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문관을 넘지 못하는 봄바람
한시, 계절의 노래(83) 양주사(凉州詞) [唐] 왕지환(王之涣) / 김영문 選譯評 황하는 저 멀리흰 구름 사이로 오르고 한 조각 외로운 성만 길 산에 우뚝 섰네 오랑캐 피리 하필이면「버들 노래」로 슬퍼하나 봄바람은 옥문관을넘지도 못하는데 黃河遠上白雲間, 一片孤城萬仞山. 羌笛何須怨楊柳, 春風不度玉門關. 당시(唐詩) 중에서 변방의 애환, 고통, 고독, 용기, 기상 등을 읊은 시를 변새시(邊塞詩)라고 한다. 왕지환(王之渙), 왕창령(王昌齡), 고적(高適), 잠참(岑參) 등이 이 시파에 속한다. 이 시를 읽으면 우선 첫 구절에서 특이한 느낌을 받게 된다. “황하가 저 멀리 흰 구름 사이로 올라간다”는 표현이 그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백의 「장진주(將進酒)」 첫 구절과 방향이 정 반대다. “그대는 ..
2018. 6. 20.
개국(開國)과 건복(建福), 진흥왕과 진평왕의 나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을 보면, 삼국 각왕이 정확히 언제 태어났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을 발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으니, 이는 생일(生日)의 탄생과 밀접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은 누구나 기념하는 생일이 삼국시대 당시에는 의미가 없거나, 거의 없었으니, 개인 일생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해 어느 날에 태어났느냐가 아니라, 어느 해 어느 달 며칠에 죽었느냐가 더욱 중요했으니, 이는 바로 기일(忌日) 때문이었다. 생일을 기념하지 않았으되, 제삿날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무령왕릉 묘권(墓卷)을 봐도, 무령왕이 죽을 때 62세였다는 사실만 적기했을 뿐, 정확히 몇월 며칠 몇시에 태어났는지는 알 수가 없다. 반면, 죽은 시점은 정확히 기록했으니, 이 역시 기제사 때문이었다. 사정이 이러했으니, 중국사..
2018.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