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21625

경성의전-경성제대 이야기 (1) 고졸과 대졸, 그 건너기 힘든 간극 작금의 육사 논란이 서울대병원-세브란스 병원의 뿌리찾기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쓴 바 있었는데, 생각난 김에 경성의전-경성제대 이야기를 조금 써 볼까 한다.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두 학교는 해방후 국대안에 의해 합쳐져서 국립서울대 의대가 되었다. 서울대병원은 현재 기원을 제중원, 서울의대는 대한제국 의학교까지 올려 잡는데, 이 중 대한제국 의학교까지 이어지는 연혁은 경성제대 쪽에서는 소급이 안 되고, 경성의전이 희미하게 이어진다. 바로 경성의전--총독부 의학강습소--대한제국 의학교의 순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이 사이에 국체가 한번 바뀌고 (대한제국--일본총독부), 이름도 계속 바뀌었지만 대체로 대한제국 의학교에서 경성의전까지 이어지는 맥은 병원 쪽보다는 훨씬 뚜렷한 편인 것 같다. 최소한 병원처럼 대.. 2023. 9. 22.
작금 홍범도 논란을 보며 육사 어느 교정인지 어느날 느닷없이 들어선 그의 흉상 처리 문제가 또 어느날 느닷없이 불거졌으니 이 홍범도 논란은 그 불씨도 느닷없었고 그 처리 문제도 느닷없었다. 이 사안은 두 가지 느닷없음이 충돌하는 양상인데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어느 한 쪽은 다른 한 쪽의 느닷없음만 본다는데 코미디성이 있지 않은가 한다. 아무튼 저 꼴을 보니 난 대한민국에 홍범도, 혹은 봉오동전투, 혹은 자유시참변 전문가가 이리 많은 줄 몰랐다. 저들을 속속들이 다 아니까 다들 장기판 훈수두듯 한마디씩 거들지 않겠는가? 생평을 역사로 먹고산다는 나로서는 저런 주제들이 어려워죽겠는데, 그래서 막연히 훗날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는 있겠지 하고 팽개쳐 두었는데 저들은 언제 어떤 시간에 그토록 홍범도를 공부하고 봉오동전투를 분석했으.. 2023. 9. 22.
눈부신 금오산과 금오산 호수 그래 맞다. 시렸다. 그림이었다. 반쯤 구름 허리춤 둘러싼 금오산과 그를 감싼 금오산제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이 부심, 툭 잘라 절반은 지구 반대편으로 보낸다. 2023. 9. 21.
함안을 가는 두 가지 방법 집에서 고속도로 우선을 꼽으니 이리 안내한다. 장점은 조금 빠르다는 점이며 단점은 중간을 생략하고 곧장 냅다 달려야 한다는 점이다. 무료 도로를 선택하니 거창으로 넘어간다. 10분 정도 더 걸리지만 돈을 아끼고 또 어중간마다 들리고픈데 쉬어가도 된다. 주말 함안 문화재야행 실사를 간다. 그곳 말이산고분군이 가야고분군이라는 이름으로 막 세계유산에 등재된 마당에 여느 해 야행보다는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싶다. 1박을 하려 한다. 새벽에 무덤을 올라봤음 하는데 잘 될까 싶기는 하다. 이곳 말고 한 군데 더 실사가 남았는데 이것이 아마도 올해 마지막 공식 대외 일정이 아닐까 싶다. 시간은 또 그렇게 간다. 2023년은 나한테 무엇으로 각인할까? 아직 석달 남짓 남았으니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으나 믿음과 배려가 .. 2023. 9. 21.
서른살 기념물이 세계유산이 되는 시대, 눈가리고 아웅한 이른바 예비문화유산 https://www.yna.co.kr/view/AKR20230914064200005?section=search 50년 미만 문화유산도 보호한다…내년부터 '예비문화유산' 도입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앞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쓴 굴렁쇠, '피겨퀸' 김연아의 스케이트 등을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www.yna.co.kr 그래 이것만 해도 장족의 변화라 할 만은 하지만, 눈가리고 아옹! 한 데 지나지 않는다. 문화재계 흐름이 어디를 향하는지도 모른 침소봉대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딴에는 저리한 것도 대단한 일이라 우쭐할 테고, 또 저와 같은 변화는 누구보다 내가 요청한 것이기에 나도 한편에서는 반기기는 한다. 다만, 누다 끊은 똥떵어리 느낌은 왜일까? 문화재를 보는 근.. 2023. 9. 21.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동기동창들(5) (벨기에/프랑스) 1차 세계대전 묘지와 추념물(서부전선) Funerary and memory sites of the First World War (Western Front) Belgium / France Date of Inscription: 2023 Criteria: (iii)(iv)(vi) Dossier: 1567rev This transnational serial property encompasses sites along the First World War Western Front, where war was fought between the German and the Allied forces between 1914 and 1918. Located between the north of Belgium a.. 2023. 9. 21.
현대사는 어떻게 과거를 역규정 하는가 우리가 객관적이라고 인식하는 소위 "역사의 발전 법칙"들-. 그것은 전부 현대사가 과거를 역규정한 결과이다. 무슨소리인가? 유럽사를 보자. 유럽국가들이 근대이후 전세계를 서세동점-. 석권하면서, 유럽사가 세계사의 표준이 됐다. 거짓말 같은가? 경제사를 보자. 경제사의 소위 발전법칙-. 전부 유럽경제사를 표준으로 놓고 정식화 한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벗어나는 역사를 가진, 근대화에 실패한 국가들의 역사는 모두 이에 맞추어 재해석 되었다. 한국사와 일본사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이 근대화에 실패하고 일본이 성공하면서, 일본은 제대로 발전한 역사의 표준이 되었고, 한국은 애초에 싹수 노란 역사의 예가 되었다. 왜 그럴까? "현대사"가 과거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다시 한국사를 보자. 남한의 역사. 성공의 역사이.. 2023. 9. 21.
현대사는 왜 과거를 역규정하는가 현대사가 과거를 역규정하는 예를 써보면-. 한 40년 전, 80년대 때만 해도 한국사와 일본사 연구에서 한국의 식민사관 극복은 솔직히 백약이 무효였다. 왜냐. 한국이 개발도상국, 일본이 선진국으로 남아 있는 한 "뭔가 시원찮았으니까 그 모양이지"라는 결론을 회피할 수가 없었다는 말이다. 그 때문에 위로는 고조선 부터 아래로는 구한말까지, 한국사는 도매금으로 전부 매도되었고, 반대로 일본은 조몽시대부터 메이지시대까지, 있었건 없었건 금박으로 전부 치장되었다는 말이다. 그만큼 사건과 사건이 연쇄적으로 꼬리를 물고 서술되는 역사에서, 현대의 위상은 중요하다. 현대가 시원치 않으면 수천년 전 역사까지도 비하하는 눈길로 보게 되는 것이 역사이다. 한국이 그때부터 40년-. 먹고 살 만한 정도를 넘어 선진국 경계를.. 2023. 9. 21.
독립군 전투의 의미 최근 봉오동 청산리 전투의 규모와 전과에 대해 설왕설래 하지만, 이 전투의 전과에 대한 이견은 사실 처음 일본에서 제기된 것이 아니고 연변지역 조선족 역사학자들에 의해 제시된 것으로 안다. 그리고 이런 이견이 제시된 연원도 꽤 길다. 상당히 오래 전에 이미 제기되었던 것이라는 말이다. 봉오동 전투의 전과인 일본군 전사자가 한국측 주장에 의하면 157명, 일본측 주장으로는 1명, 그리고 청산리 전투의 경우 한국측 주장은 1200명, 일본측 주장으로는 11명의 일본군 전사자를 냈다고 하여 그 차이가 무척 큰데, 필자의 생각을 써 보면 사실 이 두 전투의 의미는 일본군이 몇 명 죽었느냐에 있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보급도 없고 현지조달로 보급이 이루어져야 한다면 그 부대는 정규부대라기 보다 유격전을 펼칠 수 .. 2023. 9. 21.
아르헨 군사독재 유산, 우리는 무엇을 봐야하는가? 아르헨 군사독재시절 비밀수용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 송고시간 2023-09-21 06:11 1976~1983년 군사정권서 5천여명 불법 납치·고문·살해 당해 https://www.yna.co.kr/view/AKR20230921013400009?section=culture/scholarship 아르헨 군사독재시절 비밀수용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 | 연합뉴스(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1970년대 아르헨티나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불법 납치, 고문, 살해 장소로 사용된 비밀수용소가 유...www.yna.co.kr 이 소식은 이미 앞서 전한 바 있다.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동기동창들(4)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동기동창들(4)(아르헨티나) ESMA 박물관과 기억의 장소 – 옛 비밀 .. 2023. 9. 21.
이집트 문서에 보이는 예루살렘 by 유성환 기원전 2000년기 초반, 즉 제 12 왕조와 제 13 왕조의 저주문서(Execration Text)에 "(우)르샬리뭄"(Urshalimum)라는 지명이 나오는데 이것을 "예루살렘"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기적으로는 센와세레트 3세와 아멘엠하트 3세 치세입니다. 음역은 앞 표를 보시면 됩니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다음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Katharina Streit, "A Maximalist Interpretation of the Execration Texts — Archaeological and Historical Implications of a High Chronology," Journal of Ancient Egyptian Interconnections 13 (March 2017), 59-69.. 2023. 9. 21.
고대 이집트 문헌에 등장하는 이스라엘 by 유성환 내친 김에 이스라엘에 대해 설명드리면, "이스라엘"이라는 민족명이 역사 상 처음 언급된 문헌은 람세스 2세의 아들인 메렌프타가 세운 『메렌프타의 전승비』(Victory Stela of Merenptah)입니다. "이-세르-이아르," 즉 "이스라엘"은 27행에 등장하는데 이 때문에 이 전승비는 『메렌프타의 전승비』라는 명칭보다는 『이스라엘 석비』(Israel Stela)로 더 유명합니다. 원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전 텍스트: 『메렌프타의 전승비』, 26-28행 "모든 부족장들이 엎드려 말하기를, '샬롬'이라 하네. ‘아홉 활’ 중 어느 하나도 그 머리를 들지 못했네. 체헤누는 무화(無化)되었으며, 하티는 평정되었으며, 가나안 땅은 온갖 액운 속에서 약탈당했고, 아쉬켈론은 함락되었고 게제르는 점령당.. 2023. 9. 21.
무덤은 부슬비 뿌리는 월하가 제맛 https://youtu.be/dePvpbLJx9M?si=YDk5U4GGrI-JRk1y 그믐은 좀 그렇고 보름달은 너무 환하고 저승 탐방을 위한 호조건은 무엇인가? 이 조건 맞추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사진은 발품이다. #고령지산동고분 2023. 9. 21.
소위 식민사관의 역설, 그것은 일본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앞에서 외우 신동훈 교수가 식민사관 문제를 다뤘거니와, 꼭 그 말이 아니라 해도 내 세대는 일본이 한국사에 대해 규정한 저 식민사관을 극복해야 한다는 말을 귀에 따갑게 들었으니, 우리 스스로가 규정한 그 식민사관이란 것을 구체로 보면 정체성, 타율성, 당파성 이 세 가지가 삼각편대를 이루니, 그리하여 한국역사학은 그것을 극복한답시며 반세기를 전력투구했다. 그리하여 천지사방에서 한국은 정체된 것이 아니라, 단군조선 이래 끊임없이 변모 발전했다는 역사를 만들어내고, 그 일환으로 조선후기로 들어오면서 상업도 발달하고, 농업도 지주제 경영으로 가는 자본주의 맹아를 틔우고 있었다 하는가 하면 타율로 살지 않았음을 증명하고자, 묘청도 끄집어 내고, 또 그것을 구성하는 조공책봉도 실상은 달라 우리가 갖다준 것보다는 .. 2023. 9. 21.
온양민속박물관 개관 45주년 기념전 사립박물관이 45년을 버팅겼다. 살아남았다는 데 위선 리스펙! 관련 기념전을 저리 준비했다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23. 9. 21.
Jisandong Tumuli newly born as World Heritage Located in Goryeong, Gyeongsangbuk-do Province, these ancient tombs from the Daegaya kingdom period have been inscribed on the List of World Heritage. 2023. 9. 20.
진정한 식민사학 극복은? 필자가 학생 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소위 "식민사학의 극복"이라는 것이 굉장한 화두였다. "임나일본부", "한사군", "고조선", "광개토왕비", 그리고 "조선의 정체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이 극복의 대상이었고 실제로 연구 논문들도 그런 방향으로 집필되었고, 신문은 항상 "식민사학이 극복되는 대단한 발견이 있었다"라던가, "일제식민사학은 해방이후 노력으로 극복되었다"던가 하는 기사가 끝도 없이 나왔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한국의 식민사관을 규정하는 요소: 정체성, 타율성, 당파성 같은 것들은 역사학 연구에 의해 극복된 것이 아니라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발전이 선진국까지 이어지게 되면서 모두 해결되어 버렸다. 경제적으로 성취하고, 문화적으로 존중받는 나라의 역사를 정체성, 타율성, 당파성이라.. 2023. 9. 20.
독립군 광복군은 대체 규모가 얼마였을까 독립군이라고 하면 뭐 꼭 우파 독립군만 지칭하는 것은 아닐 테고, 좌파계열 독립군도 해방 이전 활동했으니 이 부분까지 모두 포괄해 이야기 해 본다면, 이들 병력은 대략 어느 정도 되었을까? 독립군에 대한 기술을 보면 몇 백 명 정도 수준을 적은 경우도 있지만 수천명 단위까지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모두 그대로 믿어야 하는 것인지 난감할 때가 많다. 전쟁과 유격전이라는 것이 어차피 자기측에 유리한 선전전은 기본 장착이라, 그 당시 이야기나 회고라고 해서 병력과 전과에 대한 기술이 백프로 맞다고 보기 어렵지 않을까 해서다. 필자도 무슨 대단한 정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추정은 자유롭게 해 볼 수 있다면, 필자는 일단 지속적 보급이 되는 상황이었는지를 본다. 예를 들어 만주-. 이 지역은 30년대 이.. 2023. 9. 20.
일제시대말: 학병이 일본군 소위 되기 필자 또래는 아마 대학 때 "문무대"와 "전방입소"라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대학 1학년 "문무대", 대학 2학년때 "전방입소"를 해서 단기간 군사훈련을 받은 것으로, 뭐 일차적인 목적은 당시 대학생들이 하도 데모를 많이 하다 보니 잡아다가 조국의 분단현실을 체험하게 해라~ 라는 당시 군사정권의 발상에서 나온 과정이었는데, 필자 기억으로는 학점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문무대를 가건 전방입소를 하건 그것 때문에 하던 데모를 안할 리는 없고, 그건 그거대로, 이건 이거대로 그랬다. 일제시대 말. 스스로 원해서 육사나 만군군관학교에 진학한 경우를 빼면, 학병장교가 남게 되는데, 당시 학병장교라는 건 요즘으로 치면 딱 학군사관 ROTC 정도 된다. 전문학교 재학 이상의 고등교육자 중에서 선발하여 단기간.. 2023. 9. 20.
송산리고분군 1~4호분 발굴현장 공개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1~4호분 재발굴조사 현장이 공개됩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9월 25일(월) ~ 27일(수), 10월 4일(수) ~ 6일(금)까지 총 6일간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1~4호분 재발굴조사 현장을 「2023 대백제전」과 연계하여 공개합니다. 이번에 공개하는 1~4호분은 무령왕릉의 동북쪽에 위치하며, 일제강점기 공주 고등보통학교 교사였던 가루베지온이 1927년 3월에 처음 확인한 것을 조선총독부 박물관에 보고했고, 같은 해 10월에 발굴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조사는 도굴갱이나 돌방 벽석이 무너진 틈을 이용해 내부로 진입해서 바닥에 놓인 유물을 수습하고, 돌방 내부의 전개 도면을 제시하는데 그쳐 일부 도면과 사진자료를 제외하고는 고분 발굴조사.. 2023. 9. 20.
아버지 전상서 꼴에 명색은 화이트칼라라지만 본색은 농민, 더 정확히는 문중소작농 아들로 농사를 지은 적 있고 그러다 어쩌다 서울로 유학하고는 용케 대학 나와 도시민 생활을 하기 시작했으니 그 인생 역전 돌아보면 이 소작농 아들이자 농사꾼 생활이 19년이요 나머지 30여 성상이 도시민, 것도 서울사람이나 아무도 나를 서울사람이라 알아주지 않는다는데 촌극이 있지 않겠는가? 이제 고작 스물넷인 아들놈은 다들 서울놈이라는데 그보다 곱절 가까이 서울을 산 날더러는 아무도 서울사람이라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서울사람이 되고 싶었는가? 천만에. 나는 철저히 나는 김천사람임을 위장했으니 그것이 여러모로 이득을 가져다준다 여겼기 때문이다. 영원한 김천인으로 남아 무엇을 얻었는가? 솔까 그에서 어떤 이득을 취했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 2023. 9. 2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