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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찍은 이규보 문집 《동국이상국집》 이규보 문집인 《동국이상국문집東國李相國集》은 현존하는 그 체제 골격이 다름 아닌 이규보 본인 뜻에 따랐으며, 나아가 그의 생전에 출판을 목전에 두었다는 점을 우선 주목할 만하다. 그 문집 앞에 붙은 그의 연보年譜에는 그의 아들 이함李涵이 쓴 서문이 있으니, 이로 보아 이 연보 또한 그의 생전, 혹은 늦어도 이규보 죽음 직후에는 이미 정리됐음을 본다. 이는 저 문집이 철저히 이미 이규보 당대에 후세를 위해 준비된 출판기획이라는 뜻이다. "함涵이 옛사람 문집과 연보를 보니 모두 연보 중에 그 저술한 본말과 이유를 소상히 적어 서로 참고가 되도록 하였으나 대개 옛사람 시집詩集이 꼭 저술한 연월을 표시하지는 않은다. (그럼에도 연원을 표시한 경우는) 무엇에 의거하여 소상하게 실었는지 모르겠다. 지금 가공家公(아.. 2023. 3. 2.
경주지역 최신 발굴성과 보고회 누구 소행인지 안내 팜플렛을 참 잘 만들었다. 2023. 3. 2.
가야의 시스템, 신라의 시스템 5월 말까지 일본에 투고해야 할 원고가 있어 현재 인도에 대한 원고를 작성 중이다. 원고를 쓰다 보니 이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정치 체제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인더스 문명은 잘 알다시피 왕릉도 없고 무덤을 파보면 빈부차 없이 동일한 형식의 무덤만 나온다. 그런데도 인더스문명의 도시 유적을 보면 이건 당대 최고 수준이다. 도시가 바둑판처럼 구획되어 있고 도시 주변에는 거대한 저수지가 둘러싸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이런 도시가 5천년 전 것이 나오면 발칵 뒤집힐 것이다. 5천년 전에 이미 대제국이 있었다고. 그런데 정작 인더스문명 연구자 사이에서는 아직도 이것이 과연 국가단계인지 아닌지에 논의가 분분하다. 왕릉도 없고, 권력이 일부에게 집중된 흔적이 잘 안보이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전쟁과 폭력의 흔적도.. 2023. 3. 2.
제주의 DDP, 성산 고성리 아파트 제주는 조선시대에 고을 세 곳으로 나뉘어 있었다. 조선 태종 16년(1416) 제주목濟州牧·대정현大靜縣·정의현旌義縣 이렇게 고을 세 곳으로 제주 땅을 새롭게 편제한 것이다. 이를 제주 삼읍三邑이라 한다. 개중 정의현 중심지 읍성은 본래 성산 일출봉 근처에 두었다. 하지만 너무 치우쳐 백성들이 불편해하고, 또 왜구라든지 뭐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 7년 만에 자리를 옮기니 지금의 성읍민속마을이 바로 정의현 읍성 자리다. 그렇다고 옛 읍성을 당장 헐어버리거나 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지금도 성산 고성리古城里에 고古정의현 읍성 자취가 남아있다고 해서 (올해 박물관에서 낼 책에 사진을 실을 겸) 답사를 와 보았다. 보고서에는 북쪽 벽이 꽤 뚜렷하게, 높고 길게 남아있다고 했는데 내가 초행이라 그런지 찾아가기가 너무.. 2023. 3. 2.
사반세기 압박붕대 고문당하는 탑골공원 원각사탑 종로구가 성역화 재정비를 선언한 탑골공원 삼일절 기념식이다. 정문헌 구청장이 그 선언을 하고 그 추진위원장으로는 이종찬 전 국정원장을 모셨다. 조선이 민주공화정임을 선언한 독립선언서 발표장이라는 역사성을 고려해 칠대종단 대표들을 추진위원으로 위촉했다. 이리 거창하게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없지는 않다. 성역화 골자는 이미 공포된 대로다. 원각사탑은 저 보호각을 해체하며 뇐네들 오줌갈기는 변기로 변질한 저 담장은 역사성도 전연 없고 무엇보다 시민공원이라는 취지와는 전연 맞지 않아 철거한다는 것이다. 볼수록 웃기는 작태가 원각사지탑을 보호한답시며 저 따위 짓거리를 일삼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 산성비 비둘기똥에 대리석탑이 훼손된다 하자. 그렇다고 저 따위로 탑을 고문한단 말인가? 저런 작태가 문화재청과 문.. 2023. 3. 1.
기삼연奇參衍〈백석헌에 차운하다[次栢石軒韻]〉 소생의 늘어뜨린 머리 지금까지 검은데 晩生髫髮只今蒼 여기서 함께 가르침 받던 일 떠오릅니다. 感昔頻同鯉對堂 사랑채 덮은 동백 그늘 더욱 짙푸른데 覆屋栢陰靑勝黛 백석헌 숨결 잃고 서리 맞아 썰렁해라. 戴軒不氣冷侵霜 아끼던 물건과 고향은 길이 변함없건만 敬㘬桑梓長無替 문미에 편액이 걸려서 집엔 빛이 납니다. 扁入門楣奧有章 심사는 세한에도 철저히 바꾸지 않았으니 心事歲寒峭不轉 우리집 걸출한 분을 의지하고 우러릅니다. 依瞻宗黨白眉良 [해설] 호남창의대장 성재(省齋) 기삼연(奇參衍, 1851~1908)이 삼종형(三從兄) 기양연(奇陽衍, 1827~1895)의 백석헌(柏石軒)에 차운한 시이다. 오늘날 장성군 황룡면 아곡리 하남 마을 행주 기씨 대종가인 하남정사 사랑채가 백석헌이었다. 기양연은 홍문관 교리(弘文館校理).. 2023. 3. 1.
[2023 런던 풍경] (2) V&A “한류! Hallyu! Korean Wave” by 장남원 우리가 런던에서 꼭 가보곤 하는 V&A(Victoria & Albert Muaeum)는 좀 더 정확히 하면 V&A South Kensington이다. https://www.vam.ac.uk/ 왜냐하면 V&A Dundee가 스코틀랜드에 있고 https://www.vam.ac.uk/dundee 웨지우드 공장본사가 있는 스톡온 트렌트의 역사관과 아카이브가 V&A에 귀속되었으며 https://www.worldofwedgwood.com/content/va-wedgwood-collection 2023년 여름, 런던의 베스널 그린 구역에서 Young V&A가 개관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https://www.vam.ac.uk/young 게다가 2024년에는 올림픽공원 구역에 V&A East가 개관을 예고하고 있다... 2023. 3. 1.
자연유산법 독립 분법의 의미 자연유산, 유네스코 기준 맞춰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한다 김예나 / 2023-02-28 10:08:58 '자연유산법' 제정안 국회 통과…하위법령 제정 등 정책 기반 갖출 예정 https://k-odyssey.com/news/newsview.php?ncode=179546587955622 자연유산, 유네스코 기준 맞춰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한다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희귀한 동·식물, 지질, 천연보호구역 등 자연유산의 유형별 특성에 따라 보존·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문화재청은 ′자연유산의 보존 및 k-odyssey.com 문화재 관련 법령은 1962년 1월 10일 법률 제961호로 시행에 들어간 문화재보호법을 모법으로 삼는다. 모든 관련 법령은 그 분법分法이라, 그 법을 모태.. 2023. 3. 1.
고려는 귀족사회가 아니다 이 글은 여기 여러 번 쓰는 것 같고 김단장도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 고려는 귀족제가 아니다. 학계 논의를 보면, 고려가 귀족제라고 한다면 무엇을 귀족제라고 부르는 것인가 하는 논의가 자주 반복되는 것을 보는데 이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쉽게 말해서 귀족제라고 먼저 정의해 놓고 그게 뭔지를 설명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고려, 특히 무신정권 이전을 굳이 귀족제라고 구분해 놓는 이유는 필자가 보기엔 이렇다. 첫째, 무신의 난 이전과 이후에 뭔가 시대적으로 큰 변화가 있어 다른 사회로 불러야 할 것 같다는 생각. 둘째, 여말선초의 개국 세력을 "신진사대부"로 붙여 놓은 이상 고려 전기는 더더욱 이 시대와는 다른 사회로 불러야 할 것 같다는 생각. 셋째, 뭔가 고려전기는 중국의 당대 이전,.. 2023. 3. 1.
수건 뒤집어 쓰고 이규보한테 밥을 빈 여인 넌 비록 사인으로 태어났으나 / 汝雖生士族 밥 비니 이미 비천하게 되었다 / 丐食已云卑 다시 또 무엇이 더 부끄럽다고 / 更亦懷何恥 다 떨어진 두건 뒤집어 썼더냐 / 猶蒙破羃䍦 - 후집 권8, 고율시, "어떤 사인士人의 딸이 밥을 빌러 왔기에 밥을 주고 나서 시를 짓다" *** 편집자注*** 사인이란 조선시대로 말하면 양반쯤 된다. 집이 곤궁해져 거지가 된 모양이라 이규보 집에 밥 달라 왔지만 차마 쪽팔려 얼굴을 드러내지 못해 수건을 뒤집어 쓴 모양이다. 그 모습이 측은했는지 그 감상을 적었으니 그 딸과 그 집안은 요새 같음야 두 번 조리돌림당한 셈이니 이규보가 더 원망스럽지 않겠는가? 물론 백운거사는 그 사인과 딸을 몰명沒名했지만 당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았을 것이다. 2023. 3. 1.
안중근 본인은 빠진 그의 가족사진 안중근 의사 사형 집행 5분 전…마지막까지 품었을 사진 이주상 기자입력 2023. 2. 28. 21:21수정 2023. 2. 28. 21:51 https://v.daum.net/v/20230228212106521 안중근 의사 사형 집행 5분 전…마지막까지 품었을 사진 113년 전 안중근 의사가 순국 직전까지 가슴에 품었던 가족 사진이 복원을 거쳐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재판 과정을 기록한 화첩과 안 의사가 남긴 글씨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주상 기자 v.daum.net 기사 제목이 감성적으로 나왔습니다만 사실 관계를 따지자면... 안중근 의사는 안 의사 본인이 빠진 가족 사진을 심문 과정에서 세 번 정도 본 것으로 드러납니다. 첫 번째는 가족 사진을 내밀자 자신은 가족이 없다며 난 가족이 없다며 부인했을.. 2023. 3. 1.
연구실 논문 신간: Parasites, Hosts, and Diseases 을지대 오창석 교수와 공동으로 작업했고 다른 공동연구자분들도 참여하신 연구가 최종 출판되었습니다. Updates on parasite infection prevalence in the Joseon period based on parasitological studies of human coprolites isolated from Oh, Chai, Min, Oh, Seol, Song, Shin, and Seo: Updates on parasite infection prevalence in the Joseon period based on parasitological studies of human coprolites isolated from archaeological sites in the cities of E.. 2023. 2. 28.
비전일제 대학원생 모집 서울의대 생물인류학 및 고병리학 연구실은 조선시대 인골 등을 대상으로 당시 우리 조상님들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육안 분석과 통계학적 검토를 주 기법으로 당시 사람들의 건강과 질병에 대한 내용에 대한 연구가 주 내용입니다. 연구실 관련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s://paleoshin.blogspot.com/ Bioanthropology and Paleopathology in Asia Dong Hoon Shin. Professor and Chair, Lab of Bioanthropology, Paleopathology and History of Disease (also Comparative Anatomy and Zooarchaeology Lab), Dept of.. 2023. 2. 28.
이건희 vs. 안중근, 뭔가 애잔한 서울 남산 안중근기념관 전시홍보 백자전 보러오셨을 때 에스컬레이터 내려오자마자 옆으로 살짝 눈을 돌리시면 안중근 전시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 보물로 지정된 유묵 과 가장 최근 일본에서 환수한 유묵 을 선보입니다. 오디오가이드에 전시설명이 백자전과 통합되어 있고, 간단한 소책자와 전시연계 체험교구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백자전과 달리 예약 없이 바로 보실 수도 있습니다. 어제 프리뷰에 이어 오늘부터 일반 관람 오픈입니다. 많은 관람 부탁드립니다. #超越 #과거와현재국경을넘어만나다 #안중근 #보존지원사업성과공개 #리움 #안중근의사기념관 *** 편집자주 *** 남산 자락 안중근기념관 이주화 선생 당부다. 같은 남산 자락 문화시설로 지척인데 하필 같은날 리움 백자전이 오픈한 날 같은 리움에서 저 전시를 오픈한 모양이라 안중근이 이건희에.. 2023. 2. 28.
돈이 없어서 책을 못 산다고? 그럼 베껴! 도요토미 히데요시(1536-1598)를 좋아하는 한국인이 있을까? 한국인으로서는 7년 전쟁을 이끈 왜구 두목 이상의 평가를 주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일본인이 보기에 도요토미는 오다 노부나가(1534-1582), 도쿠가와 이에야스(1542-1616)와 더불어 전국시대 삼걸三傑로 꼽히는 무장이자 흙수저 성공신화를 이룬 경세가다. 그 인기는 도요토미 정권을 끝낸 에도 바쿠후 시절에도 식지 않았다. 바쿠후는 도요토미와 관련된 서적을 금서로 지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만, 그럼에도 일본 서민들 사이에서 그의 인기는 여전했다. 때는 분세이 6년(1823), 후루시마(古島邑)라는 곳에 요시다 아무개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제법 글자를 알았던 그는 어느 날 소설을 읽고 싶다는 욕망에 사무쳤다. 하지만 소설을 살 .. 2023. 2. 28.
늑도유적에서 온돌? 울산문화재연 "사천늑도유적서 국내 가장 오래된 온돌시설 발견" 김동민 / 2023-02-24 18:11:13 "판석으로 조립한 온돌 희귀…삼한시대 남부지역서 매우 드물어" https://k-odyssey.com/news/newsview.php?ncode=179572679348484 울산문화재연 "사천늑도유적서 국내 가장 오래된 온돌시설 발견" (사천=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경남 사천시는 사천늑도유적에서 국내 가장 오래된 온돌 시설이 발견됐다고 24일 밝혔다.시는 문화재청으로부터 국비를 지원받아 시행하는 학술발굴조사에서 온 k-odyssey.com 사천 늑도유적이야 중요성을 새삼 말해서 무엇하랴. 사천시에서 사천늑도유적 학술발굴조사를 계획하고는 조사단으로는 울산문화재연구원을 선정한 모양이라, 그래서 파.. 2023. 2. 27.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 이규보한테 쌀을 꾸는 백수 1주일 1이규보도 사실 벅차지만, 일요일이니 비축분 푼다 생각하고 하나 더 올려본다. 앞서도 여러 번 봤지만 우리의 백운거사, 이규보 선생의 형편은 그닥 넉넉지 못했다. 과거에 급제하고 벼슬길에 올랐어도 빠듯한 살림살이를 한탄하는 문구는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 고수는 많다. 오죽하면 주변머리없는 이규보에게까지 쌀을 꾸는 사람이 다 있었다. 동년同年이라고 하니 이규보와 같은 해 과거에 붙은 인물인가본데, 관직을 얻지 못한 백수 신세였던 모양이다. 얼마나 급했으면 상대가 궁중에서 숙직을 서고 있는데 집도 아니고 그쪽으로 편지를 다 보냈겠는가. 당직근무 서고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궁 밖을 나서려다 그 편지를 본 백운거사는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는지. 얼마 전까지 같은 처지였던 자신.. 2023. 2. 27.
경희대 홍종하 교수 국가 중견연구비 지원 받게 됨 우리 연구실 출신 홍종하 교수 (경희대 연구교수)가 동물고고학에 대한 연구로 향후 3년간 중견연구자로 국가지원을 받게 되었다. 본인이 열심히 한 덕이 가장 크고, 홍 교수 작업이 고고학 및 융합연구 분야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쾌거라 하겠다. 우리 연구실을 거쳐간 오창석 (을지대) 교수와 홍종하 (경희대) 교수가 착실하게 학계에 뿌리 내리고 있는 것 같아 매우 기쁘다. 앞으로 고고학계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재목으로 두 사람 모두 대성하기를 빈다. *** 편집자注 *** 홍 교수 본인은 그의 fb 계정에 이 일을 이렇게 썼다. 오늘 2023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3년)에 선정되었다는 알림을 받았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더욱 열.. 2023. 2. 27.
이규보가 증언하는 이웃 기생집 화재 하늘에 닿은 불꽃 노을처럼 붉더니 / 連天赫焰劇霞丹 연기 속 미인 울음 어슴푸레 들리네 / 暗聽煙中哭翠鬟 무정한 화재는 어찌 그리 심했던가 / 回祿無情何大甚 화장대며 춤추는 집 모두 타버렸네 / 粧臺舞館總燒殘 - 후집 권5, 고율시, "이웃 기생집에 불이 나다隣妓家火" 2023. 2. 26.
고창팸투어 이틀째 - 고창읍성 만주개장수 1박2일로 예정한 연합뉴스 K컬처아카데미 고창팸투어 마지막날 이틀째는 저곳을 시발로 삼았으니 아침은 어제 꽃샘추위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아 다소 쌀쌀하긴 했지만 무엇보다 바닷바람 매섭던 어제 해변에 견주어선 오늘은 내륙이고 서리가 짙긴 했지만 이내 봄날씨로 완연히 바뀌어 전날보단 한결 돌아다니기가 수월했다. 일명 모양성牟陽城인 고창읍성이야 나로선 계절 달리하며 무수히 밟은 데이긴 하지만 팸투어 참가자들은 달라 미답이 많았으니 무엇보다 사방을 조망하는 그 빼어난 광경과 해미읍성 버금하는 성벽 잔존상태에 찬탄하지 않을 이가 있겠는가? 다들 지르는 탄성이 나로선 더 흡족할 수밖에 없었다. 보통 남쪽에 대문을 두는 것과는 달리 북쪽 공북문拱北門을 대문으로 설정한 읍성은 왼편 동쪽 성벽을 따라 일주했으니 성 안쪽 .. 2023. 2. 26.
일본학계에의 투고 이전에도 한 번 이야기 한 듯한데, 우리 연구실은 그동안 논문 투고는 거의 영어와 국문으로만 이루어졌다. 최근에는 필자의 연구 주제가 약간 방향을 틀면서 일본학계와 관련된 부분이 많이 생기게 되었다. 이 논문들은 투고하기가 참 까다롭다. 우선 영어권 독자들은 관심이 없다. 한국과 일본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 관심을 갖는 독자들이 거의 없다는 말이다. 양국의 고고학-인문학자들이 영어권 논문을 거의 읽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이 주제의 논문을 영어로 써 내는 것은 사실상 사장된다는 말과 같다. 국문으로 쓸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 관련 당사자인 일본 학계의 반응을 받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일본 학자들의 경우 국문 학술지를 매우 선택적으로 읽고 있다는 생각이다. 결국 관련 연구자가 읽지 않는.. 2023.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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