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20981 고려 묘지명 최고 인기 작가는 누구? 고려 후기 묘지명은 한 30%가 목은 이색(1328-1396) 작품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목은의 글이 많다. 물론 그가 워낙 대단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의 글을 받아 망자의 가는 길을 보다 영광스럽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겠다. 하지만, 이색이 정치가이자 관료이기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그에게 서로 다른 가문의 행장들을 봐가면서 이렇게 많은 산문을 쓸 시간은 있었던가 의문스럽다. 혹 아들이나 제자에게 대필을 시키지는 않았을지, 틀을 갖춰놓고 그에 맞춰서 필요한 표현이나 사건들을 끼워맞춘 것은 아닐지 궁금해지는데, 진실은 저 너머에라도 과연 있을까. *** 편집자注 *** 글, 특히 비문 잘 쓴다 소문나는 일이 달갑지만은 않아 거꾸로 생각하면 얼마나 큰 고통이겠는가? 첫째 거짓말을 해야 한다. 묘지명이.. 2023. 2. 9. [2023 시카고 풍경] (6) 커피!! 커피를 주세요! by 장남원 커피에 문외한이지만 그냥 좋아한다. 아메리카노 한 잔 내외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시는 편이다. 자기 전에 마시고 싶을 때도 있다. 지나치게 탄 맛이 나지 않는, 너무 산미가 강하지 않은 신선한 커피라면 모두 좋다. https://www.youtube.com/watch?v=s4PpNlO_ZCs 눈이 내리던 주말 아침. 바람도 사선으로 불었다. 이럴 때 시카고에서는 모자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우산 쓴 사람은 거의 보질 못했다. 커피를 애호하는 한 친구가 시카고에 가면 들러보라 한 곳들이 생각났다. 시카고가 본산이며 미국 3대 커피 중 하나라는 ....그리고, Fresh Roasted Coffee | Intelligentsia | Illuminating Coffee Thoughtfully sourced.. 2023. 2. 9. 지금 보는 일본의 이미지는 메이지 이후 창조됐다 일본문화의 많은 특징은 그 씨앗이 개항 이전 에도시대에도 있기는 했지만 많은 부분이 메이지 이후 새로이 창조되고 정리되고 윤색된 것이다. 조선과 비교하여 에도시대 일본이 상업적으로 융성하고 지적인 면에서 대 역전극을 이뤄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 차이를 어마어마한 것으로 만든 것은 메이지 이후, 조선이 식민지화하면서부터이다. 이 시기에 일본은 전통적인 아시아와는 다른, "유럽사와 매우 비슷한 역사를 경과한" 것으로 포장되었는데, 이 포장지를 우리 인문학자들이 벗겨야 할 때이다. 이런 작업을 할 만한 실력이 안된다면 극일이라는 둥 반일이라는 둥 이야기도 꺼내지 말라. P.S.) 일본이 이랬다던가 저랬다던가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딱 잡아서 그 사실이 맞다는것은 어떻게 아는가?.. 2023. 2. 8. [2023 시카고 풍경] (5) 시카고미술관 한국실 by 장남원 시카고미술관 한국실은 작다. 아시아 갤러리 도입부에 몇 개 진열장이 전부다. 그래도 중국이나 일본실로 들어가려면 한국라운지를 거쳐야 한다. 고려청자, 분청사기, 백자가 전시 위주이고 유수 현대 도예가 작품도 자리한다. 그 외 수장 현황을 보면 삼국시대 토기에서 백남준 작품에 이르기까지 전 시대를 걸친다. 수장고에서 한국도자기들을 더 볼 수 있었는데 대체로 우수한 청자이고 청화백자 가운데도 중요한 유물이 있다. 전체 한국 컬렉션 70% 이상은 고려청자. https://www.artic.edu/collection?q=korea&fbclid=IwAR1EHIsZu1A9rY4l0Nbbowko2YeLNGOpUkPC3VcKrXuNY5A1c-or_vWFeS4 우리 눈에 익숙한 고려후기 편호와 매병도 눈에 띄었다. ht.. 2023. 2. 8. 아카데미라는 말, 그리고 K컬처아카데미 플라톤 이래 아카데미 arcademy 라는 말은 근엄해서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무식의 상대편에 서서 그것을 질타하는 장벽과 같은 구실이 하므로 그 문으로 들어서는 일정한 장애로 작동하기도 한다. 연합뉴스에서 K컬처를 앞세운 아카데미를 표방하며 그 일환으로 여행자학교와 광화문사진관(사진과 미술)이라는 두 개 강좌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그 시행자로서 부닥치는 문제 중 하나 바로 저 장벽이다. 아카데미라 하니깐 뭔가 있어 보이기는 하나, 나는 아는 게 없는데 내가 참여해도 될까 하는 주저함이 왜 없겠는가? 더구나 그것을 펼치는 이른바 강사들은 이른바 사계에서는 권위를 구축한 이가 많아 저런 고급 지식과 경험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하는 말을 내가 알아들을까? 혹은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는 없.. 2023. 2. 8. 일본학회 참석 유감 일본애서 열리는 학회를 오래간만에 참석하게 되었다. 코로나 이후 제대로 된 해외 학회 참석은 처음인데 오래간 만에 나오니 기분이 새롭다. 각설하고. 이제 한국학계도 80년대식 극일주의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정상적인 국가간 학문교류로도 밀리지 않고 교류가 가능한데 굳이 과거 식민지와 제국주의 국가 사이의 감정 찌꺼기를 학문에 끌고 올 필요 없다는 생각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사에 관련해서는 필요한 것은 논리이지 정치논리에 입각한 구호가 아닌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반일이라는 구호 하나만 제대로 걸면 무논리도, 수준미달도 모두 용서되는 시대는 우리가 알아서 접는 것이 옳다. 그렇게 무리하지 않고도 한국 수준이 이미 충분히 높아졌다고 본다. 2023. 2. 8. 로마 vs. 경주 로마엔 로마가 없다. 로마엔 로마제국을 증언하는 위대한 유산이 그득그득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딴판이라 그 편린은 고작 앙상한 콜로세움과 그나마 온전에 가까운 판테온, 그리고 꺼풀데기 겨우 유지한 산탄젤로 정도만 있을뿐 우리가 아는 로마제국은 모조리 땅속 10미터에서 헤집어낸 잔해뿐이다. 그 겨우 남은 잔해 아시바 짜고 해서 이리짜고 저리짜고 박박 계우 기워서 이것이 로마라고 선전할 뿐이다. 로마에 남은 로마보다 경주에 남은 신라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 아는가? 그것도 무지막지하게 많다는 사실을 아는가? 경주가 남긴 신라 역시 후대 무수한 보수 땜질이 있기는 하지만, 또, 로마에서 그런 것처럼 황룡사 터니 사천왕사 터니 해서 땅속에서 억지로 끄집어낸 것이 적지 않기는 하지만, 로마가 로마라 선전하는 .. 2023. 2. 8. 강진에 붕괴한 튀르키예 땜질은 이제 관광의 손에 [튀르키예 강진] 2천년 고도·중세성채…문화유산도 속절없이 '와르르'(종합) 임화섭 / 2023-02-07 19:56:04 로마시대 가지안테프성·13세기 알레포 성채·십자군 요새 '문화의 시루떡' 역사 중심지…유네스코 등 국제사회 큰 우려 https://k-odyssey.com/news/newsview.php?ncode=179578976660211 또 말하지만 위대한 유산은 없다. 순전히 요행이라 훌륭한 기술이 구사되었디 해서 살아남은 유산은 없다. 제아무리 위대한 건축유산이라한들 저러 자연재앙에 버텨낼 재간이 있겠는가? 무수한 땜질이야말로 위대한 유산의 밑거름이다. 그 무수한 땜질에 겨우 버팅기며 오늘에 이르렀을 뿐이다. 그 땜질을 결정하는 원천은 시대별 소임이 따로 있어, 예컨대 성채만 해도, 그것이.. 2023. 2. 7. 두 판대기가 만나 오바이트를 일으킨 튀르키예 동부지구 이 지도는 2020년 튀르키예 동부 두 주 Elazig 와 Malatya 에 지진이 발생했을 적에 왜 이 지역이 지진 다발지역인지를 설명하고자 해서 첨부한 판구조론 Plate tectonics 에 기초한 지중해 동부 일대 지질도다. 내가 이쪽 문외한이라 자신은 없으나, 보면 이번에 대규모 지진이 연달아 발생한 지역이 바로 별표로 표시된 그 주변이라, 이 지점이 신이하게도 두 판 plate가 인접하는 지대다. 즉 아래에서 위로 치고 올라오는 아라비아 판 Arabian Plate랑 서쪽을 향해 움직이는 아나톨리아 판 Anatolian Plate 이 충돌한다. 판이 움직이는 방향을 기준으로 보면 아래 남쪽에서 정북쪽으로 치고 올라가는 아리비아 판이 서쪽으로 움직이려는 똥꼬를 쏘아대는 형국이다. 지질학에서는 사.. 2023. 2. 7. Delete 하시렵니까? 죽음이 부른 삭제 코드 만남이라고 다 설레고 반갑기만 하겠으며, 이별이라고 다 아프기만 하겠는가? 이미 만난 사람도 언젠가는 이별할 수밖에 없으니, 그 이별이 남보다 못한 원수가 되는 일도 다반사라. 텔레그람인가? 메신저 중에서는 이 쪽이 유별나게 들고낢이 잦은 듯한데, 연락처에 등록되어 있는 사람이 소문도 없이 사라졌다가 누구 님이 텔레그램에 가입됐습니다 하는 알림이 더러 뜨거니와, 개중에는 이미 죽어 이승을 떠난 이름도 아주 가끔 보여서 묘한 기분을 들게 하는데, 아마도 번호가 반납되어 다른 사람이 사용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 아닐까 생각해 본다. sns 유행이 그런 추세를 더 강화했겠으며 팬데믹 국면이 더 그런 흐름을 부채질했겠지만, 실제 친분이 꽤 있는 사람이지만 대면보다는 온라인에서의 주고받음이 훨씬 잦을 수밖에 없는.. 2023. 2. 7. 연합뉴스 K컬처아카데미 여행자학교 3기 모집 여행자학교 3기 온라인 수강신청 비로가기 : https://bit.ly/3JI8SrJ 연합뉴스 K컬처아카데미가 여행자학교가 2023년 봄을 맞아 3기 수강생을 모집합니다. 이번 여행자학교 3기 강좌에서는 연천 한탄강 역을 출발해 알프스산맥을 넘어 프랑스와 독일, 폴란드, 아이슬란드까지 달려가는 50인승 「환상특급열차」를 운행합니다. 자타 공인 각 분야 최고 전문가 열두 분이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삶의 지평을 열어줄 열차여행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딛고 선 땅 속 저 아래 지질세계를 한탄강 유역에서 탐험하는 일을 시작으로, 인류 출현 이전 쥐라기를 지배한 공룡 세계를 탐구하며, 이를 필두로 알프스산맥 아이스맨, 프랑스 속살, 독일 가곡과 오페라, 전범국 독일을 무릎 꿇게한 폴란드의 관용정신, 아이슬란드 .. 2023. 2. 6. 썩어문드러진 물흙, 그것을 둘러싼 이율배반 2021년 유네스코가 한반도 서남해안 갯벌을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반복으로 그 가치로 강조한 말이 생물다양성 biological diversity 였다. 갯벌은 그런 까닭에 무수한 바다생물우 서식처이며 이에 말미암아 철새 도래지의 보고라는 등식을 제시했다. 갯벌이란 무엇인가? 썩어문드러진 물흙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갯벌이 뭐 대단한 듯이 선전하나 실상 이런 물흙은 우리한테 흔해 빠져서 모든 저수지 물 웅덩이 댐 바닥, 그리고 무엇보다 벼농사 무대인 그 무수한 논바닥이 실은 뻘흙이다. 바다와 육지를 가르는 구분은 그것을 침전케 하는 물이 소금물인가 아닌가에 있을 뿐이라 썩어 문드러져 악취 혹은 비린내 진동하는 흙이라는 .. 2023. 2. 6. 위대한 유산? 무수한 땜질의 소산일 뿐 존속한 위대는 없다 사진은 그리스 아데나이를 여행 중인 장향실 선생이 아크로폴리스 아래 제우스 신전 지금 풍광이라 담은 몇 컷 중 하나라 보니 자빠진 신전 기둥 하나를 세우는 중인 듯 아시바 잔뜩 씌워 놓은 저 구역이 그것이라 팬데믹 이전 내가 저 현장을 갔을 때만 해도 복원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적어도 저 현장 어디에서도 간취하긴 힘들었지만 세울 거 같다는 느낌은 짙었다. 널부러진 올림피아 제우스, Temple of Olympian Zeus, Athens 널부러진 올림피아 제우스, Temple of Olympian Zeus, Athens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Ναός του Ολυμπίου Διός, Temple of Olympian Zeus, Athens 에서 내가 인상 깊게 본 것은 무너진 기둥이다. 대개 그리샤 로마 현.. 2023. 2. 5. 잉카제국인들이 이미 오른 안데스 고산준령 세로 메르세다리오 Cerro Mercedario 42년 만에 빙하에 갇혔다 가족 품에 돌아온 아르헨 20세 산악인 송고시간 2023-02-05 06:10 1981년 세로 메르세다리오(6천720m) 빙하 암반 등정 중 사고로 사망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남았으나, 인상착의로 가족들 시신 신원확인 https://www.yna.co.kr/view/AKR20230205001800009?section=international/all 2023. 2. 5. Wooden Cow for Great Harvest, 풍년 기원을 위한 목우木牛 Wooden Cow 목우 木牛 재현품 Reproduction An ox made of wood, used in ipchun-gut (shamanic ritual performed on ipchun) in Jejudo is called 'nangswe' in Jeju. This ox appears in mock plowing of ipchun-gut, wishes for a great harvest and announces the beginning of the year's farming. Tamnarok (The Record of Tamna, 1841), written by Yi Wonjo in Joseon period, describes a hojang (chief local official) in fu.. 2023. 2. 5. 낙랑 유물 재고 얼마 전에 김단장께서 북한 평양에 새 박물관이 섰는데 여기에 낙랑유물을 모아 전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아마도 낙랑 구역 어딘가에서 발견된 유물인가 본데, 금제무늬막이 장식이라고 해놨다. 그런데.... 여기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오른쪽 하단의 장식물을 보라. 바로 이것. 이것이 뭐 같은가? 이게 뭔고 하면... 산해경에 나오는 "기"라는 동물이다. 발이 뒷발밖에 없다던가 그렇다. 쉽게 말해 낙랑구역에서 나온 저 금제장식품 중 일부는 산해경에 나오는 동물을 형상화 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저 금제장식품은 모두 산해경에 나오는 동물을 형상화 한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저 장식품은 오늘은 사라져 버리고 없는 산해경에 나오는 동물의 그림을 장식물로 형상화한 것이니, 현존하는 유일한 산해경 관련 유.. 2023. 2. 5. 한성백제박물관 (e뉴스레터) 칼럼 - 문화재가 전문적이라 어려울까? 한성백제박물관이 의뢰해서 생각나는 대로 긁적거려 봤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기간 여기저기 싸지른 글이 하도 많아 이참에 그것들을 정리하면서도, 또 조금은 색다른 이야기를 가미해 본다 해서 마파람 게눈 감추는 심정으로 뇌까렸으니 몫이야 독자 아니겠는가? 원문은 아래를 참고하면 된다. https://baekjemuseum.seoul.go.kr/board/index.jsp?boardid=SBM0604010000&mmode=content&mpid=SBM0604010000&skin=notice&pid=21042&strsearch=&d_s_que=&cpage=1 자료실 > 박물관간행물 > e뉴스레터 | 한성백제박물관 baekjemuseum.seoul.go.kr 아마 편집과정에서 더러 개정이 있었을 터인데 제출한 .. 2023. 2. 5. K컬처아카데미 여행자학교 3기를 준비하며 다음달 중순 시작할 전체 12강 연합뉴스 K컬처아카데미 여행자학교 3기에 서울대 의대 신동훈 선생을 불러내기로 했다. 언젠가는 모셔야 했으나 좀 당기기로 했다. 마침 근자 여행자학교 2기에 털보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 모셔 선사로의 초대를 하며 그 대미로 알프스 아이스맨 외치 이야기를 부탁했고 실제 그 야부리에 수강생들이 집단감염되어 너도나도 외치 보러 볼차노를 가겠노라 도원결의하는 사태를 목도하며 이젠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마왕퇴 미라를 위촉할까 했더니 우리 실무진에서 알프스가 더 먹힐 듯하며, 나아가 알프스가 여행자학교 본령에 더 어울린다 해서 그리 낙착했다. 이 반응을 보아 다른 자리를 빌려 마왕퇴 미라도 탐구해 보고자 한다. 또 털보 관장한테 맘모스 뼈다구 집도 소개를 부탁했더니 또 그에서 와.. 2023. 2. 5. 양식 타령하던 한국고고학, 이젠 기술타령 이 기술 타령이란 거 별거 아니고, 또 설혹 별거라 해서 달라질 건 눈꼽만큼도 없다. 하도 양식 타령만 한다 구박해서 그런지 요새는 죽어나사나 기술타령이라, 그것이 성곽이나 무덤으로 가서는 주구장창 축조기술 타령이라 솔까 뭐 볼 게 있는가? 성벽 타령 한번 볼까나? 그 긴 성벽 만들 적에 분할 축조라 해서 구간구간 똥가리똥가리 내서 이쪽은 어느 집단이 맡고, 저쪽은 다른 집단이 한다는 거 새삼스러울 거 눈꼽만큼도 없다. 이미 신라 진평왕시대 남산신성을 그리 쌓았다고, 그렇게 해서 3년 안에 무너지마 천벌 받겠다 맹세했고 다른 무엇보다 더 확실한 기록이 왕창왕창 있는 한양도성 축성 과정을 봐도 전국 팔도에서 인력 징발해 그런 식으로 쌓았다 했으니, 고고학 발굴조사를 통해 그것이 드러난다 한들 그게 무슨 대.. 2023. 2. 5. 한국적 건축미로 미화한 개심사 삐뚤삐뚤 기둥 서산 개심사 이 기둥. 각종 한국 문화 관련 책자에 한국적 건축미를 알려주는 소재로 대서특필되니, 주로 건축학도들 사기 행각이 두드러진다. 어느 목수인들 쭈쭈빵빵 소나무 노거수로 기둥 쓰고 싶지 않았겠는가? 그럼에도 왜 이런 꼬부랑 기둥을 썼겠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나무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무가 있어도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삐뚤이 기둥이 개심사 경내 전각 곳곳에 포진한다. 한꺼번에 개심사를 중수하다 보니 나무가 더 없었다. 가뜩이나 산림 작살 나서 쓸 만한 나무도 없었다. (2017. 2. 5) *** 놀랍게도 이들 사진이 보여주는 장면이 조선후기 산림이랑 똑같다. 각종 증언에 의하면 각종 남벌로 조선 산림은 작살 나서 17세기 중반 이래는 전 국토가 전부 민둥산이었다. 흔히 온돌 확대를 거론.. 2023. 2. 5. 낙방한 친구를 위로하는 이상국 시 한 편 "시험을 망쳤어 / 오 집에 가기 싫었어 / 열받아서 오락실에 들어갔어..." - 한스밴드, "오락실" 중에서 이 노래도 이젠 역사 속에 묻혀버렸다. 하지만 이 노랫가사만큼이나 낙방거자落榜擧子의 마음을 잘 드러내는 표현이 앞으로 또 나올 지는 모르겠다. 신라 원성왕 때 독서삼품과讀書三品科가 시행된 이래, 늦추어 보아도 고려 광종 때 과거科擧를 시행한 이래 이 땅엔 수많은 낙방생과 n수생들이 있었다. 우리의 이규보 선생도 물론 시험에 여러 차례 미끄러졌다. 그가 과거에 급제하기 전이었는지 뒤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고씨 성을 가진 그의 벗이 미역국을 먹고 말았다. 이에 이규보 선생은 (아마도 술을 사주면서) 그를 위로하는 시를 한 수 지어주었다. 시험장에서의 득실은 바둑과 같을지니 / 文場得失正如碁 한 번 실.. 2023. 2. 5. 이전 1 ··· 503 504 505 506 507 508 509 ··· 1000 다음 반응형