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22243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조선은 아전들에게... 제목 그대로다. 나는 조선시대를 보며 풀지 못할 의문이 하나 있다. 도대체 조선은 무슨 생각으로 향리(아전)들에게 엽전 한 푼 안주고 부려 먹을 궁리를 했을까? 놀랍게도 조선시대 아전은 자기가 아전 노릇한다고 해서 어느 곳에서도 돈 한 푼 받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아전 노릇은 대대로 세습되었다. 미칠 노릇아닌가? 무료봉사를 대대로 하라니. 나는 그래서 춘향전의 이방만 보면 슬프다. 가렴주구를 조선시대 이방에게 뒤집어 씌우는 자들은 전후사정 모르는 사람들이다. 나라에서 하라 해서 일을 했는데 돈 한 푼 못받으니 남은 것은 삥 뜯는 방법, 횡령하는 방법 말고 생계수단이 뭐가 있으랴? 이 말은 내가 가끔 농담 삼아 주변사람들에게 이런 거 알고는 있냐고 물어보는데 대부분 믿지를 않는다.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2022. 10. 11. 생활인으로서의 사무라이 사무라이 하면 툭하면 칼을 빼들고 할복하겠다고 설치는 괄괄한 무장을 연상할지 모르겠지만, 이런 부류의 사무라이가 역사에서 주류로 올라본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생활인으로서의 사무라이가 있을 뿐. 이때문에 전국시대에는 주군에 대한 충성심 없이 이탈을 밥먹 듯 하는 무사가 즐비했고 (그나마 붙어 있던 이들도 먹고 살자니 그런것이지 사무라이 정신? ㅋ 그딴 거 없었다) 에도시대에는 주어진 쥐꼬리만한 봉급을 수령하기 위해 악착같이 부업을 하는 하급무사가 천하에 가득했다. 메이지유신기, 사실상 변혁의 주동이 되었던 사람들은 바로 이러한 사람들이다. 소위 말하는 하급무사들. 메이지유신 주역에는 상급무사출신이 거의 없다. 상급무사 출신도 없는데 공가 출신은 있을 리가 없다. 간신히 먹고 살던 생활인 사무라이들이.. 2022. 10. 11. 고쿠다카(석고제)를 쉽게 이해 하는 법 에도시대 일본에는 고쿠다카(석고제石高制)가 있다. 위로는 쇼군의 직접 다스리는 천령부터 아래로는 사무라이 말단 관리까지 일년에 얼마를 산출하고 녹봉으로 받아가는지가 표기되었는데-. 쉽게 이해하는 방법을 써 본다. 전기밥통에 밥을 할 때 주는 자판기 커피 종이컵 만한 계량 컵이 있다. 이 계량컵의 크기가 정확히 1홉이 된다. 1홉은 일반인이 밥을 지어 먹을때 하루 두끼, 하루를 먹는 양이다. 이것은 지금도 그렇다. 전기밥통에 계량컵으로 한컵 밥을 하면 남자들 둘이 먹기에는 약간 양이 적고, 남-녀가 먹으면 딱 맞고 여자 둘이 먹으면 남는다. 대략 전기밥통 계량컵 한컵이 1홉이 되는데. 바로 하루에 한홉씩 1년을 먹을수 있는 양이 바로 1석이다. 따라서 1석이라 하면 사람 한 명이 1년 동안 먹을 수 있는 .. 2022. 10. 11. 신라장적문서에서 신라의 산성을 본다 삼국시대 말, 신라의 땅에 만들어진 산성들은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그 정밀함, 규모, 군사적 입지, 전략적 측면에서 매우 탁월하게 보인다. 당시 정립한 삼국이 모두 비슷했을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런 규모의 정밀한 산성이 구축된것은 아마도 신라땅이 확연했던 것 같고, 이런 추세가 신라의 삼국통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이런 산성이 만들어지려면 무엇이 필요했을까? 판도안에 존재하는 촌락민에 대한 엄정한 파악이다. 인구와 생산력이 정확히 파악되어야 성을 쌓던 군사를 만들던 했을 것 아닌가? 이런 의미에서 신라장적 문서를 본다. 현재 2종이 일본에서 파악된 이 문서를 보면, 인구부터 각종 생산물의 물량까지 정확하게 파악되어 있어 신라의 "둠스데이북"이라 할만하다. 역사서에는 남아 있지 않지만.. 2022. 10. 11. [요지경] 신화 멤버 신혜성도 합류한 곽도원들 Singer Shin Hye-sung gets arrested for refusing to take breathalyzer test 연합뉴스 / 2022-10-11 08:33:02 Singer Shin Hye-sung gets arrested for refusing to take breathalyzer test SEOUL October 11 (Yonhap) -- South Korean group Sinhwa’s member Shin Hye-sung has been apprehended on sight while refusing to take a breathalyzer test. On top of his arrest, the car, artist was drivin ... k-odyssey.com 그룹 신.. 2022. 10. 11. Proud 김부식 김부식 하면 사대주의 역사집필의 화신 처럼 되어 있지만 당시 정황을 조금만 파보면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본기 체제를 도입했다던가, 삼국 어떤 나라에도 정통을 주지 않고 무통론에 입각한 기술을 했다던가, 중국과 한국의 기록이 서로 다를 때 한국 기록에 대해 상당한 신뢰를 보였다던가 하는 점은 이미 잘 알려졌으므로 더 쓰지 않겠다. 기록을 보면 김부식은 사실 사대주의자가 아니라 그 반대이다. 고려초, 한국사에 대한 정보는 이미 상당히 망실되어 있었기 때문에 도대체 한국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어 삼국사기를 짓는다고 되어 있으니 당시 사대부들 중 과연 김부식보다 한국사를 더 잘 아는 사람이 있기는 했을지도 의문이다. 기록을 보면 김부식은 (혹은 그의 집안은).. 2022. 10. 10. 호박=향수=고향 이라는 주물鑄物한 등식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이 풍경만 보면 고향과 오버랩한다. 대중가요로도 化한 정지용 시 향수 잔영도 있는 듯 하지만 이 옥천 촌 출신 지용은 실은 그 시대 댄디즘 선봉에 선 사람이라 그 시절에 커피 마시며 다방 드나들며 네꾸타이 매고 쓰는 안경도 한창 뽀대 낸 그걸 착장하고 다녔다. 얼룩배기 황소 운운했지만 그 집이 초가였는지 기와집이었는지도 모르겠고 암튼 옥천 읍내 그의 생가라고 복원한 데는 초가라 그 돌담 흙담엔 저와 같은 풍경을 작위로 연출한 모습을 이태 전에 봤다. 나는 초가서 나고 초가서 자랐다. 국립민속박물관 마당에 뽑아다 놓은 오촌댁은 사대부가 전형이라 저 초가 세트를 해놓고는 호박 심어 저리 해 놨는데 그게 고향이며 우리네 근대 전근대라 해서 저리 해놨음 싶다. 다만 저것이 고.. 2022. 10. 10. 열전 짓기의 어려움 동아시아 전통사서에서 열전 짓기의 어려움에 대해 앞에 잠깐 써 보았다.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써 보기로 한다. 사실 기전체라고 하지만 열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본기 (세가), 표 등은 편년체와 별로 다를 바가 없는 기록이다. 중앙에서 모아 놓은 기록을 날짜별로 쭉 정리한 후 왕력을 매 해 연두에 표기해 놓은 채 적어 내려가면 편년체, 각 왕별로 권을 나누어 쓰면 기전체의 본기(세가) 부분이 되는 탓이다. 기전체라고 하지만 본기(세가)의 부분은 사실 편년체와 작업과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열전이 포함되면 이야기가 다르다. 우선 열전에 입전한 기록들은 정보의 소스가 다르다. 개개인의 역사가 정부를 털어 봐야 나올 리가 없다. 이것은 전부 개인 (집안) 기록의 몫이다. 그리고 그.. 2022. 10. 10. 일본사 감회 몇 가지 체계적인 관련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일본사라는 볼륨 두꺼운 역사를 언급하는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어쨌건 관련 내용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감회가 없을 수 없어 이곳에 적어둔다. 1. 일본사: 생각보다 볼륨이 두텁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역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역사의 디테일 면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관련 역사서가 남은 양이 일본이 많기 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곤란한 것이 야요이 시대라면 우리의 청동기 시대로 발굴의 정도나 남아 있는 역사서의 양은 저기나 여기나 비슷할 텐데도 역사서술의 디테일 면에서 아직도 차이가 많이 난다. 우리 학자들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듯 하다. 2. 한일 양국의 인문학 수준차이는 에도시대 학문의 수준차의 연장: 양국 인문학 수준차이가 아직도 있다면 그 차이는 에도시대 .. 2022. 10. 10. 한국고전번역원, 한국의 고전을 번역하는 데인가? 한국에서 고전을 번역하는 데인가? 접때 민족문화추진회를 한국고전번역원을 확대 개편하는 움직임이 일고, 그것이 실제화했을 때, 나는 내심으로는 이 한국고전번역원을 '한국의 고전' 번역원이 아니라 '한국'의 '고전번역원'으로 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전자로 낙착이 되어 한국에서 발간된 한전만을 사업 대상으로 삼는 기관이 되었다. 내가 저리도 생각한 이유는 한국의 고전이라는 것도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고, 그리고 실제로도 중국 고전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생존 자체가 원천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때는 참았다. 왜인가? 전선을 단순화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심각하게 '한국의 고전' 번역원을 '한국'의 '고전번역원'으로 확대개편해야 한다. 그리하여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중국의 고전과 일본의 고전과 베트남의 고전까지도.. 2022. 10. 10. 가정稼亭 이곡李穀이 지은 기자오奇子敖(기 황후의 아버지) 행장 중에서 최이崔怡가 병들어 눕게 됨에, 그 아들 항沆이 못나고 어리석은데도 사람들이 대부분 항에게 빌붙었으나 복야僕射(기자오奇子敖의 할아버지 기홍영奇洪潁) 만은 그를 미워하였다. 최이가 언젠가 후계자를 사람들에게 물었을 때에, 복야가 곧장 현인賢人을 천거하면서 그를 후계자로 하라고 답변한 적이 있었다. 그 뒤에 항이 후계자가 되고 나서 예전의 유감을 풀려고 공을 배척하였다. 이에 공이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나니, 당시 사람들이 애석하게 여겼다. - 최이가 한 때 그 사위 김약선金若先을 후계자로 삼았던 게 이 때문이었던가? (2020. 10. 4) 2022. 10. 10. 규재圭齋 남병철南秉哲의 간찰 남병철(1817-1863)이라고 하면 대부분은 "그게 누군데?"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젊은 나이에 예조판서, 대제학 등을 역임한 고위 관료였다. 이는 그의 타고난 재주와 더불어 그가 안동김씨 세도정치의 시작점인 풍고楓皐 김조순(金祖淳, 1765-1832)의 외손이라는 정치적 입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헌데 그러면서도 그는 동생 남병길(南秉吉, 1820-1869)과 함께 조선 후기를 주름잡은 수학자이자 천문학자로 역사에 더 큰 발자취를 남겼다. 남병철이 서른일곱살 되던 1853년 음력 정월 16일 쓴 간찰이다. 남병철은 이날 경상감사에 제수되는데, 아마 교지를 받고 바로 썼던 듯 필치가 상당히 급하다. 수신인은 외종外從인 평안감사인데, 에 따르면 이때 평안감사는 김병기(金炳冀, 1815-1878).. 2022. 10. 10. 푹풍의 언덕 같던 2022 한글날 아스널은 리버풀을 잡았다 아마 전국적인 비가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글날이자 일요일인 어제 내 부서는 푹풍의 언덕이었으니 뉴스컨텐츠팀은 온 화력을 경북대에 쏟아부었으니 그짝에서 대규모 Kpop콘서트가 열려 엑소 카이랑 아스트로 에이티즈 theboyz 같은 케이팝 최정상 가수 그룹이 총출동했으니 이를 시시각각 sns 계정과 홈페이지 기사로 탑재하는 소동을 벌였으니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체력을 소진방진했다. 잠시 숨을 고르고는 며칠 뒤엔 우리는 15일 부산 침공을 앞두고 있다.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에 나선 bts가 무료공연에 나설 예정이니 이짝은 전세계 한류팬들 눈길이 향하는 항구다. 영상팀은 정조 능행차 촬영하느라 아침부터 진을 뺀 상태서 오후엔 수송동 본사에서 인터뷰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난리를 쳤다. 편집과 국감이라는 여러 사정을 .. 2022. 10. 10. 부처님, 술 좀 마시고 다시 뵙겠습니다 讀終經一卷 불경 하나 읽기를 마침은 猶似出齋時 齋戒를 마친 때와 같아라 始可親觴酌 이제야 술 마실 수 있거늘 斟來何大遲 술상이 어찌 이리 늦는고 ㅡ이규보 (2015. 10. 8) *** 편집자 주 *** 부처님 육성을 담은 경전을 한 권 다 일고 나니 이때 기분은 마치 재계[齋]를 막 끝낸 때랑 비슷하단 말이다. 경전을 읽을 때는 경건해야 하며 이때는 모든 환락은 절제한다. 술을 끊고 여자도 접촉하지 않는다. 규보가 말하는 재계는 여러가지겠거니와 대표적으로 집안 혹은 국가 제사가 있어 이때는 임금도 심신을 정결히 해야 한다 해서 술을 금하고 육욕을 멀리했다. 술에 쩔어 사는 이규보한테 이는 고통이라 그것이 한시바삐 끝나기만 학수고대한다. 그 심정을 절묘하게 포착한 시다. 2022. 10. 9. 야호 유배 끝났다, 신나서 한라산 오른 면암 최익현 조선시대, 제주로 건너와 한라산 정상에 오른 이가 적지는 않았으련만 기행기를 남긴 이는 열 분도 안 된다. 그 기행기 중에서도 특히 명작으로 꼽히는 것은 면암勉菴 최익현(崔益鉉, 1833-1906)의 다. 수능 국어 고전문학 지문으로도 출제되었을 정도니 말해 무엇할까. 오늘날엔 위정척사衛正斥邪의 거두이고 대마도까지 끌려가 순국한 지사로 기억되는 면암이다. 그런 만큼 그의 글도 성리性理를 논하는 거대한 담론에 그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세세한 데까지 그의 눈길이 닿아있고 트여있음에 놀라게 된다. 도 그런 글이다. 1875년(고종 12) 봄, 2년 남짓의 제주 유배에서 풀려 자유의 몸이 된 면암은 이 참에 한라산을 올라보기로 한다. 여러 날 걸려 한라산 정상에 올라 백록담을 굽어보고, 제주.. 2022. 10. 9. 식은 죽먹기, 오독이 빚은 민주투사 저항지식인 비슷한 맥락인지는 모르겠지만, 또 기억에만 의존하는 까닭에 정확성을 담보하는지 자신은 없지만 암튼 애니웨이 양희은이 부른 노래 아침이슬을 두고 양희은 본인이 애초 의도하고는 상관없이 이 노래가 금지곡이 됨으로써 독재에 저항하는 노래가 됐다 뭐 이런 인터뷰를 본 적 있는데 중요한 게 그 의도겠는가? 한 번 그리 찍히니 저항의 상징이 되고 말았으며 지금도 이 노래는 그런 식으로 소비된다. 또 그러다 보면 그걸 작사작곡하거나 부른 사람도 그리 실제 변하기도 하는 법이니 이걸 보면 동기보다는 그것을 소비하는 양태가 훨씬 더 효력이 강함을 본다. 껍데기가 속물까지 바꿔치기 한 셈이다. 간 밤 나는 서울불꽃축제를 다녀오고선 그에서 폰으로 성의없이 포착한 사진 한 장을 딜링 첨부하고는 저리 썼다. 저 포스팅 직전 다.. 2022. 10. 9. 고대가 모태신앙, 홍일식의 여정 얼마전 우연히 우리 공장 문화부가 필요한 사람 가져가라 내어놓은 데서 저 책이 처분되지 않고 뒹굴둥굴하기에 집어왔다. 출판사를 보니 고려대학교출판부가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으로 간판을 바꾼 모양이라 저는 말할 것도 없이 자회사로 독립하면서 일찌감치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인지로 갈아탄 서울대출판부 영향이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문재인정부서 문화재청장을 지낸 정재숙 씨 부군이 생평을 봉직한 데가 고려대출판부다. 물론 지금은 정년 퇴직했다. 보통 저런 회고록, 특히 대학총장 같은 교육계 인물들 회고록은 그닥 인기가 없다. 왜 그런가 곰곰 따져보면 대체로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고 시종일관 자기 업적을 과대포장 왜곡하고 선생 특유의 훈시하는 말이 난무하는 까닭이다. 저 양반 제목부터가 딱 반발사기 십상이다. 오직 고려.. 2022. 10. 9. 3년 만에 돌아왔다는 서울불꽃축제 내가 사는 남영동에서 여의도는 코앞이라, 버스 서너정거장이면 한강대교 노들섬에 닿는다. 그 지긋지극한 팬데믹에 중단한 서울불꽃축제, 이른바 여의도불꽃축제가 3년 만에 돌아왔으며, 그 폭죽 행사가 어젯밤 열린다기에 사진기 울러매고 나섰다. 내가 마지막으로 그 현장을 다닌 그때를 기억하면 대략 5년이 넘었을 것이로대, 그때도 한강대교 일대는 미어터졌으니, 오늘은 더 하리라 각오는 했다. 그랬지만 현장 사정은 더 참혹스러웠다. 어차피 현장 접근은 엄두도 내지 못하기에 노들섬 아니면 한강대교 북단에서 멈추어 한강 너머 폭죽을 감상하며 촬영도 할 예정이었다. 어느 정도 이쪽이 그때는 여유가 있었으며, 그래도 다리 난간에 기대어 혹은 노들섬에서 폭죽을 어느 정도는 여유롭게 감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장은 난장판.. 2022. 10. 9. 요즘 독서 근황 인문학 독서강독회에서 함께 읽는 필자의 독서 근황-. 고문진보 후집. 뭐 두 말할 것 없는 고문의 필독서. 근래 비판도 많은 걸로 알지만 역시 고문의 선독용으로는 아직도 최고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에서 왜 그렇게 죽도록 고문진보를 읽어내렸는지 읽다 보면 공감할 때가 많다. 아마 올해 말쯤에는 후집을 다 뗄 듯. 태평기. 잘 알려진 일본의 전통 역사물. 일전에 헤이케 이야기를 읽었었는데 그보다 시대가 내려오는 남북조동란기 이야기다. 구스노기 마사시게, 닛다 요시사다, 그리고 아시카가 다카우지가 나온다. 읽는 책은 NHK드라마 대본집인데 상당히 재미있다. 태평기는 아직 국내에는 제대로 번역된 것이 없다. 일전에 헤이케 이야기는 그나마 국역본이 하나 있었는데 태평기의 경우는 훨씬 국내의 상황이 열악한 편... 2022. 10. 8. 남송南宋 렌즈로 초사楚辭를 당겨 본 조선 사람들 "온 세상이 모두 흐린데, 나만 홀로 맑도다. 온 세상이 모두 취했는데, 나만 홀로 깨어있도다." "창랑의 물 맑으면, 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 흐리면, 내 발을 씻으면 되지." 전국시대 말기, 기울어가던 초나라를 걱정하며 멱라수에 풍덩한 삼려대부三閭大夫 굴원屈原, 그를 후대 사람들은 존숭하고 또 사모했다. 이에 굴원의 작품뿐 아니라 같은 시기 사람들의 작품, 굴원을 본떠 지은 후대인의 시문을 모아 선집을 만드니 그것이 바로 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는 동아시아 각국으로 퍼져나갔고, 문학의 한 전범으로 여겨져 널리 읽혔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남송의 주희朱熹가 엮고 주석을 붙인 가 유행했다. 근대 이전 조선에서 간행한 는 (임란 전이건 후건) 거의 100% 이 일 정도다. 이는 물론 주자성리학.. 2022. 10. 8. [2022 베를린 풍경(15) 프랑크푸르트行③ 하룻밤 공주] by 장남원 어릴 때부터 공주 같은 옷이나 소품 실내장식 같은 데 별로 마음이 가질 않았다. 우아함은 좋아는 하지만 무늬나 색이 알록달록하거나 레이스가 달린 하늘거리는 옷가지를 입거나 걸친 기억이 거의 없다. 벽에 그림을 걸거나 빈틈 없이 뭔가로 채우는 일은 극구 사양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게 있는데 천장이 높은, 그리고 창이 많은 공간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하룻밤을 보내던 날 천장이 높고 우아한 공간에서 공주 같은 기분을 한껏 낼 수 있었다. 우리로 말하면 궁궐체험 같은 것이다. 19세기말 비운의 황제 프리드리히 3세의 황후 빅토리아가 거주하기 위해 영국식으로 지은 곳으로 지금은 호텔로 개조 개방되었다. 크뢴베르크 성 호텔이었다. 이 과정에서 상속문제며 운영 문제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재단 형식으로 전문가.. 2022. 10. 7. 이전 1 ··· 591 592 593 594 595 596 597 ··· 106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