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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저모한 가을 꼭 들녘으로 나가야겠는가? 공장 주변을 돌아보니 오뉴월 소불알처럼 늘어지고 자줏빛 두툼한 목도리 둘렀는가 하면 수류탄 영글어 곧 터질 듯만 하며 조는 영글어 금방이라도 밥상에 오를 자세며 물건는듯 이 대빵 완두콩인지 뭔지는 소여물로 구유통 향하려 하고 희끗한 하늘 보기 부끄러워 목디스크 환자 마냥 고갤 수그리는데 언뜻 보니 아키시안 듯한데 자세히 보니 종자 다른 듯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벌개벗고 어셔옵셔 외치는 일밖에 없더라. 내 인생 삐끼도 아니요 기도도 아닐진댄 그댄 왜 벗었고 왜 몸뚱인 람보요 함에도 고추는 왜놈의 그것 같은고? 오늘 광화문은 이러구로 가을에 익어간다. 2018. 10. 17.
청와대 미남불상 경주에서 약탈해 조선총독한테 진공되어 오늘날 청와대에 갇힌 통일신라시대 불상을 어찌 해야 하는지를 둔 논란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근자 벌어지는 사태 전개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직접 궤를 같이한다. 정권 출범 직후 나는 요로를 통해 이 불상의 조속한 경주 반환을 요청했고, 그에 병행해, 혹은 그와 관련없이도 당국에서도 익히 이 문제에 관심을 보였으니, 무엇보다 역사덕후 문 대통령이 이 불상에 대해서도 유감없이 그런 면모를 발휘했으니, 이를 토대로 해서 문화재청과 서울시는 이미 정권 출범 직후 청와대 요청에 의해 당시까지는 서울시 유형문화재인 이 불상에 대한 사상 처음으로 기초 정밀조사를 벌였던 것이며, 이를 토대로 나중에는 이 불상이 급기야 보물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석조여래.. 2018. 10. 16.
일제에 납치돼 청와대에 갇힌 ‘미남 석불’ 《신동아》김태식의 考古野談 | 마지막 회 |이제는 제자리 경주로 돌려보내자일제에 납치돼 청와대에 갇힌 ‘미남 석불’김태식|국토문화재연구원 연구위원·문화재 전문언론인입력2017-08-21 13:14:01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경주 남산 삼릉곡 석조여래좌상’.[오세윤 작가 제공]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 기관지로 전락한 일간 매일신보는 1934년 3월 29일자에 ‘석가여래상(釋迦如來像)의 미남석불(美男石佛), 즐풍욕우(櫛風浴雨) 참아가며 총독관저(總督官邸) 대수하(大樹下)에’라는 제목을 내건 기사 하나를 싣는다. 이런 큰 제목만으로는 의미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음인지, 이에는 ‘오래전 자취를 감추었던 경주의 보물, 박물관(博物館)에서 수연만장(垂涎萬丈)’이라는 작은 제목을 달았다. 80년 전 문체여서.. 2018. 10. 16.
고래심줄 김정배 살다보면 절친한 사이가 멀어지기도 한다. 지금은 역사평론가, 혹은 강단사학에 맞서는 재야사학 선두로 이름을 날리는 이덕일씨와 나는 초창기에 죽이 아주 잘 맞아 그가 저리된 데는 나도 조금은 일조했다고 본다. 이랬던 사이는 십여년전쯤 그가 기획한 중국 현지 한국고대사 탐방을 계기로 갈라섰다. 그렇다고 내가 지금 이덕일과 원수로 지낸다는 뜻은 아니다. 연락을 끊은 채 사니, 나는 이런 식으로 관계를 정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다만, 이런 무덤덤한 관계가 나중엔 이런저런 관계로 어떤 식으로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있다는 사실을 적기해 둔다. 반면 만남부터 줄곧 악연인 사람이 있다. 고대사학도 김정배 씨가 그렇다. 내가 김정배라는 사람을 직면 대면하기 시작하기는 이른바 중국에 의한 정부차원 역사공작이라는.. 2018. 10. 16.
신라왕 김진흥 일곱살 꼬맹이가 무얼 알았으리오? 아버지와의 권력쟁투에서 마침내 권좌를 차지한 청상과부 지소는 이제 겨우 똥오줌 가리기 시작한 아들을 권좌에 앉히고는 이미 건국한지 육백년이 지난 왕국의 최고 실력자 되어서는 나라를 좌지우지한다. 십대 앳된 사내들 끌어들여 정염을 불태우나 서서히 권력에 짓물리곤 무엇보다 세월 앞에 장사 없어 그 어미도 늙어갔다. 마침내 뒷방으로 물러난 어미 대신하곤 친정을 시작한 아들도 권력에 물리기 시작했다. 어미가 그랬듯 아들 역시 아직 한창이긴 했으나 이미 왕노릇 28년..서서히 지쳐갈 무렵 변화가 필요했다. 그러고선 명령하길, 나도 찬바람 쐬고 싶노라. 지상의 절대권력자가 천상의 권력자를 만나고 싶노라. 저 한수변 북한산에 천상으로 오르는 계단을 마련하라. 올랐다 서늘한 공기에 가.. 2018. 10. 15.
이 꽃 지면 다시 필 꽃 없음 서러워 한시, 계절의 노래(201) 국화(菊花) [唐] 원진 / 김영문 選譯評 국화 떨기 집을 둘러도연명의 옛집인 듯 울타리 두루 도니해는 점점 기우네 꽃 중에서 국화만아끼는 게 아니라 이 꽃 모두 피고 나면다시 필 꽃 없음에 秋叢繞舍似陶家, 遍繞籬邊日漸斜. 不是花中偏愛菊, 此花開盡更無花. 가을꽃을 대표하는 국화가 언제부터 은자(隱者)의 상징이 되었을까? 대개 중국 동진(東晉) 시대부터로 본다. 도연명이 은거생활을 하면서 자기 집 울타리에 두루 국화를 심었다. “동쪽 울 밑에서 국화를 따니, 유연히 남산이 눈에 들어오네.(採菊東籬下, 悠然見南山.)” 도연명의 「음주(飮酒)」 다섯 번째 시에 나오는 천고의 명구다. 맑고 투명한 가을날 울타리 곁에서 노란 국화를 따는데 저 멀리 푸른 기운이 감도는 남산이 눈에 들어.. 2018. 10. 15.
봄날보다 나은 가을날 한시, 계절의 노래(202) 가을 가사(秋詞) [唐] 유우석(劉禹錫) / 김영문 選譯評 옛날부터 가을 되면쓸쓸함을 슬퍼하나 가을날이 봄날보다더 낫다고 말 하리라 맑은 창공 학 한 마리구름 밀며 날아올라 시심을 이끌고푸른 하늘에 닿는구나 自古逢秋悲寂寥, 我言秋日勝春朝. 晴空一鶴排雲上, 便引詩情到碧宵. 가을은 적막하고 쓸쓸한 계절임에 틀림없지만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시인이 똑 같은 감정을 시에 쏟아 붓자 너무 상투적이고 진부한 표현이 난무하게 되었다. 이런 추세에 대한 반발은 일찍부터 있었던 듯한데 유우석의 이 시도 그런 반발의 일단을 잘 보여준다. 세상의 모든 일은 “끝 간 데까지 가면 반드시 반발이 일어나게 마련이다.(窮則必反.)” 슬픈 가을이 있으면 기쁜 가을도 있고, 공허한 가을이 있으면 알찬 가을.. 2018. 10. 15.
파리에서 열린 한-BTS 정상회담 유럽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5일(이하 현지시간) 현재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이다. 도착과 더불어 그 전야제 비스무리한 행사가 14일 오후(현지시간) 4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프랑스 파리 시내 르 트레지엠 아르(Le 13eme Art) 공연장에서 개최한 한불 우정콘서트 '한국 음악의 울림'이라는 형태로 있었거니와, 바로 이 자리에서 피날레를 방탄소년단이 장식했다. 미국을 정복하고 내친 김에 유럽 정복에 나선 BTS는 우선 팝의 본향인 영국으로 입성해, 런던에서 우리가 왔노라를 화려하게 알렸거니와, 이를 시발로 암스테르담과 베를린, 그리고 파리 공연으로 통해 유럽 정복이 끝났으며, 분봉을 통해 그 나와바리 다지기를 선언한다. 그런 BTS가 마침 유럽 순방차 파리에 들른 문 대통령 일행과 이날 조우.. 2018. 10. 15.
일본국 나라국립박물관 올해 제70회 정창원전 국내에서도 관심 많은 해외 문화재 관련 행사로 일본 나라국립박물관이 매년 연례로 모미지 한창인 가을 시즌에 찔끔 여는 정창원전(正倉院展)이 있으니, 올해 이 행사가 70주년을 맞은 모양이라, 나 역시 이 자리에 몇 번 실견을 했거니와, 언제나 개최 방식에는 의문 부호가 적지 않아, 국민국가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실은 이 방식을 그대로 갖다 쓴 데가 간송미술관이다. 왜 이리 찔끔이냐는 질의에, 언제나 나라박물관에서는 같은 대답을 내놓으니, 그걸 개최하는 주최는 우리가 아니라 궁내성이라, 출품작 선정에서부터 모든 중요한 결정을 그쪽에서 하는 까닭에 자기네가 자율성을 발휘할 구석은 없다는 말을 한곤 한다. 나라국립박물관 홈페이지 공고문을 보면 올해 제70회 특별전은 平成 30年 10月 2.. 2018. 10. 15.
국화 만발한 조계사의 밤 간절하진 않으나 이래저래 요샌 타력他力에 기댈 일이 좀 있어 퇴근길에 부러 조계사를 관통했다. 보니 매년 이맘쯤이면 으레 하는 국화 축제가 올해도 어김이 없다. 처음 이 축제를 시작할 적만 해도 좀 서투르지 아니한가 하는 느낌 짙었으나 해를 거듭하니 이젠 그런대로 세련미를 더해 제법 소위 스토리를 구축하기도 한다. 낮엔 부끄러움과 회한, 그에 따른 수오지심羞惡之心이 적지 않아 남들 볼까 두렵기도 하지만, 밤은 역시나 이 때묻은 육신 안심스레 숨겨준다. 수오지심은 義의 출발이라 했지만, 그와는 전연 거리가 멀어, 밤으로, 밤으로만 나는 달린다. 무엇을 구도하며, 그를 위해 무엇을 떨쳐내야 했을까? 저 역시 갈구 아닌가? 집착 아닌가? 하는 생각도 퍼뜩 들지 아니하는 것도 아니다. 싯타르타한테 묻고 싶었다... 2018. 10. 15.
천태만상 전봇대 하긴 중국에 가서 보니 이건 약과더라. 애초엔 한전의 전기선 아니었을까? 시대가 변해 전화선 붙고 그러다 각종 통신선 덕지덕지 붙었으니 예서도 농가묵자 정신이 관통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저래서 요즘은 지중 매설이라 해서 저것들을 지하로 묻는 모양이나 그 역시 만만치는 않나 보더라. 하기야 땅을 판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긴? 저 얼키설키도 구분하는 사람들이 신기방통할 뿐이다. 저들끼린 합선도 일어나지 않는 모양이다. 하긴 저리 되니 어디 무너지기야 하겠는가?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부대끼니 지지고복고 하다 보면 지네들끼리도 각자의 영역이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저 무심한 전봇대도 내 기분에 따라 언제나 달라지기 마련이라, 계절에 따라 다르고 하늘 색에 따라 또 다르며, 빗물 들이칠 때 또 다르고 비.. 2018. 10. 14.
후암동 남산 기슭의 식민지시대 흔적들을 찾아서 골목길 답사하는 김란기 형과 요새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가끔 어울린다. 어제 보쟀는데 여러 일정이 겹쳐 내가 밥을 사는 조건으로 남영동으로 오시라 했다. 어금니 두 갤 뽑았대서 이빨이 안 좋대나 어쩐다나 해서 비교적 무른 살코기 주문하니, 주인장이 항정살을 추천한다. 괴기 먹어야 힘이 나니 점심으로 긁었다. 입가심으로 커피 한 잔 땡기고 소화도 할 겸 혼란한 심신도 달래자 해서 남산 밑 후암동 자락이나 한 바퀴 돌자 했다. 형은 마침 이곳에 오래 살아, 이 일대 지리도 이곳 주민 20년째인 나보다 훤 하고 마침 주전공이 근대 도시역사학이라 그의 풍성한 해설을 곁들여 매양 스치기만 하던 이 일대 도시경관 역사 일부를 배운다. 이젠 저 형도 나이 65를 넘겼으니, 언제 갈지 모른다. 걸으며 내가 말했다. "빨.. 2018. 10. 14.
한국 근현대사의 전설 방선주 박사 지난 10일, 민속학 분야 독보의 위치를 구축한 도서출판 민속원 홍기원 창업주 겸 회장이 타계했다. 조문을 이튿날 받기 시작한다 해서 11일 저녁 나는 적십자병원에 차린 빈소로 조문을 갔다. 고인과는 직접 인연이 거의 없다시피 하나, 그 장남으로 민속원을 물려받아 운영 중인 홍종화 사장과는 친분이 남다른 데다, 그것이 민속원 그 자체에 대한 예의 표시라 생각한다. 저녁 약속으로 좀 늦은 시간이었으니, 빈소엔 홍 사장과 친분이 남다른 동료 출판인, 그리고 민속원과 홍 회장한테 음덕을 입은 역사학도들이 삼삼오오 앉아 담소를 나누는 중이었다. 중앙일보 북한 전문기자 출신인 정창현 형은 어부인과 함께 왔다가, 어이된 셈인지 나를 보자마자 자리를 일어난다. 다른 일정이 있단다. "세상도 바뀌었는데, 승님도 한 자.. 2018. 10. 14.
哀金先生誄 주말인 13일, 잠실은 하루종일 시끌벅적이라, 한강으로 흘러드는 탄천 건너편 잠실주경기장 일대는 차량으로 북적였으니, 낮엔 프로야구 경기가 있는 모양이며, 밤엔 H.O.T.가 4만 명을 끌어모은 가운데 해체 19년 만에 재결합 공연을 한다 해서였던 듯하다. 듣자니, 상표권 분쟁 중이라 저들 아이돌 1세대 선두주자는 H.O.T.라는 명패를 달지 못한다나 어쩐다나. 그 꼬리를 문 차량 행렬에 묻어 거북이 걸음으로 탄천 건너편 서울의료원 강남분원으로 뉘엿뉘엿 몰아가는데 차창 내려 보니 저쪽 주경기장 담벼락에 'FOREVER HIFIVE OF TEENAGERS CONCERT'라는 문구 끔지막하니 확연하다. 하이파이브라니, 독수리 오형제가 퍼뜩 떠올라 빙그레 웃는다. 몰랐더랬다. 프로야구는 정규시즌 이미 폐막하고.. 2018. 10. 14.
당신을 위해 울리는 조종 (for whom the bell tolls; It tolls for thee) No man is an Iland, intire of it selfe; every man is a peece of the Continent, a part of the maine; if a Clod bee washed away by the Sea, Europe is the lesse, as well as if a Promontorie were, as well as if a Mannor of thy friends or of thine owne were; any mans death diminishes me, because I am involved in Mankinde; And therefore never send to know for whom the bell tolls; It tolls for thee. 어떤.. 2018. 10. 14.
찬 구름만 밤마다 날아드는 가을 산사山寺 한시, 계절의 노래(200) 가을 저녁 퇴락한 산사에 묵다(秋晚宿破山寺) [唐] 교연(皎然) / 김영문 選譯評 가을바람에 잎 떨어져빈산에 가득 석벽 사이 옛 절엔잔약한 등불 지난 날 들렀던 이모두 떠나고 찬 구름만 밤마다날아 드누나 秋風落葉滿空山, 古寺殘燈石壁間. 昔日經行人去盡, 寒雲夜夜自飛還. 가을을 고독과 비애의 계절로 만드는 요인은 무엇일까? 추워지는 날씨가 그 원천이 아닐까 한다. 옛날에는 더 그랬지만 지금도 날씨가 추워지면 인간의 활동 반경은 좁아져 집안에 웅크리는 날이 많다. 자연히 찾아오는 손님도 줄어들어 자신의 내면과 마주해야 한다. 이 때문에 추위는 인간으로 하여금 따뜻함을 그리워하게 만든다. 오소소 돋는 소름은 추위에 대한 절실한 느낌을 넘어 죽음에 대한 공포까지 감지하게 한다. 이런 .. 2018. 10. 14.
오바이트 하지 마라 한시, 계절의 노래(199) 권하는 술을 사양하며(辭勸飲) [宋] 위양(韋驤) / 김영문 選譯評 주인 마음 진실로은근한지라 사양해야 하지만술맛 좋구나 환대 받아 머무는손님 되려면 술 토하는 사람이되지 말기를 主意固慇勤, 須辭酒味醇. 願爲投轄客, 不作吐茵人. 중국 송나라 때 유행한 시 형식 중에 사(詞)라는 것이 있다. 쉽게 말하면 당시 유행가 가사를 바꿔 부르는 방식이다. 곡은 그대로 두고 가사만 바꿔 넣는다. 송나라 초기에 유행가 작곡가 겸 가수로 이름을 떨친 사람은 유영(柳永)이었다. 우물가 어디서든 유영의 노래를 부른다고 했고, 그 노래가 고려까지 전해져 유행했으므로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선구자였던 셈이다. 그의 사(詞) 작품 「우림령(雨霖鈴)」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오늘 밤 어디서 술이 깼나?.. 2018. 10. 14.
가을바람이 무슨 죄가 있다고 낙엽(落葉) [조선] 김우급(金友伋·1574~1643) / 기호철 譯 낙엽이 누구에게 말을 하는 듯한데 落葉如和語요즘 사람은 어리석어 듣지 못해요 今人聽不聰희미하게 들려오는 몇 마디 소리는 依微多少響온통 가을바람 원망하는 말뿐예요 無乃怨秋風(《추담집(秋潭集)》 권3) 2018. 10. 13.
"남자는 나누기 3, 여자는 곱하기 3" 시린 가을이다. "늙어서 그런가 가을 되니 날 버리고 간 년, 내가 싫어 떠난 년, 한 타스로 파노라마로 스쳐간다" 그랬더니, 어느 박물관 모 여선생이 피식 웃으며 대꾸하기를 "남자는 나누기 3, 여자는 곱하기 3"이란다. 남자는 과거의 여자 숫자를 부풀리고 여자는 과거의 남자를 왕창 줄인다는 말이다. 내가 박장대소했다.한 타스 나누기 삼..그래 이 말이 맞다. (Taeshik Kim October 13, 2016) 2018. 10. 13.
신화의 영역에 들어간 훈민정음 훈민정음 신화화가 내 보기엔 위험수준에 이른게 아닌가 한다. 창힐이 문자를 발명하자 귀신이 울었다 하거니와 그것의 창제가 어찌 문화사 혁명이 아니리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귀신이 곡할 노릇도 아니요 그 모든 발명이 신화나 기적과 동일시될 수는 없다. 세종이라는 똑똑한 군주가 훈민정음이라는 문자를 발명했을 뿐이다. 그 해례본 소장자가 값으로 천억을 불렀다는데 태워버리건 씹어먹건 말건 그건 그 사람 자유다.(이건 좀 변했다. 이후 소송을 통해 소유권은 국가에 있는 것으로 판결난 까닭이다) 아무리 농담이라도 천억이란 말이 어디에서 기어나온 강짠지 모르겠다. 내 생각엔 20-30억원이면 족하다. 그 신화화는 급기야 훈민정음이 가장 과학적인 표기체계란 얼토당토 않은 다른 신화 버전을 낳았다. 더불어 틈만.. 2018. 10. 13.
사형률 100% 민족정기 한국사회에서 내셔널리즘이 곧 파시즘인 증좌는 무수하나, 민족정기民族正氣 만한 교의도 없다. 이만치 사형률 백프로를 자랑하는 단두대는 없다. (October 13, 2014 by TS Kim) *** 붙인다. 민족정기가 독재 파쇼의 구호라는 사실, 그 반대편에서도 내세우는 민족정기. 하지만 내가 늘 말하듯이 민족은 지고지순한 인류보편 가치가 아니다. 그것은 억압이며 배제다. 민족을 절대가치로 내세운 그 어떤 논리도, 운동도 나는 동참할 생각 없다. 그것을 잣대로 하는 그 어떤 과거청산도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2018.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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