023. 8. 13.
식민지시대 책값, 금값에 연동한 조선은행권 1) 일제강점기, 조선은행권은 금태환이라고 해서 화폐가치가 금값에 연동되어 있었다. 명목상 1원은 금 0.2돈. 곧 금 1돈이 5원이었다. 지금 금 1돈에 35만원 남짓이라니 1원이면 대강 7만원쯤. 2) 지난번에도 한번 말했는데 그 시절 어지간한 연활자본 문헌 가격이 3~4원이었다. 지금 한 권에 20~30만원짜리 책이라고 하면 어마어마한 호화판이거나 그럭저럭 드문 고서 정도? 그때 책값이 결코 싼 게 아니었다. 3) 금값 기준으로, 일제 때 1만원이라면 대략 7억원으로 환산할 수 있겠다. 언뜻 적게 느껴질지도 모른다마는, 기와집 한 채가 2천원이었다니 1만원의 실질가치는 7억 그 이상이었을 터. 그렇다면 그 액수를 아무렇지 않게 차용할 수 있었던 이의 부는 얼마나 컸다는 얘기일까. 2023. 8. 12.
[공립박물관을 진단한다] (1) 같은 사안을 바라보는 극단의 눈 같은 사안을 어찌 바라보느냐에 따라 대처 방안 역시 달라지기 마련이라 지방자치제 재도입 이래 지역을 활개하는 박물관 신설 증축 움직임 또한 마찬가지라 내가 비록 이를 위한 기초 조사에 막 들어가고, 또 전국 이백여 군데 이른다는 지역 공립박물관 중 이제 겨우 열 군데. 남짓한 실질 조사와 관련 취재를 한 데 지나지 않으나 그렇다고 내가 이른바 문화재업계라 해서 발 담근지 물경 25년이라 그에서 보고 들은 것이 어찌 허투루하기만 하겠는가? 이 지역 공립박물관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가장 중요한 데가 중앙정부, 구체로는 박물관 미술관 인허가 평가라는 권능을 장착한 문화제육관광부의 그것이 가장 중요한데 왜인가? 목줄을 쥔 까닭이라 언제까지는 신축하라 독려만 하던 문체부가 야금야금 통제를 강화하다가 요새는 평가인증.. 2023. 8. 12.
느티나무 숲을 갈아치운 장성 땅 사쿠라 동산 1926년 04월13일 《每日申報》에는 호남제일의 장성앵화 기사가 있다. 여기 앵화櫻花는 앵두꽃이 아니라 벚꽃이다. 장성읍 성산리 동산공원이 그곳이란다. 사진으로 보면 상당히 이른 시기에 벚나무를 식재한 듯하다. 동산공원을 지나는 옛 호남대로는 남면 영신역부터 장성 갈재까지 느티나무가 줄지어 선 아름다운 길이었다. 장성을 지난 구봉령(具鳳齡, 1526~1586)이 자꾸 槐라고 쓴 것은 이 괴목을 이르고 기정진(奇正鎭, 1798~1879)은 〈호상사〉에서 줄지어 늘어선 관괴(官槐)라고 썼다. 관에서 심어 가꾸었던 느티나무였던 듯하다. 그러나 1926년이면 이 관괴들이 거의 사라진 듯하다. 이후 동산공원에는 동산신사가 세워졌고, 근래에는 은행나무가 식재되었다가 뽑아 옮겼다. 2023. 8. 12.
김천 봉곡사 명부전 목조지장삼존상 및 시왕상 김천 봉곡사 명부전 목조지장삼존상 및 시왕상 金泉鳳谷寺冥府殿木造地藏三尊像十王像 Wooden Ksitigarbha Bodhisattva Triad and Ten Underworid Kings at Myeongbujeon Hall of Bonggoksa Temple, Gimcheon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Gyeongsangbuk-do Tangible Cultural Heritage 봉곡사 명부전에 모셔져 있는 목조지장삼존상 및 시왕상은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무독귀왕과 도명존자로 이루어진 삼존상과시왕상을 비롯한 총 19구의 불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조선 숙중 16년(1690)에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명부전을 다시 지으면서 함께 봉안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김천 지역에 남아 있는 지장살존상 가운데 가장 이.. 2023. 8. 12.
본문을 유도 호도하는 서양 제목 vs. 다 쑤셔박는 동아시아 타이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염경화 과장이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소개한 어느 책자라 나는 접하지 못했다. 다만 내가 이야기하고 하는 바는 제목이다. 식인종 여행과 유리상자 라는 메인타이틀, 그리고 비판과 성찰의 박물관 인류학 을 표방한 부제. 저 메인타이틀이 원서를 그대로 직역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국내서 출판사나 역자가 생각해낼 수 있는 제목이 아닐 것이므로 나는 원서 제목을 직역했다고 본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왜 우리는 책 제목이 하나 같이 천편일률하나 이거다. 저 제목만 봐도 우리는 저 책이 소위 국내 창작서가 아니요 번안임을 직감한다. 왜? 우리 대가리는 곧 죽어도 저 부제에 들어간 저런 제목, 혹은 무엇에 대한 연구 따위를 표방한 제목을 잡을 수밖에 없는가? 물론 저런 제목에 대한 우려가 없지.. 2023. 8. 12.
가을 문턱으로 가는 고향 유난한 비에, 또 태풍에 오죽 곡절 많았는가? 선친이 남긴 쥐꼬리 만한 새논에 나가니 그 상흔 오롯해 사과는 절반이 곰보다. 폭포수 휩쓸고 간 시내엔 버드나무 물길 따라 자빠졌고 손주놈 벌거지 잡는 와중에 할매는 고추 따서 말려려는 중이다. 저 고추 말린다고 뙤약볕을 얼마나 씌었는지 요새야 건조기라 해서 전기로 잡아돌리면 순식간에 이집트 미라마냥 바짝 구워서 나온다. 호박이 황달 기미 완연하고 거미는 얼마나 쳐먹었는지 배가 땡땡하다. 가을은 그렇게 또 왔다. 2023. 8. 1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